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화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장찬수가 따지듯이 물었다. 하지만 도윤은 태연했다.
“왜 이러긴요. 이미 몇 번이나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저와 현소 화랑은 장은서 씨의 작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시겠지만 우리 화랑에서는 매년 한 명씩 신인들을 선발해서 데뷔 전시회를 열어줍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올해는 장은서 씨 개인전을 열고 싶어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게 있습니다.”
“해결하다니요? 뭘 해결한단 말입니까?”
“장은서 씨는 저 모작들을 어떻게 그린 겁니까? 드로잉 방법을 묻는 겁니다. 원본을 놓고 붓으로 물감을 찍어 그렸다는 뻔한 소리는 하지 마세요. 제가 그렇게 당연해 보이면서도 사실은 말도 안 되는 대답을 들으려고 홍콩까지 날아온 건 아니니까요.”
“이도윤 팀장님.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그림을 그릴 때는 붓을 쓰는 게 가장 편하고 좋은 방법이에요. 우리 딸도 당연히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요. 그런데 그 당연한 방법 말고 자꾸 다른 걸 얘기하라고 몰아붙이면 나더러 도대체 무슨 말을 하라는 겁니까?”
“따님이 그린 모작에서 그 당연한 방법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까 제가 이러는 겁니다. 그림을 그린 방법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까지 숨길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왜 자꾸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고집을 피우시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됐습니다. 이해하지 마세요. 솔직히 내가 왜 이 팀장 때문에 이렇게 속을 썩여야 합니까? 우리 딸을 데뷔시켜주겠다는 말은 고맙지만 다 필요 없으니 그만 돌아가시오.”
장찬수는 씹어뱉듯이 말을 하고는 등을 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도윤의 입에서 줄지어 튀어나온 작품 제목들이 그로 하여금 제자리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2014년 화제가 되었던 고 김현창 화백의 ‘고송백학도’, 같은 해 등장한 고 천주창 화백의 ‘아름다운 세상’, 이듬해 홍콩 소더비에서 느닷없이 경매에 붙여진 고 윤보섭 화백의 ‘도시의 유목민’. 더 말씀드려요?”
장찬수가 반쯤 틀었던 몸을 다시 홱 돌렸다. 창백한 얼굴에 귀신에 홀린 듯한 눈빛을 한 그가 손가락을 들어 도윤을 가리켜다.
“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도윤은 코웃음을 쳤다.
“왜요? 몇 점 더 있는데 그것도 다 말씀 드릴까요? 제가 홍콩에 있는 며칠 동안 그저 빈둥거리며 시간만 낭비했다고 생각하세요? 저도 그 그림들을 찾아내느라고 무진장 고생했습니다. 알고 봤더니 장찬수 시께서 따님의 신기한 재주를 꽤 짭짤하게 이용하셨더라고요?”
“난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소. 이만 돌아가시오.”
장찬수는 뒤늦게 시치미를 떼고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그러기에는 얼굴에 드러난 표정이 너무 적나라했다. 가볍게 떨리는 그의 양 손은 도윤의 말이 맞는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도윤은 손을 뻗어 등을 돌리는 그의 어깨를 잡았다.
“서울에 있는 지인에게 장찬수 씨와 솔천 화랑에 대해 조사를 하라고 부탁을 해 두었습니다. 마침 오늘 오전에 연락이 왔더군요. 삼각지에 위치한 허름한 화랑. 하지만 작년에도 이미 두 차례나 국제 아트 페어에 부스를 연 적이 있더군요. 솔천처럼 작은 화랑 치고는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해외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아트 페어에 참가하는데 화랑의 규모가 무슨 상관입니까? 좋은 작품을 출품할 수만 있으면 되는 거지.”
도윤은 일부러 보란듯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화방이 무슨 호텔은 아니니까 확실히 외형보다는 내실이 중요하죠.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장은서 씨 작품만 전시했더군요. 아무리 젊은 화가라고는 하지만 작품 활동이 지나칠 정도로 왕성해요. 제 생각에는 오랫동안 쌓아두었던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팔아치우려고 나선 게 아닌가 싶거든요. 그것도 전과 다르게 합법적으로.”
“아빠가 운영하는 화랑이 딸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게 무슨 잘못입니까?”
“아트 페어에 참석하는 것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죠. 하지만 그 전의 몇 해 동안 지속적으로 위작을 유통시킨 건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그것도 아빠가 딸의 작품을 판 거니까 괜찮다고 우기실 건가요?”
“난 이 팀장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소.”
“재작년에 한남동에 있는 아파트 펜트하우스를 구입하셨더군요. 한강이 환히 내려다보이는 전용 면적 90평짜리 아파트 말입니다. 그거 시세가 요즘 몇 십 억 한다죠? 그걸 구입하시더니 이듬해부터 갑자기 아트페어에 부스를 열기 시작하셨더라고요. 돈은 벌 만큼 벌었으니 이제부터는 장은서 씨를 공식적으로 알리고 싶으셨던 겁니까? 그것도 국제적으로?”
“아파트는 내가 돈을 벌어서 산 거요.”
“아, 삼각지에 위치한 그 작은 화방에서 그림을 팔아서 말이죠? 평생 낡은 빌라를 벗어나지 못하시던 분이 갑자기 무슨 수완을 발휘했기에 수십 억짜리 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큰돈을 벌었을까요? 저희 집도 화랑을 운영하는데 비결이 있으면 좀 알려주시죠?”
“다, 당신 도대체 뭣 때문에 내 뒤를 그렇게 캐고 다니는 거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저는 장은서 씨에게 관심이 많다고. 그런데 본인은 물론이고 아빠 되시는 분마저 이렇게 자꾸 거짓말을 하시니까 나름대로 애를 쓸 수밖에요.”
장찬수가 얼굴을 벌겋게 하고서 부들부들 떨 때, 갑자기 다른 쪽에서 그보다 더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그림들은 모두 제가 그린 거예요. 아빠는 제가 그린 위작을 판 것에 불과해요. 그러니까 잘못을 따지려면 아빠한테 그러지 말고 저한테 따지세요.”
고개를 돌리자 장은서가 눈물을 흘리며 서 있었다.
* * *
그날 저녁, 다른 때보다 일찍 부스를 닫은 세 사람은 도윤이 묵고 있는 호텔방에 모여 앉았다. 제일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도윤이었다.
“본격적으로 솔천 화랑과 장찬수 씨에 대해 조사를 한 건 홍콩에 도착해서 그림을 확인한 이후입니다. 하지만 그전부터 사실 우려를 가지고 있었어요. 누가 봐도 진작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흡사한 모작을 그릴 수 있는 화가. 그런 화가들이 자기 작품으로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 위조가의 길을 걷게 되는 건 이 바닥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에요.”
도윤의 말이 이어지는 동안 장찬수는 눈을 꽉 감았다. 장은서 역시 파랗게 질린 얼굴을 푹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림을 보는 순간 확신이 들더군요. 이런 정도의 모작이라면 일부러 차이점을 만들지 않고 진작으로 팔 경우 속는 사람들이 참 많겠구나. 솔직히 조사를 하면서도 장찬수 씨가 제발 넉넉하지 않게 살고 있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에 참여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니 애초부터 무리한 바람이었죠.”
“후우~. 모두 제 잘못입니다. 그때 그 사람 말만 듣지 않았어도.”
장찬수가 감았던 눈을 뜨며 길게 한숨을 토했다. 장은서는 기어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런 부녀의 모습을 보는 도윤의 마음도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그 사람의 말이라뇨? 어떤 사람에게 무슨 말을 들었습니까?”
“누군지는 모릅니다. 원형 탈모가 심하다는 것만 빼면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40대 남자였으니까요. 명함을 한 장 받기는 했는데 나중에 전화를 걸어보니까 이름도 전화번호도 전부 다른 사람 거였어요. 아마 남의 명함을 줬었나 봅니다.”
“그 사람이 뭐라고 하던가요?”
장찬수의 말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낯선 중년 남자가 갑자기 가게로 불쑥 들어오면서 시작되었다. 마침 당시 중학생이던 장은서가 그린 동양화 한 점을 가게에 가져다 놓았었는데, 그 남자가 가게 앞을 지나다가 열린 문을 통해 그 그림을 본 것이다.
“은서는 원래 남의 그림을 그대로 베끼는 것만 가능했어요. 그런데 그해 들어 대가의 화풍을 흉내 내면서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김현창 화백의 ‘고송백학도’는 은서가 그런 방식으로 그린 첫 작품이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아빠로서 기특하기도 해서 걸어두고 보려고 가게에 가져다 놓았던 겁니다.”
중년 남자는 아직 이름도 붙이지 않았던 그림을 자신에게 팔라고 졸랐다. 장찬수도 뭔가 찜찜해서 계속 거절했는데 남자가 내민 백만 원짜리 수표 세 장이 결정타였다. 당시 장사가 잘 안 돼서 형편이 어렵던 그로서는 차마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었던 것이다.
“나중에 그 그림이 1억이 넘는 돈에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더럭 겁이 났습니다. 고송백학도라는 이름도 붙었더군요. 당장이라도 경찰이 잡으러 올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러자 문득 다른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문가들도 속아서 살 정도의 그림이라면 내가 직접 팔아도 되겠구나 하고요.”
애초에 그 그림을 중학생 여자 아이가 그렸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중년 남자는 그 뒤로 전혀 연락이 없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사람 역시 고송백학도가 진품이라고 생각하고 사들인 게 분명했다. 어수룩한 동네 화방의 호구를 등쳐먹었다고 어디선가 혼자 낄낄대며 웃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본래부터 작기는 하지만 화방을 운영하던 입장이었으므로 장찬수는 몇 다리를 건너 적당한 수집가를 찾을 수 있었다. 그해 연말, 천주창 화백의 화풍을 흉내 낸 ‘아름다운 세상’이 세상에 선을 보였다. 이듬해에는 아예 홍콩까지 그림을 들고 나가 소더비의 문을 두드렸는데, 그때 장은서의 그림이 세계적인 경매 회사마저 속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야기를 듣던 도윤은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감쪽같은 위작이라고 생각하셨겠죠. 실제로 지금까지 무사하기도 했고. 하지만 세상에 모든 사람들을 영원히 속일 수 있는 거짓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의 말에 장찬수도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이 잘 팔리고 갑자기 돈 방석에 올라서자 저도 점점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은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는 위작 판매를 중단했어요. 맹세컨대 그 뒤로는 위작을 한 점도 팔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가짜라는 걸 알아보지 못하는 그림을 단지 겁이 나서 팔지 않기로 했다고요?”
그러자 장찬수가 딸의 눈치를 힐끗 보더니 민망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릴 때는 은서도 내가 자기 그림을 비싸게 팔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대학에 들어갈 즈음이 되자 슬슬 눈치를 채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집이 부자가 됐으니까요. 한창 입시 준비를 하던 어느 날, 애가 미술잡지 하나를 가지고 와서 눈물을 흘리면서 묻더라고요. 이 잡지에 소개된 그림이 혹시 자기가 그린 게 아니냐고.”
방안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도윤은 속이 답답했다. 저들이 계속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자신들의 죄를 숨기려 들면 경찰에 고발해서라도 응분의 대가를 받게 할 작정이었다. 수십 억 원에 해당하는 위작을 제작해서 유통시킨 일이었으니, 그냥 모른 척 하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죄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도윤이 계속 입을 다물고 있자 장찬수가 느닷없이 그의 앞에 무릎을 넙죽 꿇었다.
“죄송합니다. 당장 한국에 돌아가서 자수하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은서만은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갓 대학을 졸업한 아이입니다. 이제 막 화가로서의 꿈을 피워나가려는 참인데 못난 아비 때문에 그 꿈이 무참하게 꺾이면 안 됩니다. 우리 은서만은 살려주세요.”
장찬수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자 장은서 역시 어깨를 들썩이며 본격적으로 흐느꼈다. 도윤은 난감한 표정으로 두 부녀가 우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버지가 딸이 그린 모작을 진짜라고 속여 팔았다. 그런데 그 아버지가 자수를 하면서 어떻게 그림을 그린 당사자인 딸이 무사할 수 있겠는가? 어리석은 부탁이었다.
“장 사장님을 용서하고 말고는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형사가 아니라고. 그런 말은 제가 아니라 검사나 판사한테 하셔야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도윤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원칙적으로만 따지면 장찬수가 자수를 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나서서라도 두 사람을 고발해야 한다. 하지만 그 역시 가짜 파라켈소스의 검을 만들어 사람을 반쯤 죽게 만든 전력이 있다. 도윤 자신은 몰랐지만 실제로 그 일 때문에 여러 사람이 다치거나 죽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잠시 고민하던 그는 결국 가장 궁금했던 문제부터 먼저 확인하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위작은 어떻게 만든 겁니까? 제가 보기에는 붓을 쓰지 않고 그림을 그린 것 같은데, 저 역시 구체적인 방법은 짐작이 가지 않아서요.”
그러자 장은서가 자기 아버지를 쳐다봤다. 장찬수 역시 고민을 하는 듯하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의 의사를 확인한 그녀가 호텔 방에 비치된 메모지와 펜을 가져왔다.
“아빠가 저한테 신기한 재주가 있다고 한 건 초능력 때문이에요.”
그녀의 말에 도윤이 눈살을 찌푸렸다.
“초능력이요? 그건 또 무슨 황당한 소립니까?”
“설명하기는 힘들고 직접 보면 아실 거예요.”
장은서가 펜을 잡더니 메모지 위에 마구잡이로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아가씨가 뭐 하는 거지? 도윤이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는 사이에 종이 위에는 마치 어린아이가 낙서를 해 놓은 것 같은 정체모를 선들이 복잡하게 얽혔다. 그제야 펜을 놓은 장은서가 호텔 방에 걸려 있는 그림을 가리켰다. 펜으로 거칠게 그린 크로키였다.
“저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려볼게요.”
뭘 그려? 도윤이 보고 있는 사이에 장은서가 자신이 낙서를 한 메모지를 한 손으로 잡았다. 잠시 후, 메모지 위의 낙서가 저절로 이지러지고 펴지기를 반복하더니 조금씩 벽에 걸린 크로키의 모습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불과 십 분도 되지 않아 메모지 위에는 비록 크기는 다르지만 벽에 걸린 것과 똑같은 크로키가 완성됐다.
“보셨죠? 이게 제가 가진 신기한 능력이에요. 저는 물감이나 잉크, 연필 같은 것을 마음대로 움직여서 제가 보고 있는 것과 똑같은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도윤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눈앞의 여고생처럼 생긴 이십대 초반의 아가씨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뭔가 특이한 방법을 써서 모작을 그렸을 것이라 짐작하기는 했지만 그게 설마 이런 말도 안 되는 방법일 줄은 몰랐다.
세상에는 간혹 비정상적인 능력을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 도윤은 이미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 도윤 자신이 바로 초능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살아있는 증인이자 증거였으니까. 하지만 그런 그도 보는 것만으로도 그림의 형태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이거야 말로 최첨단 인간 프린터네.’
이 세상 최고, 아니 최악의 위조범이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