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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커 유물의 주인을 찾아드립니다-194화 (194/300)

194화

오주현의 대학 입시는 이제 도윤의 손을 떠났다. 그가 줄 수 있는 도움은 다 준 상태였고, 남은 것은 그녀 스스로가 열심히 준비를 하는 것뿐이었다. 일정에 맞추어 원서를 보내는 등의 일들은 모두 아버지인 오광표가 도맡아 할 것이다. 적어도 입시에 관한 한 그는 꽤 열성적이고 꼼꼼한 학부모였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로 출장을 보냈던 석훈은 도윤이 귀국하기도 전에 이미 돌아와 있었다.

“일은 잘 끝냈냐?”

도윤의 물음에 녀석은 자신 있는 표정으로 씩 웃더니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렸다.

“형 말대로 뮌헨에 있던 것은 이미 에티오피아로 보냈어요. 나머지 하나는 예약 운송을 걸어놨으니까 9월 말에나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할 거예요.”

“갈 때는 굉장히 걱정하더니 너무 자신만만해 한다?”

“한샘이가 많이 도와줬어요. 녀석이 독일어를 무지하게 잘 하더라고요.”

“구한샘이 네 일을 도와줬다고? 걔가 이번 일을 알아?”

도윤이 깜짝 놀라 묻자 석훈이 걱정 말라며 손을 내저었다.

“형 말대로 총을 숨기고 포장하는 건 전부 제가 했어요. 한샘이는 그걸 숨길 물건들을 사서 에티오피아로 보내는 일만 도와준 거예요.”

“설마 네 이름으로 보낸 건 아니겠지?”

“당연하죠. 전부 형이 말한 대로 처리했으니까 걱정 마세요.”

얘기를 들어보니 그저 반갑게 만나 식사나 한 번 하려고 만났던 구한샘이 의외로 적극적으로 그의 일일 도와주었던 모양이다. 한샘은 최근에 매 경기마다 뛰어난 활략을 보인 덕분에 독일에서 지명도가 크게 올라갔다. 덕분에 그와 함께 다니면서 일을 처리하자 화물 운송을 담당한 직원들이 굉장히 열성적으로 도와준 모양이었다.

도윤은 석훈이 건네준 운송장을 통해 일이 원래 계획대로 진행되었음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일 자체는 크게 어려운 건 아니었고 화물이 조금이라도 빨리 현지에 도착해 있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서둘러 석훈을 보냈었다. 그런데 의외로 한샘의 도움을 받아 일찍 일을 끝낸 녀석은 남는 시간을 여유 있게 즐기고 돌아온 모양이었다.

“한샘이가 정말 축구를 잘 하디? 직접 보니까 어때?”

도윤의 물음에 석훈이 엄지손가락을 척 하고 치켜들었다.

“최고예요. 펄펄 날아다니더라고요. 원래부터 재능이 있던 녀석인데 독일 가서 활짝 폈어요. 벌써부터 내년에는 EPL로 갈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더라고요.”

잘 하고 있구나. 도윤은 흐뭇하게 웃었다. 석훈이 녀석이야 원래부터 한샘이의 팬이었으니까 나쁘게 말할 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뉴스에 보도되는 내용만 보더라도 녀석은 현재 독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공격수가 분명했다.

한샘이 유명해지면서 백혈병을 딛고 일어선 그의 이야기가 한국과 독일 모두에서 화제가 되고 있었다. 한샘은 도윤이 자신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절대로 밝히지 않기로 약속했고 현재까지는 그 약속을 잘 지키고 있었다.

“만약 내가 너를 안마로 치료했다는 얘기를 하면 비난이 엄청나게 쏟아질 거야. 너는 거짓말쟁이가 될 게 뻔하고 나는 사기꾼으로 취급 받겠지. 반면에 우리 집 앞은 환자들로 넘쳐날 테고. 그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거다. 알지?”

한샘은 도윤의 말을 이해했고, 어떤 인터뷰에서도 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인도에 출장 갔던 노영태가 돌아온 것은 도윤이 오광표 부녀를 만나 저녁을 함께 먹은 며칠 뒤였다. 그는 인도의 무더운 날씨 때문에 몹시 고생을 했는지 얼굴이 수척해 보였다.

“살이 몇 킬로그램은 빠졌을 겁니다. 덕분에 강제 다이어트를 한 셈이죠.”

다시 만난 그는 도윤을 향해 히죽 웃어보였다. 정신적으로 고생을 한 흔적이 역력했지만, 그보다는 투자협상을 무사히 끝낸 것이 기분 좋은 모양이었다.

그가 귀국한 다음날, 노영태와 도윤, 그리고 오광표 세 사람은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이미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서 협상 내용을 상세하게 보고받았지만 이제부터 해결해야 할 일들이 아직 많았다. 그 자리에서 노영태는 계약서 원본을 비롯해서 그동안 데바 인스트루먼트에 대해 추가적으로 조사한 자료를 두 사람에게 전달했다.

“간단하게 말해서 이 박사는 1억 5천만 달러, 한화로 1800억에 가까운 도박을 한 겁니다. 이게 대박을 치면 얼마로 불어날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들어요.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데바 인스트루먼트 주식이 정말로 비싼 휴지로 변할 겁니다. 우리는 인도 한복판에 엄청나게 큰 주사위를 던진 거예요.”

처음부터 끝까지 투자 협상을 총괄했던 노영태의 소회였다. 엄청나게 큰 주사위. 도윤은 그 비유가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던진 주사위였다.

계약이 체결됐으니 남은 것은 한 달 이내에 데바 인스트루먼트에 1억 5천만 달러를 송금하는 것과 임원 두 명을 선발해서 현지로 보내는 일이었다. 도윤은 고심 끝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돈을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 박사께서 실제 투자자라는 사실을 밝힐 생각인 겁니까?”

노영태의 물음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여러 투자 회사 이름으로 분산시켜 놓은 돈을 세탁할 좋은 기회예요. 어차피 계약 당사자가 저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럴 경우 돈의 출처에 대해 궁금해 할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무엇보다 금융 당국에서 조사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요. 세금 문제 역시 복잡해질 게 뻔하고요.”

“1억 달러까지는 CIA에 부탁해서 덮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 사람들의 승인 아래 들여온 돈이니까요. 그리고 현재 제 계좌에도 400억 가량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래도 300억이 넘는 돈에 대해 출처를 해명해야 합니다. 이 정도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는 금융 감독원이나 국세청에서도 철저한 소명 자료를 요구할 겁니다. 잘못하면 엄청난 국부 유출이 될 테니까요.”

“죄송하지만 그 문제는 노 변호사님이 알아서 잘 처리해주세요. 정 안 되면 CIA 측에 제가 들여온 돈의 액수를 좀 부풀려달라고 부탁하겠습니다. 세금이야 당연히 정해진 대로 내야죠. 고생스럽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노영태는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런 일을 잘 처리해 달라고 도윤이 자신에게 비싼 돈을 주는 것이었다. 한 가지 문제라면 이 젊은 고객이 처음 선임 계약을 맺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부자라는 점이었다.

데바 인스트루먼트에 보낼 두 명의 한국 임원들 가운데 한 명은 노영태가 추천했다. 회계 쪽을 담당할 이사였다.

“제가 근무하는 대동 법무 법인에서 오랫동안 회계 파트를 담당해온 김덕수라는 회계사가 계십니다. 정년퇴직이 얼마 남은 분인데 사람이 아주 성실하고 꼼꼼하지요. 마침 영어에도 능통하니까 그 사람을 보내면 어떻겠습니까?”

노영태는 미리 준비한 듯 김덕수라는 사람의 이력서를 도윤에게 건넸다. 이력서에 따르면 김덕수는 무난하게 살아온 사람이었다. 자식들은 모두 결혼해서 독립한 상태였고 빚이 많다거나 하는 문제가 전혀 없었다. 도윤은 즉석에서 노영태의 추천을 받아들였다.

남은 문제는 기술 개발 분야를 감독할 이사를 선임하는 문제였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노영태와 협의한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오광표에게 툭 털어놓고 부탁했다.

“오 전무님께서 맡아주십시오. 사실 현재로서는 오 전무님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대우는 현재 받고 계신 수준 이상으로 충분히 맞춰 드리겠습니다.”

눈치를 보니 오광표도 그런 부탁을 받을지 모른다고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예상을 했다 하더라도 당장 고개를 끄덕이기에는 그에게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일단 그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큰 불만이 없었다. 오성 전자는 국내 제일의 전자 회사였고 임원으로서 그가 받는 대우 역시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훌륭한 편이었다. 만약 전망도 불투명한 인도의 반도체 개발 회사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사표를 낸다면 그에게 미쳤다며 손가락질 할 사람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만약 데바 인스트루먼트가 TPU 개발에 성공할 경우 제 몫에서 회사 지분의 2퍼센트를 떼어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안 되겠습니까?”

도윤은 한화로 1800억 가량을 투자해서 데바 인스트루먼트 주식의 45퍼센트를 획득했다. 그걸 기준으로 따질 경우 회사 지분의 2퍼센트면 대략 80억이다. 물론 그건 액면가만 따졌을 때의 얘기고 만약 대박이 터질 경우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반대로 회사가 망하면 오광표 역시 도윤처럼 비싼 휴지조각을 들고 있는 꼴이 될 테지만.

오광표는 당장 결정을 내리는 대신 시간 여유를 줄 것을 부탁했다.

“일단 주현이가 미국 대학에 합격해서 떠나기 전까지는 저도 한국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때까지 기다려주실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해보겠습니다.”

어차피 유일한 가족인 오주현이 미국으로 가면 오광표 혼자 살아야 하는 형편이었다. 가족 관계만 따지면 굳이 한국에 머무를 것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이번 일은 애초에 그가 도윤에게 투자를 권하면서 시작된 것이기도 했다. 물론 그로서는 데바 인스트루먼트의 주식을 사라는 정도였지 도윤이 이렇게 대주주로 나설 거라고까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생각했던 것에 비해 판이 너무 커진 것이다.

도윤은 그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인도에 보내고 싶었지만 그가 생각하기에도 주현이 혹시라도 대학에 떨어질 경우 아버지인 오광표가 그녀를 계속 책임져야 하는 게 당연했던 것이다. 대신 한국에 있는 동안 김덕수 이사가 챙겨서 보내는 기술 관련 자료는 계속 검토해 주기로 약속했다.

세 사람은 일단 그렇게 일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데바 인스트루먼트에도 그 사실을 통보했다. 그로부터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노영태가 추천한 김덕수가 인도로 날아갔다. 그 사이에 노영태는 도윤이 부탁한 자금 세탁 건을 처리하기 위해 또 다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 * *

데바 인스트루먼트에 대한 투자 건을 일단락 지은 후에 도윤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했다. 그는 한동안 밀려드는 감정 의뢰를 처리하고 현소 화랑에서 진행하는 전시회를 돕는 일에 전념했다. 늦어도 9월 중순에는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로 날아가야 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해서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을 덜 생각이었다.

그 와중에도 가끔씩 최인탁 회장의 집을 방문해서 그에게 안마를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차피 그를 완치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그렇게 한 번씩 치료 능력을 불어넣어 줄 때마다 최 회장이 조금이나마 기력을 회복하고는 했다. 그러나 도윤도, 최 회장도, 그것이 이미 비탈을 굴려 내려가기 시작한 돌의 속도를 잠시 늦춰주는 작업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9월에 접어들면서 8월의 무더위가 기세를 잠시 늦췄다. 그 무렵, 갑자기 최서라의 아버지인 최병호 미래 전자 사장으로부터 한 번 보자는 연락이 왔다. 최병호 사장에게 인사를 드린 적이 몇 번 있기는 했지만 그가 먼저 도윤을 보자고 한 것은 처음이었다.

“무슨 일인지 전혀 짐작이 안 가?”

“글쎄요? 저도 아빠가 왜 도윤 씨를 불렀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같이 갈까요?”

“아냐. 날 부르셨는데 아무 이유 없이 둘이 함께 가는 것도 그렇잖아.”

최서라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그녀 역시 영문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도윤은 혹시 최 사장이 데바 인스트루먼트 투자 건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들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미래 전자 본사의 사장실을 찾은 그에게 최 사장이 꺼낸 이야기는 그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자네 우리 딸과 정말 결혼할 생각이 있나?”

비서가 두 사람에 앞에 커피를 놓고 방을 나가자마자 최 사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도윤은 그제야 아차 싶었다.

“죄송합니다.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하는데……. 네. 서라 씨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는 말을 하면서도 미안했다. 본래 결혼을 할 생각이 있으면 최서라의 아버지인 그에게 먼저 얘기를 하고 허락을 받는 게 순서였다. 그런데 혼자서 온갖 바쁜 척을 다 내며 밖으로만 쏘다니다 보니까 어른이 먼저 결혼 얘기를 꺼내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최 사장은 그런 그를 타박하지 않았다.

“갑작스럽겠지만 아버님의 재촉이 심하네. 당신이 돌아가기 전에 서라가 시집가는 걸 꼭 보고 싶다는군. 그래서 조금 당황스럽겠지만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네.”

“아닙니다. 당연히 제가 먼저 말씀을 드리고 허락을 받았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괜찮네. 아무튼 자네 생각이 그렇다면 양쪽 부모들끼리 상견례를 한 번 해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언제쯤 결혼할지 대충 시기를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내 생각에는 내년 봄쯤이 어떨까 싶은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럼 자네 부모님께 내가 조만간 연락을 드리겠다고 전하게. 두 분은 건강하게 잘 지내시지?”

“예. 건강하십니다. 부모님께는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최 사장의 방을 나온 도윤은 이마에 진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혼자 똑똑한 척 다 하고 다니더니 정작 결혼 허락을 상대 부모가 먼저 나서서 하게 만든 꼴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최서라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하지도 못했다. 한심한 놈 같으니. 도윤은 스스로를 자책했다.

현소 화랑으로 돌아온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석훈이 넌지시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왜 그렇게 귀신을 보고 온 사람처럼 얼굴이 이상해요?”

그는 한숨을 쉬며 석훈에게 최 사장을 만난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석훈이 혀를 찼다.

“그건 확실히 형이 잘못했네. 그나저나 미래 그룹 손녀딸에게 청혼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다이아몬드 반지 정도는 준비해야 하지 않나? 그것도 한두 캐럿 정도로는 눈에 차지도 않을 텐데……. 형 보석 준비해 놓은 거 있어요?”

없다. 그림과 서화, 도자기 같은 것이라면 지금도 현소 화랑 수장고에 잔뜩 있지만 그 가운데 보석으로 된 장신구는 없었다. 도윤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석훈이 어깨를 으쓱했다.

“뭘 그렇게 걱정을 해요? 형 돈 많잖아요? 그 돈으로 적당한 것 하나 사면 되겠네.”

“돈 주고 보석을 사는 거야 어려울 게 없지. 하지만 이왕이면 특별한 의미가 담긴 선물이었으면 좋겠는데, 마땅한 게 딱 떠오르지를 않네.”

“비싼 게 마땅한 거예요. 한 10캐럿 정도 되는 다이아몬드를 사서 반지로 만들어주면 되잖아요? 그 정도면 없던 의미도 저절로 생기겠네.”

도윤은 어이가 없는 얼굴로 석훈을 쳐다보다 그냥 고개를 저었다. 자기 입으로 상대가 재벌 집 손녀딸이라고 해놓고서는 돈으로 의미를 만들겠다고? 그게 통하겠냐? 문제는 그로서도 당장은 뾰족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진짜 뭐 좋은 거 없나?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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