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47화 (47/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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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커뮤니티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제목: 랜덤박스 채널 미쳤다 ㅋㅋㅋ

작성자: 루나스

인공 누님 SNS에 휴방 공지 올라와서 시무룩해고 있었는데. 저녁에 새로운 영상 알림이 오더라? 그래서 뭔가 하고 들어갔지.

미친ㅋㅋㅋㅋ ‘브이로그’ 올라 옴ㅋㅋㅋㅋ

아니. 진짜 미쳤냐고 ㅋㅋㅋ 일상 기록을 왜 형이 하고 있냐고 ㅋㅋㅋ 꼭 봐라. ㅋㅋ 영상이 웃기진 않은데 ㅋㅋ 골 깐다 진짜.

신개념 브이로그가 기다리고 있다 ㅋㅋㅋ

호이라-진짜임? ㅋㅋㅋ 브이로그 올림?ㅋ

ㄴ루나스-진짜. 깜짝 놀랐다.

유나봄-ㅋㅋ 미친 진짜네 ㅋㅋㅋ 이거 뭐야 ㅋㅋㅋ 이형 뭐하냐 진짜 ㅋㅋㅋㅋ

1.

영상은 나레이션으로 시작됐다.

-나의 아침은 클래식으로 시작한다.

파가니니 연습곡 3번 올림 사단조.

`라 캄파넬라`.

피아노 소리가 집안에 울리고, 너굴맨은 현규의 방으로 뛰어갔다.

“너굴너굴!”

잠들어 있는 현규를 흔들어 깨운다.

“일어났어? 좋은 아침이야.”

“너굴!?”

다정한 목소리로 너굴맨에게 말하자, 깜짝 놀라 현규의 곁에서 떨어졌다.

“너굴!”

“이리와. 형이랑 같이 조금만 더 잘까?”

다정한 말에 너굴맨은 뒷걸음질 쳤다.

-아침부터 이상한 짓 하지 말고, 빨리 움직이길 요청합니다.

“무슨 소리야? 평소와 같은 아침인데.”

어색하게 말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착오가 있는 모양이다. 언제나 와 같은 아침이다. 절대 카메라를 의식한 게 아니다.

핑계나 다름없는 나레이션과 함께 화면이 전환됐다.

“너굴맨. 커피 부탁할게.”

“너굴!”

너굴맨에게 커피를 부탁하고 현규는 신문을 폈다.

영어 신문을 거침없이 펼쳤다.

“음. 좋네.”

고개를 끄덕이며 신문을 읽어내려갔다.

-휴먼. 미쳤습니까? 2년 전 신문입니다.

“어? 아! 맘에 드는 칼럼이 실려있어서.”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대답하고 있을 때 너굴맨이 작은 잔에 담긴 커피를 가져왔다.

“고마워. 너굴맨. 아침엔 에스프레소지.”

거침없이 잔을 들어 살짝 입을 축였다.

“으!”

압도적인 쓴맛에 현규의 표정이 다시 한번 딱딱하게 굳었다.

“너굴너굴!”

-너굴맨님께서 오늘 왜 이러냐고···

“야!! 브이로그 찍잖···”

여기서 화면이 암전됐다.

-신문과 에스프레소. 잠에 취한 나를 깨우는 나만의 비법이다.

담담한 현규의 나레이션이 애처로웠다.

누가 봐도 평소와는 다른 아침이었다.

그다음부터는 일하는 모습이 나왔다.

“저는 지금 청주의 카페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거든요.”

카페에 도착하고,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이제부터는 음성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잠시 후 한 남자가 들어왔다.

카메라의 구도 때문에 상대방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서로 악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음성은 들리지 않았지만, 대화하며 웃고 마지막에는 서로 악수하며 헤어졌다.

“방송을 쉬면서 나온 보람이 있네요.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오늘 한참 돌아다녀야 하니깐 빨리 감겠습니다.”

영상은 빨리 감기를 한 것처럼 변했다.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고, 다른 카페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사람들과의 일은 모두 모두 잘 끝났는지 마지막엔 악수하며 헤어졌다.

“벌써 저녁이네요.”

현규는 카메라를 돌려 밖을 보여줬다.

“한동안은 바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얘가 진짜 바쁜지, 놀고 있는지 알 수 없잖아요?”

카메라를 보고 씩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브이로그를 찍었습니다. 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믿어주세요! 놀고 있는 거 아닙니다!”

보통의 브이로그는 일상을 찍는다면.

현규의 브이로그는 일하는 것을 인증한다.

“상자깡 방송 쉬는 동안엔 브이로그로 일하는 모습 인증하겠습니다! 그럼 내일 봐요! 들어가세요!”

그렇게 영상이 끝났다.

2.

rlaalswo-너굴맨님은 극혐하는 표정조차 귀여우시구나!!

ㄴ크루저-ㅋㅋㅋㅋ 네. 다음 빠돌이.

루이지-ㅋㅋㅋ아침에는 설정이 너무 과한 거 아니야?ㅋㅋ

피라나-아저씨!! 브이로그 이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물론. 전 이게 더 좋네요. ㅋㅋㅋ

ㄴ양정보-어! 너도? 어! 나도!ㅋㅋ 완전 맘에 듬. 어차피 설정 잡을 거라면 빡세게!!

순이양-이것이 유튜버의 브이로그다!! ㅋㅋ 살다 살다 일하는 걸 인증할 줄이야.ㅋ

ㄴ형초-난 좋은데?ㅋㅋㅋ

ㄴ초롱이-야!! 형도 휴먼이야 휴먼!! 좀 쉴수도 있지!! 물론 영상은 개 꿀잼 ㅋㅋㅋㅋ

바란스-그런데 누구 만난거야?

ㄴ취호-ㅋㅋ딱 보면 각나오지. 어제 방송보고 유튜버들 연락한 거겠지.

ㄴ바란스-그럴싸 한데?

ㄴ취호-ㅋㅋㅋ광고회사 사람들이라고 하기엔 옷이 너무 프리함. 유튜버들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음.

ㄴ새나라-형!! 여기에요!! 여기 설정팀이 스포해요!!

ㄴ취호-진짜면 좋겠다. 취업하고 싶다.

.

.

.

댓글은 끝도 없이 달려 있었다.

“브이로그 반응 괜찮은데?”

“예상치 못한 반응입니다.”

브이로그란 생소한 영상의 반응이 좋았다.

“협상 끝날 때까지는 일상 시리즈 가자! 내 것과 너굴맨 것 해서.”

“적절한 판단입니다. 휴먼.”

업을 위해 유튜버들을 만나는 동안, 올릴 영상은 확보됐다.

“얼마나 남았어?”

“11명 남았습니다.”

오늘 만난 사람들이 5명이었다.

“최소 이틀은 걸리겠네?”

“그렇습니다. 시간을 아무리 줄인다고 해도 이틀이 소요됩니다.”

3일을 쉬며 모이는 상자가 3개.

거기에 업을 생각하면···나쁘지 않았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3.

“끝이다!”

“고생하셨습니다. 휴먼.”

인공이가 칭찬할 정도로 강행군이었다.

“영상 편집 전부 소화할 수 있지?”

“그렇습니다. 휴먼. 이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인공이는 여전히 여유가 있었다.

머리를 얻은 건 행운이었다.

“휴먼. 어째서 반쪽의 자리 계약을 한 겁니까?”

“그게 손익을 따졌을 때 제일 좋았어. 게다가 사람이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사흘간 만나고 다녔던 유튜버들은 송희와 미영이가 한 계약과는 전혀 다른 계약을 했다.

“지금 만나고 다닌 사람들은 보너스 같은 거야. 진짜 계약은 성장하는 걸 봐서 할 생각이야.”

“이해했습니다.”

그들과 한 거래는 간단했다.

현규는 그들에게 영상 편집을 제공하고,

그들은 현규에게 업을 제공한다.

“저쪽에서는 자선사업으로 알고 있을 테니깐, 인연의 끈만 남겨두는 거지.”

“실제로는 휴먼이 착취하고 있습니다.”

인공이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업은 쓸모가 없고,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돈과 시간을 아껴줄 ‘영상 편집’이다.

“업이 사용되면 그렇겠지만, 어차피 쓸데도 없잖아? 지구에선. 거기다 영상 편집만 해줘도 저쪽은 엄청 고마워할걸?”

“맞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자선사업이 맞을 겁니다.”

그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 주고, 업을 전부 받아왔다. 편집은 인공이가 하고 있으니 현규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없었다.

“자선사업처럼 보여야 해. 그래서 연락 온 사람 중에서도 재능있는 사람을 고른 거니깐.”

“이미지 메이킹 맞습니까?”

유튜버를 지원하고, 도와주는 회사.

돈에 휘둘리지 않는 특별한 회사.

“그래. 성장하는 친구들은 우리 회사에 올 테고, 성장하지 못해도 우리가 한 선행은 퍼져나갈 테니까.”

“음흉한 계획입니다. 휴먼.”

우리 쪽에선 아무 손해도 없는데 회사엔 숭고한 이미지가 박힌다.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테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정산해야지! 정산!”

3일간 고생한 결실을 확인할 차례였다.

정산의 시간이다.

4.

“차원 상점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잠깐만.”

상태창을 열어 <차원상점>을 터치했다.

=차원상점에 접속하셨습니다.

=환영합니다. 고객님!

=원하시는 물건을 말씀해주세요.

접속하자마자 인공이가 말했다.

“휴먼. 포인트 보유량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보유 포인트를 확인하고 싶어.”

=보유 포인트를 출력합니다.

현규는 얼마나 얻었을지 기대가 됐다.

=잔여P: 2.4

=정식계약으로 79p를 양도 받았습니다.

=임시계약으로 31.1p를 양도 받았습니다.

=잔여P: 112.5

“어? 얼마?”

=112.5p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떨었다.

“미친!!!”

“축하합니다. 휴먼.”

인공이가 제일 먼저 축하를 건넸다.

“대박!!! 112.5? 미쳤다 미쳤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요리 못하는 여자 채널에서 생성한 모든 업을 양도받았고, 임시계약한 16명에게서 꽤 많은 수치를 양도받았습니다.”

새로 정식 계약한 미영이에겐 대량의 업을 받았고, 임시계약 한 16명은 한 명 한 명은 많지 않았지만, 티끌이 모여 덩어리가 됐다.

“계약 개꿀이잖아!! 더 많이 할 걸 그랬나!? 아니야! 아직 시간이 있어!! 가즈아!! 인공아 유튜버 리스트 꺼내!!”

요리 못하는 여자 채널은 큰 포인트가 들어올 거라 예상했지만, 임시계약 쪽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람이 모이니 포인트가 굉장했다.

“휴먼. 진정하길 요청합니다. 우린 준비 되지 않았습니다.”

인공이의 말에 정신이 들었다. 멋진 척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했던 게 바로 전이었다.

“흠! 알고 있어. 그만큼 좋다는 표현이지.”

“휴먼의 심박이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그때의 심장 박동은···”

“아! 알았어! 잠시 흥분했습니다! 미안합니다! 포인트에 눈이 돌아갔어요!”

인공이는 자비가 없었다.

현규는 황급히 말을 돌렸다.

“이러면 처음 잡았던 목표에 도달한 거지?”

“3개의 상자와 여분의 포인트. 계획대로 전부 모았습니다.”

모두 계획대로 준비가 끝났다.

“휴먼. 아직도 심박 수가 높습니다. 진정하길 요청합니다.”

“아 쫌! 인간이라 마음대로 안 됩니다!”

현규의 가슴이 뛰었다.

5.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녹화가 시작됐다.

“아침엔 에스프레소와 신문을 읽는 남자. 인사드립니다!”

“너굴?”

현규가 당당하게 인사했는데,

너굴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브이로그 올릴 때만 해도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들었는데, 생각 외로 사랑해 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너굴너굴.”

녀석은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저의 도시적이고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에 여러분이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게 아닌가 싶네요.”

“너굴?”

뻔뻔하게 자랑을 늘어놓을 때.

“휴먼. 그건 아닙니다. 댓글을 분석해보면 ‘웃기다’는 의견이 56%···”

인공이의 팩트가 날아왔다.

“넵! 잘 들었고요! 머리 뽑아버리기 전에 설명은 그만해주세요!”

“휴먼. 전 이미 머리가 뽑힌 상태입니다.”

한마디를 지지 않았다.

모른 척 무시하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3일을 쉰 만큼, 오늘은 3개의 상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너굴!!”

비장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까지 한 번에 하나씩 까야 하나? 여러분의 시간을 지켜 드립니다!! 한 방에 3개 열겠습니다!”

“너굴!?”

상자 3개를 모아 한 번에 손을 올렸다.

-랜덤박스 3개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알림 메시지가 변했다.

“네! 오픈하겠습니다!!”

“너굴너굴!”

-정말 동시에 오픈하시겠습니까?

다시 한번 경고가 떠올랐다. 그래 봐야 3가지 물건이 한꺼번에 나올 뿐이었다.

“사나이는!! 빠구가 없는 법!! 오픈하겠습니다!!!”

-랜덤박스 3개를 오픈합니다.

-빠밤! 빠밤!

지금까지와는 다른 BGM이 나타났다.

“실수한 기분이 드는데 기분 탓이겠지?”

“너굴?”

“휴먼. 알고 한꺼번에 연 게 아닙니까?”

“네!? 뭐가요!?”

인공이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눈 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뭐야!! 뭐가 나온 거야!!!”

알림창이 떠올랐지만, 빛 때문에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게 뭐야!!!”

“너굴너굴!!!”

랜덤박스-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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