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09화 (109/201)

#109.대회가 끝나고

윷놀이. 전략이라고는 말을 움직이는 것뿐.

모든 게 운에 달린 게임이었다.

"잠깐만요! 이딴 게임이 왜 나와! 캐쉬빨로 승부하는 게임은 안 된다니깐요!"

현규가 서둘러 핑계를 대보았지만.

귀빈9-윷놀이는 캐쉬 시스템 없지 않음?

ㄴ귀빈2-ㅋㅋㅋㅋㅋ없음. 진짜 어른들이 하는 게임이라

캐쉬 만들 생각도 안 했을걸..

캐쉬 시스템 따윈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운의 승부.

"선생님들! 잠시만요!!"

귀빈7-가위바위보 때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숨겨둔 비법이

있는 거야!?

숨겨둔 비법. 그딴 거 없었다.

이런 게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아니! 하스스톤은 심리 싸움.카드 싸움이라도 있었지! 이건 그냥 운빨겜이잖아요!!"

귀빈4-네^^ 무슨 문제라도?

ㄴ귀빈6-ㅋㅋㅋ 없네. 비법이고 나발이고 없어 ㅋㅋㅋ 문제

없지!!가즈아!!!

ㄴ귀빈7-ㅋㅋㅋ 맞지.그래도 한 명은 주고 끝내야지 ㅋㅋ 채팅창은 현규의 속을 벅벅 긁고 있었다.

"둘, 셋!"

"윷놀이 가자!!!"

"아오! 이 랜빡이들아!!잠깐만 기다려봐요!!"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구호를 맞췄는지.

객석에서 서둘러 게임 하자고 보챘다.

"잠깐만요! 여태까지 그 누구와도 하지 않았지만,윷놀이 들고 오신 분이랑 인터뷰 어때요?"

귀빈-ㅋㅋㅋㅋ 궁금하긴 하다. 어떻게 윷놀이를 생각했지?

ㅋㅋㅋㅋ

ㄴ귀빈2-그치? 인터뷰하고 가요! 형!

특실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우리 귀빈들께서 궁금하다고 하시니. 인터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인공아!연결해!!"

-인터뷰 연결합니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방송인들이 참여하는 대회다.캠은 없어도, 마이크는 없을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여긴 게임 회장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네! 저는 모찌애플이란 채널을 운영 중인 뷰티 유튜버입니다!"

귀빈2-모찌애플!? 대박쓰!!ㅋㅋㅋㅋㅋㅋ

ㄴ귀빈-이야!랜덤박스 커지긴 커졌구나 ㅋㅋㅋ 진짜

별의별 사람들이 다나오네. ㅋ

채팅창이 들끓고 있었다.

"저, 지금 채팅창이 난리가 났네요.제가 뷰티 쪽을 잘 몰라서, 유명하신 분인 줄 몰랐습니다!"

"아! 아직 유튜브는 초보예요! 제 본래 직업 때문에 그러실 거예요."

유튜브는 초보인데. 유명인인 사람.

"연예인!?"

"네!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악동뮤직쓰의 김수희라고 합니다!"

생각도 못 한 거물이 나타났다.

귀빈6-오오오!!악동뮤직쓰!!!

ㄴ귀빈1-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 랜덤박스 빅채널 됐구나!!

ㅋㅋㅋㅋㅋㅋㅋ

남매로 활동하는 가수였다.

"이런 누추한 곳에 귀한 분이!"

"아니에요! 제 차례 올 때까지 재밌게 보고 있었어요!"

마지막 차례까지 기다린 모양이었다.

"어떻게 참여하시게 됐어요?"

"팬분이 알려주셨어요. 이런 행사가 있는데, 온라인으로 가능하고, 상금도 있다고 해서요!"

프로가 확실히 다르긴 달랐다.

긴장하지 않았고, 인터뷰도 능숙했다.

"상금은 어디다 사용하실 예정이세요?"

"기부할 생각입니다! 팬분들도 즐거우셨고, 저도 즐거웠으니.

상금은 좋은 곳에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였다. 좋은 건 나누라는 말대로, 현규도 기부에 탑승하기로 했다.

"크!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렇다면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우리 인공이가 승리하면, 오늘 참여해 주신 인터넷 방송인들 한 분당 만 원씩, 총 1,578만 원을 기부하겠습니다."

귀빈 8-빛빛빛.<-이게 뭔지 알아?

ㄴ귀빈2-우리형. 맞지?

ㄴ 귀빈8-그저 빛인 남자.대회 사실상 적자 인데 기부까지

하는 남자. 그런 상남자. 우리형.

ㄴ귀빈5-마지막에 빛빛빛이라고 쓴거지?

ㄴ귀빈-ㅋㅋㅋ진짜 채팅에 빛빛빛 밖에 안보이잖아!!

기부에 탑승한 보람이 있었다. 좋은 일도 하고, 방송도 홍보되고.

나쁠 게 없는 일이었다.

"시청자들 말대로, 좋은 방송이네요!"

"아닙니다. 좋은 분들이 참석해주시는 방송입니다. 우리 모찌 님처럼요."

"오오오!!!!로맨스!!!"

객석에서 짓궂은 함성이 들렸다.

"이 랜빡이들아!! 제 조카뻘이에요!!앉아!!조용해!!"

귀빈-우리 오빠 안 돼요!!

현규에게 동아줄이 내려왔다.

"오오오오!!! 특별실 로맨스!!!!"

상황은 자꾸 악화가 되기 시작했다.

"인터뷰!감사합니다! 게임 준비해 주세요!!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네!"

인터뷰를 서둘러 종료했다.

"조용하고! 게임에 집중해요!!"

"오오오오!!! 화내!!!!"

"이랜빡이들아!!!"

드디어 게임이 시작됐다.

***

인공이는 모든 경우의 수를 분석하고,

최적의 수를 고안하여, 게임 할 것이다.

"아니! 거기서 개가 나오면 어떡해! 이 개 같은 거!"

귀빈2-ㅋㅋㅋㅋㅋ형 과몰입 중이죠?ㅋㅋㅋㅋ 개같은게

아니라 진짜 개나왔죠?ㅋㅋㅋㅋ

상대는 아무 생각 없이.

윷을 던지고,말을 옮길 것이다.

"아니! 인공아! 뭐하냐!! 겜 안 하냐!!"

귀빈8-ㅋㅋ 훈수충이 되어버렸고ㅋㅋ

최적의 동선을 그리는 인공이.

별생각 없는 상대방.

아무리 생각해도 승부는 일방적이어야 했다.

"야!! 인공이 너 그따위로밖에 윷을 못 던져!?아주 뺀질거리더니!!"

귀빈3-ㅋㅋㅋㅋㅋ박빙인거 실화냐?ㅋㅋㅋㅋ 인공누님 운

왜 저럼 ㅋㅋㅋ 모찌님이 실수 안 했으면 진작에 끝났다. 박빙을 이루고 있었는데.그나마도 상대가 게임에 익숙하지 않아.간신히 유지하는 박빙이었다.

"너 나와! 내려와!! 아주 그따위로 할 거면 때려쳐!!"

귀빈9-ㅋㅋㅋ 솔직히 형 화낼만 하다.ㅋㅋㅋ 진짜 인공누님

운이라곤 쥐똥만큼도 없네.

현규가 계속 훈수를 두고,소리를 지르자.

- 미쳤습니까. 휴먼? 말은 똑바로 해야지. 윷을 던지는 게 아닙니다. 클릭하면, 코드에 따라 경우에 수가 주어지는 겁니다.

"게임에 집중 안 하냐! 아이고!! 혈압으로 쓰러지겠다! 똥손도 저런 똥손이 없구나!!!"

귀빈2-ㅋㅋㅋㅋ 개판이네 진짜 ㅋㅋㅋㅋㅋ

ㄴ귀빈-그와중에 ㅋㅋㅋ 인공누님 팩트로만 조지고 있음

ㅋㅋㅋㅋㅋㅋ

실랑이하는 사이 게임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래! 잡고 나가야지!"

귀빈1-ㅋㅋ모찌님 운은 좋은데,전략이 너무 처참한거

아님! 아오! 거기서 글캐 하심 안 되죠!!

ㄴ귀빈9-뭐야 주작이야!? 그런거야!? 모찌님 뇌지컬이 너무

처참하잖아!!!

ㄴ귀빈7-ㅋㅋㅋ 주작했으면,져줬겠지. 그리고,형의 저

뜨거운 표정봐라 ㅋㅋㅋ

ㄴ 귀빈 1-ㅋㅋㅋㅋ 열정 그 자체.저게 주작이면,우리형

연기를 해야지 ㅋㅋ

전세가 점점 인공이 쪽으로 기울었다.

"좋아!! 이지!! 인공아 손 풀렸구나! 믿고 있었다고!!"

귀빈6-형 ㅋㅋㅋ 잘 생각해. 이기면 1,578만 원이고, 지면

1,000만 원이다.

채팅을 보고 나서야.현규는 화들짝 놀랐다.

"어라!? 아니야!! 인공아!! 져도 돼!! 아오! 이런 건빨리 알려줘야죠! 회사에 보고 안 된 거라. 제 월급에서 빠진단 말이에요!!!"

<귀빈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귀빈0-^^아휴~우리 형 돈으로 좋은일 하는 거였어!?

인공누님 파이팅!!>

특실에서 전해진 후원이었다.

"이랜빡이들!! 아니 될 말입니다!!분위기상 휩쓸린 거예요!! 내 통장 봤잖아! 나 돈 별로 없어요!!"

<귀빈8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귀빈8-모찌님 까지 오는 빅 유튜버께서 겸손이

지나치십니다.ㅎㅎ >

현규가 허둥대고 있을 때.

귀빈3-오오오오!!! 모 나왔다!!!

ㄴ귀빈 11-ㅋㅋㅋㅋ마무리 들어가나요!?

"안 돼!! 야 인공아!! 너무 잘할 필요 없다니깐!!"

- 승부는 냉혹한 법입니다. 휴먼.

결과는 인공이의 승리였다.

***

대회는 성황리에 끝났다.

마지막으로 팬들과 사진도 찍었다.

"싸인!싸인 필요한 사람 없어요!?"

"아까 받았어요!"

"형! 그만 줘요. 싸인 받은 게 아니라 당한 거예요!"

경기 시간이 워낙 길어.

틈틈이 해준 게 신의 한 수였다.

"조심히 들어가고! 다들 잘 들어갔다고 게시판에 글 올려요!!"

HI

)

객석의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스튜디오에 남은 건.스탭들과 특실의 귀빈들뿐이었다.

"오래 기다렸어요?"

"아니에요!"

"재미있게 구경하고 있었어요!"

"저도요!!"

귀빈 1부터 11번까지

총 11명의 당첨자가 대답했다.

"사진이랑 사인도 해드리고, 한정판 굿즈 설명해 드리려고,잠시 기다리시라고 한 거예요."

시청자들에게 종이를 나눠줬다.

"주소랑 이름 적어주세요. 차 가져오신 분도 다 적어주세요. 박스가 워낙 커서. 차로 옮기기 힘드실 거예요."

선물은 깜짝 놀랄 수준으로 준비했다.

"이틀 뒤쯤에 받을 수 있어요!?"

"아니요. 이르면 오늘 저녁.아무리 늦어도 내일 아침이나 점심때 모두 받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대회가 끝나고,후기가 올라올 때.

선물이 자연스럽게 노출되어야 했다.

"크!! 갓덤박스!"

현규는 대답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얼른 쓰세요! 사진도 찍고! 사인도 팍팍 해드릴게요!"

"네!!"

제일 먼저 단체 사진을 찍고, 한 명씩 사진과 사인을 해주었다.

마지막 귀빈은 낯익은 얼굴이었다.

"오빠.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팬미팅에도 왔었던 중학생 아이였다.

"월리도 전부 찾은 거예요?"

"재미있었어요."

부끄러운 모양인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이와도 사진을 찍고,사인을 해주었다.

"오빠!"

"어?"

"제가 수호천사가 되어 드릴게요!"

이게 '중2병'이라는 녀석인 듯했다.

현규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받았다.

"고마워요.대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해야 해요."

"네!"

훈훈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을 때.

"형! 방금 그건 꼰대예요!!"

"네?! 귀빈님!! 방금 완전 훈훈했거든… 어!? 도망가!? 내 말 듣고 가!!"

전 차례에 사인을 받고,짐을 챙기던 팬이.

현규를 놀리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생각해 보니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고 싶은 거 해요. 후회하지 않게, 아… 이것도 꼰대인가. 그럼…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요. 그 즐거움에 랜덤박스가 있으면 더 좋구요."

"네. 꼭 그럴게요!"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저 좀 팍팍 지켜주는 것도 잊지 말구요."

"네!"

수호천사가 되고 싶다는 기묘한 팬을 끝으로 대회가 마무리됐다.

댓글 반응.

홈페이지 후기.

구독자 상승.

동영상 업로드.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집이다!! 드디어 다 왔어!!"

머릿속은 '업' 생각으로 가득했다.

-쾅!

문을 부술 듯이 열고,

"너굴너굴!"

"너굴맨! 인사는 나중에!!"

"너굴?"

너굴맨의 인사조차 생략했다.

"드디어!!드디어!!"

- 휴먼, 차원 상점을 열어야 확인이 가능합니다.

아직이었다. 이 설렘을 더 즐기고 싶었다.

"오늘 참여한 인터넷 방송인들 전부 계약서에 서명한 거지!?"

-그렇습니다.

인터넷 방송인들의 업.

"랜덤박스 홈페이지에서도 업을 흡수하고?"

-물론입니다.

랜덤박스 구독자들의 업.

"트위키 독점 채널 쪽에서도 업이 들어오는 거고!?"

- 맞습니다. 이 멍청한 문답을 그만하길 요청합니다.

트위키 독점 채널의 업.

"그래!그만하자. 이건 확인해야지!"

-차원상점을 열어 포인트를 확인해주길 요청합니다.

드디어,선물 상자를 개봉할 차례였다.

상태창을 열어 <차원상점>을 터치했다.

=차원상점에 접속하셨습니다.

=환영합니다. 고객님!

=원하시는 물건을 말씀해주세요.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를 확인하고 싶어."

=대량의 업이 전달되었습니다.

=출처와 정당성을 확인합니다.

=관리자의 보증이 확인됩니다.

=확인이 취소됩니다.

대량의 업이기 때문인지.

전에는 보지 못한 절차가 있었다.

다행히 관리자의 보증이 존재했다.

"아!! 빨리요!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초조하게 기다리던 현규가 칭얼대자.

새로운 알림이 떠올랐다.

=987,129p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적이 흘렀다.

"너굴?"

"얼마요?"

=987.129p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987,129p가 튀어나왔다.

"인공아. 우리 대박 난 거 같다."

"너굴?!"

- 몇 Point입니까?

현규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98만!!!"

"너굴!!!??"

방송 한 방에 잭팟이 터졌다.

=저소득층 보호 프로그램이 해제됩니다.

=미납세금이 확인됩니다.

=세금 징수관이 방문합니다.

= 건물로 이동해주길 요청합니다.

세금. 듣기만 해도 끔찍한 단어였다.

"세금이라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휴먼.

"어?"

머리를 식히고 생각해 보니. 인공이의 말이 맞았다.당황할 필요 없었다.

우리에겐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술 마시고 계시지?!"

-그렇습니다. 휴먼.

랜덤박스 곁엔,'주정뱅이가 함께하신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