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296화 (296/412)

【296회.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까짓 악마 녀석들은 제 도끼 앞에선 허수아비에 불과할 뿐이오 아가란 백작! 그러니 난 자신 있소 브루클린 영지에서 그들을 막아내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오! 그리고 여기서 밀린다 한들 또 이만큼의 병력이 쉽게 모일 것 같소? 어림 없는 소리요!"

호언장담을하며 말하는 브루클린 백작의 말에 아가란 백작이 못마땅한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듯 막무가내 성격의 사내가 어떻게 백작의 지위를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듯 아가란이 한숨을 내쉬자 뒤이어 칼리아 후작이 말을 이었다.

"요한 브루클린 백작, 그 패기는 여전히 위풍당당하구려! 하지만 이 점을 간과해서 안되오 천애의 요새인 윈랜드가 뚫렸다는 것을 말이오 그들은 검성 데미아스님과 대마법사 지크문드를 뚫고 남하하고 있는 것이오 윈랜드의 방벽을 잊으면 안 되네. 브루클린 백작."

칼리아가 진중한 눈으로 자신의 길고 희끗희끗한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충고하자 부르클린 백작이 이내 침을 성을 삼켰고 아가란이 것 보라는 듯이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결국 브루클린 백작은 어떠한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가 아무리 패기가 흘러넘치며 상남자의 성격을 가진 사내라 할지라도 데미아스와 지크문드의 위용은 물론 천애의 요새인 윈랜드도 잘 알고 있기에 그런 그들조차 막아내지 못했으니 메세츠데 적들은 브루클린 영지쯤은 어쩌면 누워서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들자 이내 브루클린 백작은 자신의 말이 부끄러워져 얼굴을 붉혀야만 했다.

"그렇소 칼리아 후작의 말이 맞소. 브루클린 백작, 그대의 용기는 가상해 언제나 칭찬을 하는 바이지만 지금은 그런 용기만으론 부족한 상황이오 게다가 이제 더이상 무아란 공작도 없음은 물론 지아란과 아스란가의 도움도 힘이 많이 빠진 상태인지라.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되오 그렇다고 브루클린 백작의 말도 일리가 있는 법이오 여기서 우리가 밀린다면 또 이만큼의 병력이 다시 모이기 힘들 것이오. 하지만 아가란 백잘 말대로 브루클린 영지는 아즈문과 너무 가깝다는 위험이 있기도 하고 참으로 난감하구려."

"죄, 죄송합니다. 재상. 그리고 칼리아 후작님 아가란 백작."

이내 브루클린 백작이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해 오자 칼리아 후작이 껄껄거리며 고개를 저었고 아가란도 여전히 못마땅했으나 계속 티격태격할 순 없으니 사과를 받아들인다. 한편 어제부터 합류한 지아란가의 후계자 테온 지아란의 얼굴이 잠시 침울하게 변해갔다. 아무래도 재상의 말 중 자신의 가문이 힘을 잃엇다는 것이 자신의 아버지인 나서스와 할아버지인 지크문드를 잃었다는 뜻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재상은 이내 테온의 얼굴을 봤는지 급히 테온을 보며 타일렀다.

"너무 슬퍼 말게 테온 지아란 그래도 지아란과 아스란엔 좋은 후계자가 있으니 이 위기만을 넘긴다면 금방 제자리를 찾을 테니 말일세."

"예.. 재상."

테온이 이내 침울한 표정을 지우며 대답하자 지크라엘이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그래도 지크라엘의 말이 빈말은 아니었다. 아직 어린 나이기지만 차기 지아란의 후계자인 테온은 동원령에 뒤늦게 합류 했다만 가문의 사병 30인의 기사들을 데리고 합류 했으며 그 기사들 하나하나가 보통 가문에 기사들보다 차원이 다를 정도로 강한 힘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기사들을 자신의 수하로 둔 테온의 모습은 어린 나이임에도 카리스마가 느껴졌고 지아란 가문답게 똑똑하기까지 했으니 정말이지 만약 이 위기만 넘긴다면 나서스의 뒤를 이어 더 강대한 가문이 될 거라 생각한 지크라엘이었다. 물론 주변의 가문들이 견제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아마 쉽지만은 않을 가문의 재건이겠지만 지크라엘은 테온이라면 가능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재상의 말에 누군가 콧방귀를 뀌며 중얼거렸다.

"흥, 지아란은 그럴지 몰라도 아스란 가문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잖소. 게다가 아스란가문의 후계자는 마나의 저주를 받은 몸! 이런 전투에 어울리지도 않소 루크라고 했소이까? 여전히 망나니가 아닌가 하는 소문이 다시 들려오고 있다오 그 어린놈의 주변에 벌써 몇 명의 여인들을 두고 있는지 지금 가문의 수장인 사무엘 아스란님과 데미아스님이 돌아가셨으니 치마폭에 덜덜 떨고 있을게 분명하오!"

아가란 백작이 코웃음을 치며 지크라엘의 말에 반박했다. 그러면서 아스란 가문을 비롯해 루크를 비웃자 테온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하며 이내 분노로 가득찬 눈을 빛내며 아가란 백작을 노려봤으나 아가란은 기가 차지 않은 다는 듯이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

"아스란 가문 역시 윈랜드의 방벽을 지키며 큰 피해를 입은 가문입니다. 그 가문은 언제나 아즈문에 선봉장이 된 검으로 금세 재기하고 다시 돌아올 것이 분명합니다.."

테온이 아가란 백작의 말을 반박하며 나섰으나 아가란 백작은 여전히 콧방귀를 뀌며 테온의 말을 무시했다. 그런 아가란의 모습에 테온은 생각했다.

'사무엘님과 데미아스님이 있었을 땐 나서지도 못한 찌질한 가문 따위가...'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아가란 백작을 꼬나봤고 이를 갈았으나 지금으로선 소란을 피워선 안 되었기에 억울해도 참아야만 했다. 게다가 자신 역시 형님이기도 한 루크가 무엇을 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무언가 준비를 하는 것 같았는데 자신에게 말해주지 않았을뿐더러 자신 역시 짧게 인사만 나누고 병사를 이끌고 멜라니아로 왔기 때문에 루크의 생각을 제대로 알지 못해 지금은 그저 아쉽지만 아가란 말의 반박을 할 건덕지가 없었다. 그러자 누군가 테온을 거들어 주었다.

"그만 하시오, 아가란 백작도 더이상 아스란을 무시하지 말아 주시오 아무리 그래도 아스란 가문은 아즈문을 위해 새운 공이 만만치 않으니 말이오!"

"재상의 말이 맞네! 아가란 백작 아스란가의 가문은 지금 윈랜드를 지키다 커다란 피해를 입은 상황이오 알리오 아가란 당신이 그 많은 돈을 펑펑 쓰며 연회를 즐기고 있을 때 말이오 북방 전선에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고 있었단 말이오 그러니 이곳에 아스란 가문이 없다 해도 말을 가려서 하시오."

"흠흠! 말이 좀 험했습니다. 그 점 사과하지요. 재상, 칼리아 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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