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345화 (345/412)

【345회. 여신 라우엘】

"데미아스처럼 도망치지 말게 자네들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것이 이제 확신이 들려 하니 말이야. 아무튼!. 꼭 사랑을 나누는 여인의 모습이랄까?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있다는 것을 확신 할 수 있다네!.. 특히 자신을 치장하고 가끔식 넋을 잃고 멍하니 있다가 혼자 바보처럼 웃기도 했다네 심지어 얼굴을 붉히는 모습까지 말이야. 수상하다네!"

"....하하.. 꼭 자네가 멜리사를 생각할 때 표정인가 보구먼? 그래서 잘 아는 거고?"

"그, 무, 무슨!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말게!"

지크라엘의 말에 지크문드가 농을 하며 대답하자 지크라엘이 나이답지 않게 얼굴을 붉히며 급히 손사래를 쳤다.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큭큭 이보게 재상~ 자네 뿐만 아니라 내 아내도 알았다네 데미아스는 물론 제이서스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아는가?"

"무, 뭐?"

"자네는 참으로 표정을 숨기질 못하네 지금도 그렇고 말이야! 끌끌."

지크문드가 다시 한번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웃어 보이자 지크라엘의 얼굴이 빨갛다 못해 아주 잘 익은 홍시가 되어 버렸다.

"내, 내 표정이 그렇게 티가 나는 가?"

"몰라서 묻는 겐가?"

"... 그런.."

지크라엘이 이내 탄식을 자아내자 지크문드가 재밌다는 듯이 큭큭거리며 다시 담배를 한 모금 했다.

"아, 아무튼! 자네는 뭔가 좀 아는 게 있는것 같군!"

"흠.. 글쎄 말일세? 난 병영에만 있어서.. 잘 모르겠네.."

아무리 봐도 어색한 지크문드의 모습에 지크라엘의 표정이 날카로워지며 지크문드를 한껏 노려보자 담배를 피우던 지크문드가 갑작스레 켁켁거렸다. 동시에 마법으로 물을 만들어 목을 축이며 진정시켰다. 이럴 때보면 마법은 참으로 편하다 생각한 지크라엘이 급히 고개를 저으며 지크문드를 노려봤다.

"자네들이 이렇게 행동하니 더 궁금해 미칠 것 같네! 어서 얘기 좀 해주게 데미아스도 무언가 알고 있는 것 같고 자네도 그런 것 같네. 날 무르게 보지 말게 능력도 능력이지만 눈치 하나만으로도 재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나일세. 아무리 자네들이 날 잘 알고 내 표정을 읽을 수 있다해도 나 역시 자네들의 속마음은 어느정도 읽을 수 있다는 말일세!"

"흐흠..."

지크라엘의 말에 지크문드가 괜스레 목을 가다듬으며 주위를 흘겨 봤다. 혹여나 누군가 듣지 않을까 싶은 것일까? 지크라엘도 지크문드를 따라 조심스럽게 주위를 돌아보게 되었고 아무도 자신들의 대화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 기대에 찬 눈으로 지크문드를 바라보자 지크문드가 한숨을 푹 내쉬며 조금 전 보다 더욱 작아진 말투가 되어 지크라엘에게 말 했다.

".. 자네.. 만약 황후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긴다면 어떨 것 같은가?"

"그, 그게 무슨 소린가?! 그럼 지금 황후에게?!"

"어허! 자네 목소리가 좀 크네! 그리고 만 약이라 하지 않았나 만약!"

자기도 모르게 놀라 언성이 높아진 지크라엘을 보며 지크문드가 다급하게 지크라엘을 자제시키며 주위를 돌아보자 이내 몇몇 병사들이 지크문드과 지크라엘의 대화에 호기심이 동한 것인지 잠시 자신을 바라보다 이내 신경을 끄는 모습이 보였다. 그럼에 지크라엘이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그, 그게 무슨 소린가?"

"말 그대로라네 황후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기면 어떨 것 같으냐는 말일세. 황후에게 루이서스와 세이실이 있다지만 아직 젊은 나이지.. 게다가 그녀은 누구보다 자네가 더 잘 알지 않는가? 새장 속에 갇힌 새가 되기보단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어 하는 새가 되고 싶어 한다네.. 그녀에겐 자식이 있다 해도 그 감옥 같은 황실에서 이내 제이서스 조차 없으니 그 새장은 그녀에게 너무나 가혹하다네."

"...그렇지만... 루이서스나 세이실을.. 제이서스 만큼이나 사랑하지 않겠는가?"

"맞네. 그렇지!. 황후는 자기의 자식을 너무나 아끼지 솔직히 어느 부모가 자식을 아끼지 않겠는가?! 그러니 아무래도 그녀는 어떻게든 루이서스나 세이실에게 피해를 가게 하지 않겠지.. 하지만 그녀도 황후이면서도 아직 파릇파릇한 여자라네. 젊은 여인이란 말일세. 그 젊은 나이에 여자라는 본능은 숨길 수가 없다는 말이지."

"그, 그럼.. 도대체 황후가 관심을 가진 남자가.. 누구인지 아는가?"

"허허~ 내가 만약이라 하지 않았는가?"

지크문드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혀를 차며 대답하자 지크라엘의 표정이 구겨지며 반박했다.

"지금 자네의 모습과 말을 들어보면 그게 만약이라고 내가 그냥 넘길 수 있을 것 같은가?"

"끌끌...그렇다면 자네가 직접 알아보도록 하게. 정 뭣하면 황후에게 물어보던가."

"자네! 정말 이러긴가? 궁금해서 잠도 못 잘 것 같네!"

"허허.. 이보게..."

지크문드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무어라 대답하려 할 때였다. 마침 한 병사가 다급하게 달려오며 야영지를 펼친 병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간편한 레더아머를 착용한 병사들인 걸로 보아 잠시 야영지 주변을 탐색하던 정찰조인 것 같았다.

"몬스터들입니다.! 앞쪽에 몬스터 무리들이 떼를 지어 달려오고 있습니다!"

병사의 말에 지크문드가 지크라엘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그리고는 여유롭게 대답했다.

"이런~ 가봐야겠네 지크라엘! 그러니 이 일이 다 끝나고 자네가 직접! 알아보도록 하게! 껄껄! "

"이, 이보게 지크문드!!"

병사의 말에 지크문드는 익살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보인 뒤 병사가 외친 곳으로 향하자 지크라엘이 멍한 눈으로 지크문드를 바라만 봤다. 이내 다른 병사들도 차츰 전투 준비를 하는 것 같았으나 지크라엘은 계속해서 멀어지는 지크문드의 뒤꽁무니만 쫓고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황후와 그 아이가? 허허 나도 참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구만.. 참으로 이상한 상상만 들어 허허...."

그러면서 갑작스레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 자리 잡은 의심이 점차 커지며 어서 빨리 황후를 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 지크라엘이 잔뜩 인상을 구기며 지크문드가 달려간 곳을 향해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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