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99화 (199/201)

199. 긴급사태 3마리 토끼.

"오늘 너무 좋았습니다. 시험적인 방송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재준이 형이 감 잡은 거 같네요."

"아닙니다. 저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주위 시청자분들도 좋아하시니깐요. 게다가 이 문화센터를 빌려주신 것만 해도 큰 도움입니다."

첫 번째 토끼. 김태우PD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중에 저희 쪽에서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김태우PD의 개인 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스타PD라는 명성을 생각하면, 인연의 끈을 남겨놔도 나쁠 게 없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저…"

"이현규입니다."

"네. 현규 씨 오늘 제가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저도 고민만 하고 실제로 움직이지 못했는데. 정말 부럽고, 대단하신 것 같네요."

"아닙니다. 저야 제가 좋아서, 즐거워서 하는 건데요."

두 번째 토끼의 얼굴에 감탄이 떠올랐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나중에라도 조언을 구하고 싶은데 연락처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럼요. 제가 영광이죠."

유재준과 현규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번호를 교환했다.

방송국 관계자들이 자리를 떠나자.

"이야!! 우리형!!!"

"올!!!! 감동 먹었으!!"

"우리형!!"

"우리형!!"

랜빡이들의 함성이 회장을 가득 채웠고

취호선 - 캬!! 랜뽕에 취한다!!!

수호대 - 마!! 이게 랜박이다!! 이게 우리야!

천사연합 - 크!!!! 예능방송 1인자. 유느님도 감탄한 우리형!!

ㄴ탐정연합 - ㅋㅋㅋ 거짓말이 아닌 게 우리형 예전에도 한 번 저 말 했었음. 크 랜뽕에 취한다!!

여구독자연합 - 오빠!!! 너무 멋져요!!! 감동이에요!! 난! 오빠뽕에 취해요!!!

채팅창은 온갖 뽕에 취해 있었다. 3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았다.

***

저녁까지 현규는 회장을 누비며 시청자들과 함께 행사를 즐겼다.

중간중간 유재준 씨와 조제후 씨를 만날 때마다. 서로 미소를 교환했다.

"아 형!! 갑자기 징그러운 미소 지을 거예요!? 집중해요!! 우리 구슬 털린 게 몇 개예요!?"

"아니. 이 시청자야! 지금 승리 플랜 떠올랐는데!!"

같이 놀고 있던 시청자에게 한 소리 듣긴 했지만, 그 또한 나름의 재미였다.

즐거운 시간은 저녁 7시까지였다.

6시 30분쯤, 안내방송이 나왔다.

- 곧, 폐회식이 진행됩니다. 모두 스크린이 보이는 곳이나. 메인 스테이지가 보이는 곳으로 이동하여 자리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휴먼은 그만 놀고, 내려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3일간의 대장정의 마무리 폐회식.

"자!! 얼른! 명당 잡아요!! 저 내려갑니다!!"

현규도 서둘러 1층 스테이지로 이동했다.

메인 스테이지에는 작은 단상이 세팅되어 있었다. 화려한 오프닝이 없었듯. 화려한 폐회식도 없을 예정이었다.

"자!! 다들 자리 잡으셨어요!?"

"네~!!!!"

시청자들은 채팅이 아닌 육성으로 대답했다.

"뭐. 폐회식에 화려한 불꽃놀이! 초대손님! 이런 걸 기대하셨다면!!"

기대를 고조시키고,

"어림도 없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미 행사에 예산을 과다 투입해서, 폐회식에 쓸돈은 하나도 없습니다!!"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취호선 - 방금 불꽃놀이 하는 상상함!

ㄴ수호대 - 어딜!! 어림도 없지! 예산부족해서 우리형 사유서 써야 됨!!! ㅋㅋㅋㅋㅋㅋ

ㄴ피뢰침- ㅋㅋㅋㅋ진짜 랜빡다운 마무리다 ㅋㅋㅋ 불꽃놀이는 잠깐 혹했다.ㅋㅋㅋㅋ

ㄴ악마2호 - ㅋㅋㅋ초대 손님도 ㅋㅋㅋ이미 유느님 다녀가심 ㅋㅋㅋ

그 유튜버의 그 시청자들이었다.

폐회식보다는 고생한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하는 자리였다.

"일단! 오늘 고생하신 진행요원! 트위키 직원분들께 먼저 감사 인사하겠습니다! 모두 박수!!"

트위키에서 지원 나온 진행요원.

"3일간 일정 동안 여러분을 위해! 콘텐츠를 만들고! 힘내주신 유튜버분들께도 박수 부탁드립니다!! 맛나게 먹고! 재밌게 노셨잖아요!!"

행사에 도움을 주었던 유튜버들.

"그리고!! 행사를 위해 온몸을 불사르고!! 모든 상황을 통제해주신!! 우리들의 영원한 인공지능!!! 랜박의 어머니!! 인공이에게도 박수 부탁드립니다!!"

인공이.

"마지막으로는 이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사람들이 가장 중요했다.

"이 자리에 오신 시청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있어서 랜박이 있고, 주위에 수많은 유튜버 여러분들도 있는 겁니다! 개뿔도 없는 우리들을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부스에 있던 유튜버들이 현규의 말에 맞춰 소리쳤다. 묘한 감동이 느껴졌다.

스크린에 유튜버들의 얼굴이 나왔다.

수호대 - 캬!! 마초맨님 고기는 진짜 짱이었음!

요섹남 - 요못님이 커피 하나는 기가 막히시다!!

익명31 - 야바위 정. 저분을 내가 꺽었지!!

ㄴ취호선 - ㅋㅋㅋ피지컬 괴물 고딩!! 너 배그에서 우승했더라!?

ㄴ익명31 - 그거 저 아님! 아무튼 아님!!

인공연합 - 캬!! 폐회식 아무것도 없다더니. 뭐야. 양파 준비한거야?

ㄴ탐정연합 - 무슨소리야??

ㄴ인공연합 - 아니. 눈이 매워서 그런지 눈물이 글썽거려서.

ㄴ천사연합 - ㅋㅋㅋㅋ미친 ㅋㅋㅋ표현력 오져버렸네 ㅋㅋㅋ 훈훈한 마무리다.

파쏭쏭계란탁 - 캬!! 쏭님이다!! 음악부스가 진짜 고생 많이 했음. 종일연주했잖아!

ㄴ김보라 - 인정. 부스에서 놀다 지치면. 이 층 음악 부스 쪽에서 쉬고 그랬는데. 좋더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일간의 여정.

완벽한 마무리였다.

물론. 이게 랜박 스타일은 아니었다.

"아!! 이걸 빼먹을 뻔했네요!!"

수호대 - 갑자기?

천사연합 - 이렇게 어색하게?

어색하게 표정으로 설명을 덧붙였다.

"와!! 쏭님이랑 요못님이 안 찾아왔으면 시작되지 않았겠구나! 두 사람이 정말 최고야!"

영혼이 1g도 담겨 있지 않은, 어색하고 뜬금없는 말이었다.

"오빠~!!"

1층 요리 부스 쪽에서 미영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구독자연합 - 와! 정말 궁금한 정보였어요!

취호선 - ㅋㅋㅋㅋ 진짜 어떻게 영혼이 이렇게 없을 수가 ㅋㅋㅋㅋ

피뢰침 - ㅋㅋ 요못님 목소리 들었음? ㅋㅋㅋㅋ

취호선 - ㅋㅋㅋ아 미쳤냐고 ㅋㅋ훈훈하다가 ㅋㅋㅋ 급커브 오지네? ㅋㅋㅋㅋㅋㅋ

감동과 여운에 젖었던 시청자들은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이게 바로 랜박스타일이었다.

"그럼, 모두 고생…"

막 마무리 멘트를 하려고 할 때.

- 잠시 안내가 있겠습니다.

인공이가 현규의 말을 끊고 등장했다.

이건 듣지 못한 돌발 상황이었다.

"무슨 안내!?"

천사연합 - ㅋㅋㅋㅋ이형 모르고 있네 ㅋ

ㄴ피뢰침- ㅋㅋ또 뭔데?! 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도 현규가 당황한 걸 눈치챘다.

- 마지막으로 선물 증정식이 있겠습니다.

"증정식!? 누구!?"

선물 증정은 너무 뜬금없었다.

- 미국 유튜브 본사에서 스미스 부사장님이 오셨습니다.

"유튜브 본사!?"

유튜브 쪽 지원 선물인 모양이었데.

마지막에 등장한 게 이상했다.

- 편하게 선물 증정식을 관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건 현규에게 하는 안내가 아니었다.

"Random Box!!"

외국인 아저씨가 성큼성큼 다가왔는데. 선물 증정식이란 말이 단숨에 이해됐다.

그의 손에는 1000만 유튜버의 상징.

다이아 버튼이 들려 있었다.

이보다 더 완벽한 엔딩은 없었다.

그런데, 현규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천사연합 - 축!! 랜덤박스!! 다이아버튼!!!

탐정연합 - 마!! 여긴 유튜브 부사장이마!! 다이아 버튼도 주고! 마!! 같이 사진도 찍고!! 그런 채널이야!

ㄴ취호선 - ㅋㅋㅋ 인간적으로 유튜브부사장님 들어올 때. 간지였다. 이게 랜박클라스구나 느껴버림.

ㄴ수호대 - ㅋㅋㅋ뽕 오지게 차버림. 주모 불렀자너! 여기 랜뽕 한 사발 달라고 했자너! ㅋㅋㅋ

ㄴPYRO - Ju-mo!! Ranbbong!!!

ㄴ피뢰침- ㅋㅋㅋㅋ미쳤냐고 진짜. 다들 마음에 들긴 했구나? ㅋㅋㅋㅋ

ㄴ인공연합 - 이의가 없지. 기승전결깔끔. 마지막 깜짝 선물까지 퍼팩트였음.

여구독자연합 - 다들. 어제 오빠 표정 기억나요? 마지막에 확 굳었는데..

ㄴ랜빡의원 - ㅋㅋㅋㅋ봤지. 형도 진짜 감동한 듯. 그래서 굳은거겠지ㅋㅋㅋ

ㄴ김보라 - 맞아 ㅋㅋㅋ 나중엔 정신 차리고 웃던데. ㅋㅋㅋㅋ 오빠 진짜 좋아하더라.

ㄴ여구독자연합 - 솔직히 오빠 표정 굳었을 때. 설?어요!!

ㄴ천사연합 - 아…선생님. 병원을 가보셔야. ㅋㅋㅋㅋㅋ

구독자연합 - 오늘 라이브 방송 없다는 공지 올라왔습니다.

ㄴ악마2호 - 어!? 진짜네!? 뭐임!?

ㄴ구독자연합 - 오랜만에 녹화영상업로드 한다고 합니다.

ㄴ취호선 - ㅋㅋㅋ행사 끝나서 쉬는 듯?

ㄴ랜빡의원 - 우리형이? ㅋㅋㅋ 행사방금 끝났는데 ㅋㅋ 뭘 또 준비하는거야 ㅋㅋㅋㅋ

폭발적인 반응의 댓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었지만, 현규의 표정은 심각하기만 했다.

어제부터 잠도 자지 못하고, 자신의 계획을 검증하며 인공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 게 왔다는 느낌이긴 한데."

언제가 도착할 메시지였기에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올 줄은 몰랐다.

"후…어제 내가 말했던 계획은 문제없어 보여?"

- 저희도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전혀 문제없습니다. 오히려 더욱 확실해질 겁니다. 휴먼은 지금 해답지가 있는데 고민하는 겁니다.

"해답지가 확실해? 그게 문제야! 뭐하나 확실한 게 없어!! 아 알람 하나 때문에 이게 무슨."

이야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모든 건 어제 나타난 알람 때문이었다.

다이아 버튼을 받는 순간. 알림이 나타났다.

- 다이아 버튼을 받았습니다.

알람이 떠오르고, 제일 먼저 든 의문은 다이아 버튼이 우주에서 가치가 있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우습지도 않은 생각이었다.

그런데도 알람이 떠올랐다는 건. 새로운 특성 같은 상태창 변화일 확률이 높았다.

기대가 고조되고, 보상을 기다렸는데.

그다음 도착한 알림에 평정심이 박살 났다.

-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 더는 랜덤박스가 배달되지 않습니다.

이제 랜덤박스가 오지 않는다는 메시지였다.

인공이와 밤을 새워가며 이야기를 나눈 사건의 전말이었다.

"너굴맨!! 아직이야!?"

생각을 끝마친 현규는 초조함을 이기지 못해 너굴맨을 불렀다.

"형!! 가져왔어!"

너굴맨이 깊이 숨겨두었던 물건을 꺼내왔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회권.

초대권 1장.

현자의 물약[지노스 개선판] 1병.

총 3가지 물건을 가져왔다.

"고마워! 너굴맨!"

뛰어서 다녀왔는지. 땀 흘리고 있는 너굴맨의 얼굴을 닦아줬다.

심각한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굴맨은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녀석의 미소를 보니. 현규도 답답했던 마음도 조금 풀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3가지 물건이면 무조건 해답은 구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해답을 봐도 되냐는 건데. 해답이 아니라 지옥문일 수도 있어."

지금까지 애써 무시했던 진실.

어디서 랜덤박스가 왔고, 어떻게 왔는지. 이것을 확인하는 건, 궁금증보단 두려움이 컸다.

"안 되겠다. 차라리 확정을 받고 움직이자."

-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리스크가 문제면, 리스크 관리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빨랐다.

"관리자님께…"

- 관리자님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관리자님께 가자고 말을 꺼내니.

인공이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진짜?!"

- 그렇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확인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새로운 고민이 나타났다.

손에 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지도 몰랐다.

고민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잠깐. 아 이것도 생각 좀 해봐야겠는데."

- 메시지가 강제 개봉됩니다.

"어!? 왜!?"

고민할 현규를 위한 관리자님의 배려였지만.

현규에겐 최후통첩이나 다름없이 느껴졌다.

"잠깐!!!"

-메시지를 출력합니다.

모니터에 관리자님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허(許)한다? 허락하신다는 뜻이야?"

- 그렇습니다.

모든 고민이 단숨에 해결됐다.

현규는 결심을 굳혔다.

"사용하자."

- 준비하겠습니다.

진실을 확인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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