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회. 최후의 전투】
클루드의 목소리에 멈춰 서던 적군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기분 나쁜 포효를 토해내기 시작했으면 하늘에선 와이번이 날아오르며 포효를 토해낸다.
"저, 전열을 갖추어라! 모두 두려워하지 마라! 적들은 이제 마지막 불꽃이나 다름없다. 수적으로나 각 개인의 능력으로나 우리가 더 위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지크라엘이 다급히 소리치며 병사들을 격려했다. 그럼에 병사들이 각자 자신의 무기를 고쳐잡으며 잔뜩 긴장한 얼굴로 진형을 정비했다.
그러나 잔뜩 끌어올린 기세를 단숨에 지워버리듯 동시에 메세츠데 적들이 차츰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붉은 눈동자가 더욱 붉어졌고 이내 몸이 두 배로 불어난다. 기다란 송곳니도 더욱 날카라로워졌고 손톱도 그러했다. 몬스터들 뿐만 아니었다. 병사들까지 몬스터 화가 되는 듯이 기괴하게 피부가 뭉그러지기 시작했고 평범한 인간의 이빨이 이내 몬스터의 이빨처럼 날카로워졌으며 근육도 몇 배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한 변이 속에 연합군에서 지독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내 지크라엘이 하늘 위에서 스산한 웃음을 토해내고 있는 클루드를 바라보았다.
이리도 몬스터들과 병사들이 변이가 하는 것은 다 클루드의 탓이리라 생각이 들었다. 아니 생각은 이내 확신이 들었다. 그가 아니라면 이러한 현상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끌끌, 뼈와 살 한 점 남기지 않고, 모두 다 먹어 치워라. 만찬을 열어라."
클루드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럼에 적들이 몸을 날려 덮쳐 오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움직임은 조금 전보다 몇 배는 빨라졌고 몇 배나 더 강해졌다. 그럼에 지크라엘이 힘겹게 몬스터의 손톱을 막아내며 소리쳤다.
"두려워하지 마라! 물러서지 마라! 진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완전하게 변이한 몬스터들의 힘은 가히 상상 이상이었고 여기저기서 진형이 무너지는 소리고 들려왔으며 병사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럼에 혼란이 이는 진형의 붕괴는 더욱 가속화되기 시작하자 지크라엘의 얼굴에 이제 짙은 패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이제... 한 걸음인데.."
지크라엘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동시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병사들이 보였으나 그들은 이내 괴수의 송곳니에 찔려 피 분수를 토해내거나 손톱에 몸이 갈가리 찢기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끝이라 생각이 들었다. 이미 패색이 짙어진 연합군은 한낱 종이인형이나 다름이 없었다. 적군의 휘두르는 손톱에 그저 차가운 시체가 될 뿐이었다.
"이럴 수가.."
지크라엘은 생각했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차라리 항복을 했더라면 자존심상하고 구차하게 보일지라도 이 죄 없는 많은 이들이 살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크라엘 피하게!!"
뒤이어 데미아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크라엘이 멍한 눈으로 앞을 보니 자신의 앞에 어느세 거대한 몸집의 괴수가 보였다. 이내 그 괴수는 거대한 발톱을 들어 지크라엘의 앞에 이르렀으나 막을 힘이 나지 않았다. 어차피 막아봤자. 결국, 자신은 죽을 게 뻔하니 말이다.
"지크라엘!!!"
데미아스가 다급하게 소리치며 몸을 날렸다. 지크라엘은 그런 데미아스를 보며 생각했다.
'포기하게.. 친구여.. 우리가 졌네...'
"지크라엘!"
이내 지크라엘의 몸에 괴수의 손톱이 닿으려 할 때였다. 이렇게 모든 것이 끝이라 생각했을 때, 갑작스런 빛이 폭사 되기 시작했다. 이내 그 빛은 짙은 흑연을 단번에 몰아내기 시작했고 변이한 괴수들의 힘을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클루드의 여유로웠던 표정이 험악해지며 기괴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라, 라우엘!! 크윽."
클루드가 놀라 소리쳤다. 그러나 한동안 잠잠했던 루시의 힘이 다시 발동하며 클루드를 괴롭히기 시작하자. 참을 수 없는 고통이 클루드의 머리를 헤집어 놓기 시작했다.
"크윽, 루, 루시페리아! 이 망할 년이! 또 날 괴롭히는 것이냐!"
갑작스런 고통에 클루드가 점차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힘이 멋대로 뿜어져 나오다 사라지길 반복하며 온몸이 불타오르는 듯한 고통까지 느껴졌다. 이내 빛이 더욱 강해지며 고통을 더해가자 클루드가 급히 몸을 날려 그 자리에서 몸을 피했다. 이내 빛이 사그라지고 그 빛 사이로 나온 일행들이 보였다.
"대족장!"
가장 먼저 루드위그가 라그나르를 보며 소리쳤다. 뒤이어 추기경들이 성녀 크리스티나를 바라보며 성호를 그었고 데미아스와 지크문드도 이내 엘레니아와 레이니 그리고 루크를 보며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루크.. 엘레니아.. 레이니! 아니 모두.. 어, 어떻게 이곳으로 온 것이냐?!"
사무엘과 나서스까지 나서서 소리쳤다. 그럼에 루크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버지.. 할아버지, 이 모든 게 신 라우엘님의 능력 덕분이에요!"
"뭐?... 그, 그런.. 이런 조심하거라!"
루크의 말에 사무엘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을 때였다. 강렬한 빛에 의해 힘을 잃었던 적군들이 다시 정신을 차렸는지 급히 빛 사이로 나온 일행들을 향해 송곳니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마치 인간의 몸에 돼지의 머리를 가져다 밖은 듯 혐오감이 이는 모습을 한 몬스터가 거대한 철퇴를 들이밀며 루크를 향해 내려치려 할 때였다. 어디선가 빛이 번뜩이더니 이내 몬스터의 몸이 획 일자로 갈라지며 차디찬 시체로 변해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런 그 앞에 레이니가 피가 뚝뚝 흐르는 레오니르를 들어 보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루크를 지킨 건 레이니의 솜씨로 보였다.
이내 레이니가 루크를 향해 소리쳤다.
"내가 지켜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