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링커 유물의 주인을 찾아드립니다-44화 (44/300)

44화

도윤이 정민아와 함께 런던에 도착한 날이 하필이면 12월 23일이었다. 덕분에 일부러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를 최서라와 함께 보낼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정민아를 대동한 채 나흘 동안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즐겼다. 최서라는 아직 집이 엉망이 된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도윤 또한 며칠 후면 ‘트루쓰 앤 밸류’의 생방송 준비를 위해 LA로 가야 했다. 두 사람 모두 마음이 편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짧은 시간을 최대한 즐기기 위해 애썼다.

그 사이에 한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도윤은 예정보다 한국을 일찍 떠나는 바람에 자신이 나오는 본선 1회전 방송을 끝내 보지 못했다. 한국에서 쇼가 방송되는 날이 하필 그가 런던으로 떠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근데 그 방송이 한국에서 엄청난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기자들한테서 너 찾는 전화가 엄청나게 오고 있어. 사무실 전화도 불이 나서 일을 제대로 못할 지경이다. 좀 살살하지 그랬냐.”

런던에 도착한 다음날, 서연희가 전화를 걸어 한국의 상황을 알렸다. 입으로는 불평을 하는 것 같았지만 그 사이에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스며있었다.

“엄마가 보기엔 어땠어요?”

“글쎄다. 전 세계에서 선발된 감정가들이라고 해서 긴장하면서 봤는데, 생각보다 별거 없더라. 하긴 그 사람들이 운이 없는 거지. 하필 너하고 붙을 게 뭐냐.”

우리 엄마도 아들 바보 다 되셨네.

서연희는 아들의 신안을 믿는 것 같았지만 도윤이 보기에는 폴리니나 할리나 역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만약 그가 신안에만 의존해서 그림을 감정했다면 다른 참가자들을 압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충실히 배경 지식을 공부하고 수많은 미술관들을 찾아다니며 화가들의 화풍을 연구한 덕이 컸다.

석훈도 전화를 걸었다.

“도대체 미국에서 뭘 한 거요? 인터넷에서 형 이름이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했어요. 하여튼 예전부터 보면 은근히 연예인 기질이 있어. 애들 데리고 너무 그러지 말고 좀 살살하쇼.”

“야 인마. 애들이라니. 그 사람들 한 명 빼고는 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

“어른이 나이 가지고 위아래 가리나? 실력이 모자라면 그냥 애지. 그건 그렇고 민아는 잘 지내요? 사람이 말이야, 도착했으면 곧바로 연락을 해야 할 거 아뇨.”

“정민아 씨가 잘 도착했다고 전화 안 했어?”

“…….”

너도 참 어렵게 산다.

석훈의 말을 듣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진짜로 이도윤이라는 이름이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1등이라고 하더니 그 사이에 순위가 조금 내려간 모양이다.

본래 미술품 감정이라는 게 노래나 춤, 패션 디자인이나 요리 솜씨 등을 겨루는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비해서는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INB에서도 ‘트루쓰 앤 밸류’를 기획하면서 어떻게 하면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다른 곳은 몰라도 한국에서만은 본선 1회전 방송이 나가자마자 그야말로 대박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반응이 빵 터졌다. 판권을 사들이고 나서도 손해를 보는 게 아닐까 싶어 고심하던 한국의 KTV는 방송이 나간 다음날 곧바로 모든 광고를 완판했다. 새우나 잡아볼까 해서 던진 그물에 고래가 걸려든 것이다.

도윤 본인보다도 ‘트루쓰 앤 밸류’에 관심이 많았던 최서라도 인터넷을 뒤져가며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악성 댓글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에 저렇게 대단한 감정가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지린다. 여자 옷깃의 레이스가 언제 이탈리아에 수입된 건지 도대체 어떻게 안 거야?

―내가 가르쳐 줬음

―너 내가 그렇게 가르쳤냐?

―미켈란젤로는 알겠는데 마사초는 누구야? 유명한 화가야?

―삼국지의 마초 동생 마사초. 그 집안이 원래 그림을 잘 그렸어.

―아재 개그 오지고요. 솔직히 난 미켈란젤로하고 다빈치도 구분이 안 됨.

―근데 한국 사람이 서양화를 저렇게 잘 감정해서 뭐해? 하려면 동양화를 감정해야지.

―그럼 너는 한식만 먹겠네. 햄버거나 초밥은 먹어본 적이 없지?

―나 미대 나온 여잔데, 솔직히 인간의 능력이 아니더라. 방송 보면서 감탄, 또 감탄.

―사람들이 순진하기는. 저거 다 구라야. 짜고 치는 거라고. 한국 놈이 서양화를 저렇게 잘 안다는 게 솔직히 말이 돼?

니 인생이 구라다. 최서라는 맹렬하게 자판을 두들기다 간신이 이성을 수습하고 손가락을 멈췄다. 내가 요즘 확실히 정서가 많이 불안하구나.

입시 정책 탓인지, 한국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승부를 겨루는 프로그램에 유난히 열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전 세계의 감정가들을 모아놓고 실력을 겨루는 쇼 프로그램에 한국인이 지명 참가자로 초대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그런데 도윤이 본선 1회전부터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며 1등을 차지하자 반응이 폭발했다.

“최종 우승까지 차지하면 완전히 스타가 되겠어요.”

최서라의 말에 도윤은 어깨를 으쓱했다.

“제가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스타가 되면 뭐해요? 그래봤자 미술 감정가인데.”

“뭐하긴요? 최소한 그림 한 점 감정해 줄 때마다 받는 감정료는 올라갈 걸요?”

그건 확실히 메리트가 있는 얘기지. 사실 도윤이 ‘트루스 앤 밸류’ 참가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곧 몸값으로 환산되는 세상이었다.

도윤은 런던에 도착한 지 나흘 만에 다시 LA행 비행기를 탔다. 최서라와 정민아가 이번에는 공항까지 그를 배웅했다. 세 사람이 공항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던 도중, 정민아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그때 최서라가 휴대폰을 꺼냈다.

“이거 좀 잠시 봐 주실래요?”

최서라는 휴대폰에 안트로포프의 목걸이 사진을 띄워서 도윤에게 건넸다. 물건은 이미 팔았지만 수선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어두었었다. 도윤은 화면을 밀어가며 사진을 살피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안트로포프의 작품인 것 같은데요? 18세기에 활동한 러시아의 화가이지만 귀금속 세공품도 여러 점 남긴 걸로 알고 있어요. 디자인이 그 사람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해요.”

역시. 최서라의 추측대로 도윤은 금세 물건을 알아봤다.

“포토벨로 시장에 구경 갔다가 우연히 손에 넣었어요. 펜턴트가 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거 로켓이에요. 뚜껑을 열고 안에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게 되어 있더라고요.”

“특이하네요. 이거 아직 가지고 있어요?”

“아뇨. 수선을 마친 뒤에 고모한테 선물할까 했었는데, 어떤 사람이 12만 파운드에 사갔어요.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이라고 하더라고요. 오천오백 파운드에 산 거였는데 대박이죠? 덕분에 이번에 집을 얻고 정민아 씨 급여를 주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도윤이 최서라의 눈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그녀가 단지 돈을 벌었다는 걸 자랑하고 싶어서 사진을 보여준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최서라는 순간 도둑이 들어서 집안을 온통 뒤집어놨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얼른 혀를 깨물고 말을 삼켰다.

사실 경찰이 자신도 모르게 불법적인 물건의 거래에 연루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게 바로 안토프로프의 목걸이였다. 도둑은 혹시 그 목걸이를 찾기 위해 자신의 집을 뒤진 건 아니었을까? 결과적으로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거였지만 최서라는 그 문제에 대해 누군가와 의논하고 싶었다. 그래서 도윤에게 불쑥 목걸이 사진을 보여준 것이었는데, 막상 입을 열려고 하자 역시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민아가 돌아오고 비행기 출발 시간이 다가왔다. 도윤이 출국장에 들어가려고 할 때 최서라가 슬며시 그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일부러 찾아와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덕분에 큰 도움이 됐어요.”

도윤은 최서라가 정민아를 데려다 준 것을 얘기하는지 알았다. 물론 그것도 포함되기는 했지만 그녀가 그토록 감사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도윤은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그의 런던 체류는 최서라로 하여금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솔직히 서라 씨한테 묻고 싶은 게 많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갈게요. 정민아 씨는 실력 있는 경호원이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옆에서 떨어지지 마세요.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고요.”

도윤은 최서라의 손을 꼭 잡아주고 런던을 떠났다. 이틀 전이 크리스마스였다. 다행히 이번에는 도윤이 있어서 그다지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내년 크리스마스는 어떨까?

* * *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우디 가문의 아랍 왕국’이라는 뜻이다. 나라 이름 자체에 대놓고 왕가의 성을 내건 것이다. 전제왕정 국가이기 때문에 의회가 아예 존재하지 않고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왕이 직접 국가를 통치한다. 당연히 각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관료들 역시 대부분 왕가의 일원이다. 그러다보니 정치권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중심가에는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이슬람식 백색 저택이 하나 있다. 왕궁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왕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이 사는 곳. 현 국왕의 둘째 동생인 이브라힘 파티흐 알 사우드의 집이다.

사우디에서는 왕이 죽을 경우 자식이 아니라 형제에게 왕위가 계승된다. 이브라힘은 왕위 계승 서열 2위의 막강한 권력 실세임에도 불구하고 행정부의 요직을 차지하지 않았다. 대신 사우디 최대의 석유 회사인 아람코의 회장으로서 자신의 막대한 부를 이용해서 세계 경매 시장의 큰손으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나타내고 있었다.

“그 자식이 백만 달러를 요구한다고? 그깟 종이 쪼가리 하나에?”

이브라힘의 목소리가 거칠어지자 압둘이 즉각 허리를 숙였다. 압둘 바시트 알 하쉬르. 이브라힘의 비서실장이자 영국의 카심을 비롯한 전 세계 비밀 요원들을 총 지휘하는 자였다.

“불쾌하시다면 꼭 돈을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매뉴얼만 뺏고 처리해 버릴까요?”

압둘의 목소리에 스산한 살기가 스며들었다. 이브라힘은 얼굴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방의 양아치 같은 행동을 그냥 받아줘야 한다는 사실이 기분을 언짢게 했다. 한참 동안 턱을 괴고 고민하던 그는 결국 고개를 저었다.

“고작 백만 달러 때문에 쓸데없는 문제를 일으킬 필요는 없어. 그냥 줘.”

“하지만 그 자가 매뉴얼이 우리 손으로 넘어갔다는 소문을 퍼트릴 위험이 있습니다. 역시 깨끗하게 처리하는 쪽이…….”

이브라힘이 코웃음을 치며 실소를 터트렸다.

“위험? 그게 무슨 위험이 되는데? 소문이 퍼지면 매뉴얼을 뺏겠다고 누군가 우리 집으로 쳐들어올까 봐? 정말 그런 미친놈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차라리 소문이 퍼지는 게 좋아. 그래야 다니엘 로스차일드도 우리가 하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 아냐. 어차피 매뉴얼을 얻더라도 그 자와 협상을 해야 돼.”

이브라힘의 입에서 다니엘 로스차일드라는 이름이 나왔다. 런던 크리스티에서 드레스너 사장으로부터 파베르제의 달걀을 사간 바로 그 인물이었다.

“그럼 일단 매뉴얼을 확실하게 손에 넣는 쪽으로 일을 진행시키겠습니다.”

그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이브라힘이 갑자기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애초에 조금만 서둘렀으면 파베르제의 달걀이 우리 손에 들어왔을 거야. 그러면 다니엘 그자와 협상을 하려고 골치를 썩일 필요도 없었을 거고. 그게 아니면 안트로포프의 목걸이라도 일찌감치 찾아내던가. 매뉴얼이 빠진 빈껍데기를 찾겠다고 런던에서 한 바탕 난리를 쳤다며? 요즘 자네가 하는 일이 자꾸 한 박자씩 늦는다는 생각이 안 들어?”

“죄송합니다.”

이브라힘은 부드럽고 온화한 사람이다. 적어도 외부에 비친 그의 이미지는 그랬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내면을 아는 소수의 사람들은 이브라힘의 눈꼬리가 한 번씩 치켜 올라갈 때마다 누군가의 목숨이 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었지만 압둘은 그냥 입을 다물었다. 이브라힘 왕세제와 그는 절대로 서로를 배반하거나 해치지 않기로 맹세한 사이다. 알라의 이름을 걸었다. 그것이 그로 하여금 수많은 왕가의 일원 가운데 이브라힘 왕세제를 선택하게 만든 이유였다. 그러나 일을 하다보면 가끔씩 알라도 자신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할 거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그건 그렇고 링커를 찾는 건 어떻게 됐어? 링커가 없으면 라스푸친의 목걸이를 찾아봤자 소용없다는 거 알지? 진척이 좀 있나?”

아마 도윤이 이브라힘의 말을 들었다면 기겁을 했을 것이다. 링커는 그가 자신의 능력을 지칭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용어였는데, 그 말이 전혀 엉뚱한 사람의 입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그 자신은 전혀 몰랐지만 링커라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극소수의 몇몇 인물들 사이에서 비밀스럽게 쓰이고 있었다.

질문의 내용이 바뀌자 압둘의 얼굴이 더욱 난감하게 변했다.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자네 요즘 죄송하다는 말이 너무 입에 붙은 거 같아?”

“가능성이 있는 자는 몇 명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조금 더 확인을 해야 합니다.”

이브라힘이 의자 등받이에서 몸을 뗐다.

“가능성이 있는 자? 그게 누군데?”

“미국에서 ‘트루쓰 앤 밸류’라는 쇼 프로그램을 제작 중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방송에서 거기 참가자인 리치오 폴리니라는 자가 아우라를 볼 수 있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아우라를 볼 수 있다고? 정말이야?”

“아직은 본인의 주장일 뿐입니다. 정확한 건 확인을 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발견한 사람이 몇 명 있다고 했잖아? 나머지는 누구야?”

“미국에 있는 현지 요원에게 연락해서 이미 제작된 ‘트루쓰 앤 밸류’의 방송 내용을 알아보게 했습니다. 예선전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네 번의 본선이 있었는데, 출연 중인 자들 가운데 진위 감정에서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은 참가자들이 두 명 더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게릭 올슨과 한국의 이도윤이라는 자입니다. 그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이브라힘이 다시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마치 중얼거리듯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링커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바로 어떤 형태로든 사물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아트 딜러나 감정가들에게 주목하는 거고.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자가 발견되면 철저히 조사해. 링커만 확보하면 내 필생의 소원이 절반은 이루어진 거나 마찬가지니까. 알겠지?”

“명심하겠습니다.”

그제야 눈을 뜬 이브라힘이 또 다시 화제를 바꿨다.

“그나저나 이클립스 건은 잘 진행되고 있는 거지? 매뉴얼을 손에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그 일이 더 중요해. 확실하게 폭파시켜야 된다고.”

압둘은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이건 그로서도 정말 말리고 싶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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