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388화 (388/412)

【388회. 전쟁의 끝】

그야 말로 안은 너무나 충격적이라 할 수 있어 어떠한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 모두의 표정엔 놀람을 지나 이제 분노가 실렸고 그 속엔 역겨움과 슬픔이 가득했다. 그렇게 여러 만감이 교차한 그들이 잠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으나 급히 조셉이 진창이 된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문을 읇자 이내 잠시 얼어붙었던 사람들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런... 망할 자식들.."

루드위그가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곤 급히 몸을 날렸다.

"이 개새끼들아!"

뒤이어 지크문드도 마법을 일으켰고 데미아스도 검을 빼 들며 말없이 분노의 찬 몸을 날렸다.

감옥 내부, 그곳은 몬스터들이 인간 여성을 덮침으로 만들어진 번식 장으로 구성 되어 있었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하나같이 팔과 목에 수갑으로 차여 있는 여성을 겁탈하고 있었고 이 신음소리와 악취는 여기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인간목장의 그 자체. 여인들은 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수가 그저 몬스터들의 아이를 잉태하고 낳기 위해 만들어진 성노예의 불과했다.

심지어 한쪽에선 지쳐 쓰러져 있거나 죽어버린 여성의 시체를 겁탈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으며 그런 여성들 사이에 이제 막 태어난 괴수들의 새끼가 나오지도 않은 모유를 빨고 있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럼에 여성들은 이미 정신 줄을 놓고 미쳐 있는 모습이었고 몇몇 여성은 버틸 수 없어 혀를 깨물고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도 보였다.

그러는 와중에도 몬스터들은 본능에 의해 여성들을 겁탈하고 있었다. 그저 커다랗고 흉측한 흉물을 그저 여성의 질 안을 헤집고 본능적으로 정액을 토해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정신이 온전해 보이는 여성들의 눈도 초점이 사라져 있었다. 아무래도 몬스터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아이를 잉태하고 낳았다는 것에 충격이 꽤 큰 것 같았다. 어쩌면 현실을 도피해서라도 버티려는 모습인 것 같았으나 그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죽음을 맞이할 것만 같았다. 그야말로 처참한 지옥도가 따로 없는 곳이었다.

이러한 충격적인 모습에 데미아스와 지크문드 그리고 루드위그는 하나같이 분노에 빠져 몬스터를 시작해 그의 새끼들까지 모두 도륙을 내고 있었다. 그 어떠한 자비심이라곤 볼 수 없이 그들의 검과 도끼 마법이 번뜩일 때마다 갓 태어난 새끼부터 시작해 이 와중에도 여성을 덮치려는 몬스터들을 모두 휩쓸어가기 시작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형체도 남지 않고 완전히 피죽이 되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어찌.. 어찌 이리도 악독할 수가.."

조셉 역시 이러한 충격적인 모습에 연실 기도를 읇으며 신성력을 뿜어내고 있었는데 장난기가 많던 그의 표정엔 오랜만에 분노로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멈춰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의 신성력이 폭사 됨으로 감옥에 가득 차 있던 추잡하고도 암울한 기운들을 밀어내기 시작하며 이내 따듯한 빛으로 감싸 안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감옥 내부엔 몬스터들의 사체로 산을 이루게 되었고 이제야 자유를 되찾은 100여 명이 훨씬 넘어 보이는 여성이 나체가 된 상태에서 그들의 앞에 있었으나 반이 넘게 미쳐 있었고 몇 명은 자유를 되찾음과 함께 혀를 깨 물거나 날카로운 꼬챙이로 자살을 시도 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나마 온전한 정신을 가진 여성들은 지금 데미아스나 다른 이들의 발치 앞에 무릎을 꿇고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제발.. 절 죽여주세요 제발..."

얼마나 힘들었고 충격적인 생활을 이어갔는지 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가 없어 다른 이의 손을 빌려 자살을 하고 싶어 했다. 그런 여인들 와중에는 거이 대부분이 몬스터를 잉태하고 있는 듯 거죽만이 남은 몸에 배만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아무래도 또다시 괴수를 낳을 자신이 없는 것 같았다.

"이..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루드위그가 침울한 표정으로 물어왔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데미아스 그리고 지크문드와 조셉까지 그 누구도 선뜻 결정을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다른 이들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죽여달라는 여인들의 모습에 안타까워하던 조셉이 이내 걸음을 옮겨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그러면서 한 명 한 명씩 기도를 읇어 주자. 그제야 그들의 얼굴에 가득했던 두려움과 슬픔 등 여러 감정들을 잊고 편안한 잠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다른 이들이 의아한 얼굴로 조셉을 바라봤다. 그럼에 조셉이 쉽게 떨어지지 않은 입을 간신히 열어 곤히 잠들어있는 여인들을 보며 말했다.

"이분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게나.. 이 모든 죄는 내가 가져가겠네.."

조셉이 울분을 삼키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럼에 모두가 흠칫 몸을 떨며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조셉이 무릎을 꿇고 다시 라우엘을 향한 기도를 읇기 시작했다.

그런 조셉의 모습에 루드위그가 지크문드와 데미아스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묻자 데미아스가 이내 검을 빼 들고 앞으로 나섰다.

"저, 정말... 죽이시려는 겁니까."

"그러는 게 나을지도 모르네... 저들의 배를 보게... 이미 몬스터들의 아이를 잉태하고 있어... 다시 잠에서 깨어난다 해도... 버티지 못할 거야.. 지금 추기경님의 힘으로 잠들어 있을 때. 고통 없이 보내주는 것이. 우리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호의가 될 걸세.."

"...이런."

루드위그가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무래도 이 가녀린 여인들을 죽이기에는 무언가 꺼림칙했다. 그때였다. 잠시 기도를 읇던 조셉이 나지막이 중얼거림이 루드위그에 귀에 들려왔다.

"신이시여 이 죄는 제가 혼자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평안한 안식을.."

마지막 조셉의 기도문을 끝으로 데미아스의 검이 날카로운 예기를 뿜어내며 번뜩이기 시작했다. 그럼에 조셉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 일은.. 우리들만의 비밀로 가져가게. 그리고 추기경,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다함께 이 죄를 나눠 갇겠네.."

지크문드가 마지막 여인을 고통 없이 보냄을 끝으로 말을 했다.

이내 모든 것을 끝낸 넷이 천천히 지하 밖으로 나섰다. 들어왔을 때 비해 조셉을 비롯해 다른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초췌하게 보였다. 아무래도 심적으로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 그런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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