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317화 (317/412)

【317회. 희망】

"언제든 와라 더러운 악마의 하수인들이여."

"... 시작한다. 브룬!"

스완이 소리쳤다. 기다렸다는 듯이 동시에 브룬의 몸에서 흑색의 마나가 폭사되며 땅을 박찬다 그런 그의 뒤를 이어 스완도 땅을 박차며 쥬디스를 향해 몸을 날리자 쥬디스가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검을 들어 보였다.

"브룬!"

다시 한번 소리친 스완의 목소리 이내 브룬의 주변에 흑색의 마법진이 그려지자 그 마법진 사이로 여러 개의 검붉은 촉수가 소환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시 한번 끌어올려진 마낭에 브룬의 앞에 그려지기 시작한 또 하나의 커다란 마법진 사이로는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와 쥬디스를 단번에 삼키며 오감을 가리자 그가 마법을 사용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쥬디스가 한차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다. 당황 했던 모습도 잠시 이내 다시 여유를 되찾은 쥬디스가 검을 들어 보이며 그저 기감만으로 촉수를 베어내기 시작하며 소리쳤다.

"이까짓 것 한낱 사술에 불과하다!"

빛으로 둘러쌓인 쥬디스의 검이 이내 폭사되며 허공을 가를 때마다 마법으로 만들어진 검붉은 색의 촉수는 너무나 손쉽게 베어졌다. 마치 칼로 두부를 자르듯이

쥬디스의 주위에 둘러싸인 검은 안개조차 그의 움직임을 막아서기에는 턱 없이 부족해 보였다. 이내 오감을 삼키던 검은 안개를 뚫고 브룬이 만들어낸 촉수들을 전부 베어낸 쥬디스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

"고작 이것이 다인가?"

비릿한 쥬디스의 목소리에 브룬이 멍한 눈으로 쥬디스를 바라보다 이내 그의 표정에서 서서히 입꼬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럼에 쥬디스는 무언가 의아한 느낌이 들다. 그제야 누구를 놓쳤단 것이 떠올라 급히 뒤를 돌아봤다. 분명 자신에게 다가오던 스완의 모습을 놓친 것이었다.

"이런.. 젠장!"

짧은 탄식과 욕지거리와 함께 급히 뒤로 몸을 날리는 쥬디스, 그의 시야에는 성녀를 향해 두 개의 기이한 곡도를 들고 달려드는 스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스완을 따라잡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았다. 어느새 성녀의 지척까지 다가온 스완은 이내 그의 손에 들린 두 개의 곡도가 빛이로 번뜩이고 있었고 그 두개의 송곳니와도 같은 기이한 검이 성녀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 돼!!"

실수였다. 브룬의 허술한 마법은 전부 미끼였던 것임이 분명하다. 쥬디스는 너무 자만한 것이 문제라 생각했다. 이 둘이 자신을 무시하고 성녀 크리스티나를 바로 공격할 줄은 생각지 못했기에 최대한 신성력을 폭발시켜 땅을 박찼으나 너무나 늦은 것 같았다. 그럼에 세상이 참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차츰 스완의 곡도가 성녀의 목덜미에 닿으려 하는 모습이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느리게 흘렀다.

곧 하얗고 고귀한 성녀가 피를 흩뿌리며 쓰러질 일만 남았음에도 성녀는 여전히 기도문만을 읊고 있다. 차라리 기도문을 읊는 것을 중단하고 몸을 피했더라면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으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흑마법사들의 힘을 조금이라도 새어 들어오지 못하게 할 생각인지 기도문 읊는 것을 중단하지 않았다. 호기일까? 아님 누군가 자신을 지켜주리란 믿음일까?

이내 쥬디스의 표정이 절망으로 일그러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느리게 흘러가던 세상에 한 줄기의 번개가 번쩍이며 스완을 강타했다. 동시에 스완은 저릿한 전격계의 마법에 그만 성녀의 목덜미까지 다가 선 곡도를 놓치며 그의 몸도 바닥에 쓰러져 내렸다.

"크으악!"

다시 한번 이어지는 전격계의 마법, 스완이 이내 침을 성을 흘리며 바닥을 굴렀다. 절망어린 쥬디스의 표정에 희망이 돋아났다. 동시에 안도의 숨이 흘러 나왔다. 그 찰나의 시간 한 십년은 늙은 것 같았다. 쥬디스는 이내 심장이 덜컹 내려 앉을 뻔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이내 마법을 사용한 사내를 바라봤다.

"늦지 않아 다행이네요!"

뒤이어 들려오는 목소리 아직 젊은지 앳되어 보이는 목소리였다. 그는 갈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귀족들이나 입을 법한 화려한 갑옷을 입은 사내였다. 이제 막 10대 중후반이나 됐을 법한 사내가 이내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미소를 그리자 쥬디스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일렀다.

"그대는..."

그제야 그 갈색 머리의 사내는 손가락을 튕기며 이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소개했다.

"반가워요! 저는 지아란 가문에 후계자 테온 지아란이라해요!"

자신을 테온 지아란이라 소개한 사내의 손에 여전히 스파크가 일고 있었다. 그럼으로써 스완을 쓰러트린 번개 마법이 테온의 손에서부터 흘러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테온이 씁쓸한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역시 이대로 끝나리라 생각은 안 했는데.. 끈질기네요."

아쉬운 듯 테온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이내 슬슬 몸을 일으키는 스완을 노려본다. 동시에 그는 옆구리에 메여진 검을 들어 보이자 테온의 검에도 푸른색의 마나가 실리기 시작했다. 그러한 테온의 실력에 쥬디스가 여전히 놀란 표정을 유지하며 물었다.

"마검사?"

"하하 어쩌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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