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이드 커맨더-215화 (216/254)

< 개선 >

2019년 9월 10일.

반가운 소식이 지구에 전해졌다.

미르 공격대.

바로 그들이 루비 아이 사냥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참이었다. 그들의 원정 결과에 따라 많은 것이 변화할 테니까.

그냥 소문으로 치부할 수도 없었다.

미르 공격대가 루비 아이를 목표로 가브낙 행성 원정을 떠난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었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야단이 났다.

당장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아우성을 치며 현재 상황에 대해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미르 공격대 사옥을 지키던 백기수 이사가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다름 아닌 미르 공격대와 루비 아이의 전투 장면.

그 아슬아슬했던 순간이 잘 보였다.

초반에 밀어붙이던 것과 루비 아이가 인간형으로 변형되고 밀리던 것, 최종적으로 수한이 루비 아이의 시선을 끄는 사이 라오그뉴가 결정타를 가하는 것까지 전부 다.

여러 방송국에서 방송권을 달라며 달려들었다. 기수는 고민 끝에 완전 무료로 영상을 공개했다. 편집본이 아니라, 아예 모든 자료를 무료로 풀었다.

어차피 돈은 많았다. 이 기회에 공격대의 위상을 올리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러자 타이탄 공격대와 알바트로스 공격대도 똑같은 행보를 취했다. 지원 요원들이 찍은 영상을 널리 퍼뜨린 것이다. 그러면서 루비 아이 사냥에 자기들 사장이 참가했다는 사실을 입에 거품을 물고 홍보했다.

루비 아이 사냥 영상은 금방 지구 전체에 퍼졌다.

이젠 어딜 가나 사냥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무슨 광고를 하든 사냥 영상의 장면을 꼭 끼워 넣었다.

작곡가들이 미르 공격대를 칭송하는 노래를 짓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TV 속에서 연예인들이 그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세계 각지에서 미르 공격대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심지어 단편 영화가 상영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미르 공격대가 원정을 완료했다.

여의도로 귀환했다.

세라프의 원형 문이 크게 벌어졌다. 그 안을 통과하여, 기계용과 변이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르 공격대다!”

“우와아!”

“저것들은 뭐지?”

“바보야, 영상에 나왔던 변이체들이잖아.”

“미르 공격대 문양이 박혀 있네?”

“미르 공격대에 합류했나 봐!”

시민들이 열렬히 미르 공격대를 환영했다.

수한은 기계용의 발로 변이체들을 들고 하늘을 비행했다. 새 변이체만 부드럽게 기계용의 뒤를 따라왔다.

사옥에 기계용을 착지시켰다.

소식을 들은 사원들이 모두 나와 있었다. 그새 또 수가 늘어서, 수천 명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수한은 기계용에서 내렸다.

백기수 이사가 웃으며 다가왔다.

“고생하셨습니다, 사장님!”

“이사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그 동안 별 일은 없었습니까?”

“기자들 때문에 고생한 것 말고는 별 것 없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만찬을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대통령이요?”

“예. 사실 우리나라만이 아니고 외국에서도 난리입니다. 미국 백악관이랑 중국 주석궁에서도 초청이 들어왔습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국가 중 힘 좀 쓴다 싶은 곳은 모두 초청을 하는 것 같습니다.”

“흠, 뭐 나중에 결정하도록 하지요. 급한 것은 아닐 테니까요. 제가 별도로 알아둬야 하는 게 있습니까?”

“없습니다, 사장님.”

그냥 퇴근할까 했지만, 루비 아이를 잡은 판에 그냥 흩어지기는 좀 아쉬웠다.

사옥 안의 강당에 사원들을 불러 모았다.

수한은 단상 위로 올라갔다. 강당 안을 한 번 쭉 훑는데, 사원들의 얼굴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미르 공격대가 출범한지 벌써 2년.

처음에는 100명도 안 되는 작은 공격대였는데, 어느새 이렇게 커졌구나 싶었다.

감상에 빠져 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

사원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 우리 공격대에 큰 경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서두를 뗐다.

길게 주절주절 늘어놓지는 않았다. 사원들을 치하하고 격려하는 수준에서 끝을 냈다.

수한 자신도 일개 사원에서 시작했던 터라, 긴 연설이 최악의 연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를 선언했다.

“케르베스 행성에서 시작하여 가브낙 행성까지, 우리 공격대는 정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반면, 뒤를 돌아보지 못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조만간 외계 행성 연수를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공격대의 가장 큰 목표를 달성했으니 주는 보상이라고 할까.

사원들이 눈이 별빛처럼 반짝였다.

일반 사원들로서는 평생 외계 행성 한 번 가기도 힘들었다.

미르 공격대 사원들은 상여금을 아주 많이 받으니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자기 돈으로 가는 것과 남의 돈으로 가는 것은 차이가 컸다.

자연히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여기저기서 삐익 하고 휘파람을 불었다.

“사장님 최곱니다!”

“역시 우리 사장님!”

수한이 손을 들자 소란이 멈췄다.

“대상 행성은 조만간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습니다. 다양한 행성들을 목록에 올릴 테니까, 신중하게 투표해 주세요. 만약 몇 개로 갈리면, 인원이 많은 행성에 한해서 공격대를 쪼개서 연수를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끝내고 단상 아래로 내려왔다.

다소 즉흥적으로 생각한 거였지만, 어떤 면에서는 중요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미르 공격대는 달리기만 했으니까.

모두 휴식이 필요했다. 힘을 보충해야 다시 전진해나갈 수 있지 않겠나.

백기수 이사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외계 행성 연수라…… 저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미리 얘기를 해둘 것을 그랬네요.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던 겁니다. 우리 공격대가 너무 빨리 성장해서, 여러 부작용이 잠재되어 있을 테니까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한 번 이렇게 쉬는 것도 필요하지요. 전투부나 지원부는 원정 다녀오고 나면 특별 휴가를 받으니까 상관없지만, 사원들은 그게 아니거든요.”

이능력자와 지원 요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다면, 사원들은 밤낮 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야근? 특근?

그런 건 일상다반사였다.

그나마 수한이 원정을 성공할 때마다 상여금과 선물을 눈이 돌아가도록 안겨줘서 버티고 있는 거였다. 이대로 놔두면 조만간 그만 두겠다고 할 사람이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새미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미드가르드 행성 가면 좋겠다. 마엘른님 복권시켜드려야 하잖아.”

“굳이 연수 일정에 맞춰 갈 필요 없어. 마엘른님이랑 먼저 미드가르드 행성에 갈 거야. 헤븐 행성도 선택지에 넣으려고 하는데, 헤븐 행성 가려면 내가 직접 동행해야 하잖아.”

“아, 헤븐 행성도 가게?”

“그럼. 선택지에 넣을 거야. 다른 곳은 돈만 있으면 여행이 가능하지만, 헤븐 행성은 그게 아니니까.”

적당히 몇 마디씩 하고 자리를 파했다.

사원들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수한이 선택한 수가 주효했던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가 며칠 푹 쉬었다.

기자들이 집까지 찾아오고, 청와대에서도 연락이 왔지만 받지 않았다. 소파에 축 늘어져서 하루 종일 TV만 보았다.

복학하여 학교에 다니는 중인 명한이 질린 표정을 지었다.

“형, 너무 누워만 있는 거 아냐?”

“너도 외계 행성 원정 한 번 갔다 와 봐. 나처럼 될 걸?”

“어휴, 난 그냥 변호사 되는 게 목표야. 외계 행성 원정은 무슨.”

“그나저나 제수씨랑은 언제 결혼할 거야? 제수씨가 얘기 안 해?”

“잘 모르겠어. 나도 아직 결혼하고 싶진 않고……”

“쯧쯧, 너 마음대로 해라. 혹시 헤어지려고 그러는 거냐?”

“그런 거 아냐.”

“아니면 다행이다만.”

명한이 고개를 숙이고 현관문을 나섰다.

수한은 그걸 보고 혀를 찼다.

몇 년 지났다고 권태기가 온 모양이었다.

뭐, 수한이 상관할 바는 아니다.

명한이 나간 뒤 수한도 꼼지락거리며 일어났다. 깔끔하게 샤워를 한 후 옷장에서 정장을 꺼내 입었다.

짧은 며칠간의 휴가도 오늘로 끝이었다.

오늘부터는 공식 일정이 있었다.

중요한 것만 세어 보아도 기자 회견, 공격대장 회동, 청와대 만찬이 생각났다. 더구나 중요한 일을 다 끝내면 마엘른을 미드가르드 행성으로 데려가야 했다.

혼자 보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공격대장이 직접 가야 복권시키기 쉽지 않겠나. 기왕이면 옆에서 폼 재고 있으라고 라오그뉴까지 데려가면 더 좋겠고.

시간에 맞추어 집 앞으로 나왔다.

미르 공격대에서 보낸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하루가 폭풍처럼 지나갔다.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차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 눈치 챘기 때문이었다. 차에서 잠깐 내리기라도 하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인기 연예인이 행차했을 때보다 더한 반응이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어린 학생들은 물론이고 점잖아 보이는 중년 신사, 심지어 노인들까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자 회견은 수호자 연맹 대한민국 지부에서 열렸다.

수호자 연맹이 전폭적으로 협력하고 있었다. 가장 큰 별실을 내주었다. 미르 공격대의 강당과 비슷한 크기인데, 그곳이 기자들로 꽉 찼다.

비단 대한민국 기자들만이 아닌, 세계 각지에서 특파원들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기 때문이다.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기자들은 별 것을 다 알고 싶어 했다.

다음 일정, 다음 원정 대상, 외계 행성 연수, 이번 가브낙 행성으로 얻은 매출, 공격대의 전력, 동맹 세력의 전력 등등.

심지어 사생활에 대해 묻는 기자도 있었다.

“사장님과 부사장님은 오랜 연인 사이로 아는데, 혹시 결혼하실 계획이 있습니까?”

“글쎄요. 계획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할 단계는 아닙니다.”

벌써 수한의 나이가 29살이다. 새미는 수한보다 3살 연하니까 26살이고.

슬슬 수한도 결혼을 생각하던 참이었다. 그 동안은 공격대가 자리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미뤄뒀지만, 이젠 여유가 생겼다고 할 수 있으니까.

어쨌거나 나중 문제.

아직은 할 일이 산적해 있었다.

두루뭉술하게 대답하고 넘어갔다.

기자 회견 뒤에는 바로 공격대장 회동이 열렸다.

사실 진작부터 성사시키려고 했지만 다들 너무 바빠서 이제 열린 거였다. 상위 공격대 10개는 모이려고 했는데, 공격대장 중 꼭 몇 명은 원정을 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괜찮았다.

강력한 경쟁자가 대두되는 거라면 질시하고 어떻게든 깎아내리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르 공격대는 경쟁자가 아니라 저 높은 하늘 위에 있는 듯한 존재였다.

사냥 목표도 겹치지 않았다. 미르 공격대는 기계 괴수를 주로 사냥하고, 그렇게 평정한 행성 몇 개에 원정대를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미르 공격대가 평정한 행성에 다른 공격대들도 원정대를 보내고 있었다. 원주민은 우호적이고 사냥할 변이체는 많으니, 최상의 입지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민종이 궁금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왕급 기계 괴수의 동력핵을 추출하면 어떤 힘의 결정이 나옵니까? 거대 기계 괴수까지는 아는데, 왕급은 미르 공격대에서 잡은 게 처음이라서 궁금하네요.”

“글쎄요. 바로 추출하지는 않을 거라서요. 일단은 기계용으로 변형시켜서 다음 원정에 써먹을 생각입니다.”

“아, 또 왕급 잡으시게요?”

“그래야지요. 지금까지 알려진 왕급 기계 괴수를 모두 잡는 게 목푭니다.”

“허…… 미르 공격대는 또 앞서 나가네요. 저희 공격대는 왕급이 아니라 대형 기계 괴수 잡는 것도 힘듭니다만.”

민종이 엄살을 피웠다.

수한은 하하 웃고 말았다.

민종이 더블 SS급 이능력자가 되고, 타이탄 공격대도 잘 나가고 있었다. 중형 기계 괴수는 물론 대형 기계 괴수도 곧잘 잡았다. 이제는 충분히 그랜드 공격대 및 천룡 공격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태수도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말했다.

“두고 보십쇼. 언젠가는 미르 공격대를 추월하고 말 겁니다.”

“하하, 기대하겠습니다.”

알바트로스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에는 대형 기계 괴수 사냥에 성공했다고 들었다. 미르 공격대와 함께하며 충분한 경험을 쌓은 후, 그 경험을 활용하여 낸 성과였다. 그에 따라 지금은 대한민국 3위 공격대로 이름이 높아졌다.

해모수 공격대의 사장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사장님, 기계용을 세라프 종족에게 받으셨다고 하셨지요?”

“그랬지요.”

“혹시, 기계용을 구할 방법이 없겠습니까? 저희 공격대에서도 기계용을 운용할 수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만……”

글쎄.

용이는 수한이 레벨 업 도우미를 가지고 있어 제대로 작동한 거였다. 과연 일반적인 이능력자들이 기계용을 잘 써먹을지 모르겠다.

수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헤븐 행성에 갈 일이 있으니 한 번 문의해보겠습니다.”

“수고스러우실 텐데 감사합니다.”

혼자 잘나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제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구는 물론, 종족 연합 전체가 강해져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시작될 수확에 대처할 수 없으니까.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공격대장들이 여러 가지 부탁을 했다. 특히 타이탄과 알바트로스처럼 자기네 이능력자를 원정에 데려가줄 것을 원했다.

어려울 거 없다.

이젠 미르 공격대 홀로 왕급 기계 괴수를 잡는 게 가능했다. 해서 전리품은 거의 나누지 않는 대신, 경험을 쌓게 해주는 의미에서 데려가겠다고 했다.

단, 실질적으로 전력에 도움이 되는 S급이나 SS급만 가능했다. 그 이하는 도움이 되지 않으니, 미르 공격대로서도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말은 그렇게 해도 수한은 공짜로 부려먹을 생각은 없었다. 나중에 힘의 결정이라도 챙겨주면 충분할 듯했다.

공격대장들과 헤어진 후, 이번에는 청와대로 향했다.

대통령은 미르 공격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집권 여당에 대한 지지를 요구했다.

수한은 단칼에 거절했다.

제국에 얽힌 내용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정치권과 얽힐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국가에 막대한 세금을 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힘의 결정과 기계 괴수 시체를 몇 개 추려 타이탄 공격대와 알바트로스 공격대에 보냈다.

쥬페르 행성에는 힘의 결정과 각종 진귀한 장비들을 선사했다. 형제신의 취향에 따라 다른 물건을 보낸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외국 정상들이 하루가 머다 하고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청와대를 한 번 들른 후에는 약속이나 한 듯 미르 공격대를 찾았다.

급기야 서울에서 세계 공격대 회동까지 열렸다. 수호자 연맹의 주요 간부들까지 참석한 거대한 모임이었다.

그쯤 되자 수한도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고 해도 원정에서 돌아오고 1달 내내 들었더니 지긋지긋했던 것이다.

뭔가 생산적인 말이 오갔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바로 얼마 전 대한민국 공격대장들끼리 모였던 것과 똑같았다. 일반적인 상찬과 함께 원정에 자기들도 끼어 달라느니, 기계용을 구할 수 없겠느냐니 하는 얘기 정도가 나왔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거리가 있었다.

레벨 업 도우미의 업그레이드가 끝난 것이다.

지금 당장은 성장 한계가 없어진 것으로 끝이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Ex 등급으로의 길이 열렸다는 뜻이니까.

수한은 백기수 이사를 불러다 놓고 말했다.

“저희는 이만 미드가르드 행성에 다녀오겠습니다.”

“어, 사장님! 아직 일이 많습니다!”

“더 미룰 수는 없습니다. 마엘른 이사님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일은 백 이사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끙, 알겠습니다.”

어차피 사람을 대하는 일은 기수가 더 잘 할 터였다.

남은 일은 기수에게 떠넘기고, SUV 한 대를 가지고 차원문을 넘었다.

목적지는 미드가르드 행성.

함께하는 것은 마엘른을 비롯하여 새미와 라오그뉴, 그리고 아르텔라까지 총 다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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