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화
고베의 전직 야쿠자 권춘강이 드디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의 친척들과 만나 부친과 모친의 고향을 두루 둘러본 뒤에 도윤에게 전화를 했다. 서울에 왔으니 얼굴이나 한 번 보자는 얘기였다. 도윤은 시내의 그럴 듯한 한정식 집에서 모처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조금 안 좋은 소식을 들었다.
“아오키 씨의 조카가 돈을 달라고 한다고요?”
권춘강의 말에 의하면 아오키 씨가 집에 보관하고 있던 그림을 팔아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친척들 귀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아오키 씨에게는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젊었을 때 오스트리아로 이민 가서 그곳 여자와 결혼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자신에게도 해바라기의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모양이었다.
“그래서 소송이라도 걸겠대요? 그동안 연락도 잘 안 하고 지냈다면서?”
도윤의 물음에 권춘강은 고개를 저었다.
“법적인 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변호사 얘기로는 그 조카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는가 봐. 하지만 아오키는 난감해 하고 있어. 평생 돈 문제로 얼굴을 붉히고 산 적이 없는 친구거든. 웬만하면 그냥 달라는 대로 주고 해결하고 싶어 해.”
“얼마나 달라고 하는데요? 그 조카 말이에요.”
“백만 유로.”
“백만 유로요? 그래도 양심은 있는가 보네요? 십분의 일밖에 안 되잖아요.”
권춘강이 씁쓸하게 웃었다.
“다른 친척들은 물론이고 그 조카라는 녀석도 사실은 아오키가 정확하게 얼마나 벌었는지 몰라. 웃기는 게 뭔지 알아? 그 사람들은 아오키가 실제로 어떤 그림을 팔았는지도 알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그림이 집에 있었다는 얘기조차 처음 들었을 테니까.”
“고흐의 해바라기가 집에 있었다는 걸 전혀 모른다고요?”
“아오키의 형제는 오스트리아에 이민 가서 죽은 친동생밖에 없어. 친척 간에 왕래라고 해봤자 아오키가 그쪽 집에 간 게 전부지 거꾸로 아오키 집으로 누가 찾아온 적은 없으니까. 그건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내가 쭉 지켜봤으니까 잘 알지.”
“그럼 그 친척들이 아오키 씨가 그림을 팔아 돈을 벌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는데요?”
그 대목에서 권춘강이 혀를 끌끌 찼다.
“자네가 아오키한테 미국 일주 여행을 시켜줬잖아? 녀석이 일본으로 돌아온 뒤에 친척 집에 갔다가 그 자랑을 했어. 사진도 잔뜩 찍어가지고 왔지. 무슨 돈으로 여행을 했냐고 물으니까 자네 얘기를 하긴 곤란했나 봐. 그냥 집에 있던 오래된 그림을 팔아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애매하게 둘러댄 거지. 그 얘기를 오스트리아에 있다는 그 조카 녀석이 들은 거야.”
결국 백만 유로밖에 요구하지 않은 게 아니라 백만 유로씩이나 달라고 주장한 거다. 하나 밖에 없는 조카의 싸가지 없는 주장을 아오키 씨는 또 딱 부러지게 물리치지 못하는 거고.
“조카가 오스트리아 어디에 사는데요?”
“잘츠부르크. 거기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민박을 운영한다고 들었어.”
잘츠부르크?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도윤은 신이 자신에게 뭔가 계시를 내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있나? 그동안 고민하던 여러 가지 계획들이 순식간에 이리저리 다시 조립되더니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아떨어졌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북쪽으로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알프스 산맥을 통과하기 위한 관문이기도 한 이곳은 2차 세계 대전 때 폭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근대 이전에 세워진 옛 건물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옛 건물들 가운데 하나가 마침 도윤에게 꼭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그 문제는 제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도윤은 자신 있는 표정으로 권춘강을 안심시키고 헤어진 후 고베의 아오키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계획을 숨긴 채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조카 분에게 직접 돈을 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 제가 그 분에게 집을 한 채 사드리는 게 어떨까 해서요. 시가로 백만 유로 정도 되는 집말이에요. 그림을 싸게 팔아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생각해 주세요.”
전화를 받은 아오키 씨는 펄쩍 뛰며 그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도윤은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래야 저도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걱정은 마시고 제가 집을 사주면 다시는 이 문제로 시끄럽게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나 확실히 받으세요.”
아오키 씨는 말도 안 된다며 끈질기게 그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번 경우에는 도윤의 고집이 더 셌다.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간신히 아오키 씨를 설득하는데 성공한 도윤은 곧바로 오토 셰퍼라는 그의 조카에게 연락을 취했다.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하면서 이름은 물론이고 성까지 완전히 바꾼 사람이었다. 그렇게 고향과는 인연을 끊은 주제에 새삼스럽게 유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게 괘씸하기는 했지만 덕분에 도윤도 양심의 가책을 덜 수 있었다.
“제가 아오키 씨를 대리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백만 유로를 그냥 드릴 수는 없습니다. 대신 그 가격에 해당하는 집을 사드리죠. 당연히 잘츠부르크에요. 변호사한테 물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사실상 셰퍼 씨에게는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어요.”
도윤의 전화를 받은 오토 셰퍼라는 작자는 능글맞게 비아냥댔다.
“나한테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다면 집은 왜 사주겠다는 거요? 그쪽도 뭔가 찔리는 게 있으니까 그런 제안을 하는 것 아닙니까?”
도윤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넌 네 무덤을 파는 거야, 이 자식아.
“솔직히 저는 댁을 위해 한 푼도 쓰고 싶지 않아요. 다만 이번에는 아오키 씨 부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서는 것뿐입니다. 원하시면 소송이라도 걸어보시죠. 사실 저는 셰퍼 씨가 그래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게 저에게는 훨씬 저렴한 해결 방법이니까요”
결국 셰퍼는 집을 받는 대신 다시는 이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 주기로 했다. 그 와중에 내부 인테리어를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고칠 테니 그 비용도 부담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도윤은 인테리어 업자를 자신이 선정하겠다고 한 뒤 냉큼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이었다.
그날부터 도윤은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부동산 홈페이지를 모조리 뒤지고, 따로 잘츠부르크 시내를 찍은 사진들까지 꼼꼼하게 검색한 끝에 적당한 집을 몇 채 선정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잘츠부르크로 날아가서 직접 집들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서울을 떠나기가 어려웠다. 그는 자신이 정한 집들에 관한 정보를 오토 셰퍼에게 보냈다.
“직접 방문해서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르세요. 어느 집으로 정하든 확실히 셰퍼 씨 이름으로 구입해 드릴 거예요. 마음을 정하시면 조만간 제가 잘츠부르크로 갈 겁니다. 저를 만난 자리에서 서약서에 사인하시면 그 자리에서 저도 매매 대금을 결제해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도윤이 셰퍼의 동의를 받아 서울에서의 일을 한창 정리하던 시점에 최서라가 영국에서 귀국했다. 그 바람에 잘츠부르크로 날아가려던 계획이 살짝 뒤로 밀리고 말았다.
* * *
미래 그룹 회장인 최인탁이 입원했다는 소식은 경제지를 비롯한 몇몇 신문에만 단신으로 실렸다. 그는 몇 년 전부터 노환으로 입원한 적이 여러 번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그룹 차원에서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덕분에 보도를 접한 사람들은 최인탁이 치료와 휴식을 겸해 잠시 입원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보다 더 엄중했다.
“당뇨를 오랫동안 앓으셨거든요. 그 때문에 혈압이 상당히 높은 편이셨는데 제가 귀국하기 직전에 결국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다행히 깨어나시기는 했는데, 몸 왼쪽을 전체적으로 잘 못 쓰세요. 말도 어눌해지셨고요.”
귀국한 지 일주일 만에 만난 자리에서 최서라는 좀처럼 얼굴을 펴지 못했다. 남의 일 같지 않아 가슴이 아팠지만 정작 마땅히 위로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럼 서라 씨도 요즘 계속 병원에 계신 거예요?”
도윤의 물음에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아무 때나 할아버지 곁을 지킬 수는 없어요. 면회 시간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고, 그마저도 어른들의 허락을 받아야 해요.”
가슴이 답답했다. 그녀를 달래주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저 최서라가 가고 싶은 곳에 데려다 주고 그녀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을 사주는 게 전부였다. 결국 그날은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얘기도 나누지 못한 채로 헤어졌다.
도윤이 미래 그룹 사정을 어느 정도라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며칠 후, 조명근과 저녁 식사를 겸해 술자리를 가졌을 때였다.
“미래 그룹의 승계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나 봐. 최 회장한테 아들 둘에 딸이 하나 있잖아. 소문에 의하면 둘째인 최병호 미래 전자 사장이 회장 자리를 이어받을 거라는 설이 유력해. 문제는 장남인 최병준 미래 건설 사장이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지. 최병준의 장남인 최진석과 그 마누라가 거의 매일같이 병실을 지키고 있다더라.”
미래 전자 최병호 사장은 최서라의 아버지였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둘째인 최병호 사장이 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를 경영하고 있지만, 막상 최인탁 회장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자 장남인 최병준과 장손 최진석의 입김이 다시 강해졌다는 얘기였다. 당장 상이라도 생기면 그 두 사람이 상주가 된다.
“제가 알기로는 그룹 지분을 물려주는 작업은 이미 끝났다고 하던데요? 특히 미래 전자하고 미래 건설은 이미 최병호 사장과 최병준 사장한테 갖고 있던 주식을 다 넘겨줬잖아요. 다른 계열 회사들 지분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면 이미 승계 작업이 마무리 된 거나 마찬가지 아니에요?”
도윤의 말에 조명근이 피식 웃더니 거꾸로 질문을 던졌다.
“재벌 그룹의 지분 관계는 아주 복잡하고 정교해. 보통 사람들은 서류를 들여다봐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지. 미래 그룹 경영권의 핵심을 쥐고 있는 지주 회사가 어디인 거 같아?”
“그야 당연히 미래 전자겠죠. 거기가 가장 덩치가 크잖아요? 이익도 제일 많이 나고.”
조명근은 고개를 저었다.
“조금 복잡한데, 결론적으로 얘기해서 전자나 건설 하나만 가지고는 다른 계열사들을 완전히 장악할 수 없어. 청파 갤러리의 지원을 받아야지만 실질적으로 미래 그룹의 오너가 될 수 있다는 뜻이야.”
자본금이 5조원 이상인 계열사 간의 상호출자가 법적으로 금지된 이후로 최인탁 회장은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셋으로 쪼갰다. 전자와 건설은 서로 독립적인 회사로 남겨둔 채, 나머지 계열사들의 지분을 청파 갤러리까지 포함한 세 회사가 일정 비율 이상 획득하게 한 것이다. 각각의 회사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절대적이지 않지만 셋이 합쳐지면 어느 계열사든 과반수를 넘기거나 최소한 그에 근접할 수 있도록 조절했다는 뜻이다.
“그룹 계열사의 운명을 결정해야 할 만큼 큰 일이 생길 경우 삼 남매가 힘을 합해서 해결해 나가라는 게 최인탁 회장의 생각이었지.”
조명근의 얘기는 재계 소식에 밝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문제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던 도윤으로서는 처음 듣는 소리였다.
“청파 갤러리가 그렇게 많은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요? 거기가 그냥 미술관 아니었어요?”
“청파 갤러리도 상장되지 않았을 뿐이지 엄연한 주식회사야. 게다가 서로 독립적인 전자와 건설과는 달리 청파는 그 두 회사의 주식까지 상당부분 소유하고 있지. 그래서 내가 얘기했잖아. 미래 그룹 전체의 지주 회사는 청파 갤러리나 마찬가지라고.”
“그럼 최수아 관장님이 미래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라는 얘기에요?”
“그건 아니야. 전자나 건설의 최대 주주는 여전히 그 아들들이니까. 내가 말하는 건 그룹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확보하려면 반드시 청파 갤러리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는 거야.”
“최병호 사장이나 최병준 사장이 각자 전자나 건설 하나만 가지고 사장 노릇 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계열사 전체를 장악하려면 청파 갤러리의 지분이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그렇지. 그리고 청파 갤러리 하나만 놓고 봐도 현재로서는 최수아 관장보다 최인탁 회장이 보유한 주식이 더 많아. 청파에서 고가의 그림을 살 때마다 최인탁 회장이 돈을 냈는데, 그걸 모조리 투자금으로 간주해서 매년 주식으로 전환시켰거든. 근데 그 주식이 아직 자식들에게 배분이 안 됐어.”
도윤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형. 최수아 관장님이 다음 대의 관장은 최서라 씨가 될 거라고 공언하고 다녔다면서요?”
“맞아. 내가 알기로는 최 회장도 은근히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을 거야. 그래서 건설의 최병준 사장이 더 몸이 달았지.”
“최인탁 회장하고 최수아 관장의 보유한 주식이 모조리 최서라 씨에게 넘어가면 그룹의 지배권이 최병호 전자 사장에게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겠군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그렇게 되겠지. 부녀가 소유한 계열사 지분을 더하면 과반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니까. 물론 최수아 관장은 아직 건강하니까 당장 지분이 다 넘어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럼 최병준 사장의 아들 최진석이 매일 같이 병실을 지키는 것도…?”
“돌아가시기 전에 마음을 돌리려는 작업의 일환일 거야. 최 회장이 가지고 있는 청파 갤러리 지분을 자신이 물려받고 싶겠지. 듣기로는 다른 사촌 형제들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거기까지는 나도 자세히 몰라.”
“하지만 최 회장님은 지금 몸도 정신도 온전하지 못하시잖아요? 그 상태에 계신 분을 붙잡고 유산이나 지분 배분 문제를 논한다고요?”
“그래서 더 기회라고 생각하는 거지.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지는 법이잖아? 그럴 때는 옆에서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아무래도 예쁘게 보이지 않겠어?”
도윤은 속으로 혀를 찼다. 재벌가의 사정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크게 다르다더니, 이건 가족이 아니라 완전히 암중투쟁의 소굴이나 다름없었다.
‘최서라 씨가 잘 견딜 수 있을까? 보나마나 압력이 많이 들어올 텐데…….’
걱정이 됐다. 그렇다고 마땅히 도와줄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만약 최 회장이 정신을 온전히 되찾고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면 최소한 시간은 벌 수 있지 않을까? 그날 늦은 저녁, 도윤은 고민 끝에 전화를 걸었다.
“최 관장님. 저도 최 회장님 병문안을 갔으면 좋겠는데 혹시 가능할까요?”
이틀 뒤, 도윤은 최수아 청파 갤러리 관장과 함께 최 회장이 입원한 VIP 병실을 찾았다. 명분은 그간 맺었던 인연을 감안해서 병문안을 한다는 것이었다. 최 관장도 나마타 해바라기 때문에 일부러 일본까지 출장 갔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동행을 허락했다. 도윤은 그날을 위해 주승이 엄마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 동안 치료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