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405화 (405/412)

【405회. 전쟁의 끝】

루미에르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그녀로서는 너무나 오랜만에 푼 성욕으로 그동안 자위로도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잔뜩 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 자신 역시 절제를 하지 못했으니 루크랑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녀 역시 성욕에 결국 굴복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점은 그와 관계를 나누면서 한 사람의 어머니나 한 나라의 황후로서가 아닌 한 사람의 여자로서 느낄 수 있었다는게 이 멈출 수 없는 정사를 더욱 격양시켰던 것 같았다. 그럼에 몸은 무척이나 지쳤으나 마음만큼은 너무나 행복하고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암.. 조금이라도 잘 가요?"

루크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며 묻자 루미에르가 루크의 품에 꼭 안겨온다. 그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루크도 그렇고 루미에르도 피곤한 것 같았다. 더이상 정신을 유지하기에는 쏟아지는 수마를 이겨낼 수가 없어 보였다. 이내 둘은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눈을 감아 냈다. 축축하게 젖은 침대보 코를 찌르는 듯한 정액 내음에도 괘념치 않은 듯 서서히 수마에 빠지기 시작한 둘의 모습에 루크가 잠결이 쏟아지는 목소리로 루미에르의 귓가에 속삭였다.

"사랑해요..."

"나도... 고마워 루크.."

서서히 낮아지는 목소리 이내 완전히 잠든 듯 새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루미에르는 잠시 눈을 떠 그런 루크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사랑해.."

루미에르가 조심스럽게 루크의 입에 입술을 맞추자 이내 눈을 감자 금세 수마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둘은 곤히 잠들어 길었던 밤에 끝자락에 이르렀다.

☆ ☆ ☆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간다. 어느새 봄이 왔다가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했더니 어느 순간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온다. 푸르던 나무에서 잎이 떨어지고 해가 짧아짐과 동시에 어느 순간 또 눈이 내리기 시작하며 세상이 하얀 도화지가 되어 갔다. 그러면서도 다시 눈이 녹고 넓은 대지 위에 새싹이 자라날 무렵이었다. 1년여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아스란 가에서도 이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른 새벽녘, 서서히 해가 떠오름에 세상이 푸르스름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을 때였다. 아직 대지의 모든 생물들이 한창 잠에 빠져 있을 시간에 루크의 방안만큼은 아직 후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면 새 생명들의 싹이 깨어나고 있을 때였다.

"하아.. 하아."

"하읏...하응! 가, 가.. 또. .하으읏."

지칠대로 지친 루크가 숨을 헐떡이며 소리쳤다. 그런 그의 아래 루크를 보며 몸을 나체가 된 상태에 레이니가 루크와 함께 숨을 헐떡이고 있자 루크의 피스톤 질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읏!! 하아!"

덩달아 가쁘게 헐떡이는 레이니의 교성은 이내 길게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루크 역시 순간 분신에서부터 무언가 훅 빠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하얀 정액이 그녀의 음부를 가득 채워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이제, 이젠 정말 지쳤어요."

루크가 옆으로 쓰러지며 속삭였다. 그럼에 레이니도 동의하는지 지친 숨을 힘겹게 고르며 숨을 헐떡였으나 그 옆에 있는 다른 여인들은 아직 만족스럽지 않은 듯했다. 어느샌가 지쳐 쓰러진 루크의 아래에 엘레니아가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분신을 핥아 내기 시작했다. 이제는 꽤나 능숙해진 펠라에 그녀의 혀가 귀두 부분을 혀로 휘감겨 오며 정액을 닦아낸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손이 루크의 음낭을 자극했고 이내 말랑한 혀가 루크의 약점을 노려 뿌리까지 키스 마크를 남긴다.

"전에 우리만 놔두고 루미에르 언니랑 즐긴 사람이 누군데? 이대로 끝낼 것 같아?"

분신을 한차례 핥던 엘레니아가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루크가 움찔거리는 자극을 참아내며 소리쳤다.

"이제 벌써 1년 전이에요... 그, 흐읍!... 그만 잊을 때도 되지 않았어요?"

도중도중 스파크가 튀듯 다가오는 자극에 루크가 잠시 헛바람을 삼키며 말을 했다. 그러나 대답은 엘레니아가 아닌 다른 이에게서부터 들려왔다.

"후후훗! 그때 말했지? 10년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이야."

"맞아요!"

이어서 안느란테까지 기력을 되찾았는지 루크에게 달라붙어 소리친다. 동시에 그녀도 루크의 아래로 내려가 엘레니아와 함께 분신을 핥기 시작하자. 자극이 두 배로 느껴지며 결국 기운을 잃었던 분신이 다시 기세를 회복했다.

"그, 그게.. 저도 어쩔 수가 후우.. 없.. 없었다니까요.."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듯 분신에서부터 느껴지는 자극에 루크가 인상을 찡그리며 소리쳤다. 이내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자 푸르스름한 기운이 물씬 풍긴 게 결국 오늘도 잠을 못 잘 것 같다.

이 모든 게 1년 전 루미에르와 함께 밤을 지새웠던 일 때문이었다. 그날은 결국 새벽까지 루미에르와 미친 듯이 정사를 나누고 결국 새벽녘에 잠들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깨어나 보니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깨어났고 루미에르 역시 늦게 일어나 허겁지겁 준비를 하다 같은 방에서 나오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들켰던 일이 떠올랐다. 물론 그 옆에는 루미에르가 돌아오지 않아 같이 찾으러 다니던 세이실과 지크라엘도 함께였고 말이다.

루크는 그때의 일이 생각나니 절로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얼마나 당황하고 부끄러웠던지 1년도 더 된 일이지만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부끄러워 이불을 걷어찰 때도 있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루미에르와 루크의 흐트러진 모습, 게다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키스를 했는지 목이며 몸에 남게 된 서로의 키스 마크까지 시작해 참으로 몸 둘 곳이 없어 쥐구멍에라도 피하고 싶었던 날이었다.

결국 그러한 모습을 본 다른 이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험악해졌고 그들의 잔소리를 정말 몇 달간 아니 이젠 해가 바뀌었으니 1년간은 고스란히 들은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도 결국 그 얘기를 꺼내는 이들을 보며 그날 얼마나 화가 나 있었는지 말해준다. 그때 레이니의 얼굴이 떠오르니 루크가 몸을 흠칫 떨었다. 벨리알이 살아 돌아온다 해도 그런 표정은 짓지 않았을 것이다. 뒤이어 엘레니아와 로제스 그리고 에이리스의 차가운 시선과 안느란테의 실망이 가득한 표정은 다신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이 모든 게 다 너 때문이지. 그리고 하필이면 가장 먼저 루미에르 언니가 애를 배었으니까."

물론 질내사정에 의한 책임을 생각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이젠 거리낌 없이 사정을 하면 질내사정을 했으나.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몸에 이상이 있었는지 애가 생기지 않아 임신을 한다는 것을 깊게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임신에 대한 걱정을 했으나 아마 시간이 지남에따라 서서히 사그라들었지 않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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