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화
<18. 위조와 창작의 사이>
“이게 뭐냐?”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은서는 고개를 살짝 들어 아빠를 쳐다보다가 얼른 눈을 감았다. 어깨가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아빠는 늘 무섭다. 그리고 지금은 더 무서웠다.
“이게 뭐냐니까?”
아빠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림… 이요.”
은서의 목소리는 바닥을 기었다.
“누가 그린 거냐?”
“…… 저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누가 그렸어? 아빠가 모르는 사람한테는 가게 문 열어주지 말라고 했잖아. 누구야?”
“제, 제가 그렸어요. 지, 진짜에요. 가게에 아무도 안 왔어요.”
은서의 목소리에 기어코 물기가 배이기 시작했다.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믿을 수도 없다. 장찬수는 저도 모르게 눈을 꽉 감았다. 허, 이럴 수가.
장찬수는 아무 말 없이 화방 한쪽 구석에 있던 딸의 책가방을 집어 등에 매주었다.
“집에 가 있어. 아빠도 저녁 먹기 전에 들어갈 거야.”
“여기 있다가 아빠하고 같이 들어가면 안 돼요?”
“안 돼. 먼저 들어가. 아빤 일해야 돼.”
“집에 가면 엄마 없어서 혼자 있기 무서운데….”
“다 큰 녀석이 뭐가 무서워? 남의 집도 아니고 우리 집인데.”
은서가 축 처진 얼굴로 가게 문을 나섰다. 미련이 남았는지 고개를 돌려 아빠를 쳐다보다가 그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을 보더니 움찔하는 게 보였다. 걸음이 빨라지는 어린 딸을 보며 장찬수는 이를 악물었다. 안쓰럽고, 화가 나고, 원망스러웠다.
올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일곱 살의 어린 딸이다. 그런 어린 아이가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서 혼자 있을 것을 생각하니 안쓰러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을 집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리고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킨 것으로 자신의 소명을 다했다는 듯이 서둘러 저세상으로 가 버린 아내가 원망스러웠다.
은서가 사라지자 장찬수는 다시금 가게 안을 둘러봤다. 확실히 화방 한쪽에 서 있는 이젤과 거기 올려놓은 캔버스 말고는 다른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크레파스가 잔뜩 칠해진 캔버스를 쳐다봤다. 다시 봐도 기가 막히고 믿을 수가 없었다.
부탁받은 그림을 배달하기 위해 어린 딸을 가게에 혼자 두고 외출했다. 삼각지에 즐비한 소규모 화방들 가운데 하나. 특별히 훔쳐갈 것도 없는 초라한 가게였기 때문에 잠깐 문을 잠그고 다녀오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작 한시간만에 돌아와 보니 하얗던 캔버스하나가 온통 얼룩덜룩한 크레파스로 뒤덮여 있었다.
그는 이젤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캔버스를 멍하니 쳐다봤다. 밀레의 만종. 세계적으로 유명한 걸작인 동시에 한국에서는 이발소 그림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딜 가나 흔한 실내장식품이었다. 그런데 그 ‘만종’이 비록 크레파스로 그려지기는 했으나 사진에 있는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재현되어 있었다.
장찬수의 시선이 이젤 뒤편에 있는 벽으로 향했다. 거기에도 밀레의 만종이 있었다. 가끔씩 찾는 손님들을 위해 사진을 크게 인쇄해 표구한 이만 원짜리 소품. 장찬수는 벽에 걸린 만종과 캔버스 위의 만종을 몇 번이나 꼼꼼하게 비교해보았다. 캔버스 위에는 사진의 해상도 문제 때문에 군데군데 뭉개진 부분까지 완벽하게 똑같은 만종이 그려져 있었다.
“내 딸이 천재이거나, 아니면 귀신이 씌운 모양이군.”
15년 전, 삼류 무명화가 장찬수는 딸의 재능을 처음 발견한 그날을 평생 잊을 수 없었다. 그때만 해도 그는 자신이 발견한 딸의 재능이 천재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이상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 * *
도윤은 이스탄불에서 돌아오자마자 현소 화랑의 봄맞이 정기 전시회에 매달렸다.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내놓을 중견 화가들의 수가 일곱 명이나 되었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무엇보다 각 화가들의 작업실을 일일이 방문해서 전시할 작품을 선정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화가들과의 의논이 종종 얘기치 않았던 토론으로 변하고는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네가 유명세를 탄 덕분에 저 양반들이 어린애 취급을 하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야. 내가 처음에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말도 못하게 무시당했어.”
어머니인 서연희의 말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그녀가 나서서 총괄했는데, 서연희는 아들의 인맥을 쌓아준다는 뜻에서 화가들을 찾아갈 때마다 도윤을 데리고 다녔다. 덕분에 그는 미술계의 저명한 화가들과 새로운 인연을 쌓아가는 중이었다.
“인연을 쌓는 것도 좋지만 성질대로 하다가는 악연만 쌓일 것 같아요. 왜들 저렇게 하나같이 저만 잘난 줄 아는 거예요? 다들 콧대가 구름 위에 걸려있나 봐요.”
푸념하듯 내뱉는 아들의 말에 서연희는 깔깔대고 웃으면서도 오히려 그들을 변호했다.
“화가들은 자존심이 아주 강해. 자존심이 너무 지나쳐서 때로는 성격파탄자로 보일 때도 있지만 그게 또 어떤 면에서는 창작의 바탕이 되기도 하거든. 다른 사람의 눈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평생 틀을 깨기 어려워. 그냥 직업병 같은 거라고 생각해라.”
“하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자존심은 결국 근거 없는 오만에 불과해요. 솔직히 몇몇은 자부심과 능력이 걸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겸손하고 인간적인 화가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이번 전시회에 출품할 화가들이 유독 이상한 거 같아요.”
“그래도 미국에 있는 오 화백은 건방을 떨지 않잖아?”
“그러니까요. 실력이 있다고 해서 다 거만한 건 아니라니까요.”
오윤수는 이미 그림을 포장해서 보냈다는 연락을 했다. 모두 일곱 점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적은 수의 작품을 출품하는 화가였다.
도윤은 봄맞이 정기 전시회를 통해 그의 작품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작년에 잠깐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몇 번의 전시회를 더 무사히 치러내야 비로소 신인이 아닌 중견 화가로서 개인 전시회를 다시 열 수 있게 될 것이다.
낮에는 어머니인 서연희를 도와 전시회 준비를 하면서도 저녁에는 자기 방에 틀어박혀 이스탄불에서 얻은 황금낙타 술병을 연구했다. 쐐기문자 석판도 함께 샀지만 당장은 그걸 해석해낼 방법이 없었고, 거기까지 관심을 두기에는 시간도 부족했다.
혹시 남아있는 잔류 기억이 없을까 싶어 여러 차례에 걸쳐 정신을 집중시켜봤지만 소득이 전혀 없었다. 너무 오래된 유물인 탓이었다. 사물에 남아 있는 잔류 기억이나 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천천히 소멸한다. 그래서 오래된 유물일수록 의미 있는 잔류 기억이나 능력이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이나 능력이 남아 있으면 그거야말로 대박이지만.”
처음에 각인된 기억이나 능력이 긴 세월을 이겨낼 정도로 강력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황금낙타 술병에는 잔류 기억이 남아 있었다. 술병의 잔류 기억은 시기를 기준으로 할 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는데, 그 가운데 오래된 쪽은 아마도 술병이 처음 만들어져서 사용되던 시기에 형성된 것 같았다. 다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기억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지나치게 흐릿하거나 토막토막 끊겨 있다는 게 문제였다.
오래된 기억과 큰 시간차를 두고 만들어진 최근의 기억은 유물이 발굴된 이후의 것인 듯 했다. 두 가지 기억들 사이의 시간차가 그렇게 크다는 것은 이 술병이 한동안 어디에 묻혀 있었거나, 아니면 다른 이유로 인해 오랫동안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한동안 오래된 쪽의 기억을 읽으려고 애쓰던 도윤은 결국 영상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 때문에 잠정적으로 작업을 중단했다. 대신 최근에 만들어진 선명한 기억에 집중했는데, 그게 또 그를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제대로 하려면 아무래도 이라크로 가야한다는 얘긴데…. 거기가 아직 좀 위험하지 않나?”
남아 있는 잔류 기억 영상을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황금낙타 술병은 세 개가 한 세트였다. 낙타 말고도 늑대와 말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황금 술병이 하나씩 더 있었던 것이다. 처음 세 개의 술병을 찾아낸 사람은 그걸 한꺼번에 중개상에게 팔았다. 그런데 술병을 산 중개상이 세트를 함께 팔지 않고 하나씩 따로 유통시킨 게 문제였다.
“그나마 황금낙타 술병을 산 사람의 이름을 알아냈다는 게 어디야.”
중개상으로부터 황금낙타 술병을 사들인 사람은 바샤르 라산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술병 대금을 현찰로 지불하면서 상대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좋은 물건이 발견되면 다음에도 자신에게 연락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 명함에 바샤르 라산이라는 이름과 전화번호가 선명하게 적혀 있는 게 잔류 영상을 통해 보였다.
도윤으로서는 바샤르 라산이라는 이름이 이라크에서 흔하지 않기를 바랐다. 만약 그 이름이 후세인이나 알리, 무함마드처럼 한 동네에서도 서너 명씩 발견되는 것이라면 설사 이라크까지 날아가더라도 자칫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가 될 가능성이 컸다.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먼저 바그다드부터 가봐야겠군.”
그러면 결국 4월 이후나 돼야 시간이 날 텐데 안전한 여행을 보장받으려면 그때쯤 중동에서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 * *
도윤이 홍콩 행을 권유받은 것은 제주도에서 올해 첫 벚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막 들려오던 때였다. 현소 화랑의 봄맞이 정기 전시회가 무사히 문을 연 덕에 두 달 가량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던 그도 막 넥타이를 늦추고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홍콩 아트 페어라고요?”
“그래. 매년 3월에 홍콩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 페어야. 거기도 일주일 전부터 시작했어.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그림이 나왔다는 얘기가 들려서 말이야.”
그에게 홍콩 행을 권한 사람은 이번 현소 화랑 정기 전시회에 그림을 출품한 도상규라는 화백이었다. 환갑이 넘은데다 머리가 온통 백발인 그는 한국 화단에서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이름값이 높은 유명화백이었다. 명색이 이번 전시회를 빛내준 중요한 고객이었기 때문에 도윤은 그의 권유를 단박에 물리치기가 어려웠다.
“홍콩 아트 페어는 저도 압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그림이라니요? 어떤 그림인데요?”
도윤의 물음에 도 화백이 휴대폰을 열어 사진 한 장을 하나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 그림이 하필이면 도윤도 잘 아는 그림이었다. 바로 스위스 출신의 대가인 파울 클레의 ‘고양이와 새’라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어? 이게 왜 홍콩 아트 페어에 나왔죠? 거긴 이런 대가들이 아니라 주로 무명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 아닌가요?”
그가 의아해하자 도 화백이 씩 웃더니 손가락을 움직여 화면을 넘겼다. 화면이 한 번 바뀔 때마다 대가들의 명작이 계속해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드가와 르누아르 같은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은 물론이고 피카소와 세잔, 심지어는 앤디 워홀과 리히텐슈타인 같은 팝 아트 화가들의 작품까지 보였다. 도윤은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찡그렸다.
“이게 도대체 다 뭡니까? 아트 페어에 진짜로 이런 걸작들이 진짜로 나왔을 리는 없고, 그럼 다 모작이거나 사진이라는 뜻이잖아요. 누가 아트페어에 이런 그림들을 내놨어요?”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재미있는 그림이라고.”
“이건 재미있다기보다는 황당한데요? 톰 키팅이 다시 부활하기라도 한 겁니까?”
톰 키팅은 영국의 유명한 위작자였다. 그는 평생 동안 수많은 위작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위작자임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했다.
심지어 1976년부터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매주 한 점씩 고흐, 드가, 마네와 같은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위조하는 방법을 카메라 앞에서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어때요, 참 쉽죠?’라는 말로 유명한 밥 로스의 위작자 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가 쓴 ‘위작의 방법’이라는 책은 한때 그 분야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했다.
도윤의 말을 들은 도상규 화백은 큰소리를 내며 껄껄 웃기 시작했다.
“죽은 톰 키팅이 다시 부활했을 리는 없으니, 새로운 키팅이 나타난 셈이지. 나도 몰랐는데, 홍콩에 있는 친구 하나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왔더라고. 한국의 솔찬 갤러리라는 곳에서 이번 아트페어에 부스를 열었는데 거기서 파는 그림들이야. 이게 모두 한 사람 그림들이래.”
“이게 다 같은 사람이 그린 거라고요? 그럼 톰 키팅보다 더 대단한 위작자인데요?”
“자네 생각에도 그렇지? 게다가 이걸 그린 화가가 장은서라는 한국 여자야. 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이 박사는 혹시 알아?”
“장은서요? 아뇨. 저도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진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다산의 능력을 전해 받은 덕에 웬만한 화가들은 설사 유명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머리에 담고 있었는데,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장은서라는 화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도윤의 반응을 확인한 도 화백이 씩 웃으며 다시 한 번 권했다.
“자네도 모르는 걸 보니 역시 신진 화가가 틀림없나보군. 아까도 말했지만 한 번 가보는 게 어때? 한 사람의 손끝에서 수십 명의 대가들 화풍이 재현된다는 게 재미있잖아?”
“확실히 재미있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모작을 보려고 홍콩까지 가는 건 좀 그런데요?”
“아냐. 모작만 있는 건 아니고 장은서라는 화가 자신의 순수 창작물도 있대. 내 친구 말에 의하면 그것도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더라고.”
“그래요? 홍콩 아트 페어가 언제까지 열리죠?”
“다음 달 14일까지.”
“그러면 우리 화랑 전시회가 아직 끝나기 전인데요? 그러면 시간을 내가가 좀….”
도윤이 난색을 표하자 도 화백이 씩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자네야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바빴던 거잖아? 이미 전시가 시작되었으니까 나머지는 다른 직원들에게 맡겨도 되지 않아? 자네 어머니인 서 대표도 있으니까 그러지 말고 한 번 가 봐. 자네가 장은서라는 화가의 그림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서 그래.”
당장 예전처럼 바쁜 게 아닌 건 맞았다. 그리고 장은서라는 화가의 그림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화랑에 기여한 것 같아서 부모님에 대해 미안했던 감정을 조금이나마 씻어내고 있던 참이라서 또 다시 전시회 중간에 자리를 비우기가 조금 그랬다. 그가 망설이고 있는데 뒤에서 어머니인 서연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뭘 망설여? 전시회는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깜짝 놀라 돌아보니 서연희가 빙그레 미소를 지은 채 서 있었다.
“에이, 어차피 한국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잖아요. 전시회 끝나고 돌아오면 그때 찾아가서 그림을 보여달라고 해도 늦지 않아요.”
그러자 서연희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림이 전시된 장소가 아트 페어잖아. 거기 내걸린 그림들이 모조리 다 팔려버리면 어떡하려고? 그럼 그 장은서라는 화가가 다음 그림을 그릴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데 왜 그런 짓을 해? 그림이 있을 때 가서 직접 봐라. 도 화백님 말이 사실이라면 홍콩까지 가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그림들일 거야.”
“정말 제가 자리를 비워도 돼요?”
“얼씨구? 지금까지도 너 없이 일 년에도 몇 차례씩 전시회를 열어왔어. 그것도 아무 탈 없이. 현소 화랑이 네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화랑인 줄 알아?”
이틀 뒤, 도윤은 또 다시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향했다. 전시회가 무사히 끝나면 이라크부터 갈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홍콩을 먼저 들르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