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고정혁과의 정식 계약을 앞두고 도윤은 비에코 투자 문제에 대해 부모님과 상의했다. 아무리 자신의 돈이라고는 하지만 수백억에 달하는 거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일이었다. 그런 큰일을 부모님께 말씀드리지도 않고 멋대로 처리하는 건 결례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럼 이 기회에 너도 전담 변호사를 두는 게 어떻겠냐?”
이세준은 도윤의 결정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아들의 안목과 판단력을 믿기는 하지만 큰돈이 개입될 경우 세상일은 종종 뜻하지 않게 복잡해지기 마련이라는 얘기였다.
“전담 변호사요? 하지만 우리는 이미 법률자문 계약을 맺고 있는 로펌이 있잖아요?”
현소 화랑은 오래전부터 법무법인 ‘대동’과 계약을 맺고 여러 가지 법률적인 문제에 대해 도움을 받아왔다. 이미 신뢰 관계가 쌓인 로펌이 있는데 새삼스럽게 다른 곳을 찾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게 도윤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세준의 판단은 달랐다.
“로펌을 바꿀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지금 네가 하는 일은 우리 화랑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화랑 말고 너에게 집중할 수 있는 변호사가 필요할 거야.”
결국 도윤은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들여 새로운 변호사와 법률자문 계약을 맺었다. 다만 로펌 자체를 바꾸지는 않고, 법무법인 대동의 변호사 가운데 오로지 그와 관련된 법률적인 문제만을 전담할 사람을 새로 선임한 것이다.
새롭게 그의 자문변호사가 된 노영태는 사십대 초반의 키 크고 잘 생긴 전형적인 엘리트였는데, 검사인 조명근이 적극적으로 추천한 그의 대학 선배이기도 했다.
“그 선배가 판사 경력은 짧지만 원래부터 사시하고 연수원 성적이 아주 좋았어. 기업 간 소송에 대한 경험이 많고, 미국에 유학 가서 거기서도 변호사 자격을 땄어. 그러니까 국제적인 거래나 계약에 관련된 문제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거야.”
본의 아니게 여러 나라를 넘나들면서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도윤에게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법무법인 ‘대동’의 변호사 노영태입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노영태와 간단히 대화를 나눈 도윤은 상대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서자 그 자리에서 곧바로 변호사 선임 계약서에 사인했다. 노영태 역시 재벌 2세도 아닌 젊은 청년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자원 개발 회사와 무려 수백억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는 얘기를 듣고 적잖게 놀랐다.
“비에코가 석유 개발에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자칫하면 복잡한 소송이 발생할 우려가 크겠네요. 애초에 문제의 소지를 없앨 수 있도록 확실하게 계약서를 만들겠습니다.”
며칠 뒤, 고정혁과 도윤은 각자 자신들의 변호사를 대동한 채로 만나 다소 길고 지루한 협상 끝에 두 부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인했다. 전체적인 내용은 처음 얘기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양쪽 변호사들은 세부적인 조건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일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을 때가 생기기는 하지만, 저 사람들 일하는 걸 볼 때마다 내가 법대가 아니라 경영대를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고정혁의 말에 옆에 있던 권두철이 피식 웃었다.
“난 널 볼 때마다 내가 공대를 간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두 분은 대학 다닐 때 인문학이 주는 풍요로운 삶의 향기를 전혀 못 느끼셨나 보군요.”
마지막은 미술사 박사인 도윤의 말이었다.
무사히 계약이 끝나자 도윤은 또 다시 한국을 떠날 준비를 했다. 크리스틴이 언급했던 연말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마음 같아서는 석훈을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크리스틴 쪽에서 난색을 표시했다. 초대된 손님 이외의 다른 참석자는 파티에 참석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어쩔 수 없이 그는 혼자 비행기를 탔다.
한국을 떠나기 전날, 권두철은 지난번의 술자리에서 한 약속을 지켰다. 그와 최서라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 것이다. 다만 장소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삼겹살집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물론 고정혁도 자리를 함께 했다.
삼겹살로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일행은 소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분위기가 거나해질 무렵, 고정혁이 도윤의 손을 끌어와 잡았다. 이미 취기가 상당히 오른 상태였다.
“재수 없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번에도 석유 개발에 성공할 확률이 높지는 않아. 자원 개발 사업이라는 게 원래 흥하는 사람보다는 망하는 사람이 더 많거든.”
“그래도 아저씨는 성공하실 겁니다.”
도윤의 장담에 고정혁이 입술 사이로 웃음을 흘렸다.
“고마운 말이야. 암. 꼭 성공해야지. 하지만 정말 만약의 경우에 비에코가 문을 닫게 되면 말이야, 내가 자네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한 가지 있어. 들어주겠나?”
“말씀하십시오. 어떤 부탁입니까?”
“비에코가 망하면 계약대로 내가 가진 미래 그룹 주식이 모두 자네에게 넘어갈 거야. 솔직히 여러 회사 주식이 조금씩 섞여 있는 거라 한 회사만 놓고 보면 죄다 지분 비율이 얼마 되지는 않아. 그래도 이사회에서 뭔가를 의결할 때 약간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거야.”
“제가 그 약간의 영향력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기를 바라십니까?”
고정혁이 피식 웃더니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 반대야. 돌아가신 어머니는 살아생전 이사회에 참여하거나 의결권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한 적이 한 번도 없으셨어.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가진 지분은 사실상 실권주나 마찬가지였지. 하지만 자네는 그럴 필요가 없어.”
“그럼 필요하다고 생각될 경우 주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도 되겠군요.”
“그렇지. 바로 그거야. 그런데 있잖아, 자네도 우리 병준이 형님 알지? 최씨 집안 장손에다 미래 건설 사장인 그 양반 말이야. 솔직히 말하면 난 자네가 병준이 형님이나 그 양반 자식들 편은 들지 않았으면 좋겠네.”
“특별히 그 분들을 꺼리는 이유라도 있으세요?”
“있지. 하지만 그걸 설명하려면 얘기가 복잡해지니까 그냥 내 마음이 그렇다고만 알아줘. 아, 물론 강요하는 건 아냐. 말했지? 그냥 내 마음이 그렇다는 거야.”
최병준이라는 그 양반, 친척들 사이에서 어지간히 인심을 잃은 모양이구나. 도윤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최서라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오고가는 동안 시선을 외면한 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심경이 복잡한 모양이었다.
“아참. 아저씨한테 선물을 드릴 게 있어요.”
분위기가 살짝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자, 도윤이 양복 주머니에서 납작한 선물 상자 하나를 꺼내 고정혁에게 건넸다.
“이게 뭐냐?”
고정혁이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도윤이 그냥 씩 웃었다.
“열어보세요. 새로 지질 조사할 때 꼭 가지고 다니시라고 드리는 행운의 마스코트에요.”
상자 안에 든 것은 그가 상해에서 낙찰 받았던 패철이었다. 원화로 삼천만 원에 달하는 거금을 주고 산 물건이니 단순한 마스코트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한 선물이었다. 그러나 도윤은 이미 능력이 빠져나간 패철이니 차라리 주인의 품에 있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했고, 고정혁은 그게 얼마나 비싼 물건인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이게 행운의 마스코트라고? 내가 보기에는 그냥 오래된 나침반 같은데?”
태어나서 패철을 처음 보는 고정혁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과는 달리 그게 얼마짜리인지 잘 아는 최서라는 적지 않게 놀랄 수박에 없었다. 그렇다고 새삼 말리기도 애매했기 때문에 그녀로서는 도윤에게 고맙다는 눈빛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옛날 지관들이 땅을 살필 때 사용하던 도구에요. 저도 풍수지리를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땅속에 묻힌 자원을 찾아다니는 아저씨에게 행운을 가져다줄지.”
“알았다. 예비 조카사위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꼭 가지고 다니지.”
고정혁은 뜻밖의 선물을 받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덕분에 주식에 관한 언급 때문에 자칫 어두워질 수도 있었던 술자리가 훈훈하게 끝났다. 다음날, 도윤은 곧바로 독일 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 * *
뒤에서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세준은 돌아보지 않았다. 보나마나 아내인 서연희일 것이다. 현소 빌딩 지하 3층에 있는 수장고. 김하선 실장을 비롯한 몇몇 핵심 직원들도 출입이 가능한 지하 2층의 수장고와는 달리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현재까지 자신과 아내 두 사람밖에 없었다.
“도윤이에게도 이제 이곳을 공개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예상대로 뒤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이세준이 몸을 돌렸다.
“그래야겠지. 연말을 독일에서 보내겠다고 했으니까 거기서 돌아오면 여길 보여주자고. 원래는 내후년쯤 알려주려고 했던 건데 성 사장 얘기도 있으니까 조금 앞당기는 게 낫겠어.”
“한성의 성진아 사장이 어떻게 이 수장고의 존재를 알았을까요?”
서연희의 목소리에는 짙은 걱정이 배어 있었다. 그러나 이세준은 고개를 저었다.
“딱히 정확히 알고 한 소리는 아니었을 거야. 기껏해야 우리에게 세상에 공개되지 않는 귀한 작품들이 제법 있을 거라고 짐작하는 정도일 테지.”
“그러니까 어떻게 그런 짐작을 했냐고요.”
그 말에 이세준이 쓴웃음을 지었다.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어릴 적 일이지만 아버님께서 생전에 한성 옥션 초대 사장인 성택진 사장을 통해 문화재급 유물들을 판 적이 있었어. 그것도 여러 차례에 걸쳐. 이 땅을 사서 건물을 세울 돈이 필요했었거든.”
“그런 일이 있었어요? 성택진 사장이면 지금 성진아 사장의 선친이잖아요?”
“그래. 벌써 오래 전 일이야. 당시만 해도 우리 현소 화랑은 물론이고 한성 옥션 역시 세워지기 전이었지. 하지만 돌아가신 성택진 사장은 이미 정재계에 걸쳐 넓은 인맥을 자랑하던 인사동의 큰손이었어.”
“그럼 성 사장이 자기 아버지에게서 이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거란 말이에요?”
“십중팔구 그랬을 거야. 지금의 성 사장도 꽤 집요한 성격이지만 그 부친은 더했었거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찾아와서 좋은 물건이 있으면 내놓으라고 성화를 부려댔어. 내가 고등학생 때 그 양반이 돌아가시면서 간신히 시달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
서연희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딸까지 다시 우리를 협박해 대는 거군요.”
“웃기는 짓이야. 한성 옥션이 아무리 국내 최대의 경매회사라고 해도 이제 와서 우리를 협박할 정도도 대단하진 않아. 현소 화랑도 더 이상 예전의 그 조그맣고 별 볼일 없던 중소 화랑이 아니니까. 상해에서 모질게 당한 화풀이를 하는 것뿐일 거야.”
“그래도 성가시고 기분 나쁜 건 사실이에요. 차라리 이 작품들을 공개하고 우리 화랑에서 상설 전시하든가 아니면 아예 팔아치우는 건 어때요?”
그 말에 이세준이 정색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한국 전쟁 직전에 증조부께서 돌아가신 탓이라고는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피난도 가지 않고 지키셨던 물건들이야. 아버님도 어쩔 수 없이 몇 점을 판 걸 제외하고는 평생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공개하지 않으셨고. 성진아 사장 정도가 뭐라 그런다고 해서 새삼스럽게 이 작품들을 팔아버릴 수는 없어.”
“파는 게 어려우면 공개적으로 전시라도 하는 건 어때요?”
“우리 화랑에서? 그러려면 건물에 세 들어 있는 사무실을 반 이상 내쫓아야 할 걸? 적어도 세 층 이상은 비워서 모조리 전시실로 만들어야 할 거야.”
두 사람 모두 수장고에 있는 작품들을 박물관에 기증한다는 옵션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국립 박물관장 자리 하나를 놓고도 얼마나 지저분한 싸움이 벌어지는지 잘 아는 그들로서는 이 작품들이 누군지도 모를 사람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걸 바라지 않았다.
“전에도 내가 말했지만 그러지 말고 재단을 만드는 건 어때요? 간송 재단처럼 말이에요. 그러면 우리가 죽은 뒤에도 도윤이가 관장직을 맡아서 운영할 수 있잖아요.”
아내의 말에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이세준이 불현듯 혀를 찼다.
“성택진 사장이 중간에 쓸데없는 수작만 부리지 않았어도 아마 진즉에 재단이든 상설 미술관이든 문을 열었을 텐데. 그 일 때문에 아버님이 세상이 바뀌기 전까지는 절대로 공개하지 말라는 유언까지 남기셨으니, 쯧쯧.”
“그 일이라니요? 무슨 일이요?”
서연희도 처음 듣는 얘기인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세준은 생각만 해도 울화가 치미는지 대답을 하면서도 진저리를 쳤다.
“군부 정권 시절에 성택진 사장이 당시 권력 실세에게 우리 얘기를 흘린 적이 있어. 현소 화랑이 겉으로는 작아 보여도 국보급 보물들을 여러 점 가지고 있다고 말이야.”
성택진이 노린 건 현소 화랑이 가진 문화재급 작품들을 자신이 세운 한성 옥션을 통해 모조리 경매에 붙이는 것이었다. 그는 팔아치울 작품들 가운데 몇 점을 뒤로 빼돌려 당시 권력 실세에게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권력의 환심을 산 뒤 몇 년에 걸쳐 현소 화랑의 소장품들을 국내외의 수집가들에게 팔아넘기려고 했던 것이다.
“그 권력 실세가 마침 낙마해서 미국으로 쫓겨 가지 않았으면 아마 성택진 사장 말대로 됐을 거야. 아버지 성격에 계속 버티시다가 교도소에 갔을지도 모르고. 당시만 해도 그런 일이 드물지 않은 세상이었으니까. 그때 아버님께서 얼마나 화를 내셨는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해.”
얘기를 들은 서연희는 자신도 몰랐던 사실에 새삼 분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딸내미가 또 다시 우리 작품을 거론한다는 거죠?”
“아마 자기 남편 빽을 믿는 거겠지. 한대길 의원이 검찰 출신이잖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우리를 엮어 들일 수 있다고 생각할 거야.”
“그럼 큰일이잖아요? 그 사람들 성격에 말로만 협박하고 끝나지 않을 텐데.”
이세준이 피식 웃으면서 아내의 등을 토닥였다.
“상해에서 도윤이가 한치호 그 친구에게 한 방 먹이고 돌아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미 저쪽에서 점잖게 가만있지만은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어.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 몰라서 별 얘기 않고 있었는데 이제 손톱을 드러냈으니 우리도 대응 준비를 해야지.”
“미리 생각해 둔 게 있는 거예요?”
“있지. 내가 중학교 때 성택진 사장 때문에 아버지가 며칠 동안 밤마다 술을 드시는 걸 본 적이 있어. 그때 생각했지. 착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나쁜 놈들한테 당하지는 말아야 되겠구나 하고.”
“그래도 저는 걱정이 돼요. 현소 화랑 문제는 그렇다 쳐도 그 사람들이 혹시 도윤이한테까지 이상한 짓을 할까 봐요.”
“나도 걱정은 돼. 하지만 그 문제는 우리 아들을 믿자고. 그 녀석이 그래도 맥없이 남이 파놓은 함정에 빠질 놈은 아니니까.”
서연희는 여전히 안심을 못하는 눈치였지만 이세준도 그저 자식이 똘똘하다는 것만 믿고 있는 건 아니었다. 그는 아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한성 옥션을 주시하고 있었다. 준비도 했다. 상대가 별다른 일을 벌이지 않으면 그도 그냥 조용히 살 것이다. 그러나 만약 노골적으로 칼을 들이댄다면?
‘그럼 자기도 칼에 맞을 각오를 해야지.’
맥없이 당하지 않겠다는 그의 말은 공연한 허풍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