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88화 (188/201)

188. 아… 이거 이상하네.

-2번 채팅방 -

취호선- ㅋㅋㅋㅋ 빤스런이라니 ㅋㅋㅋㅋ

수호대- ㅋㅋㅋ개꿀잼 ㅋㅋㅋ 형 진짜 분해 보이던데? ㅋㅋㅋㅋ 게시판에 진짜 글 써놨었던거임?

피뢰침- ㅋㅋㅋ아니 ㅋㅋㅋ 인공님이 ㅋㅋㅋ 날짜 바꿔줌 ㅋㅋㅋㅋ

ㄴ천사연합 (대충 악마가 혀를 내두르는 내용)

여구독자연합- ㅋㅋㅋ재밌어요!! 이번엔 오빠 어떻게 나올까요!?

탐정연합- ㅋㅋ우리 형이야 뻔하지 ㅋㅋ

구독자연합- 기왕 이렇게 된 거. 철저하게 대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준비해주세요.

시청자들이 불타올랐다.

시간이 돌아가고, 현규의 도전은 계속됐다.

"일단, 피뢰침님 계시나요?"

-1번 채팅방

피뢰침 - 오오! 나 왜 형!?

현규는 상큼하게 웃으며 말했다.

"선물을 하나 드릴까 합니다."

-1번 채팅방

피뢰침- 진짜!? 왜?

ㄴ취호선- 오오!! 너 뭔데!! ㅋㅋ 대박이네!!

그에게 줄 선물은 정해져 있었다.

"인공아! 피뢰침 저분! 1분 채팅밴 먹여!! 맛있게 드세요!! 선물입니다!!"

-1번 채팅방

수호대- ㅋㅋㅋ뭔데 ㅋㅋㅋ 피뢰침 선 넘음? ㅋㅋㅋㅋㅋ

ㄴ탐정연합- ㅋㅋㅋ뭐 우리형이 한 일인데 ㅋㅋ 이유가 있겠지 ㅋㅋㅋ 형이 치사한 사람도 아니고 ㅋㅋㅋㅋ

ㄴ여구독자연합- 맞아요! 피뢰침님이 잘못했겠죠!!

시청자들은 현규를 두둔했다.

이건 양심에 찔리는 일이었다.

"음. 장난입니다. 인공아 풀어드려."

- 이미 60초가 지나 풀렸습니다.

=각 나왔다! 이거 진짜 타임머신이지? 방금 당해서 화풀이 한거 맞지!?

가짜놈의 눈치는 귀신같았다. 현규는 모른 척 시선을 돌리고, 도전을 이어갔다.

"방송의 흐름을 끊어서 죄송합니다! 자!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제가 마법과도 같은 걸 보여드린다고 했죠?"

=크! 꼴 보니깐 실패했지?

"아! 넌 쫌! 조용해! 아니거든! 시청자들이 너무 놀라서 시간 돌렸어!"

이번엔 진짜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었다.

"여구독자연합님. 단어를 떠올려 달라고 했을 때. 제게 해 주신 이야기는 감동이었습니다."

=팝콘!! 팝콘 각이다!!

"너굴너굴."

현규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제게 맞은 싸인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해주셨을 때.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모릅니다. 맞습니까?"

= 오!! 직접 만나서 받은거라고!? 내 기억엔 없는데?

"너굴!"

-1번 채팅방

여구독자연합 어!? 맞아요!!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이건 제 보물이나 마찬가지에요!! 어떻게 아셨어요!?

훈훈한 광경이 연출되기 직전.

후원 하나가 도착했다.

<천사연합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천사연합- 어떻게긴 어떻게야. 형이 기억하고 있으니깐 그렇지. 소문이 사실이었네. 형.>

소문이 사실이다?

애초에 무슨 소문이 있는지도 몰랐다.

"무슨 소리세요? 소문이요?"

=우리가 소문날 게 있나? 회사 빼곤 없잖아?

왠지 불길한 느낌이었다.

-1번 채팅방

천사연합- 이건 말하기 좀 조심스러운데, 형이 여자팬들 노리고 있단 소문이 돌던데. 특히 여구독자연합님 벼르고 있다고, 소문 증폭될 듯ㅎㄷㄷㄷ……

ㄴ피뢰침 어!? 나도 들어봤어! 여자팬들이 자기 팬 아니라 그러면 형 막 아쉬워하잖아.

수호대- 맞음. 요즘같이 온라인 범죄가 증가하는 시국에! 형! 이거 실수한 듯.

익명7- 오빠가 누구팬이냐고 물어봤을 때. 너굴맨님 팬이라니깐 막 째려보긴 했었음.

말도 안 되는 채팅이 올라왔다. 시청자들의 장난이었지만,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자체가 위험했다.

"아 진짜. 이건 진짜 안 돼요! 차라리! 노팬티로 방송한다는 소문이 낫지! 또 실패네요."

=역시 전에 실패 했구만!

"너굴너굴."

여구독자연합도 안 될 것 같았다.

-1번 채팅방

천사연합- ㅋㅋㅋ뭐가 또 실패야? ㅋㅋㅋ 형 장난이야 ㅋㅋㅋ

ㄴ취호선- ㅋㅋㅋ너 큰일 난 듯.

피뢰침- ㅋㅋㅋ누가보면 진짜 타임 슬립 하는 줄? ㅋㅋㅋㅋㅋ

채팅창을 보며 현규는 시계를 터치했다.

"2분 정도 돌리면 되지?"

- 그렇습니다.

다시 도전할 차례였다.

또 돌아가고, 도전은 계속 이어졌다.

"PYRO님! 황금 펜던트, 그게 가장 중요하시죠? 시간을 돌리기 전에 말해주셨습니다."

-1번 채팅방

PYRO- 맞아!! 형!!

진작 이랬어야 했다.

"할아버지 창고를 정리하다 찾으셨을 겁니다. 무척이나 의미 있는 물건일 테죠."

-1번 채팅방

PYRO- 당연하지 형!! 이거 유명한 목걸이야!

ㄴ취호선- 유명?!

ㄴPYRO - 여기 <기사 링크> 뉴스에도 나왔었지.

피뢰침 - ㅋㅋㅋㅋㅋ뉴스!? 형 시청자 뒷조사하 는 그런 사람이야!?

ㄴPYRO- WHAT?! 그렇네!? 형!! 뭐야!!

ㄴ수호대- ㅋㅋㅋ우리형이 ㅋㅋ 우리형 했네 ㅋㅋㅋㅋㅋ

실패하고, 시간을 돌리고, 다시 도전했다.

"김보라 님! 남자친구와 다이어리! 그게 가장 중 요하다고 하셨습니다! SNS! 홈페이지! 아무데도 올리신 적 없죠!?"

-1번 채팅방

김보라 맞아요!! 근데 몇 번째 남자친구 다이어리요!?

"아니!! 그런 말은 없었잖아요!! 애초에 말 안 해 줬는데요?! 와 한 번 하기 힘든 연애를 왜 나만 못 하냐!! 생각할수록 화나네!! 됐어요!"

-1번 채팅방

취호선- 엄마! 화면 속 저 형 울려고 그래!!

수호대- 어머! 그런거 보는 거 아니야!!

실패하고, 시간을 돌리고, 다시 도전했다.

"천사연합 님! 레알포스 D-121 키보드! 그게 가 장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맞습니까!?"

-1번 채팅방

천사연합- 크!! 키보드 워리어에겐 키보드가 가장 중요한 법!! 맞지 형!!!!

"이번에야말로!!!"

-1번 채팅방

천사연합- 그런데, 홈페이지에 올린 내 글은 봤어? <키보드 가이드 링크> 이거. 형 이런 방법 안 통해,

ㄴ취호선- ㅋㅋㅋ아! 이거 봤지 ㅋㅋㅋㅋ

ㄴ피뢰침- 우리형 뭐임?! 미래 보고 왔다며!!!

실패하고, 시간을 돌리고, 깨달았다.

"여러분, 제가 드디어 깨달았습니다. 인터넷은 정말이지 무서운 곳입니다. 여러분의 개인정보가, 소중한 추억이 모두 올라와 있습니다. 인터넷을 멀리 하세요!"

=갑자기 무슨 개소리야!! 멋진거 보여준다며!? 되 먹지도 않은 교훈을 주고 있어!!

-1번 채팅방

피뢰침- 형…이거 인터넷 방송이야. 우리 인터넷 안 하면 형 큰일나.

ㄴ수호대 - ㅋㅋㅋㅋㅋㅋㅋ 맞네 ㅋㅋㅋㅋㅋ

악마2호- 이게 스스로 밥줄을 절단하는 그거냐? ㅋㅋㅋㅋㅋㅋㅋ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깨달은 게 아닌. 실수일 뿐이었다.

"이것도 아닌가 보네요. 다시 돌립니다."

=문득 느낀건데. 지금 이 상황 묘하게 익숙한 기분인데?

"너굴?"

역시나 실패하고, 다시 시간을 돌렸다.

그렇게 계속되는 도전으로 느낀 것은 단 하나였다.

"여러분! 양심고백 하겠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타임루프에 갇힌 주인공들 보면서, 빡대가리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이게 그 현자 타임인가 그거야

"너굴."

험난한 인터넷 세계에서는 타임머신을 보여주는 건 불가능했다.

"오늘 방송이 재미없다고 생각하셨어도 좋습니다! 다만! 타임슬립 손목시계! 이것 하나만 기억해 주십쇼! 제가 이용할 방법을 찾아오겠습니다!!"

=야! 이거 몇 번째야!?

"대충 17번째? 아무리 해도 오늘 재미는 조졌다."

=야!!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쓰는 거야! 남자가 랜덤박스에서 물건을 뽑았으면! 재미를 뽑아야지!

두 현규는 뜨거운 감정을 주고받고, 2번 채팅창 은 터질 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2번 채팅방

여구독자연합ㅡ 우리 오빠 절망하잖요! 낙담 오빠도 좋긴한데. 여기서 슬슬 마무리할까요?

ㄴ취호선- ㅋㅋㅋ인정 ㅋㅋㅋ 오늘 개꿀잼이었음 ㅋㅋㅋㅋㅋ

수호대- ㅋㅋ여기서 그만하자.

피뢰침- 인정. 재밌었다!!

ㄴ탐정연합- ㅋㅋㅋ랜빡이들 똑똑한 걸 다시 한번 느꼈음 ㅋㅋㅋㅋㅋ

<주인공 - 그럼,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신호를 주시면 2번 채팅방을 띄우겠습니다.>

구독자연합 - 알겠습니다.

뜨거운 감정을 주고받던 현규는 다시 의욕을 충 전했다.

"아닙니다! 여러분! 전 포기하지 않아요!!"

=그렇지! 그것이 랜박 정신이지!!

"다시 한번 가겠습니다!!"

그때. 후원이 도착했다.

<구독자연합님이 1,000, 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구독자연합- 우리형께 마법과도 같은 것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네?! 아니. 그건 제 대사인데요!?"

=느낌 왔다! 팝콘 꺼낸다!

모니터에 2번 채팅방이 나타났다.

"잠, 잠깐만요! 이게 뭐예요!?"

=야!! 올려봐!

둘은 모니터에 떠오른 채팅창을 확인했다.

"허…"

=캬.

감탄사와 탄성을 내뱉고.

"어쩐지. 하나도 안 맥히더니."

=어쩐지 이런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는데 관리자님이 아무 말 없으신 게 이상하다 싶었다.

진실을 알게 되었다.

"이 랜빡이들!!! 두고보자!!"

=이 랜빡이들!!! 아주 칭찬해!!

두 현규의 외침을 끝으로 방송이 종료됐다.

현규의 얼굴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방송이 끝난 후,

현규는 인공이와 회의를 했다.

타임슬립 손목시계.

불완전한 타임머신.

다른 사용 방법이 보였다.

"가능성은?"

- 휴먼, 우주입니다. 우주에서 이걸 떠올리지 못 한 사람은 없습니다. 당연히 불가합니다.

쉽게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관리자님이 힘을 쓰시면?"

- 그건… 확답을 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관리자님의 힘을 빌릴 생각이었다.

"가능성만 따지면?"

- 그분들은 불가능이 거의 없으신 분들입니다.

"그렇지?"

-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저 말을 듣고 싶었다.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어?"

- 확실히 그렇습니다.

"그냥 1회성으로 사용하긴 아쉬운 물건이야."

현규의 시선이 손목시계에 꽂혔다.

"그럼, 든든하게 준비해서 가볼까? 너굴맨!!"

"너굴!!"

- 리스트를 뽑겠습니다. 오늘은 양식으로 콘셉트를 잡겠습니다.

오랜만에 관리자님을 만날 시간이었다.

소파에 누워, 술잔을 기울이는 관리자님.

이제는 정겹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 드르륵, 드르륵.

현규가 끌고 온 카트에서 소리가 났다.

"아이야. 뭘 그렇게 준비해 온 것이냐."

"별거 아닙니다."

관리자님의 눈이 현규를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오늘 방송 재밌더구나. 오랜만에 크게 웃었구나."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정말 진땀 뺐습니다."

"정말 몰랐던 모양이구나?"

"그렇습니다. 인공이는 제가 모르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관리자님께서 재밌게 보셨다니. 성공한 것 같습니다."

진실을 알았을 때 놀라운 감정보다 오늘 방송은 성공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가짜 놈이 랜빡이들을 칭찬한 건.

현규의 속마음이기도 했다.

"즐겁게 방송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예. 이보다 재밌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관리자님과 현규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오늘은 양식과 와인을 준비했는데, 괜찮으십니까?"

"와인만 준비한 게냐?"

그럴 리 없었다.

"입가심하실 위스키도 준비해 왔습니다."

현규의 능글맞은 미소에 관리자님은 웃음을 터트 렸다.

"이러니 내 너를 싫어할 수 있겠느냐."

관리자님의 칭찬을 들으며, 카트에 준비해온 음식들을 테이블 위에 깔았다.

음식과 와인이 준비되자 관리자님은 몸을 일으켰다.

흐트러진 옷 사이로 아찔함이 퍼져 나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니 관리자님이 짓궂게 물었다.

"목적이 있는 녀석이 다른 곳에 눈이 팔렸구나."

"아닙니다!"

멍하니 쳐다보던 현규가 얼굴을 붉히고 허둥거리니 관리자님은 재밌다는 얼굴이었다.

"고놈 적응이란 걸 못하는구나. 어떠냐. 선을 넘어와 보겠느냐?"

그녀가 말하는 선이 무엇인지.

얼마나 매혹적인지.

얼마나 강한 충동을 불러일으키는지.

충동과 욕망이 현규의 몸을 채웠다.

현규는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과연, 이런 건 또 기가 막히게 적응하는구나. 재미가 없어지는 거 같으면서도, 만나면 항상 즐거우니. 그게 신기하구나."

관리자님 얼굴에 떠오른 미소만 봐도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그래. 말해 보거라."

현규는 카트에서 시계와 랜덤박스를 꺼냈다.

"여기에 기능을 심어 주실 수 있는지요?"

"자세히."

"이 타임머신으로 시간을…"

현규의 설명이 진행될수록, 그녀의 얼굴에 놀라 움이 떠올랐다.

이번엔 진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해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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