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개똥 같은 안경.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언제나처럼 현규와 너굴맨의 인사로 방송이 시작됐다.
rlaalswo - 너굴맨님!! 너굴너굴!!! 사진집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뢰침 - 랜하!!
크라나 - 랜하! ㅋㅋㅋ 오늘은 개별개봉이라 안 올까하다 왔음 ㅋㅋㅋ
수호대- 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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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빠르게 접속했다.
"여러분 덕분에! 어제는 정말 바쁜 하루였습니다!"
"너 - 굴!"
대부분의 일은 인공이가 했지만 그것까진 말할 필요 없었다.
피뢰침 - 오오오오!! 벌써 사진 나왔음!?
여구독자연합 - 오빠!!! 사진 나왔어요!?
역시 시청자들이 제일 관심 가진 건. 사진집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진부터 물어보시는 거예요? 물론! 사진도 찍었습니다! 빠르다고 해서 퀄리티가 안좋진 않습니다! 아직 마무리된 것도 아니구요."
여구독자연합 - 오빠!! 고마워요!!
ㄴ악마2호 - ㅋㅋㅋ 뭘 벌써 고마워ㅋㅋㅋ
인공연합 - 역시 우리형! 충성충성^^7
멜랑연합 - 랜덤박스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너굴연합 - 기다렸어요!!
기다렸다는 듯 칭찬이 올라왔다.
말로 때울 수 없을 것 같았다.
"각각 1장씩만 보여드릴게요! 인공아 사진 하나씩 띄워 줘!"
- 사진을 출력합니다.
사진의 퀄리티가 워낙 좋은 덕분에 따로 고를 필요가 없었다. 제일 먼저 나온 사진은 너굴맨이었다.
"너굴!"
집사복을 입고 나름대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저 엄청나게 귀엽기만 했다.
여구독자연합 - 심장아. 왜이래! 미쳤나봐!!
rlaalswo - 너굴맨님! 멋지십니다!!!
김초롱 - 아아… 인간 모습으로 집사복 입으셔도 멋지시구나!! 심장 뿌셔! 귀여움 뿌셔!!
인간의 모습으로 집사복을 입은 너굴맨.
시청자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여기서 놀래시려구요? 아직 3장 더 남았습니다!"
- 다음 사진을 출력합니다.
다음은 간호사 옷을 입은 인공이였다.
인공연합 - 봤느냐!! 이 우메한 인간들!! 간호사 버전 인공님이시다!!!
ㄴ피뢰침 - 눈이 부시군. 너희 연합 어떻게 들어가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김초롱 - 간호사라니!! 이런 게 어딨어요!! 언니 너무 이뻐요!!!
역시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직입니다!! 다음 사진 보겠습니다!!"
- 다음은 멜랑이 사진입니다. 화면에 출력하겠습니다.
화면에 뜬 멜랑이는 혼자가 아니었다.
남자 버전 멜랑이와 여자 버전 멜랑이.
결혼식장에서 각각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이었다.
피뢰침 - 결혼식장?! 웨딩드레스 멜랑님!!!
김초롱 - 멜랑님!! 턱시도 너무 멋있어!!!
악마2호 - 난 둘 다 가능!!!
ㄴ멜랑연합 - 오호. 도리를 아는 자로다!
ㄴ김보라 - 경멸. 혐오.
ㄴ악마2호 - 둘 다 팬 가능하단 뜻입니다! 선생님 무슨 생각을 하신거죠!?
시청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배치였다.
"마지막은 아시죠!?"
"너-굴!!"
드디어 현규의 차례가 왔고,
<천사연합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천사연합 - 오늘 방송으로 바로 들어가시죠? ^^>
귀신같이 후원이 도착했다.
- 좋은 생각입니다. 사진 공개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어!?"
얼빠진 현규의 목소리와 함께.
<여구독자연합 님이 200, 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여구독자연합 - 언니!! 팬들을 생각해주세요!!>
구원의 손길이 도착했다.
- 사진을 출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화면에 현규의 사진이 떠올랐다.
여구독자연합 - 어머!
피뢰침 - 내눈!!! 마이 아이즈!!!
ㄴ수호대 - ㅋㅋㅋ 왜 몸 멋있긴 하네 ㅋㅋㅋ 우리형 치명적인 척하는 게 꼴보기 싫어서 그렇지 ㅋㅋㅋㅋ
김보라 - 우리오빠 주제에 사람 두근거리게 하네. 멋있다.
ㄴ김초롱 - ㅇㅈ…자존심 상해.. 세상 치명적인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이었는데,
살색이 너무 많이 나온 게 문제였다.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이불이 아니었다면 끔찍한 게 보일 뻔했다.
"야!! 이거 뭐야!? 빨리 꺼!! 꺼!!!!!"
"너굴너굴!!"
사진집 맛보기는 이렇게 끝났다.
***
"제가 사과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죄송합니다. 제발 잊어주시길 바랍니다."
"너굴너굴."
너굴맨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피뢰침 - ^^기억저장 완료!!
여구독자연합 - 오빠. 더 좋아졌어요.
ㄴ김보라 - 저두요. 가끔 치명적인척 해도 이젠 욕 안 할게요!
ㄴ악마2호 - ㅋㅋㅋㅋ여태까지는 욕했다는 소리임? ㅋㅋㅋㅋㅋ
ㄴ김보라 - 쉿!
다행히 시청자들은 정색하기보다는 웃으며 넘겨주었다.
"구매하실 경우 저 사진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너굴너굴!"
취호선 - ㅋㅋㅋ형의 흑역사를 돈 주고 살 수 있는거야? ㅋㅋㅋ 기부라는 좋은 일까지 하고? ㅋㅋㅋㅋ
ㄴ이인자 - 너어는 진짜 나쁜애구나ㅋㅋㅋㅋ
ㄴ탐정연합 - ㅋㅋㅋ틀린이야기는 하나도 없음 ㅋㅋㅋㅋ 팩트만 말했음 ㅋㅋㅋㅋㅋ
ㄴ수호대 - ㅋㅋㅋ미쳐 진짜. 난 필구매 간다!!
어째서인지 구매욕이 더 커진 모양이었다.
"다음 보고입니다!"
"너굴!"
현규는 황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어제 면접 봤습니다!"
"너굴!?"
면접에 대한 보고로 넘어갔다.
김초롱 - 어땠어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면접자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미군으로 한국에 들어와서 생활하시다가 지금은 한국분과 결혼하셔서 한국인이 되신 분이었습니다."
한국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피뢰침 - ㅋㅋㅋㅋ미국인? ㅋ아니지. 전 미국인? ㅋㅋㅋㅋㅋ
ㄴ수호대 - ㅋㅋㅋ미국에선 금속탐지기가 대중적인 취미 생활이긴함 ㅋㅋㅋ
ㄴPYRO - 미군 출신!? :0 놀라워!! 한국이 좋아서 정착했나보네.
금속 탐지기 사용에 거부감이 없고, 군인 출신이라 유해발굴이란 취지에도 맞았으며, 한국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꼼꼼하게 면접했습니다. 금속 탐지기를 사용할 줄 아는지. 군사적 지식이 있어 유해발굴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 건지."
"너굴너굴."
완벽할 정도로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이었다.
"충분히 검증하고 확인했습니다. 좋은 분이고 한국을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미군 출신인 것도 추가 점수를 받으셨구요."
피뢰침 - ㅋㅋㅋ 유해발굴 최적화 ㅋㅋㅋㅋ
ㄴ수호대 - 6.25때 미군이 지원했듯 이런 좋은 일에 미군 출신인 분이 지원하시다니. ㅎㄷㄷ……라임 오졌는데?
ㄴPYRO - 오! 진짜 그렇네!??
시청자들도 납득하는 눈치였다.
"미국아조씨로 영상이 올라올 테니. 금속 탐지기 방송 재밌게 보신 분들은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쾌하신 분이더라구요."
현규가 지원해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
건의사항에 대한 보고도 이제 끝이었다.
"그리고, 인공이 콘서트는 제작 중입니다! 이건 그렇게 빨리 안 끝나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럼, 랜덤박스 상자깡!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마지막 보고까지 끝냈다.
이제 진짜 본방에 들어갈 차례였다.
***
"이거 참 낯서네요."
"너굴너굴."
책상 위에는 상자가 하나뿐이었다.
하나가 올라온 건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피뢰침 - 캬!! 오졌다!! 가즈아!!!
크라나 - 개별개봉 별론데!
ㄴ취호선 - ㅋㅋ설정팀을 믿어!!
ㄴ크라나 - ㅋㅋㅋㅋ설정팀? ㅋㅋㅋㅋ 여기서 시간을 끌 필요 없었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너굴너굴!!"
현규는 상자에 손을 올렸다.
- 랜덤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오픈합니다!"
"너굴!"
- 랜덤박스를 오픈합니다.
오랜만에 듣는 개별개봉 전용 음악이 흘러나왔다.
- 우주 쓰레기 2kg을 획득하셨습니다.
이런 일이 생길 줄 알고 있었다.
쓸만한 게 바로 나오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쓰레기를 책상 아래로 치우고 새 상자를 하나 꺼냈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너굴너굴!!"
피뢰침 - ㅋㅋㅋㅋ 데자뷰!? 이 모습 방금 전에 본 기분인데ㅋㅋㅋㅋㅋㅋ
ㄴ수호대 - ㅋㅋㅋ 일단 모른척 해줘보자ㅋㅋ
채팅을 무시하고 상자에 손을 올렸다.
- 랜덤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오픈합니다!"
"너굴!"
- 랜덤박스를 오픈합니다.
다시 음악이 흘러나왔다.
"제발!! 두 번은 노잼입니다!! 이거밖에 준비 못 했어요!!!"
"너-굴!!"
피뢰침 - ㅋㅋㅋㅋㅋ진심 나오죠?ㅋㅋㅋㅋ
현규의 기도가 하늘에 닿은 걸까.
- 사념 관측 안경을 획득하셨습니다. 쓸만해 보이는 아이템이 나왔다.
"떴---다!!"
"너굴!!"
일단은 아이템이 나온 것에 의미가 있었다.
"역시! 개별개봉은 이 맛이죠! 완제품! 인공아 설명 좀 해줘!"
- 사념을 관측할 수 있는 안경형 장비입니다.
"구체적으로."
- 사람이 죽으면서 남긴 생각과 업이 결합 된 것을 사념(死念)이라고 합니다.
사념(邪念)이 아니라 사념(死念)이었다.
죽음과 업이 만나 사념(死念)이 된 것이다.
"지구에 있는 거로 비유해봐."
너무 두루뭉술한 이야기였다.
- 귀신을 볼 수 있는 안경입니다.
"어?"
- 귀신이 사념과 가장 비슷한 존재입니다.
"귀신을 볼 수 있는 안경?"
- 정답입니다.
"진짜?"
- 농담이 아닙니다.
멍청하게 얼빠진 건 현규만이 아니었다.
채팅창에도 침묵이 흘렀다.
***
"실험해보겠습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현규의 집은 시골 외딴곳에 있었는데 바로 뒤에 산이 있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바로 뒷산에 묘지가 많습니다. 그곳에 가보겠습니다."
피뢰침 - 형. 조심해!!
퇴마빌런 - 형!! 소금! 챙겨!
채팅창을 힐끔거리던 현규는 소금을 챙기고 너굴맨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안겨 너굴맨. 빨리 갈 거야."
"너굴!"
절대 무서워서 너굴맨을 안은 게 아니었다.
이제 점심이었고 태양이 중천에 떠 있었다.
현규는 너굴맨을 꼭 끌어안고 뒷산을 올랐다. 깊이 들어갈 필요도 없이 초입부터 묘지가 있었다.
"와. 이게 뭐라고 겁이 나네요."
"너굴너굴."
피뢰침 - ㅎㄷㄷ, , , 인정. 랜덤박스에서 무슨 끔찍한 걸 준비했을지 벌써 후달린다.
ㄴ악마2호 - 인정 ㅋㅋㅋㅋ
크라나 - ㅋㅋㅋ너네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님 ㅋㅋㅋ
크라나족의 채팅이 위로라면 위로였다. 떨리는 손으로 안경을 쓰고 무덤을 살펴봤다.
"어?!"
"너굴?"
무덤 위에 검은 연기가 보였다.
"여러분 보이시나요?"
피뢰침 - 보임. 와 검은색 연기 진짜 극혐처럼 보이네…ㅎㄷㄷ……;;;;
ㄴ수호대 - 묘지에 떠있는 검은 연기. 저게 이제 그 귀신이 되는거?
불길한 검은 연기가 어떻게 변할지.
현규와 시청자들은 계속 지켜봤다.
"음. 변화가 없는데요?"
"굴?"
그런데, 변화가 전혀 없었다.
"설마, 이게 끝!?"
귀신보다 이게 끝이란 게 더 무서웠다.
지노스- 끝이다. 도대체 그대들이 무엇을 기대했는지 모르겠군.
크라나 - ㅋㅋㅋㅋㅋ내가 말했지?
수호대 - ㅂㄷㅂㄷ……설정팀 네 이놈들!!!
진짜 끝인 모양이었다.
"일단 내려가겠습니다."
"너굴."
너굴맨과 현규는 집으로 돌아왔다.
기대가 너무 컷던 걸까?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우리가 생각한 그런 물건은 아닌 거 같은데요?"
"너굴!"
사념 관측 안경이란 이름처럼 정말 관측만 가능했다. 검은색 연기가 아른거리는 모습.
실망스러웠다.
크라나 - 왜? 그렇게 나쁜 물건은 아닌데. ㅋㅋㅋㅋ 관측되지 않아
ㄴ지소드 - 맞다. 이름처럼 관측할 수 있는데 어째서 실망하는지 모르겠다.
ㄴ수호대 - 귀신!! 호러!! 공포!! 우리가 원한 건 이거지!!!
안경이 문제 있는 건 확실히 아닌 듯했다.
"아! 아쉽습니다. 생각처럼 작동했으면 진짜 대박이었을 텐데요."
"너굴."
아쉬움을 말한다고 안경의 성능이 올라가는 건 아니었지만.
크라나 - 귀신이면 사념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는 거지?
외계인들을 자극했다.
"맞습니다! 그런데 당장은 방법이 없지 않아요?"
크라나 - 안경의 기능이 좀만 더 확장되면 되는데! 이게 정말 아쉽네.
ㄴ설정연합 - 기능이 확장되기만 하면 돼?
ㄴ지노스 - 그렇다. 조금 관측이 디테일해지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아쉽다.
ㄴ설정연합 - 이거 방법 있을거 같은데?
ㄴ크라나 - 진짜!? 어떻게!?
외계인의 단서를 통해 지구 시청자가 방법을 떠올렸다.
"어떻게요!?"
"너굴!?"
설정연합 - 형. 탐지 장치 그거 금속이나 음파로 규정된게 아니라 그냥 최하급 탐지 장치 맞지 않아?
ㄴ크라나 - 어!? ㅋㅋㅋ미친ㅋㅋㅋㅋ 지구인 개 똑똑하네 ㅋㅋㅋㅋ
ㄴ지노스 - 그렇군. 가능성 있다.
대답은 다른 곳에서 나왔다.
- 맞습니다. 최하급 탐지 장치로 특정 기능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맞아!?"
- 그렇습니다. 등급이 대폭 하락한 대신 범용성이 높아졌습니다.
이건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설정연합 - 최하급 탐지 장치를 안경에 결합하면? 탐지가 늘어나면 관측이 올라가지 않겠어?
ㄴ크라나 - 캬!! 역시 행성이 중요한 게 아니야ㅋㅋㅋ 똑똑한 존재는 그냥 똑똑한 거구나 ㅋㅋㅋㅋ
ㄴ지노스 - 뛰어난 사고의 전환이다.
긍정적인 외계인의 반응.
"가능해 보여?"
- 그렇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인공이의 반응까지.
"합체?!"
- 장치를 연결하시겠습니까?
합체였다.
"합체 가즈아!!!!"
흥분해서 소리치고 나서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굳이 끔찍한 걸 볼 필요가 있을까?'
피뢰침 - 고고고고!!! 가즈아!!!!
설정연합 - 와!! 이게 설정의 힘이다!! 가즈아!!
크라나 - 이건 생각도 못했네! 우주선 용 탐지기를 안경에 붙인다고? ㅋㅋㅋㅋㅋ
ㄴ지노스 - 기대되는 군.
하지만 취소하기엔 이미 늦은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