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316화 (316/412)

【316회. 희망】

"와!!"

이내 기세가 획복 된 병사들의 함성 소리가 다시 브루클린 영지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모두의 얼굴에 희망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살아 돌아갈 수 있을거란 희망, 성녀의 등장으로 모든 이들의 얼굴에 희망을 심어주었다.

한편 메세츠데 진형이었다. 클루드의 눈동자가 파문일 일다 이내 험상궂게 변하며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자이로스! 스완! 브룬과 케이건! 내 앞으로 오라!"

클루드가 잔뜩 화가 치밀어오르는 목소리로 소리치자 옆에 있던 자이로스와 스완을 비롯해 귀족으로 보이나 다른 병사들과 다를 바 없는 꼭두각시의 두 명의 사내가 다가와 클루드의 앞에 무릎을 꿇어 보이며 복종의 자세를 취한다.

이내 클루드가 성벽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브룬과 스완은 저 빛의 장막을 만들어 낸 성녀를 암살하라."

"네!"

"자이로스와 케이건은 빛의 장막이 사라지는 순간! 지크라엘을 죽여라 아까부터 신경쓰이는구나!"

"알겠습니다. 폐하!"

클루드의 말에 그들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하고는 이내 눈으로도 쫓을 수 없는 속도로 영지의 성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 혼잡한 전장속에 요리조리 피하며 차츰 성벽에 가까워지자 그 모습을 본 클루드의 눈 빛이 번뜩이며 다시 브루클린의 성벽 위 지크라엘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그래.. 더 발버둥쳐 보아라.. 그래야 재밌지 않겠느냐? 그래.. 마음껏 즐거워 하거라. 그러나 그 희망뒤 다가올 절망을 버틸 수 있겠느냐? 큭큭! 잠시뿐일 것이다... 잠시뿐이야.. 더 고통스럽고 절망적이게 만들어주겠다."

잔뜩 이를 갈며 중얼거린 클루드의 험상궂은 눈빛이 계속해서 성벽 위를 뛰다니며 병사들에 사기를 증진시키는 지크라엘에게 향해 있었다.

☆ ☆ ☆

다시 브루클린 영지 안이었다. 추기경을 비롯해 성녀의 빛의 장막이 메세츠데 적들의 기세를 꺾으며 점차 환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눈으로도 쫓을 수 없을 빠르기를 가진 몇몇 그림자가 넓디넓은 성벽을 타 넘었다. 그 어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빠르기에 그 그림자는 손쉽게 아즈문의 병사들을 지나쳐 이내 성녀를 향해 쇄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림자가 성녀의 지척에 이르렀을 때였다. 그제야 지크라엘이 눈치챘는지 절망과 격앙된 시선으로 소리쳤다.

"암살이다!! 성녀님과 추기경님들을 지켜라!!"

이제야 변화된 전투의 양상에서 성녀를 잃으면 안 되었다. 지크라엘도 잘 알았다. 절망이었던 상황에 희망이 찾아왔으나 그 희망이 사라지면 병사들이 겪게 될 절망은 처음의 절망보다 배는 더 클 것임을 그렇기에 어떻게든 그들을 지켜야 했다.

"성녀를 지켜라!!"

이내 성기사 몇 명이 그림자에 달라붙었으나 그림자는 간단하게 성기사를 지나쳐 성녀에게 쇄도해 들었다.

"안 돼!!"

지크라엘의 절망적인 목소리 속에 하나의 그림자가 이내 두 개가 되어 성녀와 추기경을 향해 이빨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성녀는 우두커니 서서 기도문만 읊을 뿐이었다. 지크라엘의 급히 몸을 날리려 했으나 너무 늦은 시간, 순간 거대한 빛이 폭사 됨과 함께 그림자가 지워졌다.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사내가 나지막이 일렀다.

"이 앞으로 아무도 지나갈 수 없다. 쓰레기들이여!"

두 개의 그림자를 간단하게 제지한 사내는 금발과 중후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쥬디스였다. 그의 몸과 검은 하얀 백색의 빛으로 일렁이며 기다란 검을 두 개의 그림자를 겨누고 있자 이내 지워진 그림자 사이로 스완과 브룬이 자리했다.

"단장!"

성기사들이 급히 쥬디스를 부르며 다가오려 하자. 이내 쥬디스가 그들을 제지하며 소리쳤다.

"성녀님과 추기경님은 내가 지킨다. 너희는 걱정하지 말고 아즈문 병사들을 도와라!"

"아.. 예!"

쥬디스의 자신만만한 대답에 성기사들은 아무런 걱정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만큼 쥬디스를 믿고 있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그럼에 암살을 당할 뻔한 성녀와 추기경들도 더는 걱정 없이 계속해서 기도문을 읊고 있었고 빛의 장막은 여전히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브루클린 영지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또.. 신물의 힘인가 보군."

모습을 드러낸 스완과 브룬의 표정이 한껏 구겨졌다. 동시에 스완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조금 전 갑작스레 폭사 된 빛, 아무리 성기사라 해도 이정도의 신성력을 단숨에 뿜어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걸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으니 스완으로서도 그 힘을 잘 알고 있었다. 분명 마리에테의 신물이 작용했으리라. 이내 스완의 표정이 다시 차갑게 내려앉으며 브룬에게 일렀다.

"브룬 우리의 임무는 저자를 상대하는 것이 아닌 성녀의 암살이다. 넌 저자의 시야를 가려라 난 성녀를 암살한다."

스완의 명령에 목석과도 같은 브룬 여전히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두 개의 단검을 다시 들어 보이며 자세를 낮춘다. 언제라도 땅을 박차려는 듯한 준비자세였다. 그럼에 스완 역시 다시 양손에 들린 곡도를 치켜 세우며 차가운 눈으로 쥬디스를 응시했다. 그럼에 쥬디스의 표정이 여유가 가득했고 이내 비릿하게 변하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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