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회. 다시 돌아오다】
지크문드의 물음에 데미아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보냈네 루크가 다시 아즈문으로 돌아와 이곳으로 오기까진 시간이 걸릴 테지만 보내긴 했으니 어떠한 연락이라도 오겠지"
"잘했네!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리... 이 소린?"
지크문드의 표정과 목소리가 한껏 상기되어 소리쳤다. 뒤이어 다시 말을 이으려 할 때였다. 지크문드의 귓가에 울리는 뿔피리 소리, 동시에 사무엘이 문을 박차고 회의실에 들어섰다.
한눈에 보기에도 다급해 보이는 모습이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라는 것은 지크문드를 비롯해 데미아스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방벽 위 초소병들이 부르는 뿔피리 소리가 멈추지 않고 윈랜드를 크게 울리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지크문드와 데미아스의 표정이 한껏 구겨졌다.
"또다시 적들이 습격해 왔습니다! 지금 방벽 앞에 수많은 몬스터들과 병사들이 진을 치며 다가오고 있습니다!"
"또 인가? 오늘만 해도 벌써 두 번째인데... 그 녀석들은 쉬지도 않나보군 아니 쉴 필요가 없는것인가? 쯧쯧"
짜증이 나는지 신경질적으로 지크문드가 소리치며 급히 걸음을 옮기자 데미아스와 사무엘도 지크문드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나서스의 명을 받고 있는 병사들이 급히 활을 들고 성벽 위로 오르는 모습이 보였고 뒤이어 다급해 보이는 병사들이 방벽 아래에 줄을 지어 모이기 시작했다.
어느 이들은 몸을 씻다 나왔는지 물기가 마르지 않은 모습이 역력했고 또 다른 이는 제대로 갑옷도 입지 못하고 대충 둘르고 나와 다른 병사들이 갑옷을 입는 것을 도와주곤 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얼굴에 짙은 피로와 함께 불안감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이었다.
데미아스와 지크문드는 그런 그들을 훑어 보다 급히 몸을 날려 방벽 위에 올라서자 방벽 앞에 수많은 적군들을 보며 지크문드가 혀를 내둘렀다.
"허허허 그놈들 숫자가 어마어마하군 저기 보게 이번엔 공성 탑까지 준비했군! 이번엔 작정을 한 건가?!"
"그렇군...일단 궁수들과 마법사들은 모두 방벽 위로 올라오게 해야 겠네 사무엘! 방패 병들도 방벽 위로 올려서 궁수들과 마법사들을 지키게 하거라!"
"옜!"
"투석 병들도 준비를 해라 가장 먼저 노릴 곳은 공성 탑이다!"
일사천리로 데미아스가 상황을 파악하고 명령을 하자 사무엘이 급히 도열해있는 방패 병들과 함께 마법사들을 이끌고 방벽 위로 올리자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닌지 훈련이 되어 있는 병사들이 일사분란하게 방벽 위로 올라 궁수들과 마법사들 방패 병들이 조를 이루어 도열하는 모습이 보였다. 뒤이어 점차 가까워지는 적군들을 보며 데미아스가 천천히 손을 들어 보였다.
"역시나, 지배 마법이군 꼭두각시나 다름없어 지크문드 저 모습이 보이는가?"
데미아스의 물음에 지크문드가 힐끔 방벽 아래를 바라봤다. 점차 윈랜드 쪽으로 가까워지는 메세츠데의 병사들은 보니 데미아스 말대로 생기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걸음을 걸을 때마다 땅에 자라난 풀 포기 하나하나 시들 정도로 불쾌한 기운이 가득함에 흑마법중 가장 악독한 지배 마법에 당한 것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쯧쯧 역겹군!"
지크문드가 혀를 쯧쯧 차며 대답했다. 그렇게 서서히 가까워지는 적들을 보던 데미아스가 크게 소리쳤다.
"마법과 활을 준비하라! 투석기도 내 신호에 맞춰 공성 탑을 노린다!"
적군들은 어느덧 방벽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을 무렵이다. 궁수들은 활에 시위를 메기고 있었고 마법사들도 차츰 마나를 이끌어내기 시작했으나 병사들의 표정은 두려움으로 가득해 보였다.
그렇게 방벽 위에 긴장감과 정적이 맴돌며 모든 이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데미아스의 신호만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데미아스의 손이 내려감과 동시에 우렁찬 목소리가 윈랜드를 울렸다.
"공격하라!"
"공격!!"
뒤이어 지크문드를 비롯해 사무엘과 나서스가 따라 합창하자 병사들이 같이 합창했다. 우렁찬 목소리로 활과 마법들을 방벽 아래 적군들을 향해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어지는 공격 속에 수 많은 화살 비와 번쩍이는 마법들이 내려앉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한 병사의 외침이 들려왔다.
"저쪽에 공성 차와 공성 탑이 다가옵니다!"
병사의 목소리에 데미아스의 시선이 병사가 말한 곳으로 보자 방벽만한 높이를 자랑하는 여러 대에 공성 탑을 비롯해 방벽의 문을 뚫기 위한 공성 차가 모습을 드러내자 데미아스가 표정을 굳히며 소리쳤다.
"투석기를 쉴 세 없이 날려라! 지크문드!!"
데미아스의 외침에 지크문드는 이미 방벽 입구에 빠르게 다가오는 공성차를 인식했는지 잔뜩 마나를 끌어모으고 있었다. 동시에 지크문드의 주변에 푸른 번개가 일렁이기 시작했고 거대한 마법 진이 지크문드 머리 위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모든 준비를 끝 맞췄는지 지크문드가 자신 있게 소리쳤다.
"걱정 말게 데미아스!"
서서히 그려진 마법진은 지크문드의 마나를 머금기 시작하자 일렁이는 스파크가 점차 커져 오르기 시작했고 완전히 그려진 마법 진에서부터 거대한 번개 줄기가 솟구쳐 나오기 시작했다.
"다 불타 버리거라."
지크문드가 비릿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동시에 마법진에서 뻗어 나간 거대한 번개의 줄기가 여러 대의 공성 차를 강타하기 시작하자, 거대한 폭음과 함께 완전히 바스러지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성 차가 무의미하게 부서지기 시작하고 지크문드가 다시금 마나를 끌어 올리려 할 때였다.
동시에 사람 몸보다 큰 크기의 돌을 실은 투석기도 발사되자 거대한 돌덩어리들이 하늘을 가르며 공성 탑을 강타하자 병사들의 목소리에 잠시 환호성이 튀어 나왔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여전히 줄을 이어 오는 공성 탑을 보며 금세 표정이 굳어가기 시작했고 투석 병들은 다급히 재장전을 하기 시작했다.
"젠장 끝이 없군!!"
지크문드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치며 또다른 공성 차를 비롯해 공성 탑을 부숴 내리며 소리쳤다. 동시에 하늘을 가르는 돌덩어리들이 공성 탑을 부쉈으나 결국 몇몇 공성 탑이 방벽에 이르렀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갈고리가 달린 문이 열리며 방벽에 연결되었다. 동시에 다리가 연결 되기만을 기다리던 적군들이 다리를 타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 안에는 병사들을 비롯해 흉측하게 생긴 몬스터들로 가득해 있자. 급히 방패병들이 다가가 검을 뽑아드는 모습이 보였다.
"지크문드! 나서스! 공성탑을 부숴! 방패병! 궁수들과 마법사들을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