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28화 (28/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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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1.

“야! 살살해!!”

-휴먼. 아프니깐 청춘입니다.

“이 미친놈아!!!”

-퍽!

또다시 날아온 공에 맞았다.

“뭐가! 회피반지야!! 개뿔 되지도 않잖아!”

-회피반지를 꼈다고 전부 회피가 되겠습니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휴먼. 현실감각이란 게 없으신 겁니까?

-퍽!

현규는 복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고구마를 통째로 삼킨 기분이었다.

“인제 와서 현실성을 따지냐!!”

-퍽!

집중이 깨지고, 또다시 맞았다.

“이거 되는 거야!? 미친 말도 안 되잖아!”

-위기감이 없어서 그렇다고 판단됩니다. 공의 스피드를 더 올리겠습니다.

-퍼억!

인공이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크아악!!! 아파!! 미친놈아!! 이건 너무 세잖아!!”

-이곳에서 아프다고, 몸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뇌가 아프다고 착각하게 하는 것뿐입니다.

착각? 전혀 아니었다.

너무나 생생한 고통이었다.

-퍼억!

발버둥 쳐보지만 피하지 못했다.

-퍼억!

강렬한 고통은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퍼억!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사고>가 발동했다.

“어?”

-처음으로 피했습니다. 휴먼. 역시 아픈 만큼 성숙하는 겁니다. 모든 건 계획대로입니다.

“너!! 당장 나와!! 육체 소환해!!”

-퍼억! 퍼억!

연속으로 두 개가 날라왔다.

“야!! 갑자기 왜 두 개야!?”

-업무 중입니다.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야!!! 이 미친놈아!!!”

‘가상현실’ 내부에 절규가 울려 퍼졌다.

2.

어둑어둑한 조명.

심각한 표정의 현규.

힘껏 분위기를 잡고 앉아있었다.

첫 번째 시청자가 입장했다.

rlaalswo- ㅎㅇㅎㅇ. 너굴맨님은!?

“너굴맨은 오늘 나오지 않습니다.”

rlaalswo- ㅂㅂ2 수고염.

애써 잡았던 분위기가 깨졌다.

“가지 말아요! 님 하나 나간다고 나 망해! 님 하나 나가면 우리 채널 끝장이야!”

rlaalswo- ㅋㅋㅋㅋㅋ. ㅇㅇ 봐줌.

분위기를 잡을 수가 없었다.

대화 나누는 사이 시청자들이 들어왔다.

“반갑습니다.”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그야말로, 엄격, 근엄, 진지한 분위기.

rlaalswo-오늘 너굴맨님 안 나온다 함.

ㄴ초롱-아 진짜!? 에라이. 나 나감.

ㄴ휴송지-ㅋㅋㅋ나도 나감.

ㄴ루이비-야! 너두? 나두! 나감.

“오프닝도 안 했어요! 준비한 거 있는데 이럴 거예요!? 말했죠? 님 하나 나가면 나 망해.”

채팅창에 ‘ㅋㅋㅋ’이 도배됐다.

“진짜. 나 놀려 먹으면 좋아요!?”

진짜 나가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놀리고, 소리치고, 일종의 놀이였다.

“이제 진짜 시작할게요. 장소를 빌린 거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요.”

연패한화-실내야구장?

ㄴ휘찬히-ㄹㅇ? 피칭머신 공 피함?ㅋㅋ

ㄴ연패한화-그건 모르겠음.

벌써 정답을 알아낸 시청자도 있었다.

“아! 스포 자제요!! 추리하신 대로 여긴 실내야구장이 맞습니다.”

카메라로 주위를 보여주었다.

실내야구장인 건 분명했다.

그런데 이질적인 것들이 있었다.

“방송을 위해 설치한 장비들입니다. 컴퓨터랑 카메라 2대. 여기까진 뻔했죠? 궁금하신 건 이게 아니죠?”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2명의 여성.

검증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였다.

“소개하겠습니다! 회사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형 아이돌! 더 닥터스!”

채팅창이 폭발했다.

휴스미-ㅋㅋㅋ아이돌명 개구림ㅋㅋㅋㅋ

ㄴ덕쿠넵-ㅋㅋㅋ구라일 확률 100%

미창-근데 ㅋㅋㅋ나이 많아보이는데?

러브즈원-하다하다ㅋㅋㅋ유튜브 아이돌이 나오네 ㅋㅋㅋㅋㅋ

정작 앉아있던 여성들은 당황한 눈치였다.

“야!! 이 사람들아!! 아이돌 아니에요! 나가긴 또 어딜 나가! 미안해요!”

거센 역풍이 현규를 덮쳤다.

“오늘 하게 될 검증이 조금 위험해서,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미뇽-의사? 뭘 하려고?

ㄴ구리스-실내야구장. 의사. 떠오르는거 없음? ㅋㅋㅋ미쳤다 진짜.

ㄴ미뇽-야구공을 피하는 건 아닐꺼 아녀!

ㄴ구리스-ㅋㅋㅋ애 표정봐라 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말대로였다.

“다들 눈치채신 것 같네요. 그럼, 이제 이걸 보여드려야겠네요.”

현규는 검은색 공을 하나 꺼냈다.

“고무공입니다.”

현규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의 검증은 간단합니다. 쏘면 피한다. 그것뿐인 검증입니다.”

rlaalswo-요즘 재밌게 보고 있음. 꼴값 떨다가 입원하지 말고 ㅋㅋㅋ 집에 가라. 모른 척해줌.

ㄴ하쿠하쿠-오빠! 안돼요! 하지마요!

순철이-ㅋㅋㅋㅋ왜 재밌겠는데. 진행해!

ㄴ휘상-ㅇㅈㅇㅈ. 피하면 레전드 각임.

“여기서 잠깐, 회피반지가 무엇이길래 이딴 짓을 하는지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현규는 손에 펴서 반지를 보여주었다.

“우리가 게임에서 이런 반지를 끼면, 회피력이 올라가죠? 현실은 어떨까요? 냉혹해요.”

루브소- 그러네. 현실로 구현하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ㄴ푸르르-ㅋㅋㅋㅋ 응. 현실엔 저런 물건 없어. 친구야 현실을 살아.

ㄴ루브소-가정을 해보자고 똘빡아!

현규의 설명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뭐가 날라오면, 회피반지가 신호를 줘요. 그럼 신호를 느끼고 회피하면 되는 아주 신통방통한 물건이죠.”

루브소-잠깐만 신호만 주면 어캐 피함? 피지컬임?ㅋㅋㅋㅋㅋㅋㅋ

ㄴ푸르르-ㅋㅋㅋㅋ이게 회피반지냐? 위험감지반지냐! 그것이 문제로구나!

ㄴ루브소-ㅋㅋㅋ 설정팀 시말서 각?ㅋㅋ

현규는 채팅창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쵸!? 위험감지지 이건! 무슨 회피야! 그리고 결국 피지컬로 피하려면 연습해야 하는데! 피하기 전까지는? 회피 못 하는 반지인데!? 어디서 이런 개똥 같은 설정을!!”

현규는 크게 분노했지만.

rlaalswo-ㅋㅋㅋ연습하느라 개 뚜드려 맞은 듯?ㅋㅋ

하쿠하쿠-오빠! 전 응원해요!

김호찬-ㅋㅋ노 특수효과. 온니 피지컬!? ㅋㅋㅋ미쳤네 진짜.

채팅창은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 악마들아!!”

유신추-근데 오늘 왜캐 말이 많음? ㅋㅋ 설명충 냄새 풀풀 풍긴다!

ㄴpokopoko- ㅇㅈ. 말 많네!

“떨려서 그런다! 떨려서!! 아주 죽겠다!!!”

배팅석 문을 열었다.

“그럼 시작합니다!”

채팅창에 환호성이 터졌다.

3.

현규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 섰다.

“원래는 야구 경기처럼 진행되지만, 10발씩 3번 부탁드렸습니다.”

손가락 3개를 폈다.

“10발씩 초급자, 중급자, 상급자. 이렇게 진행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삐!

‘어떻게 피할까?’

<사고>를 발동시켰다.

-삐!

회피 반지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삐-이!!

몸은 그저 따라갈 뿐이다.

발사되기도 전에, 반지에서 신호가 왔다.

-팡!

날아오는 방향, 시간을 느끼고도.

현규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허리를 조금 틀었을 뿐이다.

-텅!

옷에 공이 스치면서, 풍압이 느껴졌지만.

현규의 집중력은 깨지지 않았다.

-팡!

공은 계속해서 날아오고,

작은 움직임으로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중효-???

미라조-???

순정휘-???

채팅창에 물음표가 떠오르고,

-팡!

피하고,

-팡!

피하고,

.

.

.

.

-팡!

또 피했다.

중효-미친... 실화?

사랑이무니다- 미쳤다. 미쳤어!

김호찬-피지컬? 이게 돼?

ㄴ휴지장인-되는데요.

환호성이 쏟아졌다.

“초보자 코스는 성공이네요.”

현규는 숨을 몰아쉬었다.

<사고>의 발동은 체력을 갉아먹었다.

“솔직히 도망가고 싶네요.”

온몸이 땀으로 젖어, 쓴웃음을 짓는 표정에서 진심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사장님 중급자로 쏴주세요!!”

잠시 숨을 골랐으니 다시 시작할 차례다.

4.

“여기 맞아?!”

“맞아. 나 저번에 와봤어.”

두 남자가 실내야구장에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종업원의 인사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보고 종업원이 먼저 말했다.

“유튜브 보고 찾아오셨어요?”

“아···네!”

몰래 훔쳐보고 갈 생각이었는데.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6번 방이에요.”

“들어가도 돼요?”

“어! 말해주셔도 돼요!?”

오히려 먼저 알려주었다.

“예. 괜찮아요. 혹시 사람들 찾아오면 방으로 안내해주라고 하셨거든요.”

“진짜요!?”

“대박!”

안내를 받아 안쪽으로 들어갔다.

방송에서 봤던 사람들이 보였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채널 주인.

“손님들 오실 것 같은데, 밖에서 차 한잔하시겠어요?”

“그래도 될까요?”

사전에 협의가 돼 있었던 모양인지.

그녀들은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갔다.

“혹시, 다치면 밖에 말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종업원은 부탁하고 나서야 밖으로 나갔다.

“대박!”

이 상황을 자랑하고 싶었다.

핸드폰 유튜브를 켜고, 채팅을 남겼다.

찌찌매니아-ㅋㅋㅋ나 실내야구장임.

ㄴrlaalswo-응. 안 믿어.

-팡!

다시 채팅을 치려고 할 때.

같이 온 친구가 그의 팔을 쳤다.

-탕!

“야! 뭐해! 방금 못 봤냐?”

“뭘 못 봐?”

“너 진짜 못 봤어!? 여기까지 와서?”

“왜? 공 피하는 거야 오면서도 봐놓고. 기다려봐라, 난 인증을···”

그런데 친구의 반응이 이상했다.

“닥치고 봐!”

“아 유난은···”

-팡!

“미친.”

공의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유튜브로 보는 것과는 비교되지 않았다.

초급자는 아슬아슬하고 우아했다면.

중급자는 절박한 박진감이 있었다.

땀에 젖어 집중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같은 남자가 봐도 멋있었다.

-탕!

“피한 거야?”

“대박.”

“고맙다.”

“닥치고 봐. 말 걸지 좀 말고.”

그들이 현규의 모습에 빠져들었을 때.

“안쪽으로 들어가세요.”

“헐! 대박! 진짜 방송 중!?”

새로운 손님들이 하나둘씩 등장했다.

5.

중급자를 끝마친 현규는 주저앉았다.

“아오! 뒤지겠다! 진짜!”

숨 돌릴 틈도 없이 환호성이 쏟아졌다.

“오오!! 형 멋져요!!”

“형 사랑해!!”

“아따! 상남자!!”

“남자는 땀 흘릴 때 섹시하다!”

“인공이 누님 어딨어요!!?”

현규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소리쳤다.

“아 쫌! 숨 좀 돌리자!!”

반쯤은 성질낸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들은 상관없다는 듯 웃고 있었다.

“여까지 왔는데, 카메라로 얼굴들 찍어줄까요?”

“우우!! 필요 없다!!”

“인제 와서 챙기는 척하지 마라!!”

“해명해!!”

장난이 쏟아졌지만, 그들의 표정엔 웃음이 가득했다. 이건 유튜버와 그들이 하는 놀이였고, 대화였다.

“젤 먼저 온 사람 누구예요? 딱 한 명만 인터뷰할게요.”

맨 안쪽에 서 있던 남자가 손을 들었다.

“형!! 저에요!! 친구랑 같이 왔어요!”

“좋아요. 이름은 됐고, 닉네임 뭐에요.”

손들었던 남자는 우물쭈물했고,

그 옆에 있던 친구가 먼저 말했다.

“전 뾰로롱마녀 입니다!”

“크!! 상남자의 닉네임! 제가 인정합니다!”

채팅창과 관중들의 웃음이 터졌다.

“닉네임 왜 말 못 해요? 혹시··· 그렇다면 괜찮습니다.”

현규가 여지를 남기자, 채팅창엔 온갖 추리들이 올라왔다. 시청자들의 창의력은 엄청났다.

“매너채팅 하세요! 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어요! 거! 매너채팅!”

핸드폰으로 채팅을 보던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아, 아니에요! 전 찌찌매니아 입니다!”

“아!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현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채팅창엔 축제가 시작됐고, 찌찌매니아는 당황했다.

“나쁜 뜻 아닙니다! 저 변태 아니에요! 순수한 사랑과 애정입니다!”

당황한 그를 도와줄 차례였다.

“전 동의하지 않습니다! 골반 만세! 전 골반파입니다.”

“아···”

채팅창이 폭발하듯 요동쳤다.

-짝!

현규는 손뼉을 쳐 주위를 환기했다.

“관중들까지 왔는데. 이대로 하는 건 섭섭하죠?”

“옳소!!”

“네!!”

“섭섭해요!”

현규는 미소를 짓고 말했다.

“야유를 허락하겠습니다. 패드립이랑 욕은 안 됩니다. 집중이 깨져서 공에 맞으면, 여러분의 승리. 안 맞으면 제 승리 어때요?”

“좋아요!!!”

무분별한 참여는 안 된다.

“공 10번 날아오니깐. 한 번씩 돌아가면서 해요 오케이? 여러분이 이기면 제가 야식 쏘겠습니다.”

“좋아요!!”

잠깐 사이 체력도 회복했다.

“사장님 시작해주세요!”

-팡!

상급자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절박하게 움직여도,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됐다. 조금만 정신이 흐트러져도 끝이었다.

“형! 사랑해요!”

관중들의 야유는 집중을 흔들었다.

-팡!

“형 섹시해요. 동생 소개시켜줄까요?”

-팡!

“야! 너 모쏠이란 소문 돌더라!”

관중들도 전력을 다했다.

-팡!

“오빠. 어젯밤 대단했어요!”

여자 관중의 말에 집중이 조금 흩어졌다.

-팡!

“형 3cm라는 소문 돌더라?!”

위험했다. 흩어지려는 집중을 수습했다.

-팡!

“오팬무!! 오늘 팬티색 무엇!?”

간신히 수습한 집중이 바스러졌다.

-퍽!

“야!!! 방금 누구야!!!”

아픔조차 잊고, 소리쳤다.

현규가 패배했다.

랜덤박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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