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58화 (58/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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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상쾌한 표정의 현규와 너굴맨.

“지금까지 쌓였던 피로가 모두 풀렸습니다.”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이 거칠게 항의했다.

“미안해. 너굴맨.”

“너굴.”

사과하고 나서야, 너굴맨의 화가 풀렸다.

“어제 외계 건물주 시리즈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결국 붙잡혔습니다.”

“너굴!”

그 상태로 안마를 받았다고 하면, 그림이 이상해진다.

“도대체 무엇이 가능인지 모르겠지만, 가능이란 댓글을 남겨주셨던 시청자분들이 생각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너굴너굴.”

사람은 당황하면 멍청한 짓을 한다.

“극한의 공포에 멍청한 선택을 했습니다.”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의 반응만 봐도 그 선택이 좋지 않았음이 전해졌다.

“보라돌이 군단이 극혐이라면, 목걸이를 풀면 된다고 생각했죠.”

목걸이를 풀면 일어날 일은 간단하다.

“그래서 보라돌이들은 사라졌는데, 문제가 있더라구요. 원래의 모습인 촉수로 돌아갔습니다.”

현규는 어제를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너굴너굴! 너굴!”

“그래도 보라돌이보단 덜 끔찍하지 않았어? 차라리 촉수가 낫지 않아?”

“너굴.”

항의하던 너굴맨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라돌이를 없애니, 통제되지 않는 촉수가 덮쳐왔습니다. 결과적으로 피로가 풀리고, 상쾌해졌습니다.”

“너굴너굴.”

반질반질 얼굴에서 윤기가 났지만.

둘의 얼굴은 어둡기만 했다.

“불쾌한 상쾌함이라니. 이건 좀 묘한 기분입니다.”

“너굴너굴.”

불쾌하면서 상쾌한 기분.

역설적인 이야기였다.

“잠깐만요. 여러분이 댓글을 다시는 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요?’라고 치셨나요? 동감입니다!!”

“너굴?!”

쓸데없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양심고백을 하자면, 랜덤박스 유니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걸 꼭 이야기하라는 설정팀의 압박이···”

“너굴너굴!!”

너굴맨이 뛰어올라 현규의 입을 막았다.

-휴먼이 장난치는 모양입니다. 바로 랜덤박스 오픈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이건! 언론 탄압이다!!”

“너굴너굴!!”

그렇게 상자깡 방송이 시작됐다.

2.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허비했으니! 바로 상자깡 가겠습니다.”

“너굴!”

책상 위로 4개의 상자가 올라왔다.

“눈치 빠른 시청자분들은 ‘어! 상자가 비는데!?’ 싶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빼놨습니다!”

“너굴!?”

거짓말할 이유가 없으니.

현규의 외침은 당당했다.

“나중에 한꺼번에 깔 때를 위해 추가분으로 빼놓은 거니 너무 도끼눈 뜨지 말아 주세요.”

“너굴!”

“너굴맨도 인정하네요! 오늘은 총 4개의 상자를 동시에 개봉할 생각입니다.”

3개였던 전과 달리 이번엔 4개였다.

“1개는 합성용으로 소모되니, 4개를 동시개봉 하면 3개의 상자에서 물품이 나오는 건 잊지 않으셨죠!?”

“너굴너굴!”

한꺼번에 상자를 까는 일 자체가 효율적이지 못한 행동이었다.

“3개의 기능이 추가된 물건. 이 정도가 제일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나마 효율을 따지기 위해.

상자 4개로 제한한 것이다.

상자를 아끼기 위한 궁여지책을 효율이란 이름으로 애써 포장했다.

“그럼 바로 상자를 열겠습니다!”

“너굴너굴!”

상자를 모아 양손을 올렸다.

-랜덤박스 4개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알림이 뜨고, 바로 소리쳤다.

“예! 오픈하겠습니다!”

-정말 동시에 오픈하시겠습니까?

“노빠꾸! 상남자! 동시 오픈 갑니다!”

-빠밤! 빠밤!

동시 오픈 전용 BGM과 동시에.

눈 부신 빛이 쏟아졌다.

-동시 개방을 선택하셨습니다.

-랜덤박스 하나가 합성용으로 소모됩니다.

“얼마나 기상천외한 물건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너굴너굴!”

당황했던 전과 달리.

둘은 침착하게 진행했다.

-필승반지를 획득하셨습니다.

-가위바위보 전용 장갑을 획득하셨습니다.

-뽐내기 깃털을 획득하셨습니다.

필승반지. 전용 장갑. 뽐내기 깃털.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휴먼. 합성을 취소하길 요청합니다.

인공이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어? 왜?”

-필승반지는 합성으로 소모되기 너무 아까운 물건입니다. 당장 취소를 요청해야 합니다.

방송 중간에 끼어들어 말릴 정도의 물건.

“랜덤박스!! 합성 취소를 요청합니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섰다.

-[합성 중에는 취소할 수 없습니다.]

“인공아! 안된다는데!?”

인공이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아 뭔데 그래!?”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알림창에서 나타났다.

-필승반지를 온전히 담을 수 없습니다.

-합성을 위해 제품을 다운그레이드합니다.

“다운그레이드? 등급을 억지로 내린단 소리잖아!?”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합성을 위해 제품을 다운그레이드합니다.

-합성을 위해 제품을 다운그레이드합니다.

-합성을 위해 제품을 다운그레이드합니다.

.

.

.

렉이 걸린 것처럼, 알림이 계속 떠올랐다.

“이게 무슨···”

-가위바위보 전용 장갑을 베이스로 합성을 진행합니다.

-합성이 완료되었습니다.

-가위바위보 필승장갑을 획득하였습니다.

쓸데없이 이름만 멋진.

가위바위보 필승장갑을 획득했다.

3.

빛이 사라지고, 필승장갑이 보였다.

검은색의 장갑은 손목에 깃털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지금 이게 문제가 아니었다.

“설명 요정님. 빨리 이야기 해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필승 반지는 랜덤박스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위 물건 중 하나입니다.

비싸단 소리였다.

“얼마나 비싼데?”

-행성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행성을 구매할 수 있는 물건.

너무 큰 가치에 오히려 감이 오지 않았다.

“뭐, 비싸단 이야기지?”

-휴먼. 지구의 가치로 비교하면, 미 대륙을 살 수 있을 정도의 가치입니다.

“통째로?”

-그렇습니다. 땅만이 아니라, 회사, 인적자원, 지하자원 모든 걸 포함해서입니다.

미대륙을 살 정도의 가치.

“도대체 무슨 물건이길래?”

-이름 그대로의 물건입니다.

“필승? 무조건 이기게 해준다?”

무조건 이기게 해준다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렇습니다.

“어!?”

아니. 반대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능력을 지녔기에 가치가 높은 것이다.

“잠깐만. 무조건 이긴다고?”

-개인대 개인 1:1 승부에 한정한다면, 무조건 승리합니다.

1:1 승부라는 미묘한 조건이 붙어있었다.

“잠깐만. 필승이라며? 전함 하나 구해서, 필승 반지 딱! 끼고, 우주 전쟁 나가면 우주정복 완전 가능인 거 아니야?”

-휴먼. 제정신입니까? 반지 하나로 그렇게 된다면, 우주가 멀쩡할 리 있겠습니까? 그건 과학의 영역이 아닙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 좀 미묘해지지 않아? 1:1 승부에 한정된다면 이거 약간···”

무언가 이질적인 기분이 들었다.

-감이 늘었습니다. 휴먼. 고위층의 유희용 특수 장비입니다.

“스케일이 너무 크잖아!!!”

유희용 특수 장비.

이질적인 기분이 든 이유가 있었다.

“좋아 그럼, 가위바위보 장갑에 합성됐다는 소리는 설마?”

-아마도 가위바위보를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장갑이 된 것 같습니다.

다운그레이드가 이해됐다. 수 많은 승부가, 가위바위보로 한정됐다.

“세상 이렇게 쓸데없을 수가.”

-축하합니다. 휴먼. 필승반지를 본 것만으로도 축하받을 일입니다.

나오려는 헛웃음을 삼켰다.

방송이 먼저였다.

“랜덤박스 세계관 최강의 물건. 그 정도로 보면 돼?”

-최강보다는 최상위 물건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주··· 오늘 설정팀 열일하시네?”

이야기를 살짝 비틀었다.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인공이는 현규의 의도에 맞춰 호응해주었다.

“아 주여···. 필승장갑. 이걸 믿으란 소리지?”

-반드시 이길 겁니다. 휴먼.

인공이의 말을 듣고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내가 오늘 아주 할 말이 많아요. 그런데 일단 참는다. 우선 장갑부터 시험해 보자.”

-고맙습니다. 휴먼.

방송을 진행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너굴맨! 도와줘!”

-너굴너굴!

현규의 얼굴에 짓궂은 미소가 떠올랐다.

“자! 필승장갑이라는데, 설정팀 이것들 혼쭐 한 번 내주자!”

“너굴?”

방법은 간단했다.

“너굴맨 가위바위보 알아?”

“너굴너굴!”

너굴맨이 끄덕였다.

“보자기 내. 나는 주먹 낼 테니깐.”

“너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가위! 바위! 보!”

“너굴!”

현규의 말대로 너굴맨은 보자기를 냈고, 현규는 주먹을 내려고 했다.

“어!?”

“너굴!?”

분명 주먹을 냈는데, 가위가 나와 있었다.

“너굴너굴!”

“아! 아니야! 너굴맨! 아니라니까!”

이건 억울했다.

“다시 해봐.”

“너굴!”

몇 번을 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과정이 생략되고, 승리라는 결과가 나온 기분이었다.

“진짜! 왜 이래!”

“너굴너굴.”

이쯤 되니 오기가 생겼다.

“설정팀! 너희들 뜻대로는 되지 않는다!”

최후의 방법.

거울을 가져왔다.

“거울을 보고, 가위바위보를 하면 어떻게 될까?”

“너굴?!”

무조건 비기게 된다.

“질 수 없다면! 차라리 비기겠다!”

“너굴너굴!”

초 과학의 산물이고, 나발이고.

여기서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필승!? 똥 싸고 있네! 가위! 바위! 보!”

거울을 보고 가위바위보를 했다.

현규가 주먹을 내자, 거울 속의 현규도 주먹을 냈다.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

“봤냐! 이게 바로!”

-휴먼. 이번에도 이겼습니다.

이 당연한 일은.

“어떻게?”

거울 속의 현규는 주먹을 냈고,

거울 밖의 현규는 보자기를 냈다.

그렇게 영상이 종료됐다.

4.

“인공아. 이거 뭐야. 무서워.”

농담 반 진담 반이었다.

“도대체 뭐야. 설명 좀 해줘.”

-필승을 위해 모든 과학력이 동원된 초 과학의 산물입니다.

“이 마법 같은 일이 과학이라고?”

믿기지 않았다.

-거울의 이미지를 고정하고, 보자기로 바꾼 것뿐입니다.

“그게 장갑으로 되는 거야!?”

-작은 곳에 그 모든 기능을 넣었으니 대단한 겁니다. 당연한 것 아닙니까? 휴먼?

어느 우주에서 당연한지 모르겠지만, 이건 상상 이상의 물건이었다.

“이딴 물건은 왜 만든거야!?”

-아까 말했듯 유희용 물건으로 제작되었습니다만, 엄밀히 따지면 실패작에 가까운 물건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설명충 아웃이라고 했겠지만, 이게 실패작이라니 너무 궁금했다.

“실패작이라고?”

-결과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승부의 재미가 상실됐습니다. 컨샙 자동차처럼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한 물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항상 이기기만 하니.

승부 본래의 재미가 사라졌다.

그래서 실패작이란 소리였다.

“그 대단한 물건이 가위바위보 장갑이랑 합쳐지면서, 이따위로 변했다는 거지?”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저와 연결했으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쉬운 일입니다.

승부라는 폭넓은 범위에서.

오직 가위바위보로 바뀌니.

“가위바위보 외에는 쓸모없단 이야기지?”

-정확합니다. 휴먼.

“콘텐츠들이 사라지는구나!! 라스베이거스! 강원랜드! 수많은 승부여! 도박의 신이 강림했거늘!! 어디서 개뼈다귀 같은 가위바위보에 들러 붙어서!!!”

-휴먼. 욕심이 넘치고 있습니다. 이성을 되찾길 요청합니다.

<7대 죄악-탐욕> 역으로 발동하고 나서야 아쉬움을 간신히 떨쳐냈다.

“됐어! 깔끔하게 포기한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맞습니다.

어떻게 써먹을지가 중요했다.

“어차피 가위바위보밖에 못 한다면, 판을 크게 키워보자.”

-어떤 방식으로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시청자들에게 써먹어야 했다.

“트위키 코리아 사장님. 연결해줘.”

-전화를 걸겠습니다.

기왕 판을 키울 거면,

“네! 사장님! 잘 지내셨어요?”

최대한 키워야 하는 법이다.

“트위키 코리아에 보유하고 있는 스튜디오 있습니까? 아니요. 팬들을 최대한 모아서 방송해볼까 하구요. 팬 미팅 비슷하겠네요.”

5.

rlaalswo-휴먼. 미쳤습니까? 너굴맨님 농락하는 겁니까?

ㄴ인공짜응-아니ㅋ 인공 누님 빙의했냐?ㅋ

송인수-오우, 마지막에 거울이랑 다른 거 낼 때 소름 쫙 끼침. ㅋㅋ 설정팀, 영상팀 오랜만에 일 좀 하는 듯?ㅋㅋㅋㅋ

ㄴ유나미-인정. 오랜만에 ㅋㅋ 일하는 거 같음 ㅋㅋㅋ

해로나-근데 이거 라이브는 어찌하려나?

ㄴ수하미-검증 방송 말하는 거지?ㅋㅋ

ㄴ해노라-ㅇㅇ... 재밌으려나? 방송 딜레이 이용하면 필승이야 별거 아닌데. 노잼각 날카롭다.

ㄴ초롱이-처음이다 ㅋㅋ 라이브 기대 안 되는 거 ㅋㅋ 이기고 우와! 하면 끝 아님? 노잼 인정?

ㄴ수하미-그건 그럼. 약 인정.

외계학박사-아니! 설정팀 일하긴 무슨 가위바위보가 범 우주적 놀이인 건 또 처음이네.

ㄴ수라상-ㅋㅋㅋ방송이잖아. 쫌! 과몰입하지마 ㅋㅋ 근데 듣고 보니 그러네 ㅋㅋㅋ

ㄴ최윤성-동서양 막론하고 비슷한 게임이 있으니. 있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건 아닌데 ㅋㅋㅋ 굳이 가위바위보?ㅋㅋ

김호찬-노잼? 공지 떴음. 빌드업 미쳤네.

ㄴ해노라-ㅇㅇ? 공지? 빌드업?

ㄴ김호찬-각 본 거다. 내 생각엔 계획되어 있었던 듯.

ㄴ해노라-ㅋㅋㅋ아 공지 보러 감.

송인수-공지 보고 옴. 미친 ㅋㅋㅋ 시나리오팀. 아주 칭찬해. 빌드업을 이렇게 했다고?

ㄴ면기형-ㅋㅋ설정팀, 영상팀 칭찬만 했다고 시나리오팀이 보여준 듯 ㅋㅋㅋ 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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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의 분위기는 공지를 기점으로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알았으니깐! 여기 좀 새로 만들어 봐!”

팬미팅을 확정한 다음.

“야!! 사람들 외국인으로 하자니깐!”

-지금은 스케치 단계입니다.

소문의 회사 모습을 팬들에게만 살짝 보여주기 위해.

“아오! 진짜. 이걸 생각을 못 해서!”

-중요한 일입니다. 휴먼. 꼼꼼히 진행해야 합니다.

가상현실에서 노가다 중이었다.

긴급 팬미팅!-(1)구독자 애칭을 정해요!-여기까지가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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