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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커 유물의 주인을 찾아드립니다-196화 (196/300)

196화

총기류를 밀수입할 때 가장 어려운 일은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석훈은 도윤이 알려준 대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해서 화물을 위장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금속 기계류의 내부를 비우고 그 안에 분해한 총기 부품을 숨기는 것이었다. 그럴 경우 내부를 뜯어보기 전에는 탐지기만으로 총기를 식별하기가 어려웠다.

“설마 나중에라도 오스트리아에서 총기를 몰래 실어 보냈다는 사실이 들키지는 않겠죠?”

호텔로 돌아온 석훈이 테이블 위에 가방을 올려놓으며 물었다. 일단 총기를 무사히 빼내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걱정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도윤은 태연했다.

“독일하고 오스트리아에서 물건을 부칠 때 모두 가명을 썼잖아? 그리고 아까 그 컨테이너는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려보내질 거야. 그럼 이곳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아. 오스트리아 현지에서는 알맹이가 빠진 빈껍데기 밀링 머신이 창고에서 녹이 슬어가겠지만.”

“나중에 그 밀링 머신을 폐기처분할 때에도 그걸 총기 수입과 연관 지어 생각할 사람은 없을 거라는 말이죠?”

“경험이 아주 풍부한 형사라면 또 모르지. 하지만 이미 증거물이 모두 사라진 상태에서 뭘 할 수 있겠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단 씻고 옷부터 갈아입자. 오후에는 또 나가야 해.”

도윤이 옷을 벗으며 화장실로 들어가려는데 석훈이 그의 뒤에 대고 물었다.

“근데 형은 진짜 별 걸 다 아네요. 총기를 밀수입하는 방법은 또 어떻게 알았어요?”

그가 시키는 대로 했지만 막상 가방 안에 분해된 총기 부품을 잔뜩 넣어서 가져오는데 성공하자 새삼 신기했던 것이다. 그러자 도윤이 옷을 벗다 말고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그는 몇 가지 검색어를 입력하더니 휴대폰 화면을 석훈에게 들이밀었다. 거기에는 최근 총기 밀수가 급증했다는 기사와 함께 구체적인 밀수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었다.

“인터넷 언론의 가장 큰 폐해가 뭔지 알아? 대중이 널리 알 필요가 없는 사실까지 자세하게 보도된다는 거지.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고 하지만 그건 원래 지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에 대한 책임을 독자들에게 떠넘기는 짓에 불과해.”

도윤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던 석훈이 갑자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어떤 걸 언론에서 판단하고 어떤 걸 독자들이 판단해야 할지는 누가 판단하는데요?”

“좋은 질문이다. 그거야말로 진짜로 어려운 문제야.”

“그러니까 그 진짜로 어려운 문제의 답이 뭐냐고요?”

도윤이 씩 웃더니 화장실로 들어가며 대답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답을 찾기 어려우니까 진짜로 어려운 문제잖아.”

석훈이 기가 막혀 혀를 차는 순간 이미 화장실 안에서는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 * *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원산지다. 그 때문인지 에티오피아는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의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당연히 거리마다 커피숍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커피만 있다는 거예요?”

석훈이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 하지만 도윤은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에티오피아 커피와 그 외의 커피.”

“그게 말이 됩니까?”

“내 얘기가 아니야. 이곳 사람들이 늘 그렇게 말한다는 뜻이지. 그리고 실제로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커피 원두의 70%가 아라비카 종이야. 그 아라비카 종이 바로 에티오피아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아주 틀린 말이라고 할 수도 없지.”

“형은 머릿속에 구글 검색기라도 넣고 다니는 거예요? 어떻게 그렇게 아는 게 많아요?”

마지막 말은 못 들은 걸로 했다. 마침 현지인으로 보이는 30대 초반의 사내가 도윤과 석훈을 향해 다가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금 아디스아바바의 한 노천카페에 앉아 에티오피아 산 커피의 풍미를 즐기고 있었다. 마스켈 축제가 가까워서 그런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수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난 상태였다. 그 인파들을 구경하며 태연하게 커피를 즐기고 있는 도윤과 석훈은 모습은 영락없이 축제를 구경하러 멀리 동양에서 날아온 관광객이었다.

석훈은 맨 얼굴 그대로였지만 도윤은 미리 준비한 도구를 이용해 변장한 상태였다. 피부색을 평소보다 훨씬 어둡게 바꾸고 머리에는 가발을 썼다. 눈에도 도수가 없는 안경을 끼고 인조 피부를 이용해 이마에 주름까지 만들었다. 그런 그를 보며 석훈이 입맛을 다셨다.

“아니 환각을 만드는 능력이 있으면서 왜 그렇게 공들여 변장을 한 거예요?”

그의 말에 도윤이 혀를 찼다.

“환각 능력이 만능인 줄 알아? 상대를 명확하게 정한 상태에서 정신을 집중시켜야만 속일 수 있단 말이야. 이렇게 대로변에 앉아서 주변을 오가는 모든 사람에게 환각을 거는 건 불가능해. 나도 이 더운 날씨에 가발까지 쓰고 있자니까 미칠 지경이다.”

그가 피부색을 위장하기 위해 바른 화장품이 번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땀을 닦는데 갑자기 그들이 앉은 테이블 옆을 지나가던 흑인 남자 하나가 말을 걸었다.

“시내 한복판에서 가든 커피를 마시는 분도 계시는 군요.”

석훈이 무슨 말인가 싶어 눈을 끔뻑이는데 도윤이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가든이 아니라 포레스트 커피입니다. 향이 더 진하죠.”

그러자 남자가 허락도 구하지 않고 비어있는 의자에 엉덩이를 걸쳤다.

“마모 시히네입니다. 먼 길을 오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판차오입니다. 그리넘 대장의 지시를 받고 왔습니다.”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누는 것을 본 석훈은 그제야 조금 전 두 사람이 주고받은 말이 미리 정해놓은 암호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든 커피는 농장 주변에서 재배한 커피를 말하고 포레스트 커피는 야생 커피를 수확한 것을 가리킨다. 마모와 도윤은 커피에 대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미리 정해 놓은 암호였던 것이다.

도윤은 일부러 중국인으로 가장했다. 어차피 중국어에 능통한데다 외모만으로는 중국인과 한국인을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옆에 계신 분은 일행입니까?”

마모는 그 말을 하며 도윤과 석훈을 지그시 쳐다봤다. 도윤이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입니다. 하지만 저 친구는 영어를 전혀 못하니까 어차피 우리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할 겁니다. 오늘 저와 또 한 사람이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을 텐데 모르셨습니까?”

모를 리가 없다. 도윤은 그리넘이 남긴 사이트에 들어가서 그가 남긴 기록을 바꿨다. 마모 역시 그 기록을 확인하고 이 자리에 나왔을 테니 오늘 자신이 두 명의 중국인들을 만나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짐작대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넘 대장이 설마 중국인을 보낼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의심을 하기를 바랐던 거겠지요. 그러는 댁도 백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회장님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를 그 분과 쉽게 연관 짓지 못할 겁니다.”

공식적으로는 그런 기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다니엘 로스차일드는 심한 인종 차별주의자였다. 그리넘이 다니엘의 그런 성향을 역이용했다는 뜻인데, 로스차일드 가문이 유대계라는 점을 생각하면 웃기는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말에 마모가 비로소 어느 정도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도윤은 그의 눈빛에서 의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장소하고 시간, 그리고 집회에 참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언제 어디서 집회가 열립니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죠?”

도윤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상대에게 다른 생각을 할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넘 대장은 어떻게 된 겁니까? 왜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사람이 바뀐 거지요?”

도윤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자식, 깐깐하네?

“사고가 생겼습니다. 한국에서 회장님이 지시한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에 일이 잘못되었어요. 현재 그곳 경찰에게 체포되어 수감 중입니다.”

“수감 중인 분이 연락책을 바꿨다고요? 감옥에서 말입니까?”

“당연히 임무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대비책을 만들어둔 거지요. 저 역시 전송된 문자를 받고서야 지정된 사이트에 접속해서 이번 일을 맡게 됐어요. 짐작이지만 그쪽도 비슷한 방법으로 연락을 받았을 텐데요? 아닙니까?”

마모는 그 말에 얼른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윤은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눈앞의 마모에게 보내기로 되어 있던 예약문자와 사이트의 기록 내용을 바꾼 게 바로 그 자신이었으니까.

마모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마지못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열쇠를 하나 꺼내서 그에게 건넸다. 공항이나 기차역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인 보관함의 열쇠였다.

“보관함 열쇠군요. 어디에 있는 보관함입니까?”

도윤의 물음에 마모가 이번에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찍으시오. 그러면 내일 저녁쯤에 전화를 걸어서 보관함의 위치를 말해주겠소.”

아, 이 자식이 진짜. 도윤은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일단 그의 휴대폰을 받아서 전화번호를 찍어주었다.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하자마자 새로 교체한 현지 유심 칩에서 제공하는 번호였다. 그는 휴대폰을 돌려주면서 매서운 눈으로 마모를 노려봤다.

“왜 이렇게까지 일을 번거롭게 만드는지 모르겠군요. 내가 받은 지시에 의하면 분명히 오늘 이 자리에서 모든 정보를 넘겨받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나를 의심하는 겁니까?”

도윤의 추궁에도 불구하고 마모는 눈도 깜짝 하지 않았다.

“물론 의심합니다. 나는 어떤 거래를 하든 늘 상대를 의심하지요. 이런 일을 할 때는 그래야만 나를 지킬 수 있으니까요. 그리넘 대장이 정말로 한국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보관함이 있는 장소는 그게 확인된 다음에 알려드리죠.”

“기가 막히는군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그 말에 마모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가 다시 커졌다.

“특권을 가진 자들이 얼마나 그것에 집착하는지 잘 모르는군요. 정식 회원이 아닌 자가 마스켈 비밀 집회에 잠입하는 건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일입니다. 혹시라도 당신들 신분이 발각되면 결국 나한테까지 그 피해가 미칠 거요. 그런 내 목숨도 위험해집니다.”

마모는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거리를 오가는 인파들 사이로 사라지자 석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가 영어가 짧아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저 친구가 지금 우리를 의심하는 거 맞죠?”

도윤이 작게 한숨을 토했다.

“그래. 하는 짓을 보니까 그저 단순한 정보원은 아닌 것 같다. 생각보다 조심스럽네.”

“그럼 어떡하죠? 그 놈이 다니엘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우리 신분을 확인하면 정체가 탄로 날 거 아니에요?”

그 말에 도윤이 고개를 저었다.

“저 친구는 그리넘이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 다니엘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면 그런 중요한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지. 아마 다니엘의 직속 부하가 아니라 그리넘하고만 거래하는 현지 조력자일 거야.”

그 말에 석훈이 고개를 갸웃했다.

“저 사람이 다니엘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다면 다니엘 그 자식은 어떻게 집회에 참여하는 방법을 알 수 있죠? 거기는 아무나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면서요?”

“당연히 우리가 알려줘야지. 저 마모 시히네라는 자인 척하고 말이야.”

“네? 우리가요?”

“그래. 그리넘이 남긴 기록에는 원래 다른 사람을 보낸다는 내용이 없었어. 대신 다니엘과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와 암호가 적혀 있었지. 마모가 그걸 보고 다니엘에게 연락해서 그를 직접 만나도록 하는 게 그의 차선책이었어. 그런데 내가 그 내용을 바꾸는 바람에 마모가 오늘 이 장소로 우리를 보러 온 거고.”

“그러니까 그럼 그 원래의 전화번호와 암호는 지금 형이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 그리고 날짜도 다니엘이 정했던 것보다 사흘이나 빨라졌어. 다니엘은 아마 사흘 뒤에나 자신에게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우와, 형은 감정가가 아니라 사기꾼이나 스파이가 되는 게 훨씬 적성에 맞았을 거예요.”

석훈은 공연히 헛소리를 했다가 도윤의 매서운 눈총을 받았다.

아무튼 마모의 조심성 때문에 두 사람은 갑자기 할 일이 없어졌다. 도윤과 석훈은 다음날 저녁까지 아디스아바바를 시내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왜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거죠? 마모라는 그 자가 사실을 눈치 챈 거 아니에요?”

시간이 다 됐는데도 연락이 없자 석훈이 방정맞은 소리를 하는 찰나, 드디어 도윤의 휴대폰이 울렸다. 마모 시히네였다.

“판차오입니다.”

도윤이 전에 댔던 가명을 말하자 마모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짧게 용건을 전했다.

“아디스아바바 공항 2층에 가면 C 출입구가 있을 겁니다. 거기 맞은편의 코인 보관함이요. 보관함 번호는 열쇠에 적힌 그대로니까 안에서 물건을 꺼내가시오.”

도윤이 뭐라고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전화가 뚝 끊겼다. 그는 곧바로 석훈과 함께 호텔을 나가 택시를 잡았다. 공항에 도착한 두 사람은 어렵지 않게 마모가 언급한 보관함을 찾을 수 있었다.

도윤이 열쇠를 이용해서 보관함을 열자 작은 휴대용 가방 하나가 안에 놓여 있는 게 보였다. 가방에는 인쇄된 A4 용지 한 장과 네 개의 붉은 색 만년필이 들어 있었다.

도윤은 먼저 서류의 내용부터 확인했다. 거기에는 집회가 열리는 장소와 시간, 그리고 참석할 때 입어야 하는 복장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주의 사항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붉은 색 만년필은 회원임을 나타내는 일종의 신분증 같은 것이었는데, 서류 내용에 의하면 입구를 지키는 경호원들에게 반드시 보여주어야 하는 물건이었다.

“일단 호텔로 돌아가자.”

도윤은 물건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들이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마모 시히네였다.

“저 두 사람을 철저하게 미행해.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는지 24시간 감시하도록. 두 시간에 한 번씩 동향을 보고하고 혹시 수상한 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즉시 연락해.”

“알겠습니다.”

그의 뒤에 서 있던 여러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대답과 함께 몸을 움직였다. 그들은 공항 근처에 주차시켜놓았던 두 대의 승용차를 나눠 타고 도윤과 석훈이 탄 택시의 뒤를 조용히 뒤쫓았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마모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리넘 대장이라면 산전수전을 다 겪은 특수부대 출신인데 어째서 한국에서 체포된 거야? 고작 감정사 한 명을 납치하는 간단한 일이었다면서.”

그는 이미 그리넘이 한국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워낙 한동안 한국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납치 사건이었기 때문에 그에 관한 외신 기사를 찾는 게 어렵지 않았던 것이다. 그 기사에는 납치를 당했던 도윤의 사진도 실려 있었지만 마모는 그가 자신이 어제 만났던 판차오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도윤이 열심히 변장한 보람이 있었던 것이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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