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화
바다에서 일반 화물선이나 여객선이 해적선을 따돌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해적선은 대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개조한 선박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도윤 일행은 이라크의 황무지에서 비슷한 상황에 부딪혔다. 무장 강도들이 탄 차량은 특수 개조라도 했는지 도윤의 차보다 훨씬 빠르게 비포장도로를 달렸고, 그 때문에 두 차 사이의 거리는 시시각각으로 좁혀졌다.
“겁이 없는 녀석들이네. 무슨 강도들이 사람 터는데 자기들 목숨까지 걸어? 이런 도로에서 저렇게 빨리 차를 몰다가는 조금만 삐끗해도 뒤집히지 않나?”
남을 털겠다는 놈들이나, 털리지 않겠다는 쪽이나 목숨을 걸고 달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라크의 여름은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더구나 습기가 별로 없는 건조한 공기 때문에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50도를 넘는다. 긴팔 옷을 입고 건식 사우나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비슷하다.
그런 곳에서 메마른 황무지를 관통하는 비포장도로를 전속력으로 달리자니 솔직히 죽을 맛이었다. 차가 쉴 새 없이 덜컹거리는 건 물론이고 깨진 창문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흙먼지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뒷좌석에 기댄 채 총을 겨누고 있는 도윤은 함부로 눈을 깜빡일 수도 없었다. 언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놈들이 대뜸 총을 쏘기 시작했다.
따당, 따다다당.
“숙여!”
도윤이 고함을 버럭 질렀지만 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허리를 세우고 있는 사람은 이미 아무도 없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아킴마저 고개를 바짝 숙인 채 이를 악물며 페달을 밟고 있었다. 그 바람에 차의 진동이 더욱 심해졌다.
“총!”
자신이 들고 있던 권총을 힐끗 쳐다본 석훈이 그걸 아킴의 무릎 위에 던지면서 운전대 옆에 기대놓았던 소총을 잡았다. 아킴은 그를 말리는 대신 시선도 돌리지 않은 채 물었다.
“AKM을 다룰 줄 아십니까?”
“총을 던져서라도 놈들을 잡을 테니 걱정하지 마쇼.”
석훈은 운전대 옆에 기대놓았던 총을 가져와서 탄창을 확인한 뒤 곧바로 실탄을 장전했다. 어차피 앞좌석에 앉은 두 사람보다는 그와 석훈이 응사하는 게 훨씬 나은 상황이었다.
“넌. 엔진을 노려. 난 바퀴를 쏠 테니까.”
석훈이 개머리판을 어깨에 붙이는 걸 본 도윤이 짧게 지시를 내렸다.
“되겠어요? 차가 너무 흔들려요. 아무리 형이라도 바퀴를 맞추는 건 좀 어려울 텐데…….”
“지금이 가능성 따질 때야? 무조건 해야지. 안 그러면 우리가 죽어.”
압도적인 화력으로 적을 제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인원도, 실탄도 모두 부족했다. 도윤은 놈들을 없애는 것보다는 상대의 기동력을 뺏는 데 집중하는 쪽을 택했다.
따당 따다당
옆에서 석훈이 반자동으로 응사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도윤은 이리저리 흔들리는 조준점의 감을 잡기 위해 정신을 바짝 집중시켰다.
탕
첫 발은 허공으로 날아갔는지 아예 탄착점을 확인할 수도 없었다. 빌어먹을.
탕
두 번째 총알은 달려오는 차량 앞의 땅바닥에 박히면서 흙먼지를 피워 올렸다.
탕
세 번째 역시 마찬가지. 그때 상대방이 쏜 총알이 도윤의 머리 위를 지나가 SUV의 앞 유리를 박살냈다. 당황한 아킴이 순간적으로 핸들을 트는 바람에 차가 이리저리 비틀거렸다. 그 바람에 도로 바닥의 웅덩이를 지나면서 차체가 크게 위로 튀어 올랐다가 내려앉았다.
“방향 똑바로 유지해! 차가 옆으로 틀어지면 놈들에게는 표적만 커지는 셈이야.”
도윤이 소리를 빽 질렀다.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흔들리던 차가 다시 방향을 제대로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미치겠네, 진짜. SUV가 잠시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놈들의 선두 차량이 더욱 가까워졌다. 도윤은 호흡을 멈추고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었다.
탕
상대의 왼쪽 바퀴가 힘을 잃는다 싶은 순간, 놈들의 선두 차량이 방향을 잃고 비틀대다가 크게 튀어 올랐다. 중심을 잃은 차가 한쪽으로 기우뚱하더니 기어코 옆으로 뒤집혀 버렸다. 차에 탔던 놈들 가운데 한 명이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튕겨져 나오는 게 보였다.
“저 끈질긴 새끼들. 왜 저렇게 결사적으로 달려드는 거야?”
도윤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차 한 대가 뒤집혀버렸으니 추격을 포기할 만도 한데, 뒤집힌 선두 차량 뒤에서 흙먼지를 뚫으며 트럭이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석훈의 총에서 따다다당 하면서 연발로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렸다.
“나이스!”
트럭의 엔진 부근에서 하얀 연기가 치솟는가 싶더니 결국 놈들의 차가 멈춰 섰다.
펑
급히 브레이크를 밟은 차에서 여러 명이 앞을 다퉈 뛰어내리는가 싶더니 곧이어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트럭 앞부분이 검붉은 불길에 뒤덮였다. 몇 놈이 이쪽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총을 난사했지만 이미 제대로 맞추기에는 서로의 거리가 너무 멀어진 상태였다.
후우~ 십 년 감수했네. 도윤이 총을 거두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석훈이 다급하게 그를 불렀다.
“형! 양세진 씨가 총에 맞았나 봐요.”
뭐? 깜짝 놀란 도윤이 고개를 돌리자 양세진이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문에 몸을 기대고 있는 게 보였다. 그의 왼쪽 어깨에서 흘러내린 피가 이미 시트를 흥건히 적신 상태였다.
“뒷좌석 시트 밑에 구급용 상자 있어. 그거 꺼내.”
도윤은 석훈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조수석 시트를 최대한 뒤로 젖혔다. 피에 젖은 양세진의 옷을 칼로 대충 잘라내자 총알이 왼쪽 어깨뼈를 부수며 뚫고 지나간 상처가 드러났다. 도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위치도 그렇고, 그나마 총알이 박히지 않고 관통한 게 천만다행이네.’
총알이 조금만 더 밑으로 내려갔으면 양세진은 아마 피격을 당하는 동시에 사망했을 것이다. 석훈이 시트 밑의 수납공간에서 꺼낸 구급용 상자를 건넸다. 일반적인 것들과는 달리 교전 경험이 많은 아킴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한 실전형 상자였다.
“차를 멈출까요?”
아킴이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도윤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냥 달리세요. 응급처치는 나하고 미스터 안이 알아서 할 테니까.”
상대가 보이지 않는 거리까지 멀어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놈들이 추격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장담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다른 일행이 어딘가 더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여기서 당장 차를 멈추는 건 너무 위험했다.
도윤은 먼저 진통제가 들어있는 일회용 주사기를 꺼내 양세진의 팔에 꽂았다. 근육 주사이기 때문에 효력이 조금 늦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당장은 흔들리는 차 때문에 바늘이 휘어지지 않게 신경을 쓰는 것만 해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잠시 후, 이를 악문 채 얼굴을 찌푸리고 있던 양세진의 얼굴 표정이 스르르 가라앉았다.
“수통에 물 있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석훈이 그에게 수통을 통째로 건넸다. 도윤은 그것을 받아 양세진의 어깨에 부어 상처 주위에 엉겨 붙은 피를 떼어냈다. 그런 다음에 소독을 시작했는데, 그 사이에도 출혈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이러다가 쇼크에 빠지면 곤란한데…….’
도윤은 소독이 대충 끝나자마자 바로 상처 부근에 지혈제를 발랐다. 그나마 지혈제가 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상처 부근에 화약을 뿌려 태워서라도 지져야 했을 것이다.
“됐다. 이제 피는 멈춘 것 같아.”
도윤이 손을 떼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석훈이 곧바로 양세진의 어깨에 붕대를 칭칭 동여맸다. 응급조치가 거의 끝날 때쯤 양세진은 기어코 정신을 잃고 시트 위에서 축 늘어졌다.
“원래 군인이었습니까? 미스터 양 말로는 한국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에 다녀온다고 하더군요. 두 분도 군 복무 경험이 있어요?”
아킴이 운전대를 잡은 채로 물었다. 거침없이 총을 쏘고 부상자를 치료하는 모습까지 보았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했다. 도윤은 비로소 씁쓸한 웃음을 머금을 수 있었다.
“네. 2년 동안 옆에 있는 이 친구하고 함께 같은 부대 소속이었어요.”
“그렇군요. 한국 군대는 요즘도 교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까?”
“아뇨. 실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말이요? 그럼 그쪽은 훈련을 아주 세게 시키는 모양이군요. 첫 실전에서 그렇게 침착하게 적을 상대하다니, 놀랍습니다.”
도윤은 대답하지 않고 어깨만 으쓱했다. UDT가 확실히 훈련을 세기 시키기는 하지. 하지만 침착했다는 건 아킴이 오해한 거다. 지금도 이렇게 가슴이 콩닥거리는데 침착은 무슨. 오늘 일이 나중에 꿈에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 *
도윤 일행이 바그다드에 도착한 것은 총격전이 일어난 지 세 시간가량이 지났을 때였다. 아킴은 바그다드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곧장 가까운 병원으로 차를 몰았고, 양세진은 다행히 너무 늦지 않게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상처가 크고 출혈이 많았던 것에 비해 상태가 양호한 편입니다. 며칠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초기에 응급조치를 잘 한 덕분에 후유증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수술을 마친 의사의 말을 듣자 그제야 긴장이 탁 풀리면서 몸이 저절로 늘어졌다.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사이에 연락을 받은 아만 시큐어리티에서 사람을 보냈다. 그가 병실을 지키겠다고 했기 때문에 세 사람은 일단 병원을 나왔다.
호텔로 향하는 도윤과 석훈과는 달리 아킴은 집으로 돌아갔다. 병원을 떠나기 전에 그는 도윤에게 이번 일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우리를 습격했던 놈들 말입니다, 무장 상태로 봐서 IS는 아닙니다.”
“그럼 단순히 여행객을 노린 강도들이었단 말입니까?”
“그렇다고 보기에는 또 차량의 상태가 너무 좋았습니다. 강도들은 본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빠른 차를 타고 다니기는 쉽지 않지요.”
“그럼 도대체 놈들의 정체가 뭐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우리가 아르빌에서 만난 미술 중개상 이름이 바샤르 라산이라고 하셨죠? 제 생각에는 아마 그 사람이 직접 고용하거나 부추긴 놈들일 겁니다.”
“라산이요? 그 사람이 왜 우리를 죽이려고 합니까? 나는 그 자에게 피해를 끼친 게 없습니다. 가진 것도 고작 10만 달러짜리 황금 술병 하나뿐이고.”
도윤의 말에 아킴이 씁쓸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한국은 어떨지 몰라도 여긴 이라크입니다. 10만 달러가 생긴다면 사람 하나쯤 망설이지 않고 죽일 사람들을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게다가 이 박사님은 라산의 자존심을 건드렸지 않습니까?”
“제가요? 호텔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고 거래에서는 바가지를 쓸 뻔 했어요. 자존심이 상했던 건 오히려 접니다. 라산이 아니라.”
“하지만 이 박사님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서 상대에게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지 않았습니까? 라산은 그걸 협박으로 받아들였을 겁니다.”
빌어먹을. 하긴 조금 이상하기는 했다. 아무리 이라크의 치안이 불안하다고 해도 여행 중에 도로 한복판에서 무장 강도를 만나는 일이 그렇게 흔할까? 그냥 운이 더럽게 없었다고만 생각하기에는 조금 찜찜했는데, 아킴의 말을 듣고 보니 아무래도 자신이 굉장히 더러운 놈을 만난 게 틀림없는 것 같았다.
“아무튼 이번 일은 죄송합니다. 제가 지켜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덕분에 목숨을 구했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이 은혜를 보답하겠습니다.”
아킴은 그 말을 남기고 병원을 떠났다. 도윤과 석훈 역시 곧바로 호텔을 구해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다 땅속으로 가라앉을 것처럼 피곤했지만 막상 침대에 눕자 잠이 오지 않았다. 붉게 충혈된 눈을 말똥말똥 뜬 채로 천장을 쳐다보고 있자니 이대로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심은 가지만 라산이 우리를 습격했다는 증거가 없어. 하지만 그게 꼭 이대로 참고 넘어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잖아? 난 하마터면 죽을 뻔 했는데.”
그렇다고 총을 들고 놈을 찾아갈 수는 없었다. 그건 무모하고 위험할 뿐만 아니라 천하에 둘도 없이 멍청한 일이 될 것이다.
옆 침대를 보니 석훈이 세상모르고 잠에 빠져 있었다. 도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켜고 SNS를 검색했다. 미국 대통령도 툭 하면 트위터를 날리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이라크의 외교장관이라고 해서 인터넷과 담을 쌓고 살라는 법은 없잖아? 게다가 수집가들 중에는 자신이 소장한 예술품들을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찾았다.”
도윤은 말, 황금, 술병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끝에 말 모양으로 생긴 황금 술병 사진을 올린 인스타그램을 찾아냈다. ‘알리’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는 계정이었는데, 보나마나 알리 아드난 카딤, 즉 이라크의 현 외교장관이 개설한 계정이 분명했다.
도윤은 카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통해 그가 어떤 종류의 예술품들을 좋아하는지 파악했다. 알리는 자신이 올린 사진이 모두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댓글을 단 몇몇 사람들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
“문제는 어떻게 이 사람과 개인적인 자리를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건데…….”
도윤은 고심 끝에 어쩔 수 없이 이브라힘 왕세제의 비서실장인 압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부탁을 받은 압둘은 굉장히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카딤 장관은 잘 압니다. 왕세제 전하는 물론이고 저와도 몇 번이나 만나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글쎄요. 두 분을 소개시켜 드리는 거야 별로 어려울 게 없겠지만 그 이상은 저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군요.”
“압둘 실장님에게 갑자기 이런 부탁을 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는 건 저도 압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미리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그저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만 주시면 됩니다. 그렇게만 해주시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은혜를 잊지 않는다는 건 굉장히 좋은 일이죠. 그러니까 카딤 장관이 가지고 있는 소장품 중에 이 박사님이 찾고 있는 물건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가능하면 장관을 설득해서 그걸 구입하고 싶다는 얘기고요?”
“그렇습니다. 그 물건은 제가 아는 한 이라크의 문화재가 아닙니다. 저에게 파신다고 해도 장관님에게 특별히 누가 될 일은 없을 거라 장담합니다.”
“알겠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박사님의 부탁이니 제가 한 번 힘을 써보죠. 일이 잘 성사되면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하셨던 말씀을 꼭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물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전화를 끊은 도윤은 새삼 머리가 차갑게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압둘의 은혜라는 부담을 떠안는 게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당장은 술병 세트를 완전히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리고 압둘이나 이브라힘 왕세제와는 어차피 나중에라도 또 다시 얽힐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도 했다.
“그럼 나도 이제 미리 준비를 해야겠지?”
도윤은 하킴의 인스타그램에 실린 소장품들의 사진을 다시 한 번 면밀히 관찰했다. 이 안에 자신의 히든카드가 될 만한 게 분명히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