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37화 (37/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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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규 씨!! 괜찮아요!?”

송희가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

“어? 왔어요? 오늘 일찍 왔네요?”

“괜찮아요!?”

다급한 그녀의 모습과는 달리 현규는 너무 편안해 보였다. 오히려, 무슨 말이냐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

“감전되신 거 괜찮으세요!? 오면서 방송 봤어요!”

“아! 라이브 보셨어요?”

작은 오해였다.

“임팩트 있었죠? 누군지 몰라도 칭찬해 주고 싶을 정도였다니깐요.”

“진짜 걱정했다구요!”

그녀가 진심으로 걱정한 게 느껴졌다.

오해였지만, 장난칠 때가 아니었다.

“송희 씨.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희 둘 다 회사 소속이잖아요. 정말 위험하거나 문제가 생길 일은, 절대 시키지 않아요.”

“괜찮으셔서 다행이에요.”

설명은 길었지만, 그녀의 대답은 짧았다.

대답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고마워요. 저 정말 괜찮아요. 걱정 안 해도 돼요.”

괜찮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특수 효과예요.”

“네?”

간단하고, 당연한 대답이었다.

“특수 효과로, 전기 맞은 것처럼 표현했어요. 사람이 백만 볼트 맞으면 큰일 나요.”

“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이었다.

“그럼, 거짓말 탐지기도 가짜에요?”

“아뇨. 거짓말 탐지는 진짜예요. 벌칙 진행이 되는 게 있고, 안되는 게 있었던 거죠.”

현규의 대답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의문도 해결되셨고, 걱정도 더셨으면 녹화 시작해 볼까요?”

“아! 잠깐만요! 저도 준비 좀 할게요!”

녹화가 진행됐다.

2.

트수만믿으라구- 트위키에서 왔습니다!

rlaalswo- 너굴맨님!! 오늘 영상에서도 완벽하시다!!

휘로스-ㅋㅋㅋㅋ이거 생방 꿀잼이었음.

ㄴ비무대전-ㄹㅇ? 녹화본도 재밌는데 생방도 장난 아니었음?

ㄴ휘로스-ㅋㅋㅋㅋ종합선물세트ㅋㅋㅋㅋ

트미새-ㅋㅋㅋㅋ나 스트리머들 유튜브만 구독하는데 일반 유튜버 구독은 처음이다 ㅋㅋㅋㅋ

ㄴ비무대전-장난아니었나봐?

ㄴ트미새-ㅇㅇ...방송 잘하더라, 생방 완전 알찼음 !!

하쿠하쿠-오빠! 여자친구 없다니 다행이에요^^

ㄴMr.김-혹시, 어제 질문하셨던?

ㄴ하쿠하쿠-네? 저 아닌데요?

ㄴ휘쓸-ㅋㅋㅋㅋ맞네 ㅋㅋㅋ걸렸네 ㅋ

미쑤라-그래서 진짜 어떻게 된거임?

ㄴ하나톡-그러게 ㅋㅋㅋ

그들이 웃고 떠들며, 댓글을 남길 때.

‘새로운 영상’이 하나 더 올라왔다.

집안은 온통 그을려있었고, 방송 장비들은 연기를 내뿜었다.

카메라는 그것들을 한 번씩 보여주었다.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집안을 한 바퀴 보여주고.

잠시 후, 화면에 글자가 나타났다.

<백만 볼트의 효과는 굉장했다!>

-장비 문제로 인해 다음 영상은 3일 뒤에 업로드됩니다.

인공이의 나레이션을 끝으로 종료됐다.

고작 1분 30초짜리 영상은.

rlaalswo-ㅋㅋㅋㅋㅋㅋ쑥대밭.

트미새-ㅋㅋㅋㅋㅋ진짜 터진거?ㅋㅋㅋㅋ

김호용-피카피카!!

리나수-<백만 볼트의 효과는 굉장했다!> ㅋㅋㅋㅋㅋ 미친 실화냐?

ㄴ상남자-ㅋㅋㅋ편집자 월급 올려줘야됨.

rlaalswo-아!! 너굴맨님은 무사하십니까!?

하쿠하쿠-오빠! 괜찮아요?ㅠ_ㅠ

ㄴ미다스-ㅋㅋㅋ괜찮겠냐?ㅋㅋㅋㅋㅋ

효춘-이거 단체 휴가 각 잡은거지?ㅋㅋ

ㄴ파타타-ㅋㅋㅋ궁예세요?ㅋㅋㅋ 이놈들!! 휴가구나!!

.

.

.

.

.

폭발적인 반응 가져왔다.

그러나 구독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영상에 찍힌 것은 현규의 집이 아니었다.

“가상현실 시스템을 이렇게 사용하는 건 상상도 못 했네.”

-굳이, 집을 어지를 필요 없습니다. 가상현실에서 ‘필드’를 구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집은 안전했다.

3.

“너굴너굴!!”

너굴맨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야! 너굴맨! 일단 좀 진정해!”

“너굴-!!”

너굴맨은 현규의 품에서 바둥거렸다.

다행이라면, 공격적이진 않았다.

“도대체, 저게 뭐길래 그러는 거야!”

“너굴너굴!!”

-휴먼. 한계입니다. 너굴맨 님이시니 이 정도 자제력을 발휘하시는 겁니다.

현규의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너굴맨은 자제력을 잃은 게 아니었다.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이게?!”

-그렇습니다. 원래라면 공격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너-굴!!”

어느새 입에서 침까지 흘리고 있었다.

“잠깐! 이거 괜찮은 거 같은데!?”

-계획이 있으면 빨리 실행하셔야 할 겁니다. 지금 휴먼은 너굴맨 님을 고문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단지, 붙잡고 있을 뿐이었는데.

고문이란 소리까지 들었다.

모든 건 저 물건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 꿈의 음식! 환상의 음식! B-4981>

싸구려 멘트가 적혀 있는 사료였다.

“야!! 네가 시간 있을 때 상자 까라며!!”

-휴먼. 제 계획은 완벽했습니다. 3일간 차례대로 상자를 개방하고 방송을 준비하는 효율적인 계획입니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돌발 변수가 생겼을 뿐입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말은 누가 못해!! 지금 상황 봐라!”

“너굴!!!”

현규와 인공이가 투덕거리고 있는 동안에도, 너굴맨은 침을 흘리며 버둥거렸다.

“아!! 인공아!! 핸드폰으로 라이브 방송하는 것처럼 세팅해줄 수 있어?”

-유튜브, 트위키 둘 다입니까?

“그래. 둘 다. 방송 장비 안 쓰는 것처럼 보여야 해.”

방송 장비가 없다고 말한 이상.

고화질 카메라는 사용할 수 없다.

-가능합니다. 핸드폰을 고정하고, USB에 연결만 해주시면 나머지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너굴너굴!!”

버둥거리는 너굴맨을 안고, 세팅했다.

“다 됐어!”

-신호를 주시면 방송 시작하겠습니다.

현규는 마지막 준비를 했다. 이건 너굴맨과 현규 모두 행복해지는 일이다.

4.

[맛난 걸 먹어요!]

평소와는 전혀 다른 제목이었다.

랜덤박스의 느낌과도 전혀 맞지 않았다.

rlaalswo- ㅎㅇㅎㅇ? 뭐 먹음?

간호사- ㅎㅇㅎㅇ 몸 괜찮은지 보러옴.

.

.

.

시청자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너굴너굴!!”

평소의 방송과는 전혀 달랐다.

김호찬- 오늘 화질 왜 이럼?

ㄴ민석쿤- 채팅창 배치만 봐도 휴대폰 스트리밍 100%. ㅋㅋㅋㅋ장비 날려 먹었다더니 ㅋㅋㅋㅋㅋㅋ

좋지 않은 화질.

어딘가 화나 보이는 너굴맨 목소리.

뜬금없이 놓여있는 코코볼까지.

미뇽- 개판이네. 이거 뭐 하는 방송인데.

ㄴ2개의심장- 트위키면 조용히 봐라. 이 채널 진짜 대단하다 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자기들끼리 교통정리를 하는 동안 변화가 생겼다.

“너굴!!”

너굴맨이 쏜살같이 달려와.

‘코코볼’에 고개를 파묻었다.

rlaalswo- 너굴맨님!!! 떳-다!!!

ㄴ미뇽-애완동물 유튜버?

ㄴrlaalswo- ㄴㄴ 너굴맨님이 휴먼을 키우는 거지. 앞뒤가 바뀜.

ㄴ미뇽-ㅋㅋㅋ애완동물 전용채널임?ㅋㅋ

채팅창은 그야말로 혼돈이었다.

“너···굴!”

코코볼에서 고개를 든 너굴맨의 표정은 너무나 황홀해 보였다.

“너굴! 너굴너굴!”

코코볼이 수북이 담긴 그릇 주위를 돌며 그 향을 음미했다.

rlaalswo-저거 코코볼 아닌거 같은데?ㅋ

ㄴ수정-ㅋㅋㅋㅋ너굴맨 눈 반쯤 풀렸다.

일해라정기석-고양이한테 개다래나무 줄때랑 똑같은거 같은데?ㅋㅋㅋㅋㅋ

ㄴ계란프라이- ㅋㅋㅋㅋㅋ이거 맞다.

사육조무사-너구리가 저렇게 좋아하는 음식은 없을텐데?

ㄴ미타사-ㄹㅇ?

ㄴ사육조무사-내가 알기론 없음.

너굴맨은 먹기 아까운지 한참을 쳐다봤다.

-김민재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너굴 님 얼른 드세요. 코코볼 사실 때 보태시라고, 유튜브에서 넘어왔습니다.

후원이 시작이었다.

너굴맨은 작은 손으로 코코볼을 들었다.

-오도독, 오도독.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의 눈이 커지고, 감탄사가 터졌다.

미미(美味).

온몸으로 아름다운 맛을 표현했다.

-미뇽 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대단한 채널이라더니. 진짜 대단하네. 심장 터졌다.

-오도독. 오도독.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은 코코볼을 먹고, 행복해한다.

단지 그것뿐인 방송.

-씹덕사 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씹덕사 한다. 너굴맨이 날 죽였다!

-파파루 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피카피카 잘했다. 잘했어!! 방송 장비 고칠 때까지 우리 이거 보는 거야?

-너굴맨내꺼 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너굴맨님 잡으러 갑니다.

-심장이없어 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너굴맨님 먹방을 보고, 있던 심장이 사라졌습니다.

-하쿠하쿠 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오빠 미안... 너굴맨이 더 섹시한거 같아....

.

.

.

끝도 없이 후원이 쏟아졌다.

이것이 현규가 생각한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었다.

*

“너-굴!”

너굴맨은 취한 것처럼 보였다.

계속해서 엉기고, 안아달라고 졸랐다.

“알았어! 안아줄게.”

“너굴. 굴!”

현규는 너굴맨을 품에 안아 쓰다듬어 주었다. 배가 부른 너구리는 금세 잠들었다.

“코코볼 먹고 이렇게 된 거야?”

-고양이에게 개다래 나무가 있다면, 너굴 족에는 B-4981이 있습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런 게 있어? 봉지만 봐서는 완전 싸구려 같은데?”

-굉장히 귀한 물건입니다. 음식생성기로 못 만드는 음식입니다.

음식생성기도 만능은 아니었다.

종종 못 만드는 음식이 있었다.

“넥타르처럼?”

-그렇습니다. 단순한 음식이 아닙니다.

그럴 만도 했다. 너굴맨들에게 이 음식은 부르는 게 값일 것이다.

“너굴맨을 이렇게 만들 정도니깐.”

-예. 이것 때문에 전쟁이 났던 적도 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물건이었다.

“이거 때문에 전쟁이 났다고? 왜?”

-지구인에겐 허가되지 않은 정보입니다.

중요한 곳에서 막혔지만, 아쉽진 않았다.

“뭐가 됐든 나랑은 상관없는 문제지.”

-맞습니다.

알 필요 없는 우주의 역사는 뒤로하고,

현재의 수익에 집중했다.

“그래서 어땠어?”

-방송시간 38분. 총수입 370만 원입니다.

“대박!!!”

너굴맨이 행복한 표정으로 밥만 먹었을 뿐인데, 분당 10만 원을 벌었다.

“백만 볼트!! 피카피카 이 귀여운 녀석!!”

3일을 쉬기로 했으니.

“앞으로 2일!?”

-그렇습니다.

오늘과 비슷하게 후원이 터진다면.

“천만 원. 뚝딱이구나.”

-역시. 너굴맨님 이십니다.

인공이의 말대로였다.

빛과도 같으신 너굴맨님을 꼬옥 안았다.

“굴..굴..”

너굴맨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5.

“아깝구나. 아까워!”

“너굴너굴!”

너굴맨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격렬하게 끄덕였다.

“3일간 행복했다.”

“너굴!”

코코볼과 후원금 생각은 달라지만.

현규와 너굴맨은 같은 마음이었다.

“최종 정산금 얼마야?”

-1278만 원입니다.

예상수익금을 한참이나 상회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후원금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설마, 마지막 날 그렇게 터질 줄이야.”

“너굴?”

-오늘이 3일간 최대 금액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돈이 쏟아지는 것처럼.

후원이 계속해서 터졌다.

“후원금은 회삿돈으로 안 빼도 되지?”

-그렇습니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건 보너스나 마찬가지였다.

“설마, 공금이 모자란 건 아니지?”

-트위키와의 교섭 이후 자금 부분은 여유가 생겼습니다.

자금 부분은 인공이의 보고를 받다가 중간부터는 그만뒀다.

“알아서 해줘.”

-알겠습니다. 휴먼.

거대회사가 뒤에 있는 것처럼 꾸미면서부터 자금의 이동이 굉장히 복잡해졌다.

이제는 들어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다.

“딱이네. 후원금은 개인용으로 사용하고, 유튜브 관련해서 큰 수익은 회사용으로 사용하고.”

-그렇습니다. 적절한 판단입니다.

트위키와 거래 이후 한결 여유가 생겼다.

“그럼 이제 상자 열어볼까?”

-적어도 하나는 괜찮은 게 나와야 합니다.

2개의 상자 중 하나는 떠줘야 했다.

“그럼 연다!! 너굴맨 나에게 행운을!!”

“너굴너굴!!”

너굴맨의 기운을 받아 첫 번째 상자를 열었다.

“아오! 요즘 왜 이렇게 꽝이 자주 나와!?”

-오히려 지금까지 너무 좋은 물건들만 나왔습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인공이의 말을 한 귀로 흘리고,

“다시 가즈아!!”

“너굴!!”

현규는 마지막 상자를 열었다.

“이거 내가 생각하는 거 맞아?”

“너굴?”

-이름 그대로의 물건입니다.

상자 안에는 광선 총 하나가 놓여있었다.

“뭐라고요! 안 뜨는 게 정상이라고요!?”

인공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외계 건물주 시리즈 2탄 가즈아!!”

“너굴!!”

<긴급공지>-호치님! 답장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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