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이드 커맨더-174화 (175/254)

< 6차 진화 -2- >

만물 변환 점수를 속성 부여에 사용했다.

그러자 진화 가능 항목들이 수한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6차 진화.

궁극 속성 부여 : 발사체, 속성 중첩, 조합 속성탄.

궁극 속성 부여와 속성 중첩 중에 고민을 했다. 본인의 공격력을 더 강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속성 중첩은 단일 속성을 두 번 중첩해서 쓰는 능력이었다. 속성 조합은 다른 속성만 가능하고, 위력이 더하기로 강해지는데 속성 중첩은 곱으로 강해졌다. 천공에 천공을 조합하면, 4배 이상의 위력을 내는 것이다.

여기에 속성 조합을 함께 쓸 수 있으니 그 효과에 대해서는 더 설명이 필요 없었다.

궁극 속성 부여는 레벨을 올리면서 딱 3가지 속성이 더해진다. 멸혼, 지옥, 천멸이 그것인데, 하나같이 무시무시하고 강력한 속성이었다.

수한은 고민에 빠졌다.

뭘 선택할까?

궁극 속성 부여로 한 발의 위력을 늘릴 것이냐?

속성 중첩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더 강한 효과를 낼 것이냐?

장고 끝에 결정을 내렸다.

속성 중첩.

궁극 속성은 SSS급 때에 선택해도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수한의 능력은 범용성이 크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었기 때문이다. 중화 속성이나 마비 속성은 지금도 잘 써먹고 있으니, 이것들을 강화시키기로 했다.

진화가 끝났다.

속성 중첩의 레벨을 250까지 올렸다.

성장 한계에는 부딪치지 않았다. 초능 자체는 더 올릴 수가 있는 것이다.

여러모로 기쁜 상황이었다.

밝은 얼굴을 하고 밖으로 나서자, 새미가 수한의 상황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오빠, 성공했구나?”

“그럼! 자기도 SS급이 됐는데, 내가 S급에서 머물러 있을 수는 없지!”

“축하해!”

“축하하오. 목표 했던 것을 모두 이뤘구려.”

[오오, 너도 SS급 된 거야? 한 번 붙어보자! 너라면 정말 좋은 승부가 되겠어.]

“사자님, 축하드려요!”

이제 마엘른의 차례.

지구보다는 헤븐 행성에서 힘의 결정 흡수를 시도하는 게 가장 좋았다.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헤븐 행성에 깃든 풍부한 힘 탓에, 지구에서 흡수할 때보다 성공 가능성을 10% 이상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것을 위해서 지구에서 신속 계열 힘의 결정을 등급 별로 모두 준비해서 가져왔다.

“다녀오겠소.”

“여분으로 몇 개 더 가져왔으니까, 너무 조급해하진 마세요.”

“걱정 마시오. 고향에 있을 때 했던 이능 적성 검사에서 각성 확률 95%가 나왔었소. 그곳에선 내 검만으로 충분했으니 각성을 시도하지는 않았소만.”

“충분히 성공하시겠네요. 그래도 무리하진 마세요. 하나 흡수하는데 성공하시면, 충분히 휴식을 하고 흡수하셔야 합니다.”

“알고 있소.”

몇 시간 뒤, 마엘른이 밀실 밖으로 나왔다.

옅은 흥분감이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수한은 신안을 사용하여 마엘른의 상태를 살폈다.

C급 신속 계열 이능력자.

3개를 연달아 흡수한 모양이었다. 수한은 내심 적잖이 놀랐다. 수한도 곧잘 그러곤 했지만, 3개를 한꺼번에 흡수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으니까.

“축하합니다. 각성에 성공하셨네요.”

“아직 멀었소. 반드시 S급 이능력자가 되고 말겠소.”

몇 시간 쉰 뒤 또 밀실에 들어갔다.

B급, A급, AA급.

그리고 마침내 S급.

고작 이틀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호텔 안에서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아르텔라가 부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엘른님 대단하세요. A급까지는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S급까지 승급하실 줄은 몰랐어요!]

“운이 좋았지요.”

“하하, 그게 운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랜 수행이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하긴 우리 숲 엘프의 검법을 수련하면 내부의 힘이 정련되면서 이능 적성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지요.”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다오. 수백 년 전 세라프 종족들이 우리 숲 엘프의 검법을 배워간 적도 있소. 많이 변형되긴 했지만, 적색 날개 세라프들이 쓰는 검법에 숲 엘프 검법의 묘리도 담겨 있다오.”

“그것까진 몰랐습니다.”

“그대들도 한 번 배워보는 게 어떻소? 나중을 생각하면 꽤 도움이 될 거요. 생명의 기운을 키우는 검법이니, 노화 방지도 되고 피부 미용에도 좋다오.”

새미가 솔깃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정말이에요?”

“숲 엘프 중 피부 나쁜 엘프 본 적 있소? 그게 다 이 검법을 익혀서 그렇다오.”

자부심이 섞인 마엘른의 말에, 수한은 쓰게 웃었다.

“그 정도로 익히려면 수십 년은 걸리지 않습니까?”

“그야 그렇소만, 원래 달콤한 과실을 얻으려면 오랜 세월 고련해야 하는 법이오.”

“하하, 검법 익혀서 피부를 좋게 하기 전에 늙어 죽게 생겼습니다. 저희는 수명이 길어도 백 년을 넘기 힘듭니다. 영원의 샘물이나 젊음의 사과를 먹어도 백오십 년을 못 살고 죽을 거예요.”

“그렇게 짧게 산단 말이오?”

“최소 오백 년씩 사는 엘프들과는 차이가 큽니다. 저희에겐 그림의 떡이에요.”

새미도 수한의 말을 듣더니 포기했다.

한 몇 년이라면 모를까, 몇 십 년씩 검법 수련에 바칠 수는 없었다. 그때가 되면 이미 호호백발 할머니가 되어 있을 테니까.

마지막은 아르텔라 차례였다.

별로 걱정되진 않았다.

케르베스 행성에서 왼손을 제물로 바쳤다가 재생한 후, 아르텔라의 힘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역시 그랬다.

아르텔라는 무난하게 소환 계열을 S급까지 승급시켰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외능 계열까지 AA급에 이어 S급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수한은 혀를 내둘렀다.

동료들의 천재성 때문이었다.

정말로 무시무시했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공격대장이 되기 위해서라도, 한층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레벨 업 도우미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능력]

이름 : 이수한  나이 : 27  성별 : 남

신장 : 185cm  체중 : 88kg  상태 : 정상

종족 : 인간  진영 : 연합  행성 : 지구

레벨 : 500  계열 : 살육  계급 : 위관

근력 34 체력 37 민첩 32 재주 33 감각 34

초능 500 지능 33 직감 35 의지 38 위엄 41

여유 점수 : 0 경험치 : 51%

성장 한계 : 레벨, 초능.

[기술]

언어 : 한국어 12, 세라프 어 15, 영어 10.

문자 : 한글 11, 세라프 문자 15, 영문 10.

사격 : 소총 사격 43, 권총 사격 40, 산탄 사격 20, 원거리 저격 41, 기관총 사격 20.

격투 : 단검 격투 12, 맨손 격투 11, 총검 격투 13.

함정 : 함정 설치 12, 화약 함정 12.

생활 : 삽질 12, 청소 8, 빨래 4, 시체 해체 5, 탑승 56.

전술 : 작전 계획 32, 전투 지휘 38.

생존 : 외계 취식 15, 외계 야영 15.

제작 : 기계용 제작 80.

집단 : 무리 통솔 21, 분쟁 조절 20.

여유 점수 : 170.

[초능]

++++++ 속성 중첩 : 발사체 250.

+++++ 절대자의 눈 200.

+++++ 초음속 120.

+++++ 칠채 성좌 100.

+++++ 초월 의식 1500.

+++++ 우레 포격 100.

+++++ 금강불괴 50.

[개발 중]

여유 점수 : 80.

[장비]

머리 : 지옥 왕관(절대).

눈 : 아르고스의 눈(전설).

상체 : 세라프 날개 장식 전투복 상의(전설).

다리 : 세라프 날개 장식 전투복 하의(전설).

등 : 세계수 망토(전설).

목 : 우주 모험가의 별(전설)

손목 : 열두 천사의 축복(전설).

허리 : 황실 보호의 허리띠(전설).

신발 : 차원 전이의 신발(전설).

무기 : 종말의 선고자 아바돈(절대), 섬광 연타 풀고르(전설), 묵광 관통 녹스(전설), 환영 군주(절대).

권속 : 기계용(신화).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이제 기계용만 있으면 수한 혼자서도 기계 괴수들을 싹쓸이할 것 같았다.

어쩌면 기계용에 타지 않고도 가능하지 않을까?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했다.

이것으로 헤븐 행성에 온 목표는 모두 이뤘다.

SS급 승급에 장비 구입, 공격대에서 사용할 각종 가공 장치들을 구입했으니까.

며칠 쉬었다가 지구로 돌아가기로 했다.

공격대에 승급 성공 사실을 알릴 생각에, 수한은 가슴이 벌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하루를 쉰 뒤 이능 인증을 받았다.

예상대로 수한과 새미는 SS급, 마엘란과 아르텔라는 S급.

그것을 확인한 라오그뉴가 흥분해서 콧김을 훙훙 불었다.

[싸워보자, 얼른!]

새미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라오그뉴님. 제 이능은 광역 공격에 특화되어 있어요. 라오그뉴님과 싸우기는 힘들어요.”

[광역 공격이 왜?]

“라오그뉴님은 그냥 무시하고 공격하시면 그만이잖아요. 유도 속성이 걸린다면 모를까, 저 혼자서는 힘들어요.”

[끄응, 알았어.]

항상 수한과 함께 다니며 광역 공격을 주로 해서일까. 새미의 이능이 계속해서 광역 공격 위주로 강해지고 있었다.

라오그뉴가 실망한 듯 앓는 소리를 냈다.

대신 수한에게 들러붙었다.

[사장아! 나랑 한 번 붙어보자! 설마 도망치지는 않겠지?]

“좋습니다. 그런데 이 근처에 대련할 곳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호텔 지배인한테 물어보니까 근처에 대형 경기장이 있대. 오늘이 마침 휴일이라고 하니까 거기서 한 번 해보자!]

“좋습니다.”

수한도 속성 중첩의 위력이 궁금하던 참이었다. 오래 생각하지 않고 승낙을 했다.

경기장은 커다란 구 모양의 건물이었다. 벽이 투명해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몇 명의 외계 종족들이 그 안에서 치고 박고 싸우고 있었다.

순번을 정한 뒤 들어갔다.

라오그뉴가 한쪽 벽에 몸을 기대고 어깨를 폈다.

[안 봐줄 테니까 각오해!]

“바라던 밥니다.”

둘의 싸움은 치열했다.

수한은 시작부터 마비 속성을 중첩하고 실명 속성을 조합하여 쏘아댔다.

철저히 원거리 공격만 가했다.

라오그뉴가 접근하면 세라프 전투복의 날개를 펴서 도망쳤다. 그걸 무시하고 따라붙으면 신발을 가동시켜 순간이동을 했다. 한 번은 속임수 끝에 잡힐 뻔 했는데, 차원 전이를 하여 피했다.

쉽게 결판이 나질 않았다.

라오그뉴가 돌진해 오는 것을 수한이 저지하며 도망 다니는 형국이었다. 전체적으로 수한에게 유리하긴 했는데, 그래도 제압하기는 힘들었다.

일반적인 공격은 라오그뉴가 맞아주었지만, 강력한 공격은 어떻게든 피해냈기 때문이다.

바짝 약이 오른 라오그뉴가 소리를 질렀다.

[거기 서!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거야?]

“전 원거리 공격이 강하니까 당연히 도망 다녀야지요.”

전형적인 인파이터와 아웃파이터의 싸움이라고 할까.

적당한 시점에서 대련을 끝냈다.

서로 비장의 수는 숨겨둔 상태였다. 끝까지 갔다가는 누군가 하나가 크게 다칠 가능성이 컸다. 철천지원수도 아니니, 여기서 멈추는 게 좋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진심으로 붙으면 수한이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

라오그뉴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기는 내가 더 센 것 같은데……]

수한의 다재다능함이 라오그뉴의 무력을 압도한 것이다.

하긴 쉽게 이기기는 힘들었다. 제대로 싸우면 하루 밤낮은 싸워야 할 것이다. 지금은 그냥 서로의 능력을 견준 것으로 끝을 냈다.

기계 괴수를 상대하는 것은 라오그뉴가 더 낫겠지만, 그것도 용이가 가세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SS급으로 승급한 보람이 있다고 할까.

벌써부터 다음 원정이 기대 되었다.

그렇게 전력 보강을 일단락 지었을 때였다.

청색의 투명한 새 한 마리가 일행이 묵고 있던 숙소로 날아들었다.

삐약! 삐약!

새가 울부짖었다.

뭔가 해서 보니, 다리에 작은 종이 한 장이 둘둘 말린 채 묶여 있었다.

새미가 그걸 보더니 말했다.

“누가 편지 보냈나 봐!”

수한이 손을 내밀었다.

새가 몇 번 우짖더니 수한의 손에 올라탔다. 수한은 조심스럽게 편지를 받아들었다.

화악!

편지에 저절로 불이 붙었다.

금방 타서 없어지더니, 재로 변한 편지 사이에서 황금색 글자 몇 개가 흘러나왔다.

황금색 글자들이 허공으로 떠올라 정렬되었다.

세라프 문자.

내용은 간단했다.

[기계용을 데리고 학술원에 오게.]

처음 헤븐 행성에 도착하고 보냈던 편지의 답장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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