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회. 윈랜드】
사무엘의 말에 루크가 대답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찝찝한 기분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조급함이 다시 느껴지는 듯하며 당장에라도 이 대포라는 것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루크였다. 그래야지만 안심이 될 것 같았다.
"바쁠 텐데 괜히 방해를 한 것이 아닌가 싶구나? 그럼 난 이만 가보마 루크."
"아니에요 잠시 머리 좀 식힐 수 있었던 걸요 들어가세요! 아버지"
그말을 뒤로 사무엘이 연구실을 나서자 연구실에 다시 루크가 혼자 남게 되었다. 루크는 다시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설계도를 내려다보았다. 지구에서 봤던 대포 그대로였다. 지구에서 대충 영화나 책, 또는 교과서에서만 봐왔던 무기를 만들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아마 많은 실패가 따를 것임이 분명했고 이 설계도에 써진 제원을 여러번 수정을 거쳐야 할 것임이 분명해 지금으로선 정확한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어 그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대포가 발사되는 원리를 알고 있고 그 원리가 그리 복잡한 원리가 아니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면 또 다행이었다.
"제발 빠르게 성공을 해야 할 텐데.."
루크가 초조함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그럼에도 만약 이게 자신의 생각대로 완성된다면 분명 없이 큰 힘이 될 것이라 느껴졌다. 그러나 자꾸만 드는 이 불안감은 이상하리만치 쉽게 떨쳐낼 수가 없었다.
☆ ☆ ☆
"후우... 이 정도면 충분하다."
클루드의 뱀과도 같은 눈이 붉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차츰 그가 왕좌에서 몸을 일으키자 그의 주변에 알 수 없는 끈적하면서도 불쾌함이 가득한 기운이 스멀스멀 흘러나와 주변을 잠식했다. 그러한 기운은 곧 자연스럽게 클루드와 동화가 되어 갔고 그의 힘이 되어가자 이내 흘러넘치는 기운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서렸다.
한참을 자신의 기운을 만끽하던 클루드가 이내 스산한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큭큭.. 메드니스. 이곳에 있다는 거 안다 나오너라."
동시에 그의 앞에 흙색의 연기가 몰아 치다가 걷히니 이내 메드니스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녀는 여유롭게 클루드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으나 클루드의 몸 안에서부터 한기가 몰아치기 시작하자 이내 경악에 찬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한기는 뼛속까지 살 얼음이 끼칠 정도로 차가웠고 소름이 돋는 기운이었다 동시에 항거할 수 없는 거대한 기운이 그녀의 몸을 짓누르자 그녀는 곧장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아무리 메드니스라도 그 기운에 항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홍조를 띤 얼굴이 차츰 창백해지기 시작하며 이내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네 기운을 느끼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느냐?"
"죄송..합니다. 벨리알님."
"난 벨리알이 아니다.. 메드니스."
메드니스의 말에 클루드가 인상을 구기며 대답하자 메드니스의 얼굴이 더더욱 창백해져 갔다. 동시에 클루드의 몸에 중구난방으로 흘러나오던 기운이 이내 메드니스에게 집중적으로 향하기 시작하자 메드니스의 몸에 떨림이 커지며 숨까지 쉬기 힘든지 컥컥 거리기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클, 클루드님."
"큭큭 그래.. 그래야지. 하찮은 마계인 따위는 내 발 앞에 설설 기어야지.. 난 잘 알고 있다. 너나 야낙 녀석도 언젠간 나에게 칼을 들이밀 것임을.. 마음껏 해도 좋다. 언제든 기다리고 있으마. 하지만 너희는 알아야 한다. 네나 야낙이 나에게 칼을 들이미는 순간 마계 역시 내 손으로 몰살시킬 것이란 것을 말이야.."
".. 죄, 죄송합니다.. 저는."
살벌하고도 살심이 가득한 클루드의 말에 메드니스가 더욱 몸을 숙여 보이며 소리치자 클루드가 기쁜 듯이 웃음을 토해냈다.
" 큭큭! 됐다. 이 기쁜 날 피를 볼 수야 없지.. 메드니스! 이번엔 내가 직접 윈랜드로 가야겠다. 네가 먼저 가 자이로스에게 시켜 병사들을 도열시켜라. 내 뒷따라 가지.."
클루드가 비릿하게 웃어 보이며 이내 손을 한 차례 휘저었다. 메드니스는 급히 연기로 몸을 감춰 그곳에서 도망치듯이 빠져나와야 했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된 클루드가 꽁지 빠져라 도망치는 메드니스를 보며 여전히 비릿한 미소를 유지하며 낮게 속삭였다.
"벨리알이시여 이제 때가 되었나이다.."
'끌끌'
"실망시키지 않겠나이다.."
'내 기대하고 있으마.'
쇳소리와도 같이 듣기 거북한 벨리알의 목소리가 이내 들려오지 않았다. 아마 클루드에게 힘을 전해주면서 많은 힘을 소진한 듯싶었다. 클루드는 한차례 미소를 지으며 차츰 몸에 차고 넘치는 마나를 만끽하며 한 손에 아귀의 스태프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자연스레 클루드의 앞에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이내 그 마법진 사이로 작은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그 균열은 클루드의 마나를 받아 갈수록 커지기 시작했고 이내 클루드의 몸만큼 균열이 커지기 시작하자 클루드는 거리낌 없이 발을 옮겨 균열 안으로 들어섰다
"흐음.."
공간이 무너져내림과 동시에 클루드의 현상이 지워졌다. 뒤이어 클루드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허허벌판의 공간, 여기저기 피비린내와 시체들이 가득하고 살아있는 것이라곤 시체를 파먹는 까마귀뿐인 윈랜드였다. 몇 번의 싸움으로 인해 이제 더이상 이곳엔 나무나 풀들조차 자라나지 못해 오직 눈에 의해 진창이 된 윈랜드였다.
그가 서 있는 지평선 끝엔 거대한 윈랜드의 방벽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뒤엔 메세츠데의 진영이 보였다. 클루드가 이내 눈을 빛내며 방벽을 바라봤다. 차츰 들끓기 시작하는 살심, 당장에라도 저 방벽을 무너트리고 모든 이들을 도륙을 내고 싶은 마음이 물씬 풍기자 자신의 기운이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기대하고 있어라.. 끌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