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회. 다시 돌아오다】
"맞아요, 루크 그대는 정말 잘하고 있답니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하지만 이젠 좀 더 다른 사람들이 그대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좀 알아주셔야겠지만 말이에요"
루미에르가 미소를 띠며 루크의 옆에 있는 이들을 보며 일렀다. 그러자 루크가 멋쩍게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정말 제가 잘하고 있는 건가요?"
"그럼요!"
루미에르가 대답했고 수잔과 크리스티나가 같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셉이 끌끌 웃어 보이며 익살스럽게 대답했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자네 옆에 여인들이 이렇게나 많이 따르지 않겠는가? 끌끌."
"그, 그건!"
조셉의 장난기 어린 말에 루크가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려오니 레이니를 비롯해 다른 이들도 하나같이 얼굴을 붉혔으나 다행히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이것도 라우엘님의 힘인가요?"
얼굴을 붉히는 여인들을 보던 루미에르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루크를 향해 묻자 다시 식당에 웃음바다가 되어 루크는 괜스레 이마를 긁적여 보였다.
"그나저나 가장 걱정인 게 열두 개의 신물이 모이기 전에 메세츠데 제국에서 병력을 일으키면 어떻게 하지요?"
조금은 분위기가 밝아져 갈 때였다. 자신을 지아코라 했던 추기경이 모두를 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묻자 화기애애 한 분위기가 한순간에 정적이 일었다. 지아코 추기경은 자신이 괜한 얘기를 꺼냈다는 듯이 헛기침을 했으나 조셉이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축하네 지아코 나름 밝아지려는 분위기를 다시 가라앉게 했으니 말이야. 큭큭 "
조셉이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지아코 추기경을 책망에 지아코가 어색하게 웃어 보였으나 조셉이 모두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어차피 이 사항도 얘기하려 했으니 뭐 상관없으려나? 그래.. 지금으로선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네! 마흐무드 내 정보 길드까지 합세해 메세츠데 제국의 상황을 알아보려 했다네, 하지만 아직 들려오는 소식은 없어, 그들 역시 쉽게 메세츠데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야 게다가 저번에 느낀 그 힘 때문에 메세츠데 안으로 진입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네 뭔지 모르게 메세츠데 내부에서 꼭꼭 숨기고 있는 게 있는 것 같아 그 힘을 알아보기에 위해 정보원들을 잠입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네
무었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의 경계가 더욱 강화되었단 소리지.. 게다가 지배마법으로 인해 잠도 안자고 메세츠데를 지키고 있으니 그곳을 뚫고 정보를 구해올 사람이 없다네 그러니 지금은 그들이 병력을 일으키지 않기를 비는 수밖에 없지.. 윈랜드가 충분히 버텨주길 기다려야겠지."
조셉의 말에 지아코 추기경이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다시 수잔의 말이 이어졌다.
" 그나저나 그 힘은 아무리 봐도 심상치 않아 보여서 말이야.. 조심해야 할 거야 루미에르 지금 상태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윈랜드와 아즈문일테니 그들의 동향을 잘 살펴야 해! 그러고 보니 오늘 얘기한다고 했는데 깜빡했군! 늙으니 자꾸 깜빡깜빡해"
수잔이 손뼉을 치며 루미에르를 향해 말했다.
" 안 그래도 지금 아즈문에서도 지원을 바란다는 요청을 해왔다네! 성기사단의 부 단장인 마레즈를 필두로 내일 아즈문으로 향할 거란다. 쥬디스도 같이 보내고 싶지만 다치기도 했고 크리스티나를 지키며 신물을 찾는데 도움을 줘야 하거든."
수잔의 말에 루미에르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고마워요 수잔 저희 역시 재상을 필두로 데미아스님과 지크문드님이 최대한 윈랜드를 지키고 있어요. 다행히도 지리적 요건이 좋은 곳이니 쉽사리 뚫리진 않을 거에요..거기에 마흐무드에 지원군이 함께한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지.. 최대한 그들을 막으며 시간을 벌어 줄 테니 지금으로선 믿는 수밖에 없겠군 루크 자네를 말이야. 난 자네가 충분히 신물들을 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네!"
수잔의 시선이 루크에게 돌아갔다. 그러자 모든 이들의 시선이 루크에게 쏠렸고 루크는 다시금 부담스러움이 차오르는 듯했다.
"너무 걱정 말아요, 저를 비롯해 마흐무드도 모두 루크님을 도와줄 테니깐요."
"그래요 저도 있어요, 기억하죠? 제가 그대에게 했던 약속?"
크리스티나에이어 루미에르까지 미소를 그리며 대답하자 루크가 겸연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윈랜드가 잘 버텨줘야 할 텐데요.."
"메세츠데 녀석들이 몬스터들까지 길들여 방벽을 넘으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네 게다가 지원요청에 발리스타까지 필요하다는 거 보면 방벽을 넘을 비행 몬스터까지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마흐무드의 성기사들은 몬스터들에게 특히 더 강한 면모를 보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충분히 신물이 모두 모일 때까지 시간을 끌어 줄 수 있을 게야"
수잔의 말에 루크가 고개를 끄덕였으나 여전히 루크의 마음을 가득 채운 걱정과 불안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아무래도 윈랜드에 있을 아버지와 할아버지인 사무엘과 데미아스를 비롯해 지크문드와 나서스도 있었기에 루크의 마음에 더 큰 불안함이 생기는 듯했다. 그런 루크의 모습에 조셉이 대답했다.
"수잔의 말이 맞네! 우리의 지원도 있고 일단 그곳엔 검성 데미아스님을 비롯해 대마법사 지크문드님 까지 있지 않은가? 너무 걱정하지 마시게!"
"하하 그렇지요.. 분명 괜찮을 겁니다.."
루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조셉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곤 다시 루미에르에게 말했다.
"루미에르! 그런데 이렇게 오래 황성을 비워 둬도 괜찮은 게냐?"
조셉의 물음에 루미에르가 잠시 고민을 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사실 저도 조금은 걱정하고 있어요. 그래도 황성엔 재상을 비롯해 뛰어난 이들이 많으니 걱정은 되지 않지만 제 아이들이 걱정되긴 하네요."
"그래, 세이실과 루이서스는 어떻고 잘 지내더냐?"
"물론이지요, 모든 일이 잘 해결되면 꼭 아이들을 데리고 마흐무드에 들릴게요."
"그래, 그것도 좋지."
진중한 표정에 조셉이 다시 익살스런 표정으로 변하며 대답했다.
"흠 그나저나 루미에르가 이곳에 오랜만에 온 이유도 그 이유인가? 왜 있지 않은가? 수잔 그 늙은이가 죽기전에 말이야."
"아, 그랬지! 그래"
수잔이 고개를 끄덕이며 루미에르를 바라보자 루미에르의 얼굴에 궁금함이 차올랐다.
"루미에르 교황이 죽기 전에 너에게도 새로운 인연이 다가오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어, 그 아이가 혹 루크 자네가 아닌가 싶었네."
"그런가요?"
루미에르가 루크를 바라보자 루크도 루미에르를 바라봤다. 그러자 루미에르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뒤이어 에이리스가 수상쩍은 눈빛으로 루미에르를 바라보다 이번엔 둘의 시선이 겹치자 에이리스가 급히 고개를 돌리는 모습에 루미에르가 의아함을 보였으나 이내 루크를 보며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네요 호홋."
"흠.. 뭐 때가 되면 알겠지 교황 그 늙은이가 말년에 헛소리 좀 늘어놨으니 말이야."
루미에르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하자 수잔과 조셉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다시 분위기가 변하며 이런저런 이야기가 끝나고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서로의 만남이 파 해졌다. 어느덧 늦은 밤이 되어 서로 각자의 방으로 향할 때였다. 에이리스가 조심스럽게 루미에르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