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90화 (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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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빠요?”

“네!!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아무런 사심이 없는.

순수하고 해맑은 요청이었다.

진실 물약은 알면 알수록 놀라웠다.

“왜요? 갑자기 부탁하는 이유가 있어요?”

“오늘은 왠지 부탁해도 될 것 같아요! 저한테 솔직해지고 싶어요!”

솔직하지만, 무례하지 않았고.

갑작스러웠지만, 부담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부끄럽긴 했다. 모두가 같이 마셔야 한다는 조건은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좋아요. 대신 공과 사를 확실히 지켜요. 알겠죠?”

“네! 오빠! 지킬게요!”

메가히트 상품이란 이유가 이해됐다.

피뢰침-공과 사는 확실히 지켜요. 메모.. 아는 여자동생이 말하면 꼭 말할 것..

ㄴ인공짜응-아는 여자 동생있음!?

ㄴ피뢰침-넌 쓸 데 있어서 공부하냐!?

ㄴ인공짜응-천재임? 메모... 완료...

여구독자연합-오빠!! 저도요!! 오빠!!

ㄴ이인자-ㅋㅋㅋ넌 이미 부르고 있네!!ㅋㅋ

ㄴ여구독자연합-형씨!! 잠깐만!! 나도 할말이 있어!!

ㄴ이인자-ㅋㅋㅋㅋ미쳤냐고 진짜.

PYRO-에스프레소 타왔어. 오늘 라이브가 너무 달달해서, 커피가 딱이야.

ㄴ김초롱-너무 달아! 달달하다!!

생각보다 채팅창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오빠!”

“네?”

“오빠도 저 편하게 불러주세요! 어떻게 불러주실 거예요?”

대화할수록 조금 낯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내색할 수는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대화를 이어갔다.

“송이라고 할까?”

“네! 송이로 불러주세요!”

쏭을 송으로 바꾼 것뿐이었지만.

이인자-애칭..메모...

인공짜응-애칭...메모... 부드러운 중저음.. 나긋한 목소리... 송이라고 할까?

ㄴ피뢰침-형한테 애칭받고 싶다.

ㄴ3대200-있잖아 우리.

ㄴ피뢰침-랜빡이?ㅋㅋㅋㅋㅋ

<여구독자연합 님이 1,0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여구독자연합-우리 여구독자 연합은 송이연합으로 개명합니다!>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송이야. 이리와. 언니가 살아보니깐. 저런 스타일 제일 조심해야 해.”

“네!! 언니! 조심할게요!”

“갑자기요? 저를요?”

현규의 말에 그녀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서, 저는 뭐라고 불러주실 거예요?”

“마, 마님?”

말하고도 아차 싶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현규 씨 답네요.”

표정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그럼, 앞으로 마님이라고 부르실 거예요?”

“아닙니다! 오늘 이상하네요.”

“솔직해지죠!?”

“이상하게, 그런 기분이네.”

다행히, 솔직함으로 포장이 됐다.

“전 오빠라고 부를게요.”

“그럼, 전 영아라고 부르면 될까요?”

“조금 닭살이긴 한데. 오늘 분위기가 그러니깐···네. 오빠. 그렇게 불러주세요.”

“잘 부탁해. 영아.”

묘한 기류가 느껴지거나.

특별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따듯하고, 포근한 기분이었다.

“구우!”

-휴먼. 너굴맨님도 호칭이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우리 너굴맨은! 너굴맨으로도 완벽하지!”

“구우!”

너굴맨이 현규에게 달려가 안겼다.

천사연합-내일 시험이야?

ㄴ피뢰침-ㅇㅇ? 갑자기 무슨 시험?ㅋ

ㄴ천사연합-아니. 메모하고 암기할 게 왜 이렇게 많은가 해서 ㅋㅋㅋ....

Mike-오빠란 단어. 이쁜 거 같아. 왠지 가슴이 따듯해져.

ㄴ이인자-마법의 단어지.

ㄴ김초롱-하여간! 남자들!

ㄴ인공짜응-그래서, 우리형 오빠라고 안 부르실 겁니까?

ㄴ김초롱-그건 아니지!!

PYRO-에스프레소, 영상이랑 딱 맞아. 달달하고, 순수하고, 따듯하고, 좋다.

ㄴMike-나도 커피 가져와야겠다!

2.

“정말 신기해요.”

“응?”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술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최면술사님 덕분인지. 오늘 정말 기분이 좋아요.”

“언니! 저도요!!”

송희는 미영이에게 달라붙어 어리광을 피웠고, 송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오빠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방송 그만할지 엄청 고민하고 있었어요.”

표정은 밝았지만, 묘하게 지쳐 보였다.

“새로운 콘텐츠. 더 잘해야겠다는 압박. 스튜디오와 집의 반복. 고립된 생활. 미래에 대한 두려움. 편하게 먹고 사는 줄 아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까지. 정말이지 한계였어요.”

인터넷 방송인의 고충이었다.

“그러다가. 오빠 만나서, 많은 게 달라졌어요. 재미있는 일도 늘고, 인공 언니도 만나고, 우리 쏭도 만나고, 정말 고마워요.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현규는 말없이 잔을 채웠다.

“한잔할까?”

위로이며, 응원이고, 대답이었다.

“네.”

미영이가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요!”

“구우!”

두 번째. 건배였다.

술은 전혀 쓰지 않았다. 그저 달았다.

“언니가 먼저 시작했으니! 저도 하겠습니다! 아니. 꼭 하고 싶습니다!”

“구우?”

송희가 손을 들고 소리쳤다.

현규는 미영이를 쳐다봤다.

“좋아! 쏭! 해! 오늘 팍팍 질러.”

허락을 받자마자. 송희는 입을 열었다.

“전! 구원이었어요!”

미영의 이야기도 오글거린 편이었는데.

송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송아. 구원까지는···이건 정말 좀 낯이 뜨거운데.”

“아닙니다! 오빠는! 저의 구원자이십니다!!”

천사연합-와우! 쏭님 한 수 배워갑니다!!

ㄴ마귀1호-ㅋㅋㅋ이건 칭찬인가 맥이는 것인가! ㅋㅋㅋ진짜 오졌다.

피뢰침-감동이 과하면 웃길 수 있구나 ㅋㅋㅋㅋ 요못누님 꺼 듣고, 울컥했다가. 쏭님 이야기 시작하고 울컥이 껄껄로 변해버림.

해맑은 송희덕에 채팅창에 웃음이 가득했다.

“그치!? 쏭. 나도 구원자까진 아니지만 감사하다고 생각해.”

미영이까지 합세했다.

취호선-ㅋㅋㅋㅋㅋ 요못누님 그와중에 구원까진 아니라고 하심 ㅋㅋㅋㅋㅋㅋ

ㄴMike-한국 최면술사 대단한거 같은데!?

ㄴ이인자-아니다!!ㅋㅋㅋ 진실 물약이 대단한 거다!!ㅋㅋ우리형 운다. 물약 있다고 해줘!!

송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정말이에요! 저한테는 천사나 마찬가지예요!”

“아···송아 제발.”

“진짜예요! 오빠 때문에 노래도 하고, 빚도 갚고, 매일 즐겁고, 진짜 너무 행복해요!!”

부담되고, 낯부끄러운 표현이었지만.

진심이 그대로 전해졌다.

“진짜. 오빠는 천사예요!!”

“그치? 나도 오빠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송희는 진심이었지만.

미영이의 눈엔 장난기가 가득했다.

드디어, 공격이 시작됐다.

3.

“그럼, 우리 천사님은 왜 방송을 하세요?”

전세가 역전되고, 질문의 권한이 넘어갔다.

고민하는 순간 손해였다. 바로 입을 열었다.

“나? 조금 부끄러운 이유인데.”

“말해보세요. 여기 ‘우리’밖에 없잖아요.”

“관종이라서? 사람들의 관심이 즐겁고, 행복해. 나 같은 놈 좋아해 주시는 것도 너무 좋고. 좀 이상하지?”

100점짜리 대답이었다.

랜빡의원-역시! 시청자밖에 모르는 바보! 늘 방송만 생각하는 짐승! 저게 우리형이다!

천사연합-합리적 의심. 하나 이야기해도 됨?

ㄴ피뢰침-ㅋㅋㅋ뭔뎈ㅋㅋㅋ

ㄴ천사연합-형은 라이브 하는 거 알고 있지 않음? ㅋㅋㅋ

ㄴ인공짜응-어!? ㅋㅋㅋ그러네?ㅋㅋㅋㅋ

ㄴ파라파라-ㅋㅋㅋㅋ 내 감동!!

ㄴ김초롱-그런거 치고는 너무 진심아니었음?ㅋㅋ

ㄴ천사연합-합리적 의심. 하나 더.

ㄴ김초롱-이 마귀들아!! 그만 좀 해!!

ㄴ천사연합-ㅋㅋ랜빡이들 부끄러워서 괜히 그러는거 같지 않음?ㅋㅋㅋㅋㅋ

ㄴ김초롱-띠용! ㅋㅋ 이녀석들 부끄럼 타고 있던 거야!?

채팅창 훈훈했다.

“낮에도 이런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하시더니. 역시 진짜였네요. 인터넷 방송인의 표본!”

“언니! 천사 빼먹지 마세요!”

“천사 인터넷 방송인!”

분명 놀리는 것 같은데. 진심이 전해졌다.

선의로 사람을 곤란하게 하다니.

이것도 재주라면 재주였다.

피뢰침-ㅋㅋㅋ우리형 ㅋㅋㅋ 부끄러워하는거 귀엽네 ㅋㅋ내가 살다살다 남자한테 귀엽단 표현을 쓸줄이야.ㅋㅋㅋㅋ

ㄴ악마2호-ㅋㅋㅋㅋㅋ몸부터 얼굴까지 ㅋㅋㅋ 귀여울 요소가 없는데도 ㅋㅋ 귀여움. 나만 미친게 아니었구나?

ㄴ여구독자연합-드디어! 우리 오빠의 매력을 아셨군요!?

ㄴ천사연합-....아;;; 님 이건 좀...

마귀1호-난 칭찬으로 형 귀엽게 만든 쏭님과 요못누님에게 배우고 있음.

ㄴPYRO-한국의 악마들은 자기계발이 뛰어나네!?:)

ㄴ윤석정-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않는 이곳이 바로 한국이다!!

ㄴ천사연합-물론. 노력한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건 아닙니다^^

그렇게 칭찬을 가장한 공격을 받으며,

네 명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 모닥불 꺼졌어요!”

모닥불이 꺼지고,

“술도 다 떨어졌어요. 아쉽네요. 술을 더 챙겨왔어야 했는데.”

술과 음식이 끝나고,

“슬슬 들어가서 쉴까?”

“저랑 송이는 별구경 좀 하다 들어갈게요.”

미영이의 말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별들이 하늘에 빼곡히 떠 있었다.

마치 별이 쏟아지는 것만 같았다.

“적당히 보고 들어가.”

“네. 내일 아침에 봐요.”

“네! 천사님!”

현규는 옆 텐트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4.

“여러분. 오늘 방송 재미있게 보셨습니까?”

텐트에 들어오자마자. 카메라를 찾아.

시청자들에게 인사부터 했다.

“잠시만요. 채팅창은 핸드폰으로 보겠습니다.”

핸드폰을 열어 채팅창을 띄웠다.

천사연합-어서오세요. 동지여. 그대가 천사인 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ㅋㅋㅋ

피뢰침-ㅋㅋㅋㅋㅋ천사님 오셨나요?!ㅋㅋ

김초롱-현규 오빠. 왔어요? 천사라 날아오셨나요? ㅋㅋㅋㅋㅋ

“아 쫌!! 천사 하지 말아요!”

현규의 반응에 더욱 큰 웃음이 터졌다.

“사실, 오늘 진실물약으로 이상형이나, 난감한 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천사연합-주도권 요못누님이 바로 가져가시던데?ㅋㅋㅋ 난 오늘 형이 게스트인줄?ㅋㅋ

현규는 분하단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제가 방심했습니다. 한 번 말리기 시작하니깐. 계속 당할 수밖에 없더라구요.”

피뢰침-ㅋㅋㅋ 왜 그래 형. 평생 받을 칭찬 오늘 다 받은 거 같더니.ㅋㅋㅋㅋ

ㄴ천사연합-오늘 우리에겐 과외시간이나 마찬가지였음! ㅋㅋㅋㅋㅋㅋ

손발이 오그라드는 고통.

칭찬의 위력이었다.

“손이랑 발 다 없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칭찬이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여러분.”

PYRO-칭찬은 무섭다!?

피뢰침-칭찬이 무섭다는 건 또 처음이네.

ㄴ이인자-왜 랜빡이도 칭찬받으면 벌벌 떨잖어 ㅋㅋㅋ 평생 처음 들어봐서.

ㄴ김인수-너어는 정말 나쁜아이구나.

시청자들과 오늘 방송을 정리하고.

“진실 물약 편 재미있으셨나요? 원래는 제가 먹고 여러분과 문답을 할까도 했는데. 그건 너무 심심할 거 같아서. 조금 확장해 보았습니다.”

<마구니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마구니-우리형 짱짱맨!! 오늘 진짜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믿음이 부족했습니다!!>

천사연합-ㅋㅋㅋㅋ뻔하다던 친구 ㅋㅋㅋ 결국 후원했네?ㅋㅋㅋ 여기가 랜덤박스다!

PYRO-오늘 방송 재미있었어. 평소처럼 과격하진 않았지만, 따듯했어.

ㄴMike-커피도 맛있었고?

ㄴPYRO-물론이지:)

취호선-오늘 꿀잼!!

슬슬 마무리할 때였다.

<천사연합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천서연합-형!! 뒤에!! 뒤에!!!!>

“응. 안 속아요. 저 멍청이 아닙니다.”

맨날 나오는 뻔한 장난이었다.

<피뢰침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피뢰침-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네. 2중으로 낚아도 안 통해요. 슬슬 방종하겠습니다. 오늘 출발부터, 마지막 진실물약까지 시청해주셔서 정말···”

“오빠? 진실 물약이요?”

등 뒤에서 미영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천사연합-진짜였죠?ㅋㅋㅋ 낚시할 땐 맨날 뒤돌아 보더니. 오늘은ㅋㅋㅋ왜 ㅋㅋㅋㅋ

현규는 그대로 뒤돌아. 대가리를 박았다.

“죄송합니다!!”

“오빠!!”

그렇게 방송이 종료됐다.

5.

그날 새벽 쿠키 영상이 올라왔다.

“정말 죄송합니다. 기왕이면 쉬는김에 유튜브 각도 뽑고! 여러분의 진솔한 이야기도 들려드리고! 하고 싶은 마음에!! 제 욕심이 과했습니다!!”

“끝이에요?”

구구절절 사과하는 영상이었다.

“아닙니다!! 사전에 말해드렸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리얼리티 때문이란 핑계로 영상을 찍어 정말 죄송합니다!! 거기다 약물이 들어가는 문제인데! 고개 숙여 다시 사과드립니다!”

“인공 언니가 그 물약 과일즙이라고 하시던데요?”

잠시 침묵이 맴돌고.

“크라나 이놈들!!!”

“오빠가 왜 화를 내요? 설마, 진짜 물약인 줄 알고 쓰신 거예요?”

“절대 아닙니다!! 단지, 크라나가 엄청 비싸다고 자랑 자랑을 했는데. 과일즙이라니! 비타민C 충전하셔서 다행입니다!”

엉망진창이었다.

“제일 화난 건 뭐 때문인지 아세요?”

“마님! 귀를 열고 경청하겠습니다!”

“정말 제가 방송하는지 몰랐다고 생각하세요?”

“네!?”

그 말과 함께 미영이는 텐트 밖으로 나갔다.

“이게 뭐야···”

허망한 현규의 모습이 클로즈업되고.

쿠키 영상이 종료됐다.

랜덤박스-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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