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315화 (315/412)

【315회. 희망】

"마흐무드의 원군이다!!"

"성기사들이야! 역시 우릴 버리지 않았어!!!"

"동맹국이다!!"

병사들의 외침 사이 놀람과 함께 흐느낌이 섞여 있었다. 그만큼 마흐무드의 원조는 너무나 적절한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병사들의 얼굴이 이내 조금 전처럼 호기롭고 패기로 가득찬 얼굴로 돌변하기 시작함에 무언가 아즈문의 병사들 사이에서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

마흐무드의 병사들은 그렇게 많은 수의 원군은 아니였다. 그러나 성기사 하나하나의 실력은 평범한 기사의 실력을 웃돌았을 뿐더러 특히, 지금 처럼 몬스터들과 흑마법으로 둘러 쌓인 병사들을 상대할 때면 그 능력이 배는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연실 병사들을 아우르는 빛을 뿜어내고 있는 사제들은 언제나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이 되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반가움으로 가득 찬 아즈문의 병사들이었다.

이내 칼리아 후작이 미소를 띄우며 지크라엘을 바라보자 지크라엘도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는다. 적절한 순간에 원군으로 사기가 진작 됐음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인 둘이었다. 그리고 칼리아 후작의 눈빛은 지금 이때를 놓치지 말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마흐무드의 원군이다! 병사들이여 힘을 내라!! 쉽게 무너지지 마라! 다시 검을 들어라! 우린 이길 수 있다! 친우와 함께 할 것이다!"

성기사들과 사제들의 힘을 받은 지크라엘이 호기롭게 소리쳤다. 뒤이어 병사들이 지크라엘을 따라 함성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함성은 이내 브루클린 영지를 가득 채워갔다.

여전히 메세츠데의 적들보단 적은 인원이었으나 반전의 계기가 되었음에 의의를 둘 수 있었다. 적들 역시 그들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강대한 신성력에 주춤거리며 움직임도 둔해지기 시작하자 아즈문 병사들의 무기가 더욱 경쾌하게 움직였다. 심지어 여태 칼에 베여도 고통스러워하지 않던 메세츠데 병사들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들도 고통스러워 한다.! 우리랑 다를 바가 없어!"

"할 수 있어!! 그들도 우리랑 똑같아!!"

한 병사의 외침을 시작해 여기저기서 병사들이 소리쳤다. 사기는 더더욱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작은 변화는 곧 큰 힘이 되어 빠르게 병사들 사이에 퍼져 나갔다. 그럼에 메세츠데 진형에서 또 다른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메세츠데 역시 이러한 마흐무드의 참전을 예측한 것일까? 마흐무드의 존재를 느낀 메세츠데의 마법사들이 한창 잠잠하다. 급히 흑마법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브루클린 영지를 가득 채운 빛을 상대하는 흑색의 연기가 몰아치기 시작하며 빛의 장벽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서로 물고 물어뜯기는 장막과 흑연의 싸움 속에 사제들의 얼굴에 짙은 땀방울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양측의 힘은 거진 호각을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메세츠데의 흑연과 마흐무드의 빛의 장막은 어떻게든 서로를 물어 뜯으려 하나 쉽사리 결판이 나지 않았으나 그 흑연을 통해 다시 강화 된 메세츠데 병사들이 주춤 거리던 모습을 지우고 또 다시 조금 전과 같은 괴물과도 같은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했으면서도 빛의 장막에 의해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게 치열한 흑마법과 신성력의 싸움 속에 마흐무드에 사제들 사이에서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쟁에는 어울리지 않을 고귀함이 물씬 풍기는 소녀는 이제 막 20대가 되었을 법했으며 다른 사제들과 비슷한 복장을 착용했으나 그들보다는 좀 더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치장이 되어 있는 복장을 착용하며 그가 들고 있는 스태프도 남다르게 보였다.

흰색의 바탕에 금색과 붉은색의 글귀가 적혀있는 스태프로 이러한 스태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녀가 들고 있는 스태프가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 소녀의 주위엔 소녀와 비슷한 복장을 착용한 여섯 사제들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

소녀는 이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섰다. 그 소녀를 따라 꽤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여섯 사제들도 같이 걸음을 옮기다 소녀의 주위에 자리했다.

모든 이들의 시선을 끄는 새하얀 피부와 붉은 머리칼 다른 이들보다 더 고귀하게 보이는 하얀 얼굴, 잠시 길게 숨을 토해낸 소녀는 천천히 스테프를 바닥에 꽂아 넣으며 기도문을 읊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금색의 스태프 주위로 거대한 황금빛의 장막이 서서히 퍼져 나가기 시작하며 모든 이들을 아우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빛의 장막을 만들어내던 사제들을 삼켜가며 그 힘을 더욱 부풀리기 시작했다.

"이... 이건.."

지크라엘이 파문이 이는 눈동자로 중얼거렸다. 이제 갓 성년이 됐을 법한 소녀의 위용에 잠시 전쟁도 잊을 만큼 모두가 놀란 얼굴로 그 소녀를 바라봤다. 적들 역시 그 황금빛의 닿자 살이 타들어간다. 마치 산성액에 닿은 듯이 희끗한 연기를 뿜어내며 고통을 받기 시작하자 그들이 처음으로 비명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만큼 소녀가 뿜어내는 신성력은 그야말로 기적이나 다름이 없었다.

"마, 말도 안 돼.. 저분은.."

"그래! 생각났어! 성녀님이야!!"

한 병사의 외침을 시작으로 이내 모든 병사에게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나, 마흐무드에 갔을 때 봤었어.. 확실해 성녀님이야!! 게다가 저 위용을 보라고! 성녀님이 아니면 그 누구도 이러한 빛을 뿜어낼 수 없어!.."

계속해서 병사들이 소리쳤다. 그 소녀의 신분이 밝혀지자 이내 병사들 사이에서 울음이 터져 나오는 사람들을 시작해 성호를 그리며 라우엘을 찾는 병사들까지 각양각색으로 성녀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아..."

감탄을 자아내는 붉은 머리칼의 소녀 그는 성녀 크리스티나였음에 그의 위용은 거대한 금색의 장막으로 퍼져나가 이 커다란 브루클린 영지를 둘러싸기 시작했으며 어떠한 악의 무리도 침범하지 못하게 했다. 그 주변에 붉은색과 흰색으로 치장된 6명의 노인들이 성녀 주위에 선 상태로 이내 성녀와 같이 기도문을 읊기 시작했다.

"마흐무드의 여섯 기둥.. 추기경들이구나..어찌 저분들이... 아즈문은 이 일을 결코 잊어선 안 되겠구나.. 그들의 도움을 평생 간직해야 해.."

칼리아 후작이 감탄 어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뒤이어 추기경들까지 기도문을 외워가기 시작하자.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온 황금빛이 이내 병사들에게 전이되기 시작했다. 그럼에 두려움이 사라지고 알 수 없는 힘이 차오른다. 동시에 자잘 자잘한 상처들은 단숨에 치료가 된다. 정말이지 기적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 기세를 밀고 간다! 검을 들어라! 함성을 토해내라! 마흐무드와 아즈문을 위해 검을 들어라!"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크라엘이 소리쳤다. 마흐무드 성녀와 추기경들이 반전의 계기를 주었다. 그렇기에 총사령관으로서 지크라엘은 이 기세를 끝까지 유지해야 했고 이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함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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