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108 --------------
1.
“?!”
멜랑이는 이상을 감지하고 촉수를 뻗었다.
하지만, 너굴맨과 현규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
“네 녀석!! 우리의 복수를 받아라!!”
“너굴너굴!!”
현규는 멜랑이를 조준하고,
-신체 보호, 유지 장치 가동합니다.
그대로 발사했다.
“뀨우우웅!!!”
비명과 함께 광선이 멜랑이의 온몸을 뒤덮었다.
“꿇어라!! 그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
“너굴너굴!!”
현규 뒤에 숨어있던 너굴맨이 슬그머니 나타나. 잠자리채를 준비했다.
“?”
멜랑이의 몸이 조금씩 작아졌다.
“?”
“좋아! 너굴맨 본체를 찾아!!”
“너굴너굴!!”
너굴맨이 호다닥 안쪽으로 뛰었다.
“너굴!”
“찾았어!?”
“너굴너굴!!”
안쪽에서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현재 위치에서는 너굴맨이 확인되지 않았다.
도움이 필요했다.
“인공아! 너굴맨이 본체 찾았어!?”
-그렇습니다. 너굴맨이 멜랑이의 본체를 확보했습니다.
인공이의 말을 듣고 나서야.
현규는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뗐다.
“너굴!”
너굴맨이 가져온 것은,
액체괴물이란 장난감과 비슷했다.
“그게 멜랑이야?”
“?”
“너굴너굴!”
너굴맨의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멜랑이가 작아졌다고 해서.
근본이 바뀌는 건 아니었다.
“가만히 안 있어!?”
“뀨우웅.”
촉수를 움직이려는 것을 손으로 막자.
녀석은 시무룩한 울음소리를 냈다.
“그 정도에 우리들 마음이 약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너굴!!”
“?”
촉수를 꾸물거리며, 애교를 부렸지만.
둘에겐 전혀 통하지 않았다.
“받은 만큼 돌려주마!!”
“너굴!!”
“?!”
너굴맨과 현규는 멜랑이에게 다가갔다.
“엉망으로 만들어주마!”
“너굴너굴!!”
음흉한 미소.
무서운 대사.
주무르려고 뻗어오는 손까지.
“?!!!”
그건 공포였다.
“왜? 남의 몸을 주무를 땐 너도 주물러진다고 생각했어야지!”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과 현규의 손이 다가올수록 멜랑이는 몸을 떨었다.
이내,둘은 거칠게 멜랑이 몸을 주물렀다.
“어때!? 시원하지!? 피로가 풀리지!? 왜? 감탄이 나올것 같아?!”
“너굴!? 너굴너굴!!”
둘은 멜랑이를 마구 안마해주었다.
“결린 곳 없게 만들어주겠어!”
“너굴!!”
“그래! 너굴맨! 네가 아래쪽을 맡아!”
“너굴!!”
둘의 안마에 멜랑이는 온몸에 피로가 풀리고 말았다.
“?!!!”
멜랑이의 울음이 아련하게 울려퍼졌다.
현규와 너굴맨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2.
“액체 괴물 ASMR을 아직도 듣는 분이 있으시다고 하던데.”
“너굴.”
현규는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 찍은 우리 영상을 이용하시면 되겠네요. 무려 멜랑이 ASMR!! 액체 괴물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너굴!!”
복수는 성공했고, 영상 소스까지 얻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제 광선 총으로 무엇을할지 설명해줄 차례였다.
“보신 것처럼, 이 광선 총은 무엇이든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너굴!”
광선 총은 무기가 아니었다.
“자! 이 물건의 설명을 들어 볼까요?”
-설명 시작하겠습니다.
설명은 인공이의 몫이다.
-첫 개발은 물건을 옮기기 위해 개발된 물건입니다. 인테리어 및 정리에 특화된 광선총 입니다.
“우리 인공이 설명이 길어지려고 하네?”
현규는 설명충을 용납하지 않았다.
-차후, 더욱 개발되며 신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신체 보호, 유지장치를 가동하면, 생명체에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고 심플하게!”
재차 경고하자.
-오직 '이곳'에서만 사용 가능한, '소형화광선 총' mk2 입니다.
완벽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이 총을 얻고 멜랑이의 복수가 떠오르고 몇 가지 독특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작아지면 무엇을 할까?’
이 질문에서 출발한 아이디어.
“너굴맨! 준비한 거 가져와!”
“너굴너굴!!”
너굴맨은 안쪽으로 들어가 짐이 잔뜩 실린 카트를 끌고 왔다.
“어항을 준비했습니다.”
카트에서 어항 2개를 꺼냈다.
“어렸을 때 꿈을 꾼적이 있습니다.”
현규는 추억에 젖어 설명을 이어갔다.
“바다가 초콜릿이면 어떨까?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생크림이면 어떨까? 아이의 터무니 없는 꿈이지만, 이젠 꿈이 아닙니다.”
“너굴!”
“그래! 들이부어! 꿈은 이루어진다!!”
어항에 초콜릿 시럽이 차올랐다.
“일단 초콜릿 바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전 옷 좀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현규가 잠깐 사라진 사이.
너굴맨이 열심히 초콜릿을 채워 넣었다. 어항이 가득 차자, 작은 장난감들을 꺼냈다.
배, 서핑보드, 스티로폼까지.
장난감들이 어항으로 들어갔다.
“너굴!”
“응! 나갈게!”
수영복을 갈아입은 현규가 나왔다.
매끈한 피부와 군살 없는 몸.
거기에 알찬 근육까지. 완벽했다.
“너굴너굴!”
“오! 배까지 넣었어? 그럴싸한데?”
현규는 어항 속에 손가락을 담갔다.
“생각보다 너무 질퍽거리네요. 수영이 될지 모르겠네요.”
“너굴!”
너굴맨은 자기만 믿으라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그래. 위험해 보이면 부탁 좀 할게.”
“너굴!!”
이제 진짜 들어가 볼 차례였다.
“너굴맨! 부탁한다!”
“너굴!!”
너굴맨이 광선 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광선이 뿜어져 나오고, 현규를 뒤덮었다.
“너굴너굴!!”
“크기 맞춰서 조절해줘!”
둘이 이야기하는 사이.
멜랑이가 조용히 어항으로 들어갔다.
초콜릿에 가려 멜랑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3.
“여러분!! 보이세요!?”
현규는 검지만 한 크기로 줄어들어.
너굴맨 손바닥 위에서 소리쳤다.
“너굴.”
“너굴맨!! 살살 말 해!!!”
말할 때마다 나오는 숨결과 소리는.
작아진 현규에게 엄청난 부담이었다.
“너..굴..”
“아니! 네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야!! 왜 또 시무룩해 하고 그래!”
허둥지둥 핑계를 늘어놓으니.
너굴맨은 귀엽다는 듯 현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건 또 묘한 기분이네요.”
너굴맨이 쓰다듬어 주는 감각은 낯설고, 기묘했다,
이내, 만족한 모양인지 현규를 어항에 있는 배 위에 올려주었다.
“고마워 너굴맨!!”
“너굴!!”
초콜릿 바다 위에 외딴 배.
“캬! 이거 신기하네요.”
작아진 것만으로도 모든 게 새로웠다.
“이게 전해질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아찔할 정도로 짙은 초콜릿 향이 납니다.”
“너굴?”
어항 위로 너굴맨이 고개를 내밀었다.
“야! 너굴맨!!”
너굴맨에 숨결에 초콜릿이 출렁거렸다.
다행히 장난감 배가 잘 버텨주었다.
의외로 배가 견고한것 같았다.
“방금 보셨어요!? 배도 생각 외로 괜찮아요. 진짜 배 같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나름대로 쓸만한 것 같습니다.”
현규가 설명하며, 제자리에서 뛰어도 배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서핑보드도 준비되어 있고, 혹시 몰라서 스트로폼도 안전도구로 준비해 놨습니다.”
현규가 카메라를 보고 소리쳤다.
“그럼, 이제 입수 합니다!!”
그때, 바다에서 8개의 촉수가 튀어나왔다.
그 모습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바다 괴물.
“크라켄!?”
“뀨우우웅!!!”
크라켄과 똑같았다.
“너굴맨!! 살려줘!!!”
-너굴맨님은 급한 용무가 있어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현규는 고개를 들어 어항 위를 쳐다봤다.
너굴맨은 보이지 않고, 촉수가 하늘을 가득채웠다.
“뀨우우웅!!”
8개의 촉수는 배를 휘감았다.
“이게 뭐야!!! 너굴맨!!!! 살려줘!!”
“뀨우우웅!!”
촉수는 배를 가라앉히고 현규를 낚아챘다.
“뀨웅뀨웅뀨웅.”
“아닙니다!! 멜랑님!! 아니, 초콜릿 바다의 신이시여!! 화를 푸소서!!!”
현규의 간절한 호소에도 멜랑이는 멈추지 않았다.
“제발! 야 멜랑아! 멜랑님! 거긴 안돼요!”
“?”
멜랑이의 촉수가 현규의 몸을 거칠게 안마했다.
수치와 시원함의 컬라보.
“?”
원조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멜랑님! 제발 이제 그만!!”
“??”
뿌린대로 거둔다는말은.
틀리지 않았다.
4.
사랑챵-멜랑이 계속보니깐 귀엽지 않음? ㅋㅋㅋ
ㄴ미라지-미친. ㅋㅋㅋ 나만 그런 거 아니었구나ㅋㅋㅋ
스윙칩-ㅋㅋㅋㅋ 시원하긴 완전 시원해 보임 ㅋㅋㅋㅋ
ㄴ쏘팔매토-리얼ㅋㅋㅋ싫다고 하지만 표정은 세상 시원해 보임 ㅋㅋㅋ
ㄴ스윙칩-ㅋㅋ 원치 않는 시원함 ㅋㅋ
루이스-우리형을 초콜릿에 담가 먹어보세요. 얼마나 달콤한데요~!
ㄴ메롱쓰=ㅋㅋㅋㅋ그거 지지야! 지지!
하쿠하쿠-오빠 몸 넘나 이쁘다.
ㄴ김미영-이거 예전에 찍은 영상이라고 하던데!! 원래 좋았나 봄!
ㄴ윤세라-아니야 방송 초기에는 또 살찌웠었잖아!
ㄴ사나-훼이크 쓰려고 살까지 찌운거야? 대박!!
ㄴ쎄라팍-좋다 좋아! 오빠!! 몸 너무 멋져요!!
ㄴ강철중-우리 형 채널에 여자 시청자가 있을 리 없어!!
셀룰러-ㅋㅋㅋㅋㅋ작이지는 광선 총 ㅋㅋㅋㅋ
ㄴ김종찬-미친거야 ㅋㅋ 작아지는 것 도 웃긴데 ㅋㅋ 케르비안의 해적 찍고 앉았네
ㄴ공기대-ㅋㅋㅋ크라켄! ㅋㅋㅋㅋ 미쳤다 진짜
rlaalswo-근데 너굴맨 어디감? ㅋㅋㅋㅋ
ㄴ인공누님-내가 보기엔 인공 누님 설계다. ㅋㅋㅋㅋ
ㄴ받들어총-ㅋㅋㅋㅋ오 ! 이건 또 신기한 생각이네 ㅋㅋ
김나물-설계이든 아니든 ㅋㅋㅋ 진짜 웃기네ㅋㅋㅋ
ㄴ뺌쓰-인정ㅋㅋ 연출 생각한 직원 상줘라 진짜 ㅋㅋㅋ미쳤네
쉬쉬비비-저번에도 그렇고. 그래서 어캐됨? 주인장 살아있음? ㅋㅋㅋㅋ
ㄴ너또속-또 속냐! 멀쩡할 듯 ㅋㅋㅋㅋ
ㄴ김우리-형이랑 멜랑이랑 악수하고 있음 개웃기겠?ㅋㅋㅋㅋ?
ㄴ우지니어스-무슨 범죄영화 찍으세요?
시청자들이 농담처럼 던진 말은.
“멜랑이수고했어. 오늘 아주 연기 좋던데?”
“?”
-월세 할인 잊지마시랍니다.
실시간 진행중이었다.
“5% DC 맞지?”
“뀨우웅!”
-맞다고 하십니다.
인공이가 통역해주지 않아도 문제 없었다. 촛수들이 일제히 위아래로 끄덕이고 있었다.
“오케이. 좋은 거래 였어.”
“??뀨웅.”
-다음에 이런일 있음 또 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어느새 멜랑이도 이 일에 재미를 붙인 모양이다.
“역시! 우리 멜배우. 느낌이 딱 왔다니깐 연기에 혼이 실려 있더라고!”
“뀨웅.”
“어허 부끄러워 하지 말고, 이렇게 된거 정식 계약 어때? 내가 우리 멜배우 키워주고 싶어서 그래.”
“??”
호구는 지구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우주에도 호구가 있었다.
“멜배우!”
“?”
멜랑이는 우리의 첫 우주인 배우였다.
5.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상자와 책상.
너굴맨과 현규.
"드디어!! 상자깡 방송이 돌왔습니다!!"
"너굴!!"
4일만에 돌아온 상자깡 방송이었다.
"몇 가지 보고를 간단하게 드리고 바로 상자깡 방송 시작 하겠습니다!"
"너굴너굴!"
현규는 멋들어진 파일철을 열어 내용을 읽었다.
"처음부터 좋은 소식네요. 호치님. 오디션 통과하셨답다!!"
"너굴너굴!!"
이렇게 소식만 전하는 건 랜덤박스 답지 않았다.
"간단한 인터뷰를 따왔습니다. 인공 특파원!"
-휴먼. 전화로 인터뷰를 받았는데, 어째서 특파원 입니까?
"야!! 쿵짝 좀 맞춰라!!"
-예. 현장에 나온 특파원입니다.
너무 빠른 태세전환에 현규는 떨떠름하게 질문했다.
"그래서 호치님이 뭐라고 하셨어?"
-인터뷰의 현장감과 생생함을 살립니까?
"좋지!"
-오우! 누나! 나 붙었어요! 와우! 미쳐! 오우! 이야호!
너무 현장감이 넘치고, 생생해도 문제였다.
"감탄사는 좀 빼줘."
-붙었다아!!! 나에게 배우 재능이!? 설마 천재!? 여기서 전화가 갑자기 끊어졌습니다.
"설마 그게 인터뷰 끝이야?"
흥분해서 인터뷰 종료라니.
그 유튜버에 그 시청자였다.
-10분 뒤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다행이네."
"너굴."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뷰가 이따위로 종료 될 순 없었다.
-죄송합니다. 너무 흥분해서 그랬습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서 다시 전화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나름대로 훈훈한 마무리 였다.
"호치님 저희 끝까지 검증 합니다! 열심히 하세요!"
"너굴너굴!"
공지사항은 여기까지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 차례다.
"그럼 상자깡 가겠습니다!"
"너굴!!"
랜덤박스-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