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259화 (259/412)

【259회. 윈랜드】

"무슨 소란이냐?"

지크문드가 잔뜩 인상을 구기며 숙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지크문드를 향해 달려드는 흑의 인의 모습에 지크문드가 잔뜩 인상을 구기며 손가락을 튕기자 찰나의 순간에 전격계의 마법이 발동하며 흑의 인을 움직임을 봉쇄했다. 뒤이어 데미아스를 비롯해 사무엘과 나서스 그리고 병영 내에 병사들까지 한둘씩 모이기 시작하자. 데미아스가 잔뜩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

"흑의 인들을 싸그리 잡아내라!"

☆ ☆ ☆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잠잠한 회의실이 있는 건물 안이었다. 그 앞을 지키는 두 명의 병사가 보였다. 병영 내부에 큰 소란이 일었음에도 요지부동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사전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방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은 듯이 그들은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마치 목석과도 같아 보이는 두 명의 병사 사이 차츰 하나의 그림자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림자는 이내 병사가 만들어 낸 그림자에 이르르자 한 병사에 그림자에 차츰 동화되어갔다.

"어, 뭐, 뭐야!"

갑작스럽게 멋대로 움직이는 몸, 한 병사가 잔뜩 인상을 구기며 난감을 표하자 옆에 서 있던 다른 병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자네 왜 그러는가?"

"이, 이상하네 모, 몸이!"

"마네!"

마네라 불린 사내는 갑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몸을 컨트롤할 수가 없었다. 동시에 자신의 허리에 찬 검을 뽑아들자 옆에 있던 병사가 당황해 하며 뒷걸음질쳤다.

"마네! 어서 칼 내려 놓게! 자네 지금 뭘 하는 건가?!"

"그, 그게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지네! 도, 도망치게 칼스! 어서 사무엘님에게 말해야 해!"

마네라는 병사가 소리쳤다. 그럼에도 칼스라 불린 병사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멀뚱히 마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어서 도망쳐서.. 사, 사무엘님에게 전하란 말일세!!"

"자, 잠시만!"

마네가 언성을 높여 소리쳤다. 그제야 칼스가 놀라 급히 뒷걸음질치며 발걸음을 바삐 움직이려 할 때였다. 검이 들린 마네의 손이 칼스를 향해 휘둘러졌고 동시에 손아귀를 빠져나간 검은 정확히 사무엘에게 가려던 칼스의 등을 찔러 들어갔다. 마네의 표정이 경악과 절망으로 변해갔다.

"칼스!!"

절망 어린 목소리로 소리친 마네의 눈에 습기가 차올랐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시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양손은 이내 자신의 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어, 어떻게 된 거야! 안 돼!"

차츰 자신의 목 언저리에 놓인 마네의 손아귀가 차츰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마네의 숨이 턱 막히는 듯하며 캑캑 거리기 시작했다.

"컥, 도, 도움을.. 도움을.. 요청해야.."

차츰 강해지는 손아귀 속에 시야가 흐릿해졌다. 연이어 입가에 침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컥.. 아, 안돼.. 컥컥."

시야가 완전히 먹먹하게 변해갔다. 힘을 잃어버린 몸은 그대로 바닥에 곤두박질쳤고 이내 마네의 그림자에서 빠져나간 의문의 그림자는 마네를 지나쳐 그들이 지키던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온통 어둠뿐이 방 안, 방 안에 스며든 그림자가 한 차례 꿈틀거리더니 성인 남성쯤 되어 보이는 사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과 몸을 잔뜩 흑색으로 꾸며 그 모습을 감춘 사내 스완은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회의실에 펼쳐진 지도를 볼 수 있자 꽤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했다. 이제 이 지도를 가지고 루크 아스란을 생포하던가 죽이면 모든 일이 끝날거라 생각했다.

스완은 아무 거리낌 없이 회의실에 있던 지도를 조심스럽게 챙겨 자신의 품속에 넣었다. 그러자 밖에서부터 소란스런 소리가 계속해서 울리다 못해 이젠 여기저기서 습격을 알리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사이렌 소리가 울리자 스완의 표정이 구겨졌다.

"설마 들킨 것인가..?"

스완은 왠지 일이 잘풀린다 생각했더니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는 짜증섞인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리고는 조심스럽게 회의실을 나서려 할 때였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주위를 둘러 복도를 바라보니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자 스완이 다시 그림자로 몸을 변하게 하려 할 때였다. 무언가 바람이 갈리는 소리와 함께 하나의 화살이 스완의 볼을 살짝 스쳐 지나갔다. 다행히 급히 몸을 틀었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얼굴에 바로 화살이 꽂힐 뻔했다.

"당신은 누구시죠?"

녹색의 머리칼을 길게 늘어트리며 편한 레더 아머를 입은 한 엘프 여인이 다시 한번 활의 시위를 메기며 묻자 스완의 시선이 그 여인에게 돌아갔다.

"당신은.. 엘프군요? 맞지요?"

"... 안느란테.."

스완의 입에서 여인의 이름이 나오자 안느란테의 눈가에 작은 파문이 일었다. 동시에 활의 시위가 살짝 떨려왔다.

"당신은 누구시죠? 어째서 저의 이름을 아시는 거지요?!"

잠시 혼란을 겪었던 안느란테가 이내 시위를 땅기던 팔에 다시 힘을 주었다. 그럼에도 스완은 어떠한 반응 없이 안느란테를 주시했다.

"어서 말해요!"

다시 한번 안느란테가 다그쳤을 때였다. 그러한 안느란테의 말을 신호삼아 스완이 급히 앞으로 몸을 날리며 품에 여러 개의 소도를 안느란테에게 날리자 동시에 안느란테의 주변에도 총 세 명의 정령이 튀어나와 각자 불과 물, 바람으로 안느란테를 향해 쇄도해 오는 소도를 막아 냈다. 안느란테는 잔뜩 인상을 구기며 다시 시위를 놓자. 쐐액 하는 바람이 갈리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화살이 스완의 몸에 닿아 박혀 들었다.

섬뜩한 소리와 함께 잠시 스완의 몸이 휘청였다. 동시에 스완의 오른 어깨에 박힌 화살 사이로 핏물이 한두 방울씩 뚝뚝 떨어져 내렸다.

"제 활을 얕보지 않는 게 좋을 거에요! 자 어서 당신의 정체를 밝혀요!"

안느란테의 일갈에 잠시 스완이 움직임을 멈췄다.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 그러나 그것도 잠시 스완이 다시 한번 품에서 소도를 날림과 함께 안느란테에게 쇄도해 들어오자 날려진 소도를 몸을 틀어 피해낸 안느란테는 이내 자신을 향해 숏소드 정도의 길이의 두 개의 곡도가 쇄도해 들어오자 헛바람을 삼키며 활을 들어 막아 내야했다.

간신히 막아낸 스완의 두개의 곡도에는 꽤나 강력한 힘이 활을 타고 안느란테의 손목에 전해지자 이내 찌릿한 고통이 느껴지며 안느란테의 표정이 절로 찌푸려졌다. 아무래도 힘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은 것 같자. 안느란테가 다시 한번 정령들에게 부탁했다.

불꽃이 이글거리는 듯한 정령이 불꽃의 구를 소환해 내어 스완에게 날리자 스완이 기교를 부리 듯 백 텀블링을 하며 공격을 피해냈다. 연이어 초록색의 옷과 푸른색의 옷을 입은 정령들이 각각에 물줄기와 함께 날카로운 바람을 만들어 내자 스완이 다시 한번 발을 굴렀다. 그러자 그의 주변에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정령들이 만들어낸 마법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저,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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