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회. 내가 할 수 있는 것】
"반가워요 저는 푸른 달빛의 숲 속의 일족이자 하이엘프인 마리에테 아르메아스 레예린이라고 해요 편하게 마리에테라고 불러도 된답니다."
"그대가.. .그 초대 현자인 마리에테.. 말이오? 그 연금술사인?"
"호호! 맞아요! 반가워요 데미아스 아스란."
"날.. 알고 있소?"
데미아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음에 마리에테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잘 알고 있지요. 그대가 윈랜드에 사령관이었다는 것도 그리고 야낙이란 마계인과 싸워 이겼다는 것까지 당신들에 전쟁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지요."
"... 그랬소? 그렇다면 잘 알겠구려.. 우리가 완전히 손도 쓰지 못하고 함락당했다는 것을.."
"... 하하.."
자조적인 데미아스의 말에 마리에테가 멋쩍게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루크 아스란이란 아이와 인연이 깊다는 것까지 말이에요"
"루크를 아는가?"
데미아스가 눈을 번뜩이며 마리에테를 바라보자 그녀가 연실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모를 수가 없지요 인연의 중심에 선 자이자 라우엘님의 현신을 위한 마지막 조각인 그 분을요 그가 이 세상에 나타남은 라우엘님의 뜻의 따라 모든 게 다 예견된 일이기도 하며 그의 몸에 티끌 한 점 없이 맑은 몸인 것도 다 이유가 있지요."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린가? 혹시 루크가 마나의 저주를 받은 몸을 말하는 것인가?"
"맞아요. 그들은 그 몸을 마나의 저주라 하는가요?"
마리에테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데미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답니다. 저와 같은 몸으로 어떠한 것에도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맑은 몸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그 아이가 마나의 저주.. 가 아니 그 맑은 몸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요? 그리고 마나가 몸을 더럽힌다는 것이요?"
데미아스의 말에 마리에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마저 이야기 했다.
"라우엘님이 현신을 하기 위해선 어떠한 것에도 더렵혀지지 않은 맑은 정신과 맑은 몸이 필요하지요, 그렇기에 마나를 가진 몸은 라우엘님을 담기엔 이미 마나가 순수한 마나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순수한 마나가 아니다?"
"마나가 담긴 몸은 언제든 주변의 속성에 물들기 시작해요. 그러한 점은 신성력도 다르지 않아요. 마법사들은 자연의 속성을 이용하며 마나를 변형시키지요. 그러한 과정에 순수했던 마나는 더이상 순수함을 얻지 못하지요 기사들 역시 검에 투기를 담아 마나를 변형시키지요. 그렇기에 애초에 마나가 접근하지 못하는 몸이 라우엘님을 받아들이기 위한 완전 무결한 순수함을 가진 몸이 될 수 있지요 그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은 몸인거에요 그렇기에 라우엘님의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지요."
"그 말은.. 지금 루크가 라우엘의 제물이 되어야 한다는 소린가?"
조용히 있던 사무엘이 고개를 들어 묻자 마리에테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무엘이 인상을 험상궂게 지어 보이자 마리에테가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라우엘님은 인간의 목숨이나 영혼 따위에 제물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0 그분께서는 악마가 아니니까요! 그러니 오해하지 마세요. 자! 일단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니 슬슬 움직이면서 얘기를 나눌까요? 사실 지금도 조금은 늦었답니다."
"늦었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이제 데미아스도 나왔으니 말해주게나. 도통 비밀로 둘러싸여 아무것도 모르겠네 루크가 왜 라우엘님의 제물이 된 건고 우린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 말일세."
지크문드가 마리에테를 보며 여태 묵혀 두었던 궁금증을 풀어내자 마리에테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저의 부름을 받고 기다리던 분들이 이제야 배를 타고 이곳에 대륙에 왔답니다."
"도대체 그들이 누구기에?"
"후훗! 말로 설명하는 것보단 가서 직접 보는 게 낫지 않겠나요? 아무튼, 그들을 만나 신물의 주인을 만날 거에요 그리고 이제 모든 신물들이 모이게 되면 라우엘님이 현신을 하게 될 테죠! 그것만이 벨리알을 막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거에요. 자 어서요! 데미아스님도 좀 힘드시겠지만. 걷도록 하지요."
"아, 알겠네. 그나저나 어서 말해주게 왜 루크가 제물이 되어야 하는지 말일 세."
"루크님은 태어나기 전부터 라우엘님이 점찍어 두신 아이였지요. 저도 이유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의 영혼이 누구와 닮았다는 것이란 것에 또다시 신벌을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라우엘님이 루크님의 영혼에 무언가 한 가지를 담아 낸 것이지요."
"담아낸다니?"
데미아스가 여전히 아리송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자 마리에테가 잠시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인연의 실타래를 몰래 그에게 가져다주었어요."
"인연의 실타래?"
"그래요. 어떠한 사건의 중심이 서게 될 수 있는 인연의 실타래. 그리고 그 사건은 지금 벨리알의 위험이 가득한 현재의 일이지요. 그렇기에 많은 루크님에게 많은 시련이 있었겠지만, 그것을 이기게 할 수 있는 인연을 주었지요."
".. 루크가 겪은 이 모든 게 다 라우엘님 때문이란 것이란 건가?"
조용히 있던 사무엘이 루크의 얘기에 반응하여 묻자 마리에테가 멋쩍게 웃어 보였다.
"그렇지요."
"왜 하필 그 아이요...그 아이가 얼마나 힘들어했는데.."
"말했다시피 저도 알지 못하는 부분이에요 단지 그분의 영혼이 누군가와 닮았다는 거에요. 하지만 전 믿어요. 다 이유가 있을 테고 루크님이 잘 이겨낼 수 있으니 라우엘님이 그분에게 실타래를 주었다는 것을요. 그렇지 않나요?"
마리에테가 오히려 사무엘에게 물었다. 사무엘은 잠시 고민을하다. 스스로 이겨내던 루크의 모습이 떠오르자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다시 가도록 하지요! 조금 속도를 높여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