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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커 유물의 주인을 찾아드립니다-58화 (58/300)

58화

‘이게 한국으로 가면 국보가 하나 더 늘겠군.’

그림을 보는 순간 저절로 든 생각이었다. 겸재 정선의 그림 중에는 이미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가 국보로 지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도윤이 보기에 권춘강이 꺼낸 그림 역시 앞의 두 작품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걸작이었다.

전체적인 화풍과 종이의 재질. 그림 왼쪽에 적은 짤막한 글귀와 서명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겸재의 필체. 그리고 붉은 빛이 선명한 낙관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그림이 정선의 진작임을 나타내는 증거들이었다. 서명 위에 ‘무진(戊辰)’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인왕제색도를 그리기 3년 전인 1748년에 완성한 작품인 듯했다.

‘도대체 이걸 어디서 구한 거지? 설마 남의 걸 협박해서 뺏은 건 아니겠지? 그럼 나중에 골치 아픈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도윤은 대충 감정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장갑과 마스크를 끼고 미리 준비한 돋보기까지 꺼내 들었다. 그가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그림을 꼼꼼하게 살피는 동안, 권춘강은 착 가라앉은 눈빛으로 묵묵히 감정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도윤은 스마트 폰까지 꺼내서 그림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했다. 제대로 된 디지털 카메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 폰의 카메라도 해상도가 제법 높은 편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도윤이 그림 위로 구부렸던 몸을 세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겸재 정선의 그림이 확실하군요. 덕분에 좋은 작품을 구경했습니다.”

그제야 권춘강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잠시 맺혔다가 사라졌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그 역시 자신의 그림이 진품인지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진짜라니 다행이군. 그럼 이제 한국 입국 금지 문제도 해결되는 건가?”

“글쎄요. 그건 제 소관이 아니라서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단지 그림의 진위를 확인하러 온 거니까요.”

“일이 잘 안 풀릴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리는군.”

“그건 아닙니다. 저는 정부 관리가 아니라 그림을 감정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감정이 끝났으니 제가 보고 확인한 그대로 저쪽에 전하겠습니다. 그럼 한국에서 나머지 문제를 판단해서 선생님께 연락할 겁니다.”

권춘강이 입을 다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저 노인은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걸까? 일본에서 태어나 평생 여기서 살았으니 수구초심으로 보기도 어렵다. 만약 그가 이 그림을 한국 정부에 넘기지 않고 시장에 내놓는다면 여생을 편히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도윤이 감정한 그림은 설사 국보로 지정되지 못한다고 해도 최소한 10억에 가까운 시장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일본에서 팔아도 아마 그보다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한국 현대 서양화가의 그림 중에는 수십억에 팔리는 것들도 적지 않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국보급 화가인 정선의 그림 시세는 지나치게 낮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정선쯤 되니까 그 정도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지, 다른 화가들의 경우에는 사정이 더욱 나빴다. 실제로 정선의 그림조차도 지금까지 가장 비싸게 거래된 가격이 7억이었다.

한국화 시장은 벌써 수십 년째 바닥으로 추락한 상태에서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풍속화로 유명한 김홍도는 물론이고 김득신, 변관식, 이상범 등 한국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름을 아는 대가들의 그림도 가장 비싼 경매 낙찰가가 2, 3억대에 머물고 있었다. 작은 작품들은 몇 백만에서 몇 천만 원에 팔리는 경우도 흔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값싼 동양화가 대거 쏟아져 들어오면서 사정이 더욱 열악해졌다. 현역 화가들 가운데 그나마 이름 좀 있다는 사람들의 경우 서양화 20호에 해당하는 반절 크기의 작품들이 고작 수십만 원에 거래되는 실정이다. 이 정도 그림들은 1980년대만 해도 수백만 원에 팔렸었다. 한 마디로 한국화 그려서는 더 이상 밥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실례지만 이 그림을 어떻게 구하셨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도윤은 그냥 일어설까 하다가 혹시나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권춘강이 피식 웃더니 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왜? 어디서 훔치기라도 했을까봐?”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했을 리가 있겠습니까? 워낙 귀한 그림이라 출처가 궁금해서 여쭤봤을 뿐입니다. 감정가의 버릇 같은 거지요.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도윤이 정중히 사과하자 권춘강이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됐어. 전직 야쿠자가 문화재를 가지고 있으니 이상하기도 하겠지. 친구가 준 거야.”

“친구라고요?”

“자기 아버지 때부터 지금까지 이대 째 골동품 가게를 하고 있는 일본인 친구야. 고등학교 동창인데 이십 몇 년 전에 질이 안 좋은 녀석들한테 가게를 내놓으라고 협박을 당했지. 그걸 해결해줬더니 고맙다며 주더군.”

“그 분은 이 그림이 겸재의 걸작이라는 걸 알았습니까?”

“아마 몰랐을 거야. 그렇게 귀한 물건인 줄 알았다면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선뜻 줬겠어? 원래 물건 보는 눈이 좋지 않은 녀석이야. 고등학교 졸업하고 딱히 할 일이 없으니까 아버지가 하던 가게를 그냥 물려받은 거지. 그래도 아직까지 가게 문을 닫지 않은 걸 보니 아주 맹탕은 아닌 모양이지만.”

“일본의 무명 화가가 그린 걸로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건 아니야. 자기 아버지한테 들었는데 조선 사람이 그린 거라고 하더라고.”

“처음부터 조선 화가의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고요?”

“그래. 그 친구 선친께서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내가 재일 한국인이니까 이왕이면 고향 사람의 그림을 선물로 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거지. 나도 받아서 방에다 걸어만 놨지 무슨 그림인지 관심도 없었어.”

“그럼 선생님은 저 그림이 겸재의 수묵화라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수묵환지 뭔지 그런 건 모르고, 작년 가을에 TV를 보는데 조선 시대 화가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하더라고. 그때 나왔던 그림 중에 내가 가진 것하고 비슷해 보이는 게 있는 거야. 그래서 혹시나 하고 고베에서 제일 큰 미술상에 가지고 가봤지. 그랬더니 슬쩍 훑어보고는 대뜸 가짜래. 그러면서 웃기는 게 십만 엔 줄 테니까 팔라는 거야. 미친 놈.”

“가짜 그림을 십만 엔이나 준다고 했단 말입니까?”

“자네가 생각해도 황당하지? 별 웃기는 놈들이 다 있다 싶어서 아무 말 않고 그림을 도로 가지고 나왔어. 그 뒤로도 지금까지 그 미술상에서 심심하면 전화가 와. 돈을 더 줄 테니까 그림을 팔라고. 그래서 나도 이게 진짠가 싶어서 사진을 찍어 한국 영사관에 보냈어. 이 그림을 기증하면 입국 금지를 풀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그 뒤로는 어떻게 일이 진행됐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누군가 사진을 전문가에게 보여준 결과 겸재의 진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대답을 들었겠지. 그 얘기가 입국 금지 해제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법무부 장관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다시 그 차장 검사라는 양반을 통해 조명근에게 총대가 지워졌을 것이다. 조명근은 당연히 도윤에게 확인을 부탁한 거고.

‘그래도 대한민국 공무원들 많이 발전했네. 그냥 실무자 선에서 깔아뭉개지 않고 장관한테까지 보고를 올린 걸 보면.’

다시 생각해 보니 도윤에게 사례비로 오백만 원이나 지불한 주체가 법무부나 검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 그래도 설마 명근이 형이 사비를 털지는 않았겠지. 검사가 무슨 돈이 있다고.

도윤이 일의 흐름을 머릿속으로 짚고 있는데, 계속 잠잠하던 석훈이 불쑥 입을 열었다.

“그런데 권 선생님. 이 그림을 선물했다는 친구 분 가게는 어디 있나요?”

권춘강이 녀석의 의도를 짐작하고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가보려고? 혹시 이런 게 또 있을까봐?”

“에이, 그런 건 아니고요. 이왕 고베까지 왔으니까 기념품이나 몇 개 사가면 좋지 않습니까? 이왕 살 거면 그래도 친구 분 가게에서 사는 게 더 좋고요.”

아이고, 이 얄팍한 자식아. 내가 봐도 속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데 산전수전 다 겪은 양반이 네 속을 모를까. 하지만 권춘강은 피식 웃더니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감정도 다 끝난 것 같으니 그만 자리에서들 일어나지? 그 놈 가게가 여기서 멀지 않으니까 잠시 산책 겸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권춘강은 그림을 도로 말아서 통 안에 집어넣더니 식탁 옆에 세워 놨다. 귀한 물건을 저렇게 함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아 도윤이 그를 말리려 했다. 하지만 이미 현관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권춘강이 두 사람을 재촉했다.

“젊은 사람들이 동작이 굼뜨네? 얼른 신발 신어.”

도윤은 식탁 옆에 세워진 통을 힐끔 쳐다보고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집을 나섰다. 아, 안석훈 이 자식.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해 가지고.

* * *

권춘강의 친구인 아오키 고스케의 골동품 가게는 정말로 멀지 않았다. 그의 집을 나와 이십 분쯤 걸었을까? 이차선 도로 한쪽에 ‘골동품’이라는 한자와 ‘안티크’에 해당하는 가타카나가 쓰여 있는 간판을 단 가게 하나가 나타났다.

“어이, 고스케. 나 왔다.”

권춘강이 가게 문을 열면서 큰소리로 외치자 여러 가지 잡동사니 사이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던 노인 하나가 엉거주춤 몸을 일으켰다. 코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안경과 한 손에 들고 있는 책으로 보아 독서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조용조용히 얘기해라. 머리가 허연 놈이 새삼스럽게 회춘한 것도 아니고.”

가볍게 친구를 타박하던 그의 눈이 권춘강 옆에 서 있는 도윤과 석훈에게로 향했다.

“야쿠자 그만 뒀다더니 똘마니를 새로 들인 거냐? 저 친구들은 누구야?”

말에 거침이 없는 걸 보니 권춘강과는 확실히 허물없는 친구 사이가 분명했다. 똘마니라는 말에 권춘강이 껄껄대고 웃으면서 두 사람을 소개했다.

“한국에서 온 손님들이다. 똘마니가 아니라 그림 감정하는 분들이야. 예전에 네가 나한테 선물했던 조선 그림 있지? 그게 진짜인지 확인해주려고 오셨어.”

“그거? 저번에 큰 미술상에 들고 갔더니 가짜라고 했다면서? 다시 감정한 거야?”

“그 사기꾼 같은 놈들 얘기를 어떻게 믿어? 이분들한테 보여줬더니 진품이 맞대. 내가 그랬잖아. 진짜일 거라고. 안 그러면 그 놈들이 툭하면 전화해서 팔라고 하겠어?”

아오키 노인이 안경 너머로 도윤과 석훈을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하네. 그렇게 말하니까 한 명은 확실히 감정가처럼 보이기도 해. 하지만 다른 하나는 아무리 봐도 야쿠자 쪽에 더 가까운 거 같은데? 정말 감정사야?”

도윤이 부드럽게 웃으며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골동품뿐만이 아니라 사람 보는 눈도 좋으시네요. 저는 감정가가 맞지만 옆에 있는 친구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야쿠자는 아니고, 경호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의 입에서 유창한 일본어가 튀어나오자 아오키는 물론이고 권춘강까지 깜짝 놀랐다.

“자네 일본어를 아주 잘 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굳이 내가 따라올 필요가 없었겠어. 그냥 가게만 알려줘도 됐을 텐데.”

그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도윤을 쳐다봤다. 하긴 세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한국어로만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 권춘강은 도윤이 이렇게까지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때 석훈이 도윤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형. 지금 저 영감님이 내 욕 한 거 아니에요? 날 보는 눈초리가 이상한데?”

“욕은 무슨? 체격 좋고 튼튼하게 생겼다고 칭찬하셨어.”

“행여 그랬겠네. 사람을 바보로 아나? 아무튼 그건 됐고, 저 영감님한테 한국으로 돌아갈 때 가지고 갈만한 좋은 골동품이 있는지 한 번 물어봐 주세요. 돈이 별로 없으니까 되도록 싼 물건이면 좋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도윤이 기가 막혀 석훈의 뻔뻔한 얼굴을 쳐다보는 사이, 옆에서 듣고 있던 권춘강이 먼저 말을 옮겨버렸다.

“이봐, 아오키. 이 젊은 친구가 돈은 별로 없지만 한국에 가서 비싸게 팔 수 있는 물건으로 하나 골라 달래. 오래 되고, 싸고, 그러면서도 좋은 물건 없어?”

아오키가 석훈을 쳐다보더니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오래되고, 싸고, 좋은 물건이라고? 차라리 예쁘고 착하고 돈 잘 버는 마누라를 얻어달라고 하지. 그런 게 있으면 내가 사고 싶다.”

아오키의 표정이 좋지 않은 걸 본 석훈이 도윤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형. 저 할아버지가 날 보는 눈이 더 안 좋아졌어요. 도대체 왜 저러는 거예요?”

“여기는 골동품 가게지 로또를 파는 가게가 아니란다.”

도윤이 대충 요점을 찔러주자 석훈이 쳇 하고 혀를 찼다.

“에이, 참 생긴 것처럼 깐깐한 영감님이네. 그러지 말고 좋은 걸로 하나 보여 달라고 해 보세요. 정선까지는 아니라도 김홍도라든가 신윤복 같은 거 없대요?”

어이구, 이 화상아. 차라리 복권을 긁지. 그때 석훈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아오키가 혀를 끌끌 차더니 두 사람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춘강이 저 친구가 데리고 왔으니 그냥 보낼 수는 없고, 오래되고 싸고 좋은 물건이 우리 가게에 딱 하나 있기는 해. 팔 물건은 아니지만 보여줄 테니까 따라와 봐.”

어라? 정말로 그런 게 있어? 도윤이 석훈을 끌고 얼른 노인을 따라갔다. 아오키가 세 사람을 데리고 간 곳은 가게 안쪽에 있는 내실이었다. 진열장 사이로 난 작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지만 나름대로 정갈하게 꾸민 거실이 나타났다.

“어?”

거실에 들어서는 순간, 도윤은 신발을 벗다가 하마터면 자빠질 뻔했다. 다행히 얼른 고개를 숙이면서 손바닥으로 입을 가린 덕분인지 아오키 씨는 그가 당황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노인은 거실 한쪽에 붙어있는 작은 부엌으로 가더니 태연한 표정으로 전기 포트에 물을 담아 스위치를 눌렀다.

“춘강이를 도와주려고 왔다니까 다른 건 줄 게 없고 차나 한 잔씩들 마시고 가. 아참.”

수납장에서 차 봉지를 꺼내던 아오키 씨가 거실 한쪽 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오래되고 싸고, 좋은 물건이라면 저기 있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그림이니까 확실히 오래됐지. 그렇다고 진품은 아니니까 싼 게 맞기도 하고, 하지만 명색이 고흐의 해바라기니까 좋은 그림이라는 것도 분명해. 어때? 이 정도면 자네가 원하는 물건이 맞지?”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석훈은 영문도 모른 채 노인의 손끝을 따라 벽에 걸려 있는 낡은 그림을 멀뚱멀뚱 쳐다봤다. 하지만 도윤은 그럴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까부터 계속 똑같은 생각이 맴돌고 있었다. 저게 왜 여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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