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링커 유물의 주인을 찾아드립니다-117화 (117/300)

117화

도윤은 사람들이 움직이기를 기다렸다가 부스 안에 전시된 그림들에 가까이 다가갔다. 눈앞에서 찬찬히 그림을 살피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함을 느꼈다.

‘이상하네? 왜 모작들 가운데 붓 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는 작품들이 이렇게 많지?’

물감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붓이 지나간 자국이 남게 된다. 그 붓 터치 흔적에는 화가의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거장들의 작품을 감정할 때 그걸 이용해서 진작과 위작을 가려내기도 한다. 그런데 눈앞의 모작에는 화가의 개성은커녕, 아예 붓으로 그린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화가 자신의 순수 창작품에는 대충 봐도 선명한 붓 자국이 남아 있는 걸 느낄 수 있어. 그런데 모작에는 대부분 그런 흔적이 없어. 그렇다고 스프레이를 뿌려서 그렸다거나 인쇄를 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그린 거지?’

아무리 그림을 뚫어져라 살펴도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그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일부 모작에는 선명한 붓 자국이 남아 있기도 했지만 사실 그게 더 이상했다. 진짜 붓으로 그리다 생긴 자국이라기보다는 어딘가 일부러 만들어낸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것이다.

보통 소장자나 화가의 허락을 받아 모작을 그릴 때는 위작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그림의 일부에 원작과는 확연히 구분될 수 있는 차이점을 만들어 놓는다. 아니면 아예 그림의 방향이나 크기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그래야 가짜 그림을 그려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작위적인 차이점 이외의 나머지 부분이 원작과 너무 똑같다는 거야. 더구나 작품에서 아우라까지 흘러나오는 건 진짜 황당하네. 이러면 폴리니나 나라고 해도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겠는데? 독일의 할리나가 이 그림들을 보면 얼마짜리로 감정할지 궁금할 정도야. 이 화가는 반드시 만나야겠어.’

도윤은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 물을 사람을 찾기 위해 부스 안을 살폈다. 아트 페어에서는 그림을 전시할 뿐 아니라 구매를 원하는 고객이 나타날 경우 현장에서 바로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 때문에 모든 부스에는 언제나 매매를 담당할 책임자가 있기 마련이다. 솔천 갤러리의 부스에도 50대의 중년 남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현소 화랑에서 왔는데요, 혹시 여기 전시된 그림을 그린 화가와 연락할 수 있을까요? 직접 뵙고 몇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도윤은 남자에게 다가가 처음부터 한국어로 물었다. 짐작대로 중년 남자는 솔천 화랑의 관계자였고, 현소 화랑이라는 이름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가 좀 더 크게 반응을 보인 것은 이도윤이라는 이름이었다.

“이도윤이라면 작년에 오윤수라는 거리 화가를 발굴해서 데뷔시킨 분 아닙니까?”

트루쓰 앤 밸류가 아니네? 도윤은 지긋지긋하게 들어왔던 TV 쇼가 아니라 오윤수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상대가 왠지 신선하게 느껴졌다.

“아, 네 맞습니다. 그런데 오윤수 화백을 아세요?”

그러자 중년 남자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개인적으로야 당연히 모르죠. 하지만 작년에 대학로에서 초상화를 그리던 무명 화가가 중견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다는 소식이 젊은 화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어요. 그 화가를 발굴해서 전시회를 성사시킨 분이 현소 화랑의 이도윤 팀장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 화백이 어떻게 해서 발굴이 됐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아, 네. 제가 바로 그 이도윤입니다.”

그 얘기가 그렇게까지 화제가 됐었나? 그러고 보니 작년에 오윤수의 개인전을 열었을 때 일간지 몇 곳과 미술 잡지 두세 군데에서 그에 관한 기사를 실었던 기억이 났다. 어떤 곳에는 오윤수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기도 했다.

어쩌면 얘기가 잘 풀릴 수도 있겠네? 도윤은 속으로 미소를 삼키며 명함을 꺼내 건넸다. 중년 남자는 명함을 확인하더니 자신도 품에서 명함을 한 장 꺼냈다.

“솔천 화랑의 사장인 장찬수라고 합니다. 아마 화랑 이름은 처음 들어보실 거예요. 말이 화랑이지 삼각지에 있는 작은 화방이거든요. 장은서는 제 딸입니다.”

“아, 그럼 사장님이 따님의 그림을 전시하기 위해 직접 부스를 신청하신 건가요?”

“네. 우리 딸에게 조금 신기한 재주가 있어서요. 작년에 미대를 졸업했는데, 마땅히 전시회를 열어주는 곳이 없어서 제가 직접 나섰습니다.”

그렇군. 도윤은 다시 한 번 부스 안에 전시된 장은서의 그림들을 한 바퀴 둘러봤다.

“그림들이 참 특이하더군요. 그런데 신기한 재주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 말에 장찬수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저기 걸려 있는 모작들 말입니다. 저건 우리 딸이 아니면 누구도 그릴 수 없는 그림이에요. 판 메이허런이나 톰 키팅 같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흉내 낼 수 없을 겁니다.”

판 메이허런은 베르메르의 그림을 위조해 나치를 속였던 위조가였고, 톰 키팅 역시 TV에 출연하고 책까지 써냈을 정도로 위조가로서 이름을 떨친 괴짜였다.

‘저 말대로라면 장은서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위조가라는 얘기군.’

장찬수는 다소 과장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림을 살펴본 도윤은 솔직히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예전에 판 메이허런과 톰 키팅이 만든 위작을 본 적이 있었다. 그것과 비교할 때, 장은서는 분명히 그들보다 뛰어난 위조가였다.

“그러니까 그 신기한 재주라는 게 저 모작들을 그리는데 쓰인 재주인가 보군요.”

도윤의 물음에 장찬수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상대는 이미 한 차례 거리의 무명 화가를 발굴해서 데뷔시킨 전력이 있는 유명한 감정가였다. 그런 사람이 홍콩까지 일부러 자기 딸을 찾아왔다는 생각에 잠시 우쭐해진 게 문제였다. 그는 쓸데없는 얘기까지 털어놓았다고 자책하면서도 얼른 표정을 수습했다.

“뭐, 굳이 말하자면 그것하고 비슷하기는 합니다. 꼭 같지는 않지만요. 아, 그건 그렇고 제 딸을 만나고 싶다고 하셨습니까?”

도윤은 속으로 웃음을 삼키면서도 일단 상대가 억지로 화제를 넘기는 걸 모른 척 했다.

“네. 혹시 장은서 화백은 홍콩에 오지 않았나요?”

“에이, 그럴 리가요. 여기가 아트 페어이기는 하지만 은서에게는 개인 전시회나 마찬가지가 아닙니까? 당연히 왔지요. 지금 잠깐 점심을 먹으로 갔으니까 곧 올 겁니다. 부스를 지킬 사람이 저하고 딸 둘밖에 없어서 교대로 밥을 먹어야 하거든요. 하하하.”

그가 다소 겸연쩍은 웃음을 흘리는데, 마침 부스 안으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한 명 불쑥 들어서는 게 보였다. 그다지 크지 않은 키에 얼핏 보면 고등학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앳된 느낌이 남아 있는 여자였다.

“아, 은서야. 마침 잘 왔다. 여기 널 보자고 오신 손님이 계셔.”

장찬수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를 따라 고개를 돌린 도윤의 얼굴을 확인한 장은서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성큼 다가왔다.

“어? 이도윤 박사님 아니세요?”

이 여자는 또 자신을 어떤 이유로 기억하는 걸까? 문득 그게 궁금해졌다.

* * *

도윤은 장찬수의 양해를 얻어 장은서와 함께 근처의 카페를 찾았다. 원래는 그녀가 아빠를 대신해서 부스를 지켜야했지만, 장찬서가 나서서 두 사람을 밖으로 내보냈다.

“아직 배가 고프지 않으니까 점심은 나중에 먹으면 돼. 멀리서 찾아온 귀한 손님이니까 부스 걱정 하지 말고 천천히 얘기하다 와라.”

장은서는 몹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별 말 없이 도윤을 카페로 안내했다. 자리에 앉아 차를 주문하자마자 그는 먼저 자신의 명함을 꺼내서 그녀에게 주었다. 명함을 받아든 장은서가 마치 아이돌을 대하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트루쓰 앤 밸류에서 활약하시는 거 봤어요. 저도 그 프로그램을 본방 사수했거든요. 이도윤 박사님을 홍콩에서 직접 뵙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에요.”

역시 이 아가씨는 오윤수보다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먼저 나를 알았군. 도윤은 애써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면서도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부스에 전시된 작품들을 봤습니다. 뭐라 그럴까, 개인적으로 조금 신비한 느낌을 받아서요. 죄송하지만 그 그림들을 어떻게 그린 건지 얘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특히 모작들 말입니다.”

장은서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내성적인 성격의 아가씨인 게 분명했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서도 반짝이는 눈으로 도윤을 쳐다보더니 자신의 그림 얘기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다가 그가 모작을 언급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눈에 띄게 움찔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어떻게 그린 거냐고 하시면……. 당연히 붓과 물감으로 그렸지요. 요즘은 인쇄술이 좋아서 모작을 그릴 때 참고할 만한 좋은 사진들을 쉽게 구할 수 있거든요. 이젤 옆에 사진을 걸어놓고 베껴 그렸어요. 대가들의 그림을 흉내 내는 것 자체가 좋은 공부가 되거든요.”

이 아가씨 보게? 엄청나게 수줍어하면서도 거짓말은 또 아주 능청스럽게 하네? 도윤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그냥 핵심을 찌르기로 했다.

“정말 붓을 사용한 게 맞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본인의 오리지널 작품 말고는 붓으로 그린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던데요? 그림에서 붓 터치의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인쇄를 한 건 아닌 것 같고요.”

“당연히 인쇄한 건 아니에요. 그림을 보셨으면 물감으로 그렸다는 걸 아셨을 텐데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서 여쭤보는 겁니다. 물감으로 그린 그림인데 붓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스프레이를 쓴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그리신 겁니까?”

“저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거 붓으로 그린 게 맞아요. 그럼 붓을 쓰지 않고 어떻게 그렸다는 거예요?”

도윤은 잠시 말을 않고 장은서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여자를 대놓고 그렇게 쳐다보는 건 상당히 무례한 태도였지만 지금은 예의를 지킬 때가 아니었다. 그렇잖아도 고개를 살짝 숙인 채 계속 시선을 피하고 있던 장은서의 머리가 점점 밑으로 가라앉았다.

도윤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하나 띄웠다 파울 클레의 ‘고양이와 새’였다.

“이걸 좀 보시겠어요?”

그가 눈앞에 휴대폰을 들이대자 그제야 장은서의 머리가 살짝 위로 들렸다.

“지금 보시는 게 파울 클레의 원작입니다. 그럼 다음 사진을 한 번 보세요.”

도윤이 휴대폰을 터치하자 사진이 넘어갔다. 그런데 그것도 역시 ‘고양이와 새’였다.

“이건 장은서 씨가 그린 ‘고양이와 새’입니다. 이렇게 원작이 확실히 남아 있는 그림의 경우에는 모작과 비교하기가 아주 쉽죠. 사진을 찍어 확대한 다음 양쪽을 꼼꼼하게 대조하면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금세 알 수 있거든요. 저도 아직 거기까지 해보지는 않았지만 장은서 씨가 자꾸 이렇게 나오니까 한 번 정밀하게 대조해 보고 싶어지네요.”

“그걸 대조해서 뭐하게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는 모작을 그릴 때 일부러 원작과 확연하게 차이 나는 부분을 만들거든요. 그래서 누가 봐도 모작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어요.”

“저도 압니다. 아까 그림을 보면서 확인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화가 본인이 일부러 만든 차이점일 뿐이에요. 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과연 어떨까요? 제 생각에는 아무리 꼼꼼하게 대조해도 원작과 완벽하게 똑같을 것 같거든요. 그럼 사람들이 물을 겁니다. 이 화가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베껴 그릴 수 있는 거야? 그렇게 해 볼까요?”

장은서의 얼굴이 붉어졌다 하얘졌다 하더니 급기야 울상으로 변했다. 그 바람에 카페의 다른 손님들이 두 사람이 앉아있는 자리를 힐끔거리기 시작했다. 이거야 완전히 어린 고등학생을 협박하는 못된 어른 같은 구도네. 도윤은 속으로 혀를 찼다.

“장은서 씨. 저는 형사도 아니고 탐정도 아닙니다. 그냥 미술품을 감정하고 유망한 젊은 화가들을 발굴해서 전시회를 기획하는 사람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장은서 씨의 모작은 훌륭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봤던 어떤 위작가보다 뛰어난 솜씨예요. 하지만 장은서라는 화가 자신의 오리지널 창작품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해요. 전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도윤은 장은서의 창작품을 보는 순간, 오윤수의 광목천을 처음 마주했을 때만큼의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충격의 종류가 달랐다. 오윤수 역시 기술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그보다는 예술을 대하는 그의 관점과 자세에서 더 큰 가능성을 엿보았다. 반면에 장은서의 작품에서는 바로 화가의 관점이 확 다가오지 않았다.

“장은서 씨는 제가 보기에 아직 피지 못한 꽃입니다. 이상하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면서도 정작 자신의 그림을 통해 뭘 보여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느낌이 선뜻 다가오지 않아요. 그 이유를 찾아서 극복하지 못하면 은서 씨는 평생 대단한 모작 화가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겁니다.”

거듭되는 도윤의 말에 장은서가 비로소 고개를 살짝 들었다.

“말씀은 고맙지만 저는 솔직히 별로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제가 남의 그림을 똑같이 따라 그리는 능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제 자신의 오리지널이 특별히 모자란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모작을 잘 그리는 게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저는 지금까지 가짜를 진짜로 속여서 판 적이 없어요.”

“아버지인 장찬수 씨가 그러더군요. 우리 딸은 신기한 재주를 가졌다고.”

그 말에 장은서가 또 다시 움찔했다.

“아빠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네. 저는 그 신기한 재주가 도대체 뭘까 궁금합니다. 혹시 무슨 초능력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거든요. 그만큼 장은서 씨의 모작은 제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장은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빠가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그렇게 이상한 트집을 잡으시면 저도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요. 홍콩까지 저를 찾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도윤이 미처 말릴 틈도 없이 장은서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카페를 떠났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도윤은 피식 실소를 흘렸다.

“일부러 홍콩까지 왔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을 내면 안 되지.”

도윤은 그날부터 거의 매일같이 솔천 화랑의 부스를 찾아갔다. 그러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곳에서 하염없이 장은서의 작품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마치 장찬수나 장은서가 아니라 그가 부스의 주인인 것 같았다. 그렇게 나흘을 계속 무의미하게 시간을 허비했을 때, 마침내 장찬수가 먼저 도윤을 밖으로 불러냈다.

“잠깐 저랑 얘기를 좀 하시죠.”

그를 따라나서는 도윤의 입가에 미소가 매달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