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인 시체 >
총구가 불을 뿜었다.
천둥소리와 함께 총알이 쏟아졌다. 총알을 뒤집어 쓴 괴물들이 갈가리 찢어졌다.
“사격 중지.”
수한은 소총의 조정간을 단발로 옮겼다.
아수라장이 된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지렁이를 닮은 변이체의 시체만 널려 있었다.
기습을 당했다면 모를까, 사전에 변이체 탐지기로 위치를 파악한 상태.
현대 병기가 잘 통하지 않는 C급 이상의 변이체도 아니고, 기껏해야 E급 쓰레기들이었다. 잘 훈련된 군인이라면 모조리 쓸어버릴 수 있었다.
“좋아, 전진한다.”
수한의 명령이 떨어지자, 2개의 분대가 조심스럽게 전진하기 시작했다.
큰 비가 내리고 난 다음이었다. 이럴 때면 변이체가 창궐하곤 했다. 그 수가 불어 저지선 밖으로 나가기 전, 적당히 소탕하는 게 필요했다.
“11시 방향에서 변이체 감지됩니다. 수는 약 50, 거리는 500!”
“그렇게 많아? 모두 긴장해라. 전투 준비!”
500이면 지척이다.
신중하게 다가가 살펴보니, 이번에는 송충이 형태의 변이체들이었다. 소나무 위에 잔뜩 매달려 있다가 괴성을 지르며 소대에게 달려들었다.
그래봐야 총을 갈기면 몽땅 작살이 난다.
송충이 떼까지 사냥하고 나자, 더 이상 감지되는 변이체가 없었다.
수한은 오른손을 들었다.
“10분 간 휴식. 사주 경계 철저히 한다.”
“휴!”
“아우, 다리야.”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터졌다.
벌써 며칠 째 야영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험준한 개마고원 안을 누비며 변이체 사냥을 했더니 슬슬 한계였다.
수한은 인근에 있는 소대장과 교신을 했다.
[소대원들이 많이 피곤해합니다. 슬슬 작전을 종료해야겠습니다.]
[알았다. 안 그래도 중대장님도 내일 복귀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오늘 오후까지 작전을 하고, 저녁 야영 후 내일부터 복귀하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꿀맛 같은 휴식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그래도 수한이 작전 종료 사실을 전파하자 소대원들이 함성을 질렀다. 오늘까지만 고생하면 내일부터는 좀 쉴 수 있다는 사실에 고무된 것이다.
“비가 많이 오긴 왔나 봅니다.”
3분대장인 권준 병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한은 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
발 딛는 곳마다 진창이었다. 산사태도 일어났는지 이곳저곳이 엎어져 있었다. 커다란 나무가 뿌리를 하늘로 향하고 쓰러져 있는가 하면, 바위 굴러간 자리에서 지렁이와 개미들이 꿈틀거렸다.
탐지병이 소리쳤다.
“9시 방향에서 변이체 감지됩니다. 수는 약 30, 거리는 1000!”
“등급은?”
“모두 E급입니다.”
“좋아. 우리가 제거한다.”
30마리 정도는 어렵지 않다.
탐지병의 보고를 실시간으로 들으며 접근했다.
언덕을 하나 넘자 비탈길이 나왔다. 산사태가 크게 일어났는지, 온전하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없었다.
남은 것이라곤 파괴의 흔적뿐. 벌건 흙이 지면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저건 뭐야?”
“모르겠습니다.”
“인공위성이라도 떨어졌나?”
무너져 내린 산비탈에, 은색의 물체 하나가 언뜻 보였다.
멀리서 보기에도 상당히 컸다. 둥글게 생긴 물체인데, 원룸 하나 크기는 충분히 되는 것 같았다.
겉에 이물질이 진득하게 묻어 있어 형태는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었다. 다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은 아니라는 점은 확실했다.
탐지병이 수한에게 보고했다.
“변이체들이 저 안에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래? 그럼 곤란한데.”
수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변이체들과 근접전을 벌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일격을 허용하기만 해도 목숨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원거리에서 사격을 가하거나, 함정에 몰아넣는 게 최고였다.
“일단 접근한다. 한 번 유인해보자.”
“알겠습니다.”
“3분대는 나를 따라오고, 4분대는 50미터 뒤에서 엄호하도록. 탐지병들은 변이체가 움직이면 즉각 알리도록 한다.”
수한은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비탈은 무척 미끄러웠다. 습기가 다 마르지 않아 진창이라 언제 미끄러질지 몰랐다. 각도가 상당해서 넘어졌다가는 크게 다칠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은빛 물체까지 도착했다.
이제 보니 어떤 거대한 구조물의 일부였다. 둥글게 돌출된 부분이 산사태에 휘말려 겉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물질을 조금 닦아내자 눈부신 은빛 벽이 나타났다. 우주선이나 비행기처럼 금속 질감이 반들거렸다. 손을 대보자, 금속 특유의 싸늘한 촉감이 느껴졌다.
철도 아니고 알루미늄도 아닌, 처음 보는 금속.
구조물 한쪽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사람 한둘은 충분히 들어갈 크기였다.
이게 뭘까 싶었다.
중대장도, 소대장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구조물인데.
삐삐삐삐삐!
갑자기 탐지기가 울음을 터뜨렸다.
수한은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총을 들어 구멍 안을 겨누었다.
“부소대장님! X-0가 검출됩니다!”
“뭐? 농도는?”
“1.3입니다.”
X-0.
대전쟁 당시 기계 괴수들이 지구에 풀어놓았던 유전자 변형 물질이다. 일정량 이상을 흡입할 경우 몸이 변형되면서 이성을 잃게 된다.
1.3이면 낮은 편이다. 인체에는 거의 해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아주 마음을 놓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X-0가 검출된다는 건 변이체가 있다는 것과 똑같은 얘기.
수한은 분대를 조금씩 뒤로 물러나게 했다.
잠깐 생각을 하다가, 수류탄을 하나 빼들었다.
“유인해서 처치할 테니까, 모두 엎드려쏴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2개 분대를 모두 확인한 후, 수한은 수류탄을 구멍 안으로 굴려 넣었다.
구멍 안은 수평으로 쭉 뻗어 있었다. 수류탄은 그 안으로 들어가 꽝 하고 터졌다.
먼지가 폴폴 날렸다. 은색 구조물이 잠깐 흔들리긴 했지만 별다른 타격은 없었다. 대신 수한이 유도한 움직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탐지병이 급하게 외쳤다.
“변이체 30, 움직입니다!”
“방향은?”
“구멍! 구멍으로 나옵니다! 아, 지금……”
“캬아아악!”
괴이하게 생긴 변이체들이 기성을 지르며 튀어나왔다.
눈도 귀도 없이 도마뱀을 닮은 것들.
크기는 작은 개와 비슷하고, 메기수염 같은 촉수가 전신에 늘어져 있었다. 닭 벼슬 같은 발톱이 발끝에 매달린 채 걸쭉한 진액을 뿌렸다.
수한은 바로 총을 들이댔다.
“쏴!”
타타탕!
모두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였다.
기세 좋게 달려든 변이체들이 몽땅 죽어나갔다.
“남은 건?”
“이제 반경 5km 안에는 살아있는 변이체가 없습니다.”
“좋아. 시간도 늦었으니 여기까지 하자. 모두 수고했다.”
“수고하셨습니다!”
간단히 뒤처리를 했다.
변이체 시체를 그냥 방치해 놓으면 안 된다. 통째로 수거하거나, 보존액을 뿌리거나, 그도 아니면 화장이라도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변이체가 그 시체를 먹고 더 강해지는 수가 있었다.
뒤처리까지 끝낸 후, 수한은 소대장에게 보고를 했다.
[수고했다. 이상한 걸 발견했다고?]
[예. 추락한 비행기나 인공위성 잔해 같은데, 정확한 정체는 모르겠습니다.]
[사진 찍어서 보내주겠나?]
[예, 알겠습니다.]
수한은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시켰다.
소대장이 금방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거, 내 생각인데 아무래도 기계 괴수 잔해 같다.]
[예?]
[대전쟁 때 개마고원에서 파괴당한 기계 괴수가 꽤 있는데, 그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이 사진부터 봐라.]
소대장이 사진 하나를 전송했다.
수한은 그걸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불가사리를 닮은 기계 괴수인데, 머리 부분에 둥글게 돌출된 부분이 몇 개 있었다. 그것과 지금 수한이 보고 있는 것과 상당히 비슷했다.
[아닐 수도 있다.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 않아. 나도 그쪽으로 가보기는 할 텐데, 그 전에 간단히 정찰할 수 있겠나? 위험한 것 같으면 하지 않아도 좋다.]
[안에 있던 변이체는 모두 죽였습니다. 한 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좋다. 대신 무리하지는 마라. 안전이 최우선이다.]
[알겠습니다.]
수한은 소대원들을 불러 모았다.
간단히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저게 기계 괴수입니까?”
“완전히 죽은 것 맞습니까?”
“살아 있으면 진작 우릴 공격했겠지. 내가 보기엔 그 동안 땅에 묻혀 있다가, 산사태로 일부가 드러난 것 같다.”
“어쩐지……”
소대원들이 은색 구조물을 힐끔거렸다.
기계 괴수라고 생각하고 보니 새삼스레 달리 보였다.
두려움은 없었다. 기계 괴수가 맞는다면, 방치된 지 최소 10년은 지났기 때문이었다.
살아있는 기계 괴수가 무섭지, 시체가 무섭지는 않았다.
수한은 소대원들의 사기가 여전히 굴강한 것을 확인했다. 내심 고개를 끄덕이며 명령을 내렸다.
“3분대는 나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고, 4분대는 남는다. 10분마다 휴식을 취할 테니, 각 분대장은 서로 간에 통신 확인하고 이상 생기면 즉각 나한테 보고하도록 한다.”
“예, 알겠습니다.”
X-0 때문에 방독면과 화생방 장갑도 끼었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더 진해질 테니까.
수한이 앞장서서 들어갔다.
구멍은 좁았지만 안은 꽤 널찍했다. 사람 두셋이 나란히 지나갈 정도의 크기는 되었다.
안쪽은 참 을씨년스러웠다.
금속 골제 구조물이 제멋대로 드러나 있었다. 금속선 다발이 덩굴처럼 늘어져 있고, 바닥에는 금속 무더기들이 벌레 시체처럼 굴러다녔다.
완전한 죽음의 세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숨이 멎을 것 같은 침묵에 잠긴 채 고요히 잠들어 있었다.
그래도 조심해야 했다.
아직 작동하는 방어 장치가 있을 수도 있고, 기계 괴수가 내뿜은 X-0에 의해 변이된 곤충이 존재할 가능성도 컸다. 방심하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수한만 손해였다.
다행스럽게도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몇 번 광선 발사기를 발견했으나 그것으로 끝. 지척까지 다가가도 움직임이 없었다.
정말로 기계 괴수 시체가 맞는 것 같았다.
모두들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금방 햇빛이 차단되어 어두워졌다. 모두 소지 중인 야시경을 머리에 썼다.
“저기 문이 있습니다!”
한동안 걷자, 반쯤 열린 문이 보였다. 손잡이는 따로 보이지 않고, 좌우로 벌어지는 형태의 문이었다.
수한은 탐지병을 돌아보았다. 탐지병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총을 앞세우고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소대원들이 바짝 긴장한 채 그 뒤를 따랐다.
들어선 곳은 널찍한 방이었다. 도넛처럼 둥근 형태로, 방 중앙이 유독 높게 솟아 있었다.
높이 차이가 상당했다. 위로 올라가면 방 전체를 내려다보는 게 가능할 듯했다. 그 가운데에는 화려한 의자가 하나 놓여 있고, 의자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수한은 번개처럼 총을 겨눴다.
“누구냐!”
“부소대장님 무슨…… 헉!”
소대원들도 이제야 상황을 알아차렸다. 의자 위에 있는 누군가를 향해 모두 총구를 향했다.
그런데 미동이 없다.
탐지병이 탐지기를 톡톡 건드리더니 수한에게 말했다.
“부소대장님. 생체 반응이 없습니다. 시체 같습니다.”
“아, 그래?”
야시경을 착용한 상태라 얼른 알아보지 못했나 보다. 기술이 암만 발전했어도 대낮에 육안으로 보는 것보단 못하니까.
그런데 웬 시체?
수한은 소총을 거두고 의자 쪽으로 기어 올라갔다. 적당히 자리를 잡고 의자에 앉아 있는 시체를 살폈다.
키는 2미터에 조금 못 미쳤다. 오랫동안 방치된 까닭에 근육이 다 말라붙어 미라를 연상시켰다.
흰색 민무늬 가면 때문에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금속 질감의 은색 옷을 입은 상태였다. 그리고 어떤 글자 같은 것들이 시체의 왼쪽 손목을 팔찌처럼 빙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가슴.
검 한 자루가 꽂혀 있다.
붉게 달아올라 지금도 열기를 폴폴 내뿜고 있는 검.
손잡이 끝에는 적색 보석이 박혀 있고, 날개 모양 장식이 칼날 아래에서 길쭉하게 뻗었다.
무엇보다 검신.
금속이 아니었다. 붉디붉은 에너지가 유형화되어 맺혀 있었다.
수한은 신음처럼 한 마디를 뱉었다.
“세라프의 적색 검……”
종족 연합에서 가장 강력한 종족.
그들이 사용한다는 검이 왜 이 시체의 가슴에 꽂혀 있는 것일까?
수한은 천천히 시체를 살폈다.
언뜻 보기에는 꼭 지구인 같았다. 체형도 그렇고, 전체적인 골격도 흔히 보던 그대로였으니까.
총 끝으로 가볍게 시체를 건드려 보았다.
가슴, 목, 팔 등등.
우연히 팔찌와 총이 부딪쳤다. 동시에 어떤 파장 같은 것이 수한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뭐지?’
수한은 잠깐 움직임을 멈췄다.
어째 기분이 껄끄러웠다. 총을 시체에게 겨눈 채 서서히 뒤로 물러났다.
분대장들이 아래쪽에서 소리를 쳤다. 방독면 때문에 크게 소리를 쳐야 겨우 들렸다.
“부소대장님! 뭐 있습니까?”
“너희도 올라와서 직접 봐. 난 소대장님께 보고하겠다.”
금방 두 분대장이 위로 올라왔다. 상당히 좁은 곳이라 겨우 3명만으로 꽉 차 버렸다.
권준 병장이 시체를 보고 눈을 빛냈다.
“이거 혹시 외계인 아닙니까? 그, 제국이라는 것들 말입니다.”
제국.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그저 기계 괴수를 대량으로 만들어, 무수히 많은 차원을 공격했다는 것밖에는……
수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 놈들? 맞아. 예전에도 몇 번 외계인 시체를 발굴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세라프의 검이 꽂힌 것을 보니, 제국 놈 맞는 것 같습니다.”
수한이 듣기에도 그럴 듯했다.
설마하니 지구인이 기계 괴수 안에서 세라프의 검에 죽어있을 리는 없지 않은가.
얼른 소대장에게 보고를 했다.
소대장은 깜짝 놀랐다. 외계인 시체까지 있을 정도면 기계 괴수가 확실하다며 입에 거품을 물었다.
보고를 마치고 조용히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조금만 지키고 있으면 된다. 그러면 인계 받을 부대가 도착할 것이다. 부대로 돌아가 편히 쉴 일만 남았다.
바로 그때였다.
모두들 방 아래쪽으로 내려와 시체에서 시선을 뗀 순간.
시체의 왼쪽 손목에 있던 팔찌가 흐릿해졌다. 빼곡하던 글자들이 희미한 빛을 뿜으며 나비처럼 날아올랐다.
그걸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기네들 코앞을 지나가도 무덤덤하게 주변만 경계했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글자들은 등 돌리고 서 있는 수한에게 스며들었다. 수한의 살갗 위를 질주하다가 수한의 왼쪽 손목에 자리를 잡았다.
수한은 무심코 왼쪽 손목을 긁었다.
장갑으로 가려진 손목 위, 작은 문양들이 나타났다.
[フ ? ΨΔЦяºワß??∏? ¥€??]
글자 같기도 하고, 기호 같기도 한 것들.
게다가 고정되어 있지도 않았다. 문양이 자꾸만 바뀌었다. 바뀌는 속도가 하도 빨라 꼭 검은 점들이 마구 깜빡이는 것 같았다.
수한은 자기 손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줄도 몰랐다. 곧 도착할 후속 부대를 기다리며 주위만 경계하고 있었다.
점이 깜빡이는 게 멈췄다.
문양이 고정되었다. 그리고 몇 개의 문장이 나타나 수한의 손목을 빽빽이 뒤덮었다가 차례차례 사라졌다.
[사용자 언어 체계 분석 완료.]
[유전자 분석 완료.]
[사용자 인증 중…… 완료. 사용 가능.]
[레벨 업 도우미 가동 360 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