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9회. 발발하다】
전장이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하늘을 뒤덮는 수많은 화살 비들과 형형색색의 마법들 그리고 알 수 없는 거대한 쇠 구가 메세츠데 진형을 헤집어 놓기 시작했다. 클루드는 처음에 그 알 수 없는 폭발은 지크문드가 선보이는 새로운 마법이 아닌가 하며 고민을 했으나 그렇지는 않아 보이자 의아함을 품기 시작했다. 아무리 보아도 그 폭발엔 어떠한 마법 적 힘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 알 수 없는 무기에의해 메세츠데의 진군 속도가 잠시 주춤 거리며 늦춰지며 클루드의 신경을 자극 했으나 이내 하늘을 수놓으며 포효를 내뿜는 와이번 떼들이 적재적소에 등장해 방벽 위를 맴돌며 발리스타하며 그 이상한 쇠 구를 뿜어 대는 괴물건을 부숴내기 시작하자 진군 속도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뒤이어 예전과는 다르게 꼭두각시 병사들이 아닌 트롤로 이루어진 공성 차가 메세츠데 진영을 가로질러 방벽에 입구에 다가가려했다. 트롤 특성상 강력한 항마력과 두꺼운 가죽에 의해 화살과 마법의 공격을 버티기에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나 저 쇠 구를 뿜어내는 괴물건이 자꾸만 신경 쓰였다. 그들이 쏘아낸 쇠 구는 트롤의 몸에 박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이내 온몸을 산산조각낸다. 그 질긴 가죽도 그 비이상적으로 높은 항마력도 쓸모가 없어 보이게 했다.
다행히 트롤의 수가 부족함이 없서 새로운 트롤로 충원돼, 공성 차를 이끌었으나 일부로 트롤들을 먼저 공격하라는 명을 받았는지 트롤들을 잃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자 공성 차를 끝까지 방벽의 입구에 다다를 수가 없었다. 이내 클루드의 눈쌀이 찌푸려졌다. 뒤이어 방벽 위, 윈랜드의 병사들이 무언가 던져 내기 시작하자 클루드가 흠칫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내 그 쇠 구를 쏘아내는 물건이 누구의 손에 만들어졌는지 알 것만 같았다.
"저건.."
클루드의 인상이 더더욱 험상궂게 변하기 시작했다. 윈랜드 병사들이 던져내는 무기 그 역시 잘 아는 것이었기에 지금은 어떠한 상처도 없이 말끔히 나은 모습이지만 그의 얼굴 한쪽 면이 갑자기 아려오는 것 같았다.
"루크.. 아스란..."
클루드가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뒤이어 그들이 뿌려댄 폭탄들이 연이어 폭음을 내며 폭발하기 시작하자. 가까이 달라붙으려던 공성 탑 하며 몬스터들까지 혼비백산이 되어 폭발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연달아 폭발이 일기 시작했다. 공성 탑을 비롯해 공성 차까지 방벽 아래에 있던 병사들이 폭발에 휘말려 온몸이 산산조각이 난다. 그만큼 그 폭탄의 위용에 방벽에 근접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폭발에 닿은 몬스터들 하며 병사들은 그저 붉은 핏덩이로 변해 형체도 알아 볼 수 없게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이었다. 이내 클루드가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옆에 있는 자이로스에게 소리쳤다.
"자이로스!"
"예! 폐하!"
"야낙에게 당장 저 폭발을 일으키는 무기를 먼저 부수라 하고 방벽 위 저 이상한 것을 던지는 병사들 위주로 공격하라 전하라! 공성 탑과 공성 차를 지켜 철문을 뚫게 하라!"
"알겠습니다."
자이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자신의 품 안에 하나의 통신 구슬을 꺼내어 급히 이르자 이내 와이번 편대를 이끌고 있는 야낙이 윈랜드 상공을 빙글 돌고 있는 와이번 떼에게 명령을 하달 했는지 중구난방으로 공격하던 목표를 이제는 대포와 폭탄을 던지는 병사들 위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와이번에 의해 폭탄을 던지는게 쉽지 않아지자 잠잠해지는 폭발, 트롤들의 움직임이 조금은 수월해 졌는지 공성 차가 간신히 방벽 아래에 있는 거대한 철문 앞에 이르를 수 있었다.
뒤이어 트롤들이 포효를 토해내며 공성 망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가공할 힘에 거대한 쇠와 불꽃이 이글거리는 공성 망치가 철문을 두드릴 때마다 불꽃이 철문을 그을렸으며 쿵쿵거리는 소리는 지축이 뒤흔들릴 정도였다. 그러자 방벽 위에 있는 윈랜드의 병사들이 두려움에 혼비백산 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제야 클루드의 표정이 만족스러움을 표하기 시작했다.
"루크, 네놈이 만든 무기 따위, 내 친히 짓밟아 주마 큭큭.."
클루드가 비릿하게 웃어 보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지축을 요동치는 소음과 철문을 그을리는 불꽃이 얼마나 이어졌던 것일까? 이내 윈랜드의 문이 허무하게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클루드가 눈을 빛내며 소리쳤다.
"문이 열렸구나.. 나머지 병력 진군하라! 윈랜드의 모든 생명에 싹을 말려 버리거라."
클루드의 외침에 자이로스가 이내 말에 올라탔다.
"나를 따르라!!"
마을 탄 자이로스의 외침에 이내 말을 탄 기병들이 메세츠데 진형을 가르고 윈랜드의 열린 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 ☆
내리기 시작한 비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거친 폭우로 변해갔다. 그럼에 거세지는 빗방울이 이제는 따갑게 느껴질 정도였다. 심지어 거친 빗방울에 시야까지 방해받았음은 물론 축축하게 젖은 몸과 추위에 몸이 천근만근이 되어 움직이기가 평소보다 배로 더 힘들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 건만 하늘이 윈랜드를 정녕 버린 듯하다.
결국에 뚫린 윈랜드의 방벽 아래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수의 적군들이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뒤이어 메세츠데의 기병들까지 합세 하자 적들의 진군 속도는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하며 윈랜드 안은 메세츠데의 병사들로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미리 사무엘과 나서스가 준비한 바리게이트를 이용해 방패 병과 창 병이 함께 진을 치며 적군의 밀고 오는 속도를 저지하고 있었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애초에 기병을 상대하는 것은 일반 보병으로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사무엘과 나서스가 만들어낸 진이 붕괴되기 시작했고 이내 혼전이 일기 시작했다. 병사들의 고통에 찬 비명 소리가 끊임이 없어졌다.
사무엘은 잔뜩 적들의 피로 범벅이 된 상태로 다시 한번 검을 들어 보인다. 지친 몸을 이끌고 이내 검을 휘두르자 자신의 앞에 말을 타고 선 병사의 창을 쳐 내고 말의 목을 베어낸다. 동시에 말에 굴러떨어진 병사를 쫓아 목을 베어내자 병사의 목에 피 분수를 뿜어내며 움직임을 멈췄다.
"후우.. 후우.."
사무엘이 잠시 숨을 고르며 주위를 돌아 보았다. 점차 밀리기 시작하는 병력, 사무엘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물러서지 마라!!! 두려워하지 마!! 진을 유지하라!"
다시 한번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도 한 병사의 목이 피를 내 뿜으며 쓰러졌다. 이내 괴성과 함께 거대한 형태의 괴수가 기다란 손톱을 들이밀고 사무엘을 내려치려 했다. 사무엘은 흠칫 놀라며 이내 진창이 된 바닥을 뒹굴었고 급히 몸을 일으켜 커다란 괴수의 발 뒷끔치를 베어냈다.
고통에 찬 울부짖음이 들려 온다. 그럼에도 아직 움직임을 멈추지 않은 괴수를 향해 사무엘이 땅을 박차고 이내 하늘 높이 몸을 띄었다. 동시에 깔끔하게 이어진 종 베기 괴수의 몸이 반으로 갈리며 솟구쳐 오르는 피 분수가 사무엘의 몸을 다시 한번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