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241화 (241/412)

【241회. 윈랜드】

"이 아이는 어찌해야 좋겠는가?"

"...."

윈랜드 병역 지하감옥, 차가운 벽돌과 쇠창살로 이루어진 감옥이었다. 이곳은 지하답게 내부는 축축하고도 습했으며 돌로 된 바닥은 꽤나 차가워 한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었다.

게다가 온통 사방이 막혀 있어 빛 한점 새어 나오지 않아 오직 횃불로 만들어진 빛만이 유일해 횃불이 일렁일 때마다 빛이 잔상을 남기며 흔들렸다.

그러한 곳에 데미아스와 지크문드 그리고 나서스와 사무엘이 한데 모여 한 어린 소녀를 보며 난감한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마계인이라 풀어 둘 수도 없습니다..."

나서스가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대답하자 지크문드가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의 앞에 아직 잠들어 있는 카시오 때문이었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세상모르고 잠들어있는 그녀를 보며 어떻게 할지 고민하자 사무엘이 데미아스를 보며 물었다.

"일단 깨워 봐야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어려 보인다 해도 마계인이기도 하고 마나 구속 구까지 착용했으니 그리 위험하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좋은 정보도 알아낼 수도 있을 겁니다."

사무엘이 카시오의 양손과 양발에 착용 되어 있 수갑을 가리키며 대답하자 데미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는게 좋겠어. 지크문드 부탁하네."

데미아스의 부탁에 지크문드가 살짝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지크문드의 손가락을 타고 마나가 흘러 곧 자그마한 물방울이 허공에 만들어졌고 이내 만들어진 물방울이 카시오의 얼굴을 적셨다.

"꺄앗! 뭐.. 뭐야!"

갑작스런 물세례에 카시오가 꽤 놀란 듯하다. 급히 몸을 일으키려다 자신의 양팔과 양다리에 묶인 쇠사슬에 그만 중심을 잃고 다시 엉덩방아를 찌었다.

"뭐,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당신들 누구야!!"

연이어 당황한 기색의 카시오가 소리를 빼액 지르며 소리치다가 이내 지크문드를 알아보고는 소리쳤다.

"너! 이 나쁜 놈! 치사한 놈!"

"허허.."

카시오의 외침에 지크문드가 멋쩍게 웃어 보였고 다른 이들의 시선이 지크문드에게 쏠리자 지크문드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런 일이 있었네."

"칫! 그런 일? 치사하게 싸워 놓고! 마법을 시전할 때 공격하는 게 어딨어? 흥이다! 그나저나 날 왜 묶어 놓은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당장 풀어줘!!"

잔뜩 성을 내는 카시오의 외침이 감옥을 울리며 메아리쳤다.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데미아스를 비롯해 다른 이들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지자. 데미아스는 그녀를 깨운 것이 후회될 정도였다.

"자 어서 날 풀어줘!!"

데미아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천천히 카시오에게 다가가 물었다.

"네 이름은 무엇이냐?"

"흥! 너 따위에게 말해 줄 것 같아? 너에게 해줄 말은 하나도 없어! 흥! 어서 풀어주기나 해!"

여전히 땍땍거리는 카시오의 말투에 데미아스가 참기 힘들었는지 잔뜩 인상을 굳이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필요가 없으니 죽여야겠군."

감정이 실리지 않은 무심한 말투 속에 진득한 살의가 느껴졌다. 그제야 연실 소리치던 카시오의 목소리가 뚝 하니 그쳤고 이내 데미아스를 비롯해 다른 이들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두 번은 물어보지 않겠다. 이름은?"

"카, 카시오.. 분명. .저 인간에게도 말해 줬는데..."

뒷말을 흘리며 카시오가 억울한 눈으로 지크문드를 바라보자 지크문드가 그제야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아하! 하하..그랬구나? 거 나이가 들으니 기억력이 하핫.."

"..힝.."

"뭐.. 그랬군... 네가 메사츠데에서의 지휘는?"

데미아스가 다시 무심한 얼굴로 다시 물었으나 카시오가 우물쭈물하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무언가 숨기는 것이라도 있는 것인가 데미아스가 지크문드를 바라보자 지크문드도 이번엔 정말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저어 보였다.

"다시 묻겠다. 메세츠데 내에서 너의 지휘는 어느 정도인가?"

데미아스가 잔뜩 목소리를 내리깔며 다시 한번 물었다. 동시에 진득한 살기를 은은하게 뿜어내 카시오에게 들이밀자 카시오의 얼굴이 금세 창백해지며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고 이내 꾹 닫힌 입이 열렸다.

"지.. 지휘는 없어.. 난, 아직 어려서.. 벨리알이 날 써주지 않는단 말이야..내 소환은 실패라고 했단 말이야.."

조금 전과는 다르게 카시오는 겁을 잔뜩 집어먹어 한 없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벨리알이 누구고 실패는 무엇이지?"

"벨..리알.. 그.. 그래 ! 맞아! 너희 날 풀어주지 않으면 벨리알님에게 다 죽을 거야! 그거 알아? 죽기 싫으면 당장 날 풀어 줘! 그럼 내가 친히 부탁해서 목숨만은 살려줄게! 어때?!"

벨리알의 이름이 거론되자 카시오가 다시 표정을 의기양양하게 지어 보이며 소리쳤다. 도대체 벨리알이 누군지 갑작스레 자신만만해하는 카시오를 보며 데미아스의 표정이 절로 찌푸려졌다, 이내 그의 손에 소도를 하나 꺼내 들고는 카시오의 앞에 소리가 울리게 내려 찍자 카시오의 입이 다시 다물어졌다.

"벨라알은 누군가? 너와 같은 마계인인가? 그리고 소환이 실패라니 궁금하구나?"

"우, 우리를 소환한 장본인이야. 그저 어둠.. 그 자체라고.. 그는 마계인이 아니야. 악마라고...그리고 소환 실패는.. 벨리알은 날 소환하려 하지 않았어... 다른 마계인을 소환하려 한 것 같은데 내가 일부로 소환진을 빼앗아 이곳에 오게 된 거야.."

"그랬는가?.. 좋다. 그나저나 악마라니 악마가 무엇인가?"

데미아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악마를 되 뇌였다. 뒤이어 카시오 대신 오히려 지크문드의 표정이 창백해지며 다급히 소리쳤다.

"그랬군! 그때 메세츠데에서 느꼈던 힘은 마계인이 소환된 힘이 아닌 악마가 소환된 힘이었어! 그래 아무리 마계인이 대단하다고 해도 소환된 것만으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보일 존재는 없을게야!"

"악마라니요?"

사무엘이 의아한 모습으로 지크문드에게 묻자 모두의 시선이 지크문드에게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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