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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커 유물의 주인을 찾아드립니다-217화 (217/300)

217화

<34. 감정가들>

가난한 집이 화목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재벌가에서 우애를 기대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돈이 많으면 권력이 따르기 마련인데, 가진 자가 권력을 나누는 것은 배고픈 이들이 빵 한 쪽을 나누는 것보다 훨씬 힘든 법이다.

그래서 미래 그룹의 최인탁 회장은 평소에 가족 모임을 중시했다. 설과 추석 같은 명절은 물론이고 연말연시나 자신의 생일에는 늘 일가친척들을 집안으로 불러 모았다. 그 밖에도 명분만 있으면 가급적 자식과 손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자주 만들려고 노력했다. 나중에 혹시 핏줄 간에 싸움이 벌어지더라도 막장까지 가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랬던 그가 올해는 생일 파티를 극구 고사하더니 망년회와 신년 모임마저 건너뛰었다. 몸이 편치 않다는 이유였다. 게다가 해가 바뀌고 음력설이 다가오는데도 최 회장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기다리다 못한 장남 최병준이 결국 먼저 전화를 걸었다.

“아버님. 그래도 명절인데 가족들이 다함께 모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 회장이 얼른 대답하지 않았다. 문득 불길한 마음이 든 최병준이 얼른 덧붙였다.

“혹시 아버님 댁에서 모이는 게 불편하면 올해부터는 저희 집에서 차례를 모시겠습니다. 아버님은 아침에 오셔서 차례만 주관하시면 되게 다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제야 최 회장이 입을 열었다.

“너희 집에서 차례 지내는 건 나 죽은 다음에나 해라. 설날 아침에 다들 내 집으로 와.”

“그럼 구정 며칠 전에 집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차례 음식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 처가? 그 아이가 무슨 차례 음식을 준비해? 평생 제 손으로 라면 하나 끓이지 않고 산 아이인데. 괜히 일하는 사람들 귀찮게 하지 말고 그냥 당일 날 와서 절이나 해.”

“하지만 그래도…….”

“오는 건 좋은데 회사 얘기는 일절 꺼내지 마라. 오랜만에 식구들 모인 자리에서 공연히 분란을 일으키는 녀석은 유언장에서 이름을 빼버릴 테니까 다들 그렇게 알아.”

“…알겠습니다. 그럼 설날 아침에 뵙겠습니다.”

“그래. 병호하고 수아한테는 내가 따로 전화 하마.”

전화가 뚝 끊겼다. 명색이 장남인데 명절 때도 손님 노릇이나 하라는 뜻이구나. 최병준은 얼굴이 벌게진 채로 한참동안 심호흡을 했다.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킨 그가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신호가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최서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큰아버지세요?”

“그래. 나다. 너 혹시 시간 되면 오늘 저녁에 나 좀 잠깐 볼 수 있겠냐?”

“오늘 저녁이요? 별다른 약속은 없으니까 괜찮아요. 몇 시까지 어디로 갈까요?”

“6시에서 7시 사이에 너 편할 때 오면 된다. 비서실에 얘기해 둘 테니까 내 방으로 와라.”

“알았어요. 저녁 6시쯤 일이 끝날 것 같으니까 퇴근하자마자 바로 갈게요.”

전화를 끊은 최병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아버지 눈 밖에 난 장남이라지만 당신 돌아가신 뒤에도 동생과 조카 밑에서 일하고 살 수는 없었다.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였다.

* * *

비서가 최서라의 방문을 알린 것은 저녁 6시 20분경이었다. 퇴근하자마자 바로 온다더니 아마 평소보다 조금 일찍 청파 갤러리를 나선 모양이었다. 비서가 두 사람 앞에 차를 놓고 나가자 최병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네 할아버지가 가지고 계신 청파 갤러리 주식 말이다. 아무래도 돌아가시기 전에 그걸 전부 너한테 물려주시려는 것 같다. 혹시 그 문제에 대해서 얘기 들은 거 있니?”

설마 큰아버지가 처음부터 대뜸 본론을 꺼낼 줄은 몰랐다. 최서라는 애써 당혹스러움을 감추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아무 말도 듣지 못했어요. 혹시 큰아버지한테는 따로 언급이 있으셨나요?”

“나도 따로 들은 건 없어.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그래. 예상했던 일이기도 하고.”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하시면…….”

“각자 지금 가지고 있는 회사의 경영권을 확실히 하는 걸로 만족하라는 거지. 할아버지가 우리 그룹 계열사 주식을 조금씩 다 갖고 계시다는 건 너도 알지? 네 고모를 제외하면 나하고 네 아버지한테는 지금 각자 사장으로 있는 회사를 그대로 물려주실 모양이다. 그 대신 다른 계열사들은 넘보지 말라는 뜻이겠지.”

“지금 그대로 물려주신다고요? 그리고 고모를 제외한다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간단한 얘기다. 네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계열사 지분들 가운데 나한테는 미래 건설 주식을, 그리고 네 아버지한테는 미래 전자 주식을 넘겨주실 거라는 뜻이야. 다만 청파 갤러리 주식은 수아가 아니라 너한테 남긴다는 거지.”

최서라는 뭐라고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소더비 아카데미에서도 예술 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 그녀가 최병준이 하는 말이 뭘 의미하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얼핏 들으면 최병준과 최병호가 각자 사장으로 있는 회사의 경영권을 확고하게 유지시켜준다는 말 같지만 실상은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었다.

다른 재벌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래 그룹 역시 복잡한 상호 순환 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역대 정부가 그런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 가지 규제책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순환 출자 구조를 완벽하게 해소한 재벌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그래서 그룹 총수가 사망할 때마다 그룹 내의 지분 구조를 변경하는 문제를 놓고 한 번씩 곡예를 방불케 하는 온갖 묘수와 방법이 동원되고는 했다.

그나마 미래 그룹의 지분 구조는 비교적 건전한 편이었다. 우선 최병준과 최병호는 현재 그들이 사장으로 있는 미래 건설과 미래 전자의 주식을 각각 25%가량씩 소유하고 있다. 대기업 오너들 중에서는 비교적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최수아 역시 청파 갤러리 주식이 25%를 자기 이름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최서라의 이름으르 되어 있는 청파 갤러리 지분은 5%였고, 그 밖에도 미래 건설과 미래 전자가 각각 1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른바 대주주의 몫만 따지면 그렇지만 그밖에도 미래 그룹의 각 계열사들 이름으로 되어 있는 청파 갤러리의 주식을 모두 합하면 그 역시 10% 가량이 된다. 나머지 40%가 최인탁 회장의 몫이었다.

“네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미래 전자와 미래 건설의 주식은 각각 10% 정도다. 다른 그룹 계열사의 주식은 많아야 5%가 안 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양반이 그룹 회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청파 갤러리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명목상으로는 수아가 청파 갤러리 대표지만 실질적인 소유주는 네 할아버지인 셈이지.”

청파 갤러리는 현재 비상장 회사다. 애초에 상장 신청 자체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청파 갤러리가 미래 건설과 전자의 주식을 무려 15%나 가지고 있었다. 다른 그룹 계열사들의 주식 가운데 청파 갤러리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것은 대개 5% 미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파 갤러리는 미래 그룹 전체에 대한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었다.

“너도 알겠지만 오래 전부터 정부에서 재벌 그룹의 계열 간 순환출자 고리를 없애기 위해 계속 압력을 가해 왔다. 그래서 우리 미래 그룹도 몇몇 회사들에 대해서는 지분 매각과 교환 등을 통해서 연결 고리를 벗겨냈지. 하지만 건설과 전자, 청파 갤러리 세 곳의 순환 출자 방식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난 이번 기회를 통해 그것도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

최서라의 표정이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그녀가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말이에요?”

“간단해. 둘 중 하나로 가자는 거지. 정부의 압력 따위는 무시하고 순환 출자 고리를 더 강하게 만들든가, 그게 아니면 아예 그 고리를 완전히 잘라 버리자는 거야.”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순환 출자의 고리를 잘라 버리고 싶으면 이번 기회에 청파 갤러리를 포함해서 모든 계열사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서로 맞교환하거나 아예 시장에 내다 팔면 된다.”

“서로 지분 상으로는 독립적인 기업으로 만들자는 말씀이신가요?”

“그래. 예를 들어 청파가 가지고 있는 건설 주식을 건설이 가지고 있는 청파 주식과 서로 바꾸는 거야. 각자 지분 소유 관계를 청산하는 거지. 물론 청파와 전자, 전자와 건설 주식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교환해야 될 거야. 만약 서로 지분 비율이 맞지 않는다 싶으면 협상을 통해 교환 비율을 정하고, 그렇게 한 뒤 남은 주식은 그냥 시장에 풀면 될 거다.”

“그거 말고 순환 출자 고리를 더 강하게 가지고 가는 방법은 뭔가요?”

최병준은 그 말에 얼른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조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약간 느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에게 지금 가지고 계신 청파 갤러리의 주식을 자식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도록 설득하는 거다. 나와 네 아버지, 그리고 고모와 너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사실 손녀인 너를 포함시키는 건 형평성에서 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너도 이미 청파 주식을 5%나 가지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 이제 와서 새삼 제외하는 것도 어색한 일이겠지.”

“그건 제가 뭐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네요. 모두 할아버지의 뜻에 달린 일이 아닌가요? 그게 설득한다고 될 것 같지도 않고요.”

“어떻게든 설득해야 돼. 네 할아버지가 몸이 아프신 이후로 판단력이 흐려지신 것 같다. 식구들이 협력해서라도 잘못된 판단은 바로잡아드리는 게 도리가 아니겠냐?”

“어떤 게 잘못된 판단이라는 거죠?”

“네가 할아버지의 청파 갤러리 주식을 모두 물려받으면 그룹 전체에 대한 실권자가 되는 거다. 너한테는 그게 좋은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럴 경우 그룹 전체가 큰 내분에 휩싸이게 돼. 무엇보다 각 계열사의 임원이나 주주들이 그걸 받아들일 것 같으냐?”

“유산 상속 문제는 다른 임원들이 간여할 바가 아니지 않나요?”

“하지만 회사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건 바로 그 임원들이다. 그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면 앞으로 기업 경영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고 있어. 미래 그룹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거대 기업이야.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도 이 정도 크기의 회사는 대주주들의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게 아니야. 네가 조금 더 판을 크게 봤으면 좋겠다.”

“판을 크게 보면 저 같은 젊은 여자가 대기업의 오너가 되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은 얘기라는 거군요. 임원들도 그걸 받아들이지 않을 테고요.”

“고깝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게 현실이 아니겠냐?”

최서라가 옆자리에 두었던 핸드백을 집어 들고 일어섰다.

“큰 아버지께서 오늘 하신 말씀은 심사숙고해 볼게요.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청파 갤러리의 주식을 이리저리 잘게 쪼개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거야말로 할아버지의 뜻을 어기는 일일 테니까요. 제 생각도 마찬가지고요. 그럼 설날 때 뵐게요.”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여서 인사하고는 곧바로 등을 돌렸다. 미래 건설 주차장에서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 최서라는 자기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남을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서는 7할의 사실에 3할의 거짓을 섞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남을 설득하는 것도 비슷하다. 7할의 합리적인 주장에 3할의 자기 욕심을 섞는 방법. 그러면 실상 자기 이익을 챙기면서도 그게 마치 합리적인 주장인 것처럼 들리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조금 전 최병준이 한 얘기에는 자기 욕심이 무려 5할이나 섞여 있었다. 그가 젊은 조카를 아주 만만히 보고 있다는 뜻이었다.

* * *

서울로 돌아온 도윤에게 뜻밖에도 최인탁 회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설에 바쁘지 않으면 우리 집에 한 번 오지 않겠나?”

“설에요? 인사드리러 가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제가 가도 될까요? 가족들이 다 모이실 텐데 그런 자리에 제가 가면 다른 분들이 불편해들 하실 것 같아서요.”

“식만 올리지 않았다 뿐이지 너도 이미 우리 식구나 마찬가지 아니냐? 결혼 전에 미리 와서 세배 드린다고 생각해. 내가 세뱃돈 주마.”

“알겠습니다. 미래 그룹 회장님이 주시는 세뱃돈이면 꽤 두둑할 거라고 기대해도 되죠?”

“돈도 많은 녀석이 욕심은? 내 손녀딸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평생 세뱃돈은 다 준 거나 다름없어. 그 값만큼 절을 하려면 네놈 허리가 부러져도 안 될 거다.”

“넵.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 집 차례 지내고 나서 점심 식사 전에 찾아뵐게요.”

전화를 끊은 도윤은 고개를 갸웃했다. 얼핏 생각하면 결혼식 날짜까지 잡아놓은 미래의 손녀사위에게 세배하러 오라고 부르는 게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시점이 다소 묘했다. 그 때문에 그도 이번 설에는 선뜻 인사드리러 가겠다는 얘기를 하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최 회장이 먼저 전화를 걸어 그를 부른 것이다.

최인탁 회장이 올해를 넘기기 힘들 거라는 얘기가 재계에 파다했다. 그가 이번 봄을 넘기지 않고 승계 작업을 완료할 거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래서 자의든 타의든 설에 모든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자연스럽게 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게 분명했다. 그런 자리에 나를 불렀다고? 그럼 이번 설에는 승계 얘기를 꺼내지 않겠다는 뜻인가?

순간 귀국하자마자 보았던 최서라의 표정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설을 불과 이틀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그녀는 평소와는 달리 뭔가 고민이 많은 듯한 얼굴이었다.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아니에요. 별일 없어요.”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할아버지가 걱정돼서 그래? 나 없는 사이에 병세가 더 악화되신 거야?”

“할아버지 병세가 안 좋은 게 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요? 정말 별일 없어요.”

평소와는 달랐던 최서라의 표정. 그리고 예상과는 다른 최인탁의 호출. 설날 아침, 도윤은 왠지 찜찜한 마음으로 한복을 챙겨 입었다.

그는 부모님과 함께 차례를 지낸 뒤, 열한 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한남동에 자리 잡은 저택 규모의 최인탁 회장의 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들어서자, 예상처럼 그의 일가친척들이 집안 가득 모여 있었다.

“이도윤입니다. 미래의 사윗감이 설날에 세배 드리러 왔습니다.”

현관에 선 채 일부러 큰 소리를 내자 거실과 식당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그를 쳐다봤다. 장인 장모가 될 최병호 미래 전자 사장 내외가 반색을 하며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최서라가 얼른 나서서 그의 손에 들린 선물을 받아들었다. 그녀의 등 뒤로 약간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최병준 일가가 눈에 띄었다.

“얼른 와서 세배해라. 네놈 절 받겠다고 내가 아직 여기 버티고 있잖아.”

손자 손녀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최인탁 회장이 손짓하며 그를 불렀다. 도윤이 얼른 그의 앞으로 다가가 넙죽 절했다.

“새해에도 복 많이 받아라. 하긴 너야 올해에는 복이 터질 수밖에 없게 됐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색시를 마누라로 맞아들이게 됐으니. 안 그러냐?”

“그야 물론이지요. 서라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윤이 넉살좋게 인사를 받아넘기자 최인탁 회장이 씩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층으로 올라와라. 오랜만에 네 안마나 받아야겠다.”

다른 분들에게 미처 인사를 드릴 사이도 없이 최인탁 회장이 먼저 이층으로 올라갔다. 도윤은 얼른 다른 어른들에게도 절을 한 뒤 그를 따라 올라갔다. 아무래도 최 회장이 자신을 따로 부른 이유가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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