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342화 (342/412)

【342회. 12개의 신물】

"걱정 말아요~ 모두 사실 안느란테에게만 장난 치려 했는데 다른 분들의 시선이 곱지가 않아졌네요 호호! 그나저나 이종족간의 사랑이라~ 서로 좋은 사랑을 나눴으면 좋겠네요. 물론 쉽지 않겠어요."

마리에테가 이내 루크의 옆에 있는 다른 여인들을 보며 말하자 안느란테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그러한 안느란테의 모습에 그마저도 웃긴지 결국 마리에테가 깔깔거리며 웃다 다시 루크에게 말했다.

" 그나저나 아리스의 주인이 루크님이셨군요?"

"아.. 예."

이내 안느란테에게 흥미가 떨어진 마리에테가 이번엔 루크의 오른팔에 차여진 팔찌를 보며 묻자 루크는 자신의 오른팔에 차여있는 팔찌를 같이 바라봤다.

마리에테 때문일까? 팔찌가 한차례 부르르 떨며 빛을 토해내더니 이내 멋대로 아리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에 마리에테가 미소를 지으며 반가운 얼굴로 아리스를 맞이했다.

"오랜만이에요 아리스."

"나도 오랜만이군.. 마리에테."

"그래요, 얼마 만인지 세어보질 못했네요? 흠~ 그나저나 다행이에요 그대가 친구를 찾을 수 있어서."

"그렇지 네 덕분이다. 그나저나 묻고 싶은게 있다. 마리에테."

"예, 언제든 말씀하세요 그대는 언제나 궁금한게 많아 질문이 많았죠. 그때가 생각나는 군요?"

마리에테의 말에 아리스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대는 나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그날 그곳에 나를 놔두고 떠난 거지? 만약 내가 너와 함께 있었더라면 흑마법사들을 사전에 처단할 수 있지 않았나?"

아리스의 말에 마리에테가 미소를 잃지 않은 체 조금은 아련한 표정으로 아리스를 바라보다 이내 루크를 바라봤다.

"나보다 더 잘 어울리는 친구를 만나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운명은 쉽게 변하지 않아요. 당신이 있다고 해도.. 벨리알의 탄생을 막기는 그리 쉽지 않았을 거에요. 그리고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그대가 가장 중요한 분을 지켜야지 않겠나요? 그런 역할로는 역시 아리스가 최고지요."

".. 그랬던 것인가?"

"그래요 아리스. 설마 제가 그대를 버리기라도 하겠어요?"

"딱히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저.. 모든 게 짜여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 궁금해서 물어본 것뿐이다. 네 생각인지 아니면 라우엘님의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어떻게든 결국 모든 신물들이 다 모이게 되었어.. 여태까지는 모든 준비가 다 들어맞고 있어..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확실하다 생각하는가?"

아리스의 말에 마리에테가 잠시 고민을 하다 이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대답했다.

"아리스, 매번 얘기했지만 신들조차도 완벽한 존재가 아니에요, 완벽했더라면 그들은 죄를 지을 이유도 없었고 인간들에게서 악마가 태어나게 하지도 않을 거에요, 그저 단편적으로 미래를 알고 그것에 맞게 대처를 하는 것일 뿐이지요.신들도 완벽하게 미래를 알지 못하거든요. 하지만 신이 아닌 우리들의 특권이 한 가지 있지요!"

마리에테가 모두를 보며 말했다.

"어떠한 운명도 스스로 개척해나가며 노력하다 보면 충분히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러한 점은 벨리알도 똑같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게 흠이지만. 우리에게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해선 안되요 아리스, 그저 우리는 우리의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답이에요."

"그렇군.."

"아참! 그거 아세요? 루시페리아님께서 오래전 흑마법사들에 의해 잠시 깨어났던 적이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처음 듣는 말이다."

마리에테의 말에 어느새 좌중들이 마리에테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자 마리에테가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를 바라보곤 얘기를 이어갔다.

"아주 오래전 딱 한 번 흑마법사들에 의해 현세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그분은 온통 인간들을 향한 복수심에 불타 있었답니다. 그러면서도 무슨 변덕이 불었는지. 무턱대고 인간들을 죽이기보다 그들을 관찰을 하기로 했지요, 애초에 루시페리아는 호기심이 참 많은 신이기도 했거든요. 아무튼

그녀는 생각했답니다. 인간들도 많이 변화하고 성숙해졌다는 것을, 그러면서 인간들을 모두 멸해도 될 것인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답니다. 아니면 이대로 운명을 받아들이며 시간에 흐름에 맡겨야 하는 것인가. 하고 말이지요

애초에 인간들도 태초의 신에게 벌을 받은 상태였기에 루시페리아도 그 화를 조금은 누그러트릴 수 있었던 것이지요. 게다가 인간들을 아무리 살해하고 살해해봤자. 그의 사랑하는 연인은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러한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녀는 절대 악신이 아니니까요 게다가 그녀는 사랑하는 연인도 물론이지만 애초에 인간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분이니까요."

"그럼 그녀는 어떻게 다시 봉인이 된 것이죠?"

루크의 말에 마리에테의 시선이 루크에게 향했다.

"애초에 불안전한 소환, 인간이 신을 완벽한 형태로 소환을 한다는 것은 거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도 했지요, 물론 그 소환에 루시페리아가 원했기에 조금 그녀의 힘이 가미되어 소환이 된 것이기도 하지만. 그녀를 소환하기에는 너무나 큰 재물들이 필요했었지요 하지만 그 재물이 무엇인지, 얼마만큼 있어야 하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해 루시페리아님이 현세에 봉인을 깨고 소환이 되었을 때에는 꽤 불안정한 상태였지요, 시한부 인생이랄까요? 어쩌면 당연한 거에요! 제대로 된 의식과 제단도 그리고 준비도 없이 무작정 신을 소환해냈으니 하지만 흑마법사들은 그때 느꼈답니다.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보이는 루시페리아의 엄청난 힘을, 그렇기에 그들은 신을 소환해내는 것을 언제나 필수의 목표로 생각했답니다. 멍청하지요 신을 불러내면 자신의 수중에 마음대로 신의 힘을 사용할 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쯧쯧.."

마리에테가 한차례 고개를 저어 보이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 그러나 그 힘도 잠시 불안정한 소환에 결국 루시페리아님의 힘은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고 세 왕국의 힘에 의해 흑마법사들이 멸망하게 되며 결국 혼자 남은 루시페리아님은 힘이 다할 때까지 한없이 세상을 떠돌며 인간들을 관찰하다 이내 모든 힘을 다 소진하고는 스스로 다시 봉인이되었다고 해요 미래를 기다리면서요."

"그렇군요.. 그럼 그때 루시는 무엇을 느꼈을까요..?"

루크가 루시를 생각하며 묻자 마리에테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오직 루시페리아님만 알고 계시겠지요."

"...."

마리에테의 말에 루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혹시나 아주 예전에 지크문드와 데미아스가 길을 걷다 만난 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자신에게 인간을 증오하지만, 사랑을 하는 자라고 소개했던 그가 혹 루시페리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단편적인 미래를 보며 그들을 위해 증오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도움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자. 슬슬 자도록 하지요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길을 떠나야지 않겠나요?"

슬슬 어둑어둑해진 밤, 마리에테가 모두를 보며 말했다. 동시에 야영지엔 벌써 모닥불이 활활 피어오르고 있었고 라그나르는 잠시 마리에테의 말을 경청하다 말없이 나무 귀퉁이에 몸을 누이고 있었다. 그럼에 슬슬 몸을 일으킨 이들이 각자의 침낭으로 향했다.

그럼에 루크도 자신의 침낭에 몸을 누었으나. 루시가 인간들을 관찰하며 느꼈을 무언가가 궁금해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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