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화
통로는 그리 길지 않았다. 석벽을 뚫고 들어온 곳으로부터 불과 50미터 가량을 걸어 들어가자 곧바로 막다른 끝이 나타난 것이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통로는 그저 일자로 쭉 뻗은 외길에 불과했다. 일행이 모두 나서서 사방을 방패와 손으로 두드리며 샅샅이 살펴봤지만 더 이상 벽 뒤의 빈 공간이나 비밀 통로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형. 아무래도 우리 여기 갇힌 것 같은데요?”
석훈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도윤의 얼굴 역시 심각하게 변했고, 딩샤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처음 탐사에 자원하며 나섰을 때의 당당하던 패기는 이미 사라진 듯 했다. 도윤이 다시 무전기를 켜봤지만 역시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는 한숨을 속으로 삼켰다.
“각자 흩어져서 다시 한 번 통로 구석구석을 자세히 살펴보자. 분명히 뭔가 있을 거야.”
도윤의 말에 딩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만약 빠져나갈 방법이 없으면요?”
“분명히 뭔가가 있을 거야. 아무래도 여긴 일부러 만든 비밀 통로 같아. 애써 만들어 놓은 비밀 통로가 한쪽은 함정이고 다른 쪽은 막다른 골목으로 끝이라는 건 이상하잖아?”
도윤은 애써 딩샤를 달래며 석훈과 함께 다시 한 번 통로를 수색했다. 그 역시 걱정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석훈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이게 뭐죠? 형! 딩샤 씨! 여기 좀 잠깐 와 보세요.”
녀석이 통로의 막다른 끝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소리쳤다. 도윤이 다가가자 바닥에 무언가 길게 널브러져 있는 게 보였다. 그는 무릎을 꿇고 석훈이 비춘 것을 살폈다.
“줄사다리인 것 같은데? 오래 돼서 완전히 삭아버리기는 했지만 줄사다리가 분명해”
“형이 보기에도 그렇죠? 그런데 웬 줄사다리에요? 누가 공사하다가 놓고 갔나?”
“말도 안 되는 소리. 여긴 황제의 무덤이야.”
황제의 무덤을 만든 사람들이 쓰던 물건을 치우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도윤은 손전등을 들어 밧줄이 놓인 부근의 벽과 천장을 구석구석 살폈다. 그러던 그의 동작이 어느 한 순간 뚝 멈췄다.
“둘 다 저기 좀 봐봐. 저거 위쪽으로 뚫린 통로 같지 않아?”
석훈과 딩샤가 도윤이 손전등으로 비춘 곳을 유심히 쳐다봤다. 그러자 확실히 천정에 희미한 금이 정사각형으로 그어져 있는 게 보였다.
천정의 높이는 대략 6미터 정도. 그들이 떨어졌던 함정에 비해서는 낮지만 여전히 뛰어서 닿기에는 너무 높았다. 무덤에 다락방이 있을 리도 없고 저게 도대체 뭐지? 도윤이 눈을 가늘게 뜨고 천정을 올려다보는데 딩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까 그 시체 말이에요. 혹시 저곳에서 줄사다리를 타고 내려온 거 아닐까요?”
그러자 석훈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랬으면 왜 함정 근처에서 죽었겠어. 저쪽으로 나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으면 타고 내려왔던 줄사다리를 타고 다시 올라갔겠지.”
“밧줄이 끊어졌는지도 모르죠. 그래서 올라갈 수 없게 된 거 아닐까요?”
“아무리 천 년 전이라고는 하지만 밧줄이 그렇게 약했다고?”
“아니면 저 위도 막혀 있으니까 올라가는 걸 포기했던가요. 여긴 무덤 속이잖아요?”
딩샤의 목소리가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도윤은 쓸 데 없이 똑똑한 소리를 내뱉은 석훈을 속으로 나무라며 밧줄을 세심하게 살폈다. 그러던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밧줄이 끊어져서 올라가지 못했을 거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여기 좀 봐라. 이 줄 사다리는 삭아서 끊어진 게 아니야. 누군가 미리 손을 써놓았던 게 분명해.”
도윤이 손전등으로 비춘 곳은 밧줄의 중간 부분이었다. 위아래가 끊어져 있었는데 올이 자연스럽게 풀려 있지 않고 절반 이상 날카로운 물체에 의해 베어진 흔적이 뚜렷했다. 누군가 천 년 전에 이 줄사다리에 미리 손을 써두었다는 뜻이었다.
“처음 내려올 때 그랬는지, 아니면 몇 번 오르내리던 도중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 줄사다리는 어차피 끊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어.”
도윤의 말에 딩샤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 시체는 그걸 전혀 몰랐을까요? 아까 보니까 시체 옆에 횃불의 흔적이 있었잖아요. 횃불로 비춰봤으면 알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줄사다리를 타려면 두 손을 다 써야 하잖아. 그런데 도중에 한 손에 횃불을 들고 일부러 사다리의 상태를 살피려고 했을까? 더구나 누군가 일부러 손을 썼다면 분명히 사다리의 윗부분을 잘랐을 거야. 횃불의 밝기를 생각하면 밑에 내려와서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웠겠지.”
“타고 내려온 사다리는 끊어지고, 이곳에는 나갈 구멍이 없었다는 뜻이네요. 당사자는 얼마나 기가 막히고 두려웠을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그 끔찍한 상황이 바로 우리가 처한 상황이기도 하잖아. 하지만 도윤은 차마 그 말을 내뱉지 못했다. 그때 문득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아까 그 시체 좀 다시 한 번 확인해보자.”
도윤은 다시 통로를 거슬러 올라가자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하던 석훈과 딩샤가 얼른 그의 뒤를 따랐다. 함정으로 이어진 석벽에 도착한 도윤은 그곳에서 뼈만 남은 시체의 상태를 한참 동안 살폈다. 그러더니 인상을 확 찌푸렸다. 석훈이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왜 그래요, 형?”
“이 시체 말이야. 아무래도 측천무후의 것이 아닌 모양이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까는 겉에 걸친 옷이 황후나 입을 수 있는 거라면서요?”
“그래. 그래서 영락없이 무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젊은 여자의 시신이야. 하지만 무후는 사망 당시에 이미 팔십이 넘었어. 요즘 기준으로 봐도 아주 장수한 편이지.”
“형, 해부학도 공부했어요? 뼈만 보고 그걸 어떻게 알아요.”
도윤이 시체의 부서진 뼛조각 몇 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해부학을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이게 애를 여러 명이나 낳은 팔십 먹은 노파의 뼈가 아니라는 건 알겠다.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나이가 들수록 골다공증 때문에 뼈의 내부 조직이 스펀지처럼 변해. 애를 여러 명 출산한 여자라면 더 심할 수밖에 없지. 근데 봐라. 이 뼈는 조직이 단단하잖아. 이건 노파의 뼈가 아니야.”
도윤은 말을 하다 문득 딩샤를 보고 흠칫했다. 뜻밖에도 그녀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던 것이다.
“왜 그래? 몸이 불편해? 떨어질 때 다친 부분이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거야?”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도윤은 분명히 기절해 있던 그녀를 치료해 주었다. 적어도 육체적으로는 완벽한 상태라는 것을 자기 손으로 직접 확인했던 것이다. 도윤의 물음에 딩샤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아, 아니에요. 갑자기 어두운 지하 공간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겁이 나서…….”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가 이 안으로 들어갔다는 걸 밖에서도 알고 있잖아. 아무런 연락도 없이 계속 돌아오지 않으면 누군가 구하러 오겠지. 그 전에 우리가 나갈 수도 있고.”
“그렇겠죠?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딩샤의 표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솔직히 도윤 역시 자신이 한 말을 별로 믿지 않았다. 그들이 행방불명되었다고 해도 탕 단장은 물론이고 밖에 있는 발굴 단원들이 신속하게 손을 쓸 것 같지는 않았던 것이다. 목숨이 아깝다고 터널 안으로도 들어오지 않으려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과연 자신들을 구하러 여기로 올 사람이 있을까?
속으로 혀를 찬 도윤은 한쪽으로 치워놨던 석벽 조각들을 일일이 하나씩 뒤집어가며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무너진 석벽 조각들을 모아서 짝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걸 본 석훈이 옆으로 다가왔다.
“형, 지금 뭐하는 거예요? 이 와중에 퍼즐 맞추기 하는 것도 아닐 테고.”
“잠깐 있어봐. 확인할 게 있으니까.”
한참 동안 부서진 석벽 조각들을 이리저리 맞추던 도윤이 그 중 한 부분을 가리켰다.
“여기 봐라. 긁힌 자국이 있지?”
그제야 석훈과 딩샤도 가까이 다가와 도윤이 들어 보인 조각을 확인했다. 흔적이 깊다고 하기는 어려웠지만 도윤의 말을 듣고 보자 확실히 누군가 거칠게 긁은 자국들이 남아 있었다. 석훈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뭐죠? 얼핏 봐서는 손톱으로 긁은 것 같네요. 여기서 막혀 나갈 수 없게 되니까 답답해서 몸부림친 흔적일까요? 으,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석훈이 어울리지 않게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도윤이 관심을 갖는 건 다른 것이었다.
“마구 긁은 게 아니야. 잘 봐. 글자가 보일 테니까.”
그제야 딩샤가 다가오더니 도윤이 맞춰놓은 석벽 조각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맞네요. 이건 아무래도 ‘원(願)’이라고 쓴 것 같은데요.”
“그게 정말 글자라고요? 손톱으로 석벽에 글자를 팠단 말이에요?”
석훈이 깜짝 놀라 다가왔다. 도윤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부수는 바람에 뚫리기는 했지만 여기는 원래 막혀 있는 석벽이었잖아. 그런데 이 시체가 자신이 내려왔던 곳이 아니라 하필이면 여기서 죽었다는 게 뭘 의미할까? 난 아무래도 죽은 사람이 원래는 여기를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듣던 석훈의 안색이 확 변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까 탈출구였어야 하는 곳이 벽으로 변했다는 거예요?”
“정확한 건 지금 알 수가 없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을까 싶기는 해.”
“우와. 저 같으면 그럼 정말 돌아버렸을 것 같아요.”
“이 여자도 비슷한 심정이었겠지. 그리고 정말 자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뭐라도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았을까?”
“석벽을 손톱으로 긁어서 글씨를 남겼을 거라는 말이죠?”
“그거야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고, 아무튼 나라면 뭐라도 했을 것 같았어.”
“이야, 혹시 자신을 이런 상황에 빠트린 사람의 이름을 적어놓지 않았을까요? 시체가 살인자의 정체를 밝히는 다잉 메시지를 남긴다……. 그거 무슨 탐정 만화 같은 얘기네요.”
석훈의 마지막 말에 도윤은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굳이 살인자의 정체를 밝혔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시체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을 기대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진짜로 글씨가 발견된 것뿐이었다.
그때부터 세 사람은 협심해서 무너진 석벽 조각을 맞추는데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약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시체가 기대고 있던 부근의 석벽은 어느 정도 원형을 회복했다. 거기에는 네 개의 글자가 쓰여 있었다.
“태평(太平)과 허원(許願)? 이게 무슨 뜻일까요?”
딩샤가 고개를 갸웃했다. 글자는 두 글자씩 묶여 있었기 때문에 알아보기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그 글자들이 얼핏 생각하기에 한을 품고 죽은 사람이 새겼을 것 같지 않은 뜻을 품고 있다는 점이었다.
“허원은 바라는 게 이루어진다는 뜻이고 태평은 말 그대로 천하가 태평하다는 뜻이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천하가 태평해지기를 바란다는 건데, 이게 과연 통로에 갇혀서 굶어죽은 사람이 남긴 유언일까? 손톱으로 석벽을 긁어가면서까지?”
도윤이 석훈과 딩샤를 쳐다보았지만 두 사람 모두 고개를 저었다. 뜻은 좋지만 그게 상황과 너무나 어울리지 않다보니 오히려 기괴한 느낌까지 들었다.
“황당하네요. 사람이 죽어 있는데 복장은 황후의 것이고 몸은 젊은 여자잖아요. 줄사다리까지 타고 내려왔는데 사실은 스스로 죽을 곳을 찾아온 거나 마찬가지고, 게다가 죽기 전에는 세상이 태평해지기를 바라는 유언을 남겼다고요? 이 무덤은 도대체 정체가 뭐예요?”
석훈이 기가 막힌 듯 혀를 찼다. 도윤도 그걸 알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당장은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는 한숨을 푹 내쉰 다음에 통로 반대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일단 여기서 나갈 방법부터 찾아보자. 우리가 살아나가기만 한다면 나중에라도 천천히 궁금한 걸 풀어낼 수 있겠지.”
안 그러면 저 시체하고 똑같은 꼴이 될 테고.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실타래처럼 얽힌 채 정리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뒷골도 묵직해진 느낌이었다.
* * *
줄사다리가 있던 곳으로 돌아온 도윤 일행은 일단 천정 위의 공간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시체의 주인이 천정에서 줄사다리를 이용해 밑으로 내려오기는 했지만, 천정 위의 공간으로 갈 때도 이 통로를 통해 올라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천정 위의 공간에는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게 밖으로까지 연결되어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확인해 볼 가치는 충분해.”
석훈은 도윤의 말에 따라 부서진 석벽에서 챙겨온 돌멩들을 천장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돌멩이 가운데 하나가 정사각형 모양의 틈 가장자리에 맞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사각형 부분이 위쪽으로 들어 올려졌다. 천정을 뚫고 올라간 돌멩이는 도로 떨어지지 않고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위에 정말로 공간이 있는 것 같은데요?”
석훈이 훙분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도윤도 같은 생각이었다.
“올라가자. 위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여기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
석훈이 들고 있던 방패에 미리 챙겨온 밧줄을 묶었다. 방패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단단히 결박했다는 생각이 들자 녀석이 그것을 천장으로 던졌다. 그러자 천장에 뚫린 구멍을 통과한 방패가 구멍의 양쪽 가장자리에 걸쳐지면서 마치 갈고리를 건 것처럼 고정됐다. 밧줄을 잡아당겨 방패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석훈이 도윤을 쳐다봤다.
“제가 먼저 올라가서 위에 뭐가 있는지 확인할 게요.”
녀석은 다람쥐가 나무를 타는 것처럼 순식간에 밧줄을 타고 천정 위의 공간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위에서 뭔가 무거운 것을 끄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쿵 하고 천장이 울렸다.
“야! 석훈아? 무슨 소리야? 괜찮아?”
도윤이 걱정스럽게 소리를 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천장의 구멍으로 석훈의 얼굴이 보였다. 녀석은 대답을 하지 않고 다시 밧줄을 타고 밑으로 내려왔다.
“형. 아무래도 이 위가 그 묘실이라는 곳 같아요. 그리고 저 구멍은 관 밑바닥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올라가 보니까 뚜껑이 덮여 있는 관이더라고요. 일단 뚜껑은 열어놨어요.”
저 구멍 위가 관 밑바닥이라고? 도윤이 황당한 표정을 짓자 석훈이 씩 웃더니 그의 어깨를 툭 하고 쳤다.
“방패는 단단히 고정되어 있으니까 형부터 올라가세요. 형이 직접 올라가서 저 위가 뭔지 확인하세요.”
“너는? 넌 왜 내려왔어?”
그러자 녀석이 딩샤를 손으로 가리켰다.
“딩샤 씨를 데리고 가야지요. 형은 딩샤 씨를 업고서 저길 올라가기 어렵잖아요.”
죽을 힘을 다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그 일에는 석훈이 더 적격이었다. 결국 도윤은 양해를 구하고 먼저 밧줄을 붙잡고 위로 올라갔다. 저 위가 묘실이라고? 그럼 처음 무덤을 만들 때 조성했던 입구와도 통해 있을 텐데? 드디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나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