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214화 (214/412)

【214회. 다시 돌아오다】

"그나저나, 오늘 모두가 모인 기념으로 추기경님들이 식사를 초대하셨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크리스티나의 물음에 라이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너무나 영광스러울 뿐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객실을 사용해도 되는지 궁금하군요"

라이아가 미안한 감정을 보이며 묻자 크리스티나가 밝게 웃어 보이며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라이아님! 어차피 지금 마흐무드로 찾아올 손님들도 없고 시기도 시기인지라 얼마든지 머무셔도 상관없답니다. 그리고 저희 마흐무드는 어떠한 손님에게 눈치를 주지 않는답니다!"

"그렇군요! 정말이지 다시 한번 크리스티나 양과 마흐무드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하, 이정도는 별거 아니지요! 그나저나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어요!"

크리스티나의 말에 라이아가 고개를 갸우뚱 해 보였고 모두의 시선이 크리스티나에게 향하자 크리스티나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마리에테님의 신물이 여러분에게도 있다고 들었어요."

"아 그렇지!"

크리스티나의 말에 루크도 그제야 잊고 있던 신물이 생각 났는지 손뼉을 치며 말하자 뒤이어 루크의 옆에 있던 레이니도 손가락을 튕기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맞아! 미안 루크! 루크를 만나다 보니 너무 기뻐서 나도 모르게 잊고 있었어.. 자 여기. 아리스도 많이 걱정했을 텐데 미안.."

레이니가 품속에 있던 푸른색의 팔찌를 건네며 미안한 표정으로 묻자 루크가 고개를 저어 보이고는 아리스를 받아들었다. 그러자 아리스의 목소리가 루크의 뇌리에 흘러들어왔다.

'잠시 만남을 즐기는 것 같아 방해하진 않았다.'

"그랬나요? 하하! 반가워요 아리스"

'나 역시, 네가 살아 돌아와서 반갑군.'

무뚝뚝한 아리스 답지 않게 루크를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루크는 그가 얼마나 자신을 걱정했는지 알 수 있었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어디 상한 곳은 없어 보이는군?'

"예, 모두 다 크리스티나님 때문이죠"

루크가 크리스티나를 보며 말하자 크리스티나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밝게 웃어 보인다. 그러자 레이니가 괜스레 루크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아얏.. 하.. 하하."

새침한 레이니의 얼굴 뒤이어 루시까지 다가와 루크를 흘겨보자 루크가 멋쩍어 하자 다시 아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나저나 또 반가운 녀석의 기운도 느껴지는데 말이야.'

"그런가요?"

아리스의 물음에 루크가 잠시 한쪽에 세워 두웠던 검을 바라봤다. 볼품 없이 그저 기다란 롱소드로 보이는 레오니르의 검, 그 역시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리스가 보고 싶다고 했던 레오니르가 한차례 몸을 떨더니 갑작스레 빛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그렇게 잠깐 이어진 빛이 서서히 걷치며 흰백색의 갈기를 한껏 휘날리며 레오니르의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등장했다.

"어맛!"

그렇게 갑작스레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등장한 레오니르의 모습과는 상반되게도 크리스티나와 루시, 그리고 루크를 제외하고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온 방 안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 대기 시작하자 레오니르가 괜스레 콧방귀를 뀌었다.

'이 멋진 흰백색의 갈기를 보고도 비명을 지르다니 칫'

"꺅!! 사자야!!"

세리스를 비롯해 다른 여인들이 급히 레오니르에게서 멀어지며 소리쳤다. 그때 마침 모두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크리스티나의 귀걸이에서 빛이 터져 나오더니 제미와 나이까지 모습을 드러내자 이번엔 안느란테가 놀라 제미와 나이를 보며 소리쳤다.

"요정? 사자에 이어 요정이라니! 요정님들을 본지가 오래되었는데. 이곳에서 보게 되는군요!"

놀람 반 기쁨 반 가득한 안느란테가 소리쳤으나 이내 레오니르가 길게 하품을 하는 모습에 다시금 긴장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크리스티나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밌는지 키득거리면서도 모두를 안심시키기 위해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분도 마리에테님의 신물이니깐요!"

"그.. 그런가요?"

엘레니아가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으로 되묻자 크리스티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레오니르는 자신을 보며 혼비백산하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잃었는지 이번엔 아리스의 기운을 느끼며 어서 아리스를 부르자 루크의 팔찌가 잠시 빛이 일렁이더니 곧 모습을 드러내자 크리스티나가 기대에 찬 얼굴로 아리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 이게 바로 첫 번째 별 아리스군요!"

"아리스다!"

"맞아 아리스야! 오랜만이야! 아리스!"

크리스티나의 외침과 동시에 제미와 나이도 아리스의 모습을 보고는 기쁜 듯이 레오니르와 아리스의 주변을 빙글 돌며 그 작은 입을 바삐 움직여 조잘거린다. 그런 제미와 나이의 말에 레오니르가 인상을 찌푸리고 한 숨을 내쉬더니 앞발을 들어 제미나이가 다가오지 못하게 이리저리 휘젖는 모습이 보였다. 아리스는 그러한 제미 나이가 익숙한지 어느새 제미에게 자신의 어깨를 건네자 제미와 나이가 꺄르르 거리며 아리스의 어깨 위에 앉으며 반가움에 차 조잘거리는 입을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그런 제미와 나이를 보며 레오니르가 크게 콧방귀를 뀌더니 아리스를 보며 말을 이었다.

'오랜만이야 아리스?'

"그래 오랜만에 보는군 레오니르"

조용히 있던 아리스가 갑작스레 레오니르를 보며 말하자 모두의 눈에 의아함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이야~ 정말 반가운걸? 몇 년 만이지? 날짜를 세지 않아서 모르겠군 너무 오랜 시간을 잠들어 있었거든'

레오니르가 그 커다란 얼굴을 들며 껄껄거리며 웃으며 말하자 아리스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한편 다른 이들은 아리스의 혼잣말과 아리스를 보며 웃는 모습의 사자를 보며 여전히 놀란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잔뜩 얼어 있는 상태였기에 오직 목소리가 들리는 루크만이 그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음을 알 수 있었기다가도 차츰 그 둘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을 깨닿기 시작하자 잔뜩 긴장한 얼굴로 아리스와 레오니르를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루크와 계약을 맺은 게 아닌 것 같군? 여전히 심상으로만 말을 하는 거 보니 여전히 계약자를 찾고 있는가?"

아리스의 말에 레오니르가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이 몸의 주인이 되려면 꽤 제한사항이 많다 이말이야!'

"그런가?"

'끌끌 그나저나 나야말로 놀랍군 너처럼 마리에테만 바라보던 고지식한 놈이 새로운 사람과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말이야?"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지.. 하지만 만족스럽다. 그나저나 너도 느꼈을텐데? 너도 어서 계약을 맺을 사람을 찾았으면 좋겠군 마리에테가 걱정하던 일이 기어코 터진 것같아."

아리스의 말에 레오니르가 털썩 주저앉으며 길게 하품을 했다.

'알고 있어 하지만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저 녀석 뿐이라고.'

레오니르가 커다란 앞발을 들어 루크를 가리키자 루크가 멋쩍게 웃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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