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이드 커맨더-145화 (146/254)

< 라오그뉴 >

라오그뉴의 신전으로 가면서, A급 변이체 한 마리를 잡았다.

날개 달린 흰 사슴.

몇 년 전 같았으면 보는 즉시 꽁무니를 뺐겠지만, 지금의 수한은 그때와 차원이 다르게 성장한 뒤였다. 총알 한 발로 간단히 잡아 버렸다.

시체를 노리고 변이체들이 덤볐다. 가볍게 처리하며 지나쳤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신전에 도착했다.

흰 돌을 쌓아 만든 신전.

작았다. 기껏해야 작은 교실 2개 정도 크기였다.

주변에는 사제들이 머무는 건물이 몇 채 늘어서 있었다. 걸핏하면 몰아치는 눈보라를 견딜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작고 허름한 건물이었다.

신전을 지키던 신관들과 얘기를 한 후, 사슴 시체를 제단 위에 놓았다.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자, 불꽃이 맹렬하게 타올랐다.

시꺼먼 연기가 피어올라 제단 뒤의 사자 조각상을 향해 흘렀다. 천천히 스며들더니, 어느 순간 사자 조각상의 눈이 일곱 가지 찬란한 빛을 뿜었다.

그러더니 조각상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누가 나를 불렀느냐?]

제단 앞에 선 셋의 머릿속에, 다소 낮은 듯한 미성의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어느새 변이체 시체는 완전히 타서 재가 되어 버렸다.

빈 제단 위로, 사자 조각상이 천천히 올라왔다.

조각상은 제단 위에 버티고 섰다. 무지갯빛 눈으로 셋을 보더니, 고개를 모로 꼬았다.

[이계인들이군. 이계인들이 내겐 무슨 볼 일이지?]

조각상은 제단에 주저앉았다. 그러더니 고양이처럼 자기 앞발의 발등을 혀로 핥는다.

수한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자연히 조각상이 수한을 주시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뭐냐? 공물을 좋은 것으로 바쳤으니 어지간하면 들어주마. 그 사슴 녀석 때문에 죽은 내 신관이 꽤 되거든. 내가 신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닌지 생각하던 참이다. 어디 한 번 말해봐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라오그뉴님께 칠채 옥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걸 저에게 주실 수 있겠습니까?]

[뭐? 이런 미친 놈이?]

조각상이 격노했다.

전신에서 무지갯빛을 번뜩이며 덤벼들었다.

수한은 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다. 허리춤의 권총 두 자루를 빼어들어 수십 발을 갈겼다.

마비 속성.

조각상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이를 갈며 몸을 뒤틀지만 소용없었다. 일곱 빛깔 광채를 최대한으로 뿜어내도 마찬가지였다.

[이 하찮은 놈이! 죽여 버리겠다!]

노한 조각상의 음성이 수한의 머릿속을 쩌렁쩌렁 울렸다.

수한은 진정하라고 손을 휘저었다.

[그냥 달라는 게 아닙니다.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겠습니다.]

[합당한 대가? 흥, 택도 없는 소리! 헛소리 하지 마라!]

[최소한 라오그뉴님께는 쓸모없는 물건 아닙니까?]

그 말에 조각상이 몸을 움찔했다.

칠채 옥좌는 분명 대단한 물건이다. 심지어 형제신도 칠채 옥좌를 이용하여 신계에 입성하지 않았나.

하지만 라오그뉴에겐 그렇지 않았다.

더메인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지 않나. 부모신이 칠채 옥좌 위에서 사랑을 나누는 바람에 그 정기를 타고 났다고.

스스로 부활할 수 있는데 칠채 옥좌가 왜 필요할까?

조각상이 입을 우물거리더니 말했다.

[그래. 솔직히 내겐 별로 필요가 없다. 내 능력이 칠채 옥좌와 비슷한 정도니까. 하지만 내게 필요 없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그래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저도 공짜로 가져갈 마음은 없습니다. 그건 도둑놈 심보죠.]

조각상이 공격을 멈췄다.

수한도 조각상에 걸렸던 마비를 해제시켰다.

조각상이 자기 앞발을 들여다보더니 새삼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조각상 상태라고 해도 마비시켜 버리니, 수한이 상당히 강한 이능력자란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네놈, 제법 강한데? 좋다. 이야기라도 들어보마. 그래, 무엇을 대가로 줄 거냐? 칠채 옥좌는 내가 가진 것 중에서도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혹시 갖고 싶은 게 있습니까? 저희가 구해다 드리겠습니다.]

[능력은 되고?]

[저희 셋 다 S급 이능력자입니다. 능력이 모자랄 일은 없을 겁니다.]

[호오!]

조각상이 감탄사를 뱉었다.

[셋 다 S급이라고? 대단하다. 그만하면 신이라도 죽일 수 있겠어. 좋다. 한 가지 일을 해주면 칠채 옥좌를 너희에게 주도록 하지.]

[말씀만 하십시오.]

[최근 내 영토에 변이체들이 갑자기 늘어났다. 그것들이 늘어난 원인을 조사해줬으면 한다.]

수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얼마 전에 기계 괴수가 나타났다고 들었습니다. 놈이 뿌린 X-0 때문이 아닐까요?]

[그건 아닌 것 같다. 정화도 확실히 했고, 변이체들이 내 영토 안에서 빠르게 성장한 것도 아니니까. 놈들은 내 영토 외부에서 유입되었다.]

[뭔가 원인이 있겠네요.]

[AA급 투시 계열 이능력자를 초빙하여 조사하였는데, 그 자도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 내 영토에 변이체를 유인하는 뭔가가 있나 살펴보기도 했고, 정신 조작이 되어 있나 확인도 했는데 모두 허탕을 쳤지. 그대가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해주었으면 한다.]

라오그뉴는 푸념하듯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무척 애를 썼다고 했다.

직접 조사를 해보기도 하고, 비싼 돈을 들여 이능력자나 다른 신의 신관들을 초빙해 오기도 하고……

모두 실패했다.

안 그래도 척박한 지역이었다. 그나마 라오그뉴가 1년에 한 번 변이체들을 잡아줘서 살 만 해졌다. 그러던 것이 변이체들이 유입되면서 균형이 무너져 버렸다.

이대로 놔두면 인구가 줄고, 지역 자체가 쇠락해진다. 그러면 라오그뉴의 신격도 내려가겠지.

어린 신인 라오그뉴로서는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은 일.

사정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다. 성공하면 나를 불러라. 신전으로 갈 테니.]

그 말을 끝으로, 조각상이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눈에서 빛나던 무지갯빛 광채가 꺼졌다. 돌이 되어 뻑뻑하게 굳었다.

새미가 투덜거렸다.

“뭐야. 왜 자기가 안 하고 우릴 시킨대?”

“그쪽에는 재주가 없나 보지. 신이라고 만능은 아닐 거 아냐?”

수한은 두 눈을 매만졌다.

S급으로 진화시킨 초능, 절대자의 눈을 써먹을 때가 온 것 같았다.

굳이 오래 끌 것 없었다. 바로 조사를 시작했다.

먼저 신관들에게 정보를 얻었다.

변이체들은 대개 영토 내의 사냥꾼 마을을 목표로 달려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뭔가 변이체들을 끌어들이는 물건이라도 있나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용이를 하늘 높이 날렸다. 수한은 따뜻한 신전 안에 앉은 채, 용이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살폈다.

절대자의 눈을 발동했다.

그것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

어차피 한 술에 배부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용이를 계속 날게 했다. 신전 주변은 몽땅 다 살펴보았다.

소득이 없었다.

혹시 누가 조종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고 보기에는 변이체들의 움직임이 너무 중구난방이었다. 자기들끼리도 싸워서 잡아먹는가 하면, 다른 마을을 공격하는 놈들도 있었던 것이다.

용이를 은신시키고 놈들을 지근거리에서 자세히 살폈다.

이번에도 별 건 없었다.

단서를 찾은 것은 이틀이 지난 뒤였다.

변이체들이 한데 모여 마을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래서 용이를 접근시켜 번개를 뿜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놈들의 정신을 탐색했더니 희미한 흔적 하나가 보였던 것이다.

[죽여……]

[잡아먹어……]

암시가 걸려 있었다.

여간해서는 알아채기 힘들게끔 교묘히 걸린 암시.

변이체들이 그 암시에 따라 마을을 공격하면서 잔뜩 흥분하지 못했으면 수한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암시가 걸렸다는 것은 누군가 이것들을 조종했다는 이야기.

세뇌가 아니라 암시이니 그토록 중구난방이었나 보다. 하긴 암시로는 행동을 유도할 수만 있으니까.

몇 마리의 변이체를 더 확인했다.

그 후 신관에게 알아낸 사실을 말했다.

[변이체들에게 암시가 걸려 있던데, 알고 계셨습니까?]

[암시요?]

[예. 마을을 공격하는 변이체들을 발견했는데, 그것들을 살펴보니 암시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저희도 그걸 의심해서 가장 먼저 그것부터 조사했는데, 그런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뭘로 조사하셨는데요?]

[투시 계열 AA급 이능력자를 초빙해서 조사했습니다. 라오그뉴님은 이쪽에는 재능이 없으시거든요. 그 이능력자가 말하길, 어떤 변이체에게도 세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럴 겁니다. 세뇌시킨 게 아니니까. 간단히 암시만 걸었습니다. 더구나 매우 교묘해서, 어지간해선 알아내기가 힘들게 했습니다. 제가 투시 계열 S급, 정신 계열 AA급이 아니었으면 놓쳤을 겁니다. 사실, 저도 운이 좋아서 알아낸 거고요.]

[허어……]

늙은 신관이 놀랍다는 눈으로 수한을 쳐다보았다.

[역시 라오그뉴님께서 일을 맡긴 이유가 있네요. 지금 바로 라오그뉴님께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며칠 기다리시면 신전으로 돌아오실 겁니다.]

[좋습니다. 기다리지요.]

사흘 뒤, 수한은 점심 식사를 하다 말고 강력한 존재가 접근해 오는 것을 느꼈다.

그 동안 만났던 세라프 종족만큼이나 강렬한 기파를 뿌려대고 있었다. 벽에 기대 놓았던 아바돈을 챙겨들고 급히 신전 밖으로 뛰쳐나갔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보였다.

하얀 사자.

2층 단독 주택과 크기가 비슷했다. 신전보다 오히려 더 컸다. 부리부리한 눈으로 수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전신이 하얀데 목에 난 갈기만 까맸다. 가슴과 복부를 까만 갑옷으로 감쌌는데, 그 선명한 흑백의 대비가 무척 인상 깊었다.

눈은 무지갯빛으로 빛났다. 암사자 특유의 미려한 곡선이 나비 날개를 보는 듯 유려했다.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품은 사자신에게, 수한은 짧은 순간 압도당했다.

수한을 따라나온 새미와 마엘른도 사자를 보고 놀랐다

거대한 사자가 일행을 보며 웃었다.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지?]

[라오그뉴님이십니까?]

[맞아. 나야. 그나저나 대단해. 내가 그토록 뛰어다니면서도 알아내지 못한 것을 며칠 만에 파악하다니……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라오그뉴가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전신에서 무지갯빛이 새어나왔다.

거대한 덩치가 줄어들었다. 절반 크기로, 다시 절반 크기로 줄어들더니 아예 수한과 비슷한 크기가 되었다.

무지갯빛이 사그라졌다.

인간으로 변신한 라오그뉴가 나타났다.

지구인과 흡사한 외모였다. 귀가 사자 귀고, 꼬리가 달려 있다는 점만 달랐다. 백옥처럼 하얀 피부와 까만 머리칼이 눈에 들어왔다.

까만 갑옷을 입어서 속살이 비치지는 않았다. 그래도 흰 팔과 다리는 드러내서 묘하게 관능적인 느낌이 풍겼다.

함께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라오그뉴는 아무렇게나 바닥에 퍼질러 앉았다.

[변이체들 전부에게 암시가 걸려 있다고 했지?]

[맞습니다.]

[누가 암시를 건 지는 알 수 없어?]

[그것까지는 힘듭니다. 추적은 제 전문 분야가 아니니까요.]

[뭐, 좋아. 어차피 짐작 가는 작자가 있으니까. 여기서 잠깐 쉬고 있어. 난 놈을 족치고 올게.]

수한은 잠시 당황했다.

족친다고?

자신의 말만 믿고?

급히 말리려고 했지만, 라오그뉴는 벌써 몸을 날린 뒤였다. 인간형의 몸이 급격히 부풀어 본체로 돌아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늙은 신관 하나가 허허 웃었다.

[라오그뉴님이 화통하시긴 하지요.]

라오그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왔다.

커다란 지네의 머리를 입에 물고 있었다.

라오그뉴는 신전 옆 공터에 머리를 내팽개쳤다. 그리고 수한을 보며 말했다.

[네 말이 맞았어. 페로뉴가 사는 계곡에 가보니까 변이체들을 몽땅 모아놓고 암시를 거는 중이더라. 하여간 음흉하다니까.]

[죽이신 겁니까?]

[응. 몇 년 있으면 되살아나겠지만, 그때까지는 편하게 지낼 수 있겠지. 에휴, 진작 죽였어야 됐는데 괜히 머리 굴린다고 뭉그적댔지 뭐야. 참, 칠채 옥좌 달라고 했지? 이것만으론 좀 부족한 느낌인데…… 뭐, 내가 이미 말을 했으니 지키겠어.]

라오그뉴는 일행을 신전 밖으로 나오게 했다.

뭐라고 주문을 외우자, 땅이 우르릉대며 흔들렸다.

칠채 옥좌가 나타났다.

신전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신전을 감싸듯 널찍하게 퍼진 채, 꽃받침처럼 신전을 지탱했던 것이다.

아주 컸다.

신전 전체를 감쌀 정도의 크기였다. 그런데 라오그뉴가 짧은 주문을 외우자, 손아귀에 들어올 정도로 작아졌다.

용이가 앞발로 꽃송이처럼 변한 칠채 옥좌를 톡톡 건드렸다.

[우와, 신기하다!]

사실 수한도 신기했다.

그 큰 게 저렇게 작아진 거니까.

라오그뉴가 용이가 장난치는 것을 보다 수한에게 물었다.

[그런데 칠채 옥좌는 왜 달라고 한 거지? 네가 차고 있는 팔찌로도 어지간한 상처는 다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수한은 잠깐 망설이다가 사실을 털어놓았다.

미르수즈 왕국과 뤽마 왕국 국경에 있는 대형 기계 괴수. 놈을 잡기 위해 미루스와 르익을 화해시킬 계책을 세웠고, 그 때문에 칠채 옥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그걸 들은 라오그뉴가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이야! 대단한 모험인 걸? 그런데 칠채 옥좌 가져간다고 그 아저씨들을 화해시킬 수 있겠어? 그 아저씨들은 만나기만 하면 진짜 살벌하게 싸우는데. 나도 한 번 말려보려다가 죽을 뻔 한 적이 있다고.]

수한이 뭐라고 하려 할 때였다.

[느낌이 이상해.]

용이가 갑자기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러더니 칠채 옥좌를 홀린 듯한 눈으로 보았다. 한동안 칠채 옥좌를 주시하던 용이의 몸에서, 약한 진동이 일어났다.

웅웅웅웅.

기계음이 주위 공간을 가득 채웠다.

수한이 손을 뻗으려는데, 별안간 칠채 옥좌가 찬란한 빛을 뿜기 시작했다.

그 빛이 용이의 작은 몸을 감쌌다. 날개를 펼치지도 않았는데, 용이의 몸이 제멋대로 공중으로 떠올랐다.

꽃송이처럼 보이던 칠채 옥좌가 활짝 벌어졌다.

빛이 더 강하게 뿜어졌다. 그 힘이 폭발적으로 용이를 향해 쏘아졌다.

용이가 그 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작은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종국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투명한 광채가 용이의 몸 깊은 곳에서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새미가 발을 동동 굴렸다.

“용아! 오빠, 쟤 왜 저래? 저러다 큰 일 나는 거 아냐?”

수한은 눈을 가늘게 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수한에게만은 똑똑히 보였다.

용이 내에 잠재된 힘과, 칠채 옥좌에서 쏟아지는 힘이 서로에게 반응하며 증폭되고 있었다.

하나와 하나가 만나 둘이 되고, 곧 넷, 아홉, 예순넷이 되고, 종래에는 일천을 돌파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광경이다.

미드가르드 행성에서 세계수에 들어갔을 때.

바로 그 때와 같았다.

용이가 진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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