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유튜버로 전직한 랜빡이들 (2)
여구독자연합 - 대신맨!! 구독했어요!! 방송 너무 너무 알찼다!!
ㄴ김필중 - 재밌었음 ㅋㅋㅋ 형네 집에서 촬영하는데도 ㅋㅋㅋ 직접 본건 처음 이었으니.
ㄴ랜박의원- 딱이였지 ㅋㅋㅋ 이런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니고 ㅋㅋㅋ
ㄴ멜랑연합 - 크… 선물 보관한 것도 심쿵이었음. 그거 전부 보관하고 있구나 싶었어.
ㄴ취호선- 우리형이 ㅋㅋ 아주 진국이여.
악마2호- 지금! 그게 중요하냐!? 우리형이 미션을 받았다니깐!!
ㄴ취호선- ㅋㅋ아주 한국에서는 우리형이 대빵인줄 알았는데. ㅋㅋㅋ 아니야 ㅋㅋ 직원이네 ㅋㅋ 피뢰침 주소만 찍어주고 가라는 게 무슨뜻이야? ㅋㅋㅋ 가면 뭐가 있는거야??
ㄴ수호대- ㅋㅋㅋ모르지 ㅋㅋㅋ 아무도 모름 ㅋㅋㅋㅋ 뭐냐 진짜 ㅋㅋ 이벤트 전에 ㅋㅋ
ㄴ랜박의원- 그러니깐. 이게 이벤트랑 연계되는 건 확실한데 ㅋㅋㅋ 뭔질 모르겠음.
탐정연합- 음. 지금 대신맨도 그렇고 이벤트 하기 전에 소개해주는 느낌 들지 않아?
ㄴ악마2호- 그건 그렇지?
ㄴ명탐정고난- 랜박에서 파생된 채널이 워낙 많아서 ㅋㅋㅋ 랜빡이들도 전부는 모르지. 그러니깐 소개가 필요하긴 한데.
ㄴ천사연합- 다음 미션 장소도 소개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ㄴ씰룩홈즈- 그렇긴 한 거 같은데 ㅋㅋ 정확히 어떻게 될진 모르겠네. ㅋㅋㅋㅋ
ㄴ취호선- 우리야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지. ㅋㅋㅋ 형 바로 출발한다고 했으니. 저녁에 방송키지 않겠어?
ㄴ노년탐정김전일- 대충 저녁방송이 될 것으로 예상함. 준비, 출발, 이동하면 어쨌든 오늘 방송을 할 거 같은데? ㅋㅋㅋㅋ
<대신맨의 랜덤박스 습격!> 영상에는 댓글들이 계속 올라왔다.
시청자들의 예상처럼, 현규는 강원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동선은?"
- 완벽하게 짜놨습니다. 이벤트 전까지 빈틈없이 일정을 세웠습니다.
단순히 초대된 유튜버들의 채널을 보며 소개하는 방법은 현규의 취향이 아니었다.
"몸이 좀 고달파도 이게 직방이긴 하지?"
- 그렇습니다. 대신맨의 채널에 구독자도 늘고 있으니 일거양득입니다.
이벤트에 참여하는 유튜버를 소개하면서 방송 분량도 뽑고, 출연자는 구독자까지 늘어났다.
완벽한 플랜이었다.
"행사 준비는?"
-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쪽은 제가 직접 확인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인공이 덕분이었다.
"아! 그리고! 이제 대신맨 같은 케이스는 없는 거지!?"
대신맨은 몰카나 다름없었다.
- 아마도 그렇습니다.
"아마도?"
- 적당히 그렇습니다.
"야!! 뭔 적당히야!!"
현규와 인공이가 투덕거리며, 강원도로 향했다.
그날 저녁.
랜덤박스 채널에 라이브 불이 들어왔다.
"드루와!! 얼른 드루와!!"
악마2호- ㅋㅋㅋ랜하? 와 오늘 진짜 ㅋㅋㅋ 상상초월이네 ㅋㅋㅋㅋ
취호선- ㅋㅋㅋㅋ랜하!! 이건 또 뭐야!?
수호대 - ㅋㅋㅋ랜하!! 미쳤냐고 진짜!!
랜빡이들은 접속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산중인 듯 칠흑같이 어두운 곳에 모닥불 하나 피워져 있었다.
여기까지도 심상치 않은데.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남자는 더 굉장했다.
"드루왔으면 앉어. 뭐해."
위압적인 말투만큼 우람한 근육.
구릿빛 피부와 남성미 넘치는 턱수염.
마초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남자였다.
"이런 컨셉으로 방송하고 있는 강원도 산골 아저씨 마초맨입니다."
한껏 위압감 넘치는 분위기를 뽐내던 그가 순박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마냥 순박한 웃음은 아니었다.
악마2호- 넵! 마초맨님! 저게 살인미소지?
ㄴ취호선- 00……누구 하나 죽일 생각인 듯.
여구독자연합- 음. 제 취향은 아니에요!
ㄴ김보라 - 왜!! 난 좋은데!?
ㄴ수호대- 헐 ㅋㅋㅋㅋ 좋다구요!? 마초붐은 온다!!!
랜박의원- 각 나왔네. 우리형 여기서 끝나는거지?
ㄴ김중열- 그런 듯. 우리형이 날아오는 공은 피해도 저 근육은 못 피할 듯ㅋㅋㅋㅋㅋㅋ
천사연합- ㅋㅋㅋ그래서 ㅋㅋ 이거 무슨 방송임? ㅋㅋㅋㅋㅋㅋ
도무지 무슨 방송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 제 방송처럼 할 뻔했네요. 제가 진행할 콘텐츠는 뻔한 겁니다. 딱 보시면 아시겠죠?"
악마2호- 사람 매장 방송
취호선- 뚝배기 깨는 방송?
피뢰침- 일수 수금 방송?
예상되는 콘텐츠는 범죄뿐이었다.
"역시, 랜빡이님들 짓궂으시네요. 이걸 짓이겨 드릴 수도 없고, 허허."
수호대 - 짓이겨요?;;;; 아니 형님 진정하세요. 랜빡이들 두뇌 풀가동 중입니다!
랜박의원- 아이고! 아닙니다! 유머러스 하신게 딱! 느낌왔습니다!! 상담방송?
여구독자연합 - 딱 캠핑장 분위기 아니에요? 의외로 요리방송아니에요?
다행히 채팅에서 정답이 나왔다.
"여구독자님! 정답입니다! 저는 고기 요리 전문입니다! 남자는 고기 아니겠습니까?"
마초맨은 자리에서 일어나니 앉아있을 때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이미 아침부터 준비 중이었습니다. 아마 보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카메라를 들고, 앉아있던 곳의 뒤로 갔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던 곳에는 커다란 바비큐 그릴이 있었다.
"아침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6시간이 넘었습니다. 오래 걸린 이유는 보시면 딱 아실 겁니다. 그럼, 열어…"
그릴을 열기 바로 전 차가 한 대 들어왔다.
악마2호- 아!! 저거 타이밍 끊는거 보니. 우리형이지?!
ㄴ취호선- ㅋㅋㅋㅋ100%지 ㅋㅋㅋㅋ 우리형이야 ㅋㅋㅋ
현규가 도착했다.
"그, 안녕하세요?"
"우리형이 도착하셨군요. 그럼 이쪽으로 오세여."
인사도 없이 방송이 진행됐다.
"와. 오늘 진짜 하드코어하네."
"진짜 하드코어 하게 만들기 전에 얼른 오세요. 지금 꺼내야 합니다."
"아, 네!! 갑니다!! 시켜만 주십셔!!"
취호선- ㅋㅋㅋㅋㅋ우리형 ㅋㅋㅋ 방금 움찔했죠? ㅋㅋㅋ
ㄴ악마2호- ㅋㅋ 아침에 습격받아서, 미션지 받고 ㅋㅋㅋ 이동해보니. 마초맨이 기다림. 호러 아니냐? ㅋㅋㅋ
ㄴ랜박의원? 맞네 ㅋㅋ 괜히 미션이 아님 ㅋ
현규의 모습에 채팅창은 웃음이 터졌다.
"여러분. 제가 촬영하니. 꺼내는 건 우리형이 해 주실 겁니다."
"뭔지 모르지만! 잘할 수 있습니다!!"
"아주 좋은 자세입니다. 그럼 꺼내겠습니다."
마초맨이 바비큐 그릴의 뚜껑을 열자. 훈연하고 있었는지. 연기가 가득 피어 올라왔다.
"미친…"
그릴 위에 올려진 거대한 위용에 현규는 탄성을 터트렸다.
"앞쪽입니다."
"돼지예요?"
"네. 통으로 익히느라 아침부터 요리했습니다. 향 느껴지시죠?"
"장난 아니네요."
돼지의 다리가 통째로 그릴 위에 올려져 있었다. 비주얼은 물론이고, 향까지 압도적이었다.
"들어요?"
"예. 옆에 장갑 끼고, 들어서 저쪽 통나무 위에 올려 주시면 됩니다."
마초맨이 가리킨 곳에는 잘린 통나무가 있었는데. 그 크기가 심상치 않았다.
아마도 저걸 도마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마초맨의 마초적인 도구.
이것이 마초맨의 요리방송이었다.
"그냥 올려도 되는 거예요?"
"예. 위에 싹 갈아 냈습니다."
여구독자연합? 돼지 다리 엄청 크네요!?
인정수- 우와. 저건 야유회 용 아니야?
피뢰침- ㅋㅋㅋㅋ 마초맨 진짜 쌉 마초네.
ㄴ취호선- ㅋㅋㅋ숯불+마초+고기. 싫어할 요소가 없네 ㅋㅋㅋ
ㄴ남자는근육 - 먹다 보면 산고양이들 내려오는데, ㅋㅋㅋ 그것도 엄청 귀여움.
통나무 위에 올려진 돼지 통다리는 정말 압도적이었다.
"그럼, 두 번째 미션입니다."
"갑자기요? 우리 통성명도 안 했는데…"
"통성명할 시간 많습니다."
"네?"
시간이 많다는 말에 불길함이 피어올랐다.
"맛있게 드세요."
"와. 오늘 진짜 그냥 막가네요?"
"요것만 다 드시면. 바로 다음 미션이 나갈 겁니다."
돼지 다리를 전부 먹는 게 다음 미션이었다.
천사연합 - ㅋㅋㅋㅋ운전 겁나하고 와서 ㅋㅋㅋ 바로 식사 ㅋㅋㅋ 시간은 많겠네 ㅋㅋㅋ
ㄴ취호선- ㅋㅋㅋ미션 미쳤냐고 ㅋㅋㅋㅋ
ㄴ악마2호- ㅋㅋ꿀잼인데 ㅋㅋㅋ 다음 미션도 넘모 기대되고!! ㅋㅋㅋㅋㅋ
"그럼 썰겠습니다."
"진짜요? 둘이 이걸 어떻게 먹어요!?"
"먹으려는 의지만 있다면 위는 늘어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마초맨은 다리를 썰기 시작했다.
- 꼬르르륵.
인공연합- ㅋㅋㅋ이와중에 배고프죠? ㅋㅋㅋ
ㄴ악마2호- ㅋㅋㅋ마! 이게 본능이다!!
황당해하는 표정과 달리 몸은 솔직했다.
7대 죄악 폭식이 있는 현규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쉽게 먹을 수는 없었다.
새벽까지 천천히 먹는 모습을 연출하는게 고생 이라면 더 고생이었다.
"인간적으로 배가 불러도 맛있는 건 대단하네요."
"마초맨의 고기는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마초 마초!"
다행히 고기의 맛은 굉장했다.
풍부한 육즙과 크리스피한 겉 부분, 부드러운 속살까지 무엇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오늘은 통돼지 다리로 음식을 준비해 봤는데요. 설마 이걸 다 먹는 돼지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나 옆에 있어요!! 아니!! 먹으라며!!"
마지막 고기까지 먹자마자 클로징 멘트를 하기 시작했다.
"저 마초맨! 3일간 회장에서 바비큐 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무료로 나눠드리니. 꼭 와서 맛보세요!"
"홍보까지?!"
겉모습은 곰이었는데 진행하는 것을 보니 여우가 따로 없었다.
괜히 독립 채널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그럼! 우리형은 다음 미션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또 있어요!? 저도 휴먼입니다! 휴먼! 자야 돼요!"
"물론, 저쪽에 설치한 텐트에서 주무시고 출발하시면 됩니다."
뒤쪽에 설치된 텐트까지. 도망칠 곳은 없었다.
악마2호- ㅋㅋㅋㅋ빠져나갈 구멍 없죠? ㅋ
취호선- ㅋㅋㅋ형 표정 굳었죠? ㅋㅋㅋ
여구독자연합- 오빠 오늘 표정 너무 다채로워요!!
ㄴ수호대- ㅋㅋㅋ이건 팬이야 안티팬이야 ㅋㅋ
"다음 목적지는 가평입니다."
"가평이요!?"
미션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남은 시간 여러 유튜버들을 만났다.
"형!! 오셨어요!? 전 아드레날린 중독자!! 아중입니다!!"
"아… 불길하다. 가평, 아드레날린, 이거 액티비티죠?"
"뭐 하세요! 번지 점프 올라가시져!?"
"선생님!! 잠깐!! 진정해봐요!!! 살려줘!!! 살려줘!! 놔!! 야 놓으라고!!"
악마2호- ㅋㅋㅋㅋ 가평은 ㅋㅋㅋ 물에서 하는 액티비티들이네 ㅋㅋㅋㅋ
취호선- ㅋㅋㅋ미친 ㅋㅋㅋ 아드레날린 중독자 ㅋㅋㅋ 어째 랜빡이들 유튜버로 전직한 사람 중에 정상이 없냐 ㅋㅋㅋㅋ
가평의 아드레날린 중독자.
"행! 부싼을 왔으면 야구 아닙니까!?"
"오!! 그나마 제일 정상적이네요?"
"풀코스로 모시겠씁니다!"
랜박의원? ㅋㅋㅋ내 후임이 맨날 입에 달고 다닌말인데 ㅋㅋ 풀코스로 모신다고 ㅋㅋㅋㅋ 오냐!!! 드디어! 부산의 풀코스를 구경한다!!
수호대 - ㅋㅋㅋ야구에 부산 투어에 ㅋㅋㅋ 야구쟁이 채널도 재밌는데? ㅋㅋㅋㅋㅋ
부산의 부산야구쟁이.
"와. 어떻게 제주도까지 오게 된 건질 모르겠네요."
"우리형!! 제주도 오셨는데. 서핑 함 타셔야죠!?"
"여긴 서핑방송이예요?"
"넵! 서민서퍼 채널 운영중입니다!! 서핑 가즈아!!!"
여구독자연합- 서핑. 행복. 이보다 좋은 스포츠는 없어요!!
ㄴ김보라 완전 행복사 하기 직전. 서핑하는 남자 만나야지!!!
ㄴ피뢰침- ㅋㅋㅋㅋ미친 ㅋㅋㅋ 서핑하는 사람이 애초에 별로 없는데? ㅋㅋㅋㅋㅋ
제주도의 서민서퍼.
"형!!! 환영해요!! 울릉도 낚시꾼! 아재낚시입니다!"
"직업이?"
"낚시꾼이요!"
"백수시고…"
"유튜버예요!! 에라이!! 미션 발표!! 8짜 이상 못 잡으면 서울 못 가요!!"
울릉도 백수 아재낚시.
"이런 고급스러운 장소라니!"
"우리형을 환영합니다! 강남FLEX채널을 운영하는 금수저입니다."
"금수저요?"
"저랑 같이 돈 쓰러 가시면 됩니다."
"오!!! 진짜요?"
"그렇습니다. 그럼, 카드 주세요."
"제걸 왜요?"
"미션인데요?"
"아 진짜!!!"
서울 금수저 강남FLEX.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다양한 랜빡이들을 행사
전날까지 만나고 다녔다.
"이로써. 미션은 종료입니다."
"진짜요!?"
드디어, 끝이었다.
"미션 보상이 있습니다."
"오오!! 7일짜리 보상인 거 아시죠!?"
"당연합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미션의 선물.
기대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제가 드릴 선물은!"
"선물은!!?"
"집으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인생."
그렇게 이벤트 전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