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우드-22화 (22/275)

022화

내 말에 그가 내가 가리킨 발자국을 살피다 입을 열었다.

“이유가?”

나는 피터의 질문에 대답했다.

“얼음 조각들.”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발자국 주변을 가리켰다.

“발자국이 남은 곳에 물이 얼어있습니다.”

내 말에 피터가 응? 하는 소리를 내고 나를 의심스럽다는 듯이 쳐다봤다.

“마틴, 쿠르스트 산맥에서 얼음을 찾아내는 건 그렇게 대단할 것도 아니야.”

그래. 얼음과 눈, 돌로 이루어진 산이니까.

“포로로 잡힌 대원 중 하나가 자기 신발을 적셨습니다.”

물을 마시겠다고 하고, 신발에 물을 쏟았을 것이다. 축축하게 젖은 신발이 눈 위를 걸으며 자국을 남긴다. 그리고 순식간에 물기가 눈과 엉켜 얼어붙는다.

“이 발자국이 자기 발자국이라고 말해주는 겁니다.”

도리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자국이 우리를 인질들이 끌려간 곳으로 안내해 줄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내 말에 그가 음, 하는 소리를 냈다.

“물을 마시다가 자기 신발을 적셨을 수도 있지 않나?”

나는 그 말에 대답했다.

“단순히 마시다가 입가에서 흘러내렸을 뿐이라면 신발을 적시기 전에 상의부터 젖어.”

“사레 같은 거에 걸린 거라면?”

나는 그 말에 억지로 좋은 인상을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부대장님, 단순히 사레 걸린 사람은 물을 다시 뱉어낼 때는 본능적으로, 최대한 자기 몸을 적시지 않으려 듭니다.”

물론, 노력하더라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겠지만. 발자국에 이 정도의 얼음이 엉겨 붙으려면 입에 머금고 있던 물을 전부 신발을 겨낭한 채 뱉어내야 한다. 당연히, 이건 의도적으로 한 거다.

피터가 후우, 하고 숨을 내쉬고 내가 가리킨 발자국을 다시 한번 살펴보다가 말했다.

“모두 사이즈가 같은 신발로 만들어낸 흔적이라고 해도, 개중에 어떤 걸 쫓아야 하는지 안다면 충분히 추적이 가능해.”

그렇겠지, 곧 죽어도 수색대인데. 나는 그 말에 피터를 바라봤다.

“피입니까, 물입니까?”

내 말에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이번에는 피 말고, 물을 믿어보지.”

그리고, 우리는 그 발자국을 뒤쫓기 시작했다. 이 끝에 도리안 대장과 다른 대원들이 있을 거다. 물론, 도리안 대장과 동행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모든 인질들의 종착지는 도리안 대장과 같을 것이다. 하나만 쫓으면 모두를 발견한다.

뭘 쫓아야 하는지 알아낸 상황에서, 비로소 수색대의 실력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뭘 쫓아야 하는지 알게 된 상황에서 수색대의 추격은 나조차도 꽤나 감탄할 만한 실력이었다. 빠르게 이동하고, 다시 주변을 경계하고, 다시 이동하기를 반복한다. 서로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뭘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처럼.

“좋아, 여기까지 왔으면 대충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알 것 같군.”

피터의 말에 다른 대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뭐, 아직 지리는 영 숙맥이니까 동의할 수 없었다. 내 표정을 보던 피터가 입을 열었다.

“카모린 동굴.”

동굴이라. 피터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동굴? 사람을 가둬놓기에 적절한 장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동굴에 출입구는 여러 개 아닙니까?”

내 말에 그가 고개를 저었다.

“카모린 동굴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졌어.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라. 주기적으로 왕국 마법사들이 찾아와서 연구를 하고 돌아간다. 작년에도 왔었지.”

인공 동굴이라. 나는 그 말에 턱을 쓰다듬었다. 그렇다면 출구는 들어가는 입구 하나 말고는 없을 확률이 높다. 사람들을 가둬놓기에는 딱 좋은 장소군.

“구체적인 건 모르십니까?”

내 말에 피터가 하, 하는 소리를 냈다. 그래, 별로 관심이 없겠지. 일단은, 도리안 대장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 무기를 뽑아 든 우리는 천천히 동굴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소리는 거의 내지 않는다. 제일 앞에 서 있던 녀석이 손을 들어 주먹을 두 번 쥐고 손가락 두 개를 폈다.

입구를 지키는 녀석이 둘 있다. 피터가 그 신호를 확인하고 곧바로 검지로 두 명을 가리키고 턱짓과 함께 주먹 쥔 손을 한 번 가볍게 돌렸다. 지시를 받은 두 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도 다른 대원들과 함께 숨어서 동굴 입구를 경계하는 두 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복면. 나는 그걸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맨질거리는 천의 재질을 생각해보면 비단인 모양이다. 색깔은 짙은 검보라색.

“비슷한 후드를 본 기억이 있는데.”

내가 녀석들을 살펴보고 있는 사이, 피터에게 지시를 받았던 두 명의 수색대원이 벽을 타고 동굴의 위에 도착한 모양이다. 서로를 한 번 살펴보고 그대로 두 명이 동시에 뛰어내렸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던 녀석 두 명이 거의 동시에 정수리에 검이 박혀 사망했다. 정수리에 검을 박아넣고 착지를 마친 두 명은 재빠르게 시체를 받쳐 쓰러지지 못하게 하고, 그대로 시체를 질질 끌어 옆으로 치웠다.

피터의 손이 나를 가리킨 다음, 주먹 쥔 손을 자신의 등으로 가져갔다. 따라붙으라는 소리다.

“…….”

그리고, 피터가 대원 몇 명을 가리킨 다음 동굴 입구를 가리킨다. 검지를 들어 허공에 길게 횡으로 선을 한 번 긋고 엄지를 치켜든다.

너희는 이 자리에 남아 경계를 서라. 무슨 일이 생기면 피리를 한 번 길게 불어라. 그런 뜻이다. 남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는 이동을 시작했다. 피터가 우리를 보고 자신의 등에 걸려 있는 투창기를 툭 하고 쳤다. 우리는 곧바로 투창기에 작살을 끼워 넣고, 피터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피터는 투창기에 작살을 끼우지 않았다. 지시를 내려야 하니까.

동굴 안은 차갑고 건조했다. 인공적으로 파내서 만들어진 동굴이라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벽이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고, 중간중간에 횃불이 켜져 있다. 저 너머에서 갑자기 뭔가를 후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크으으…….”

이어지는 신음, 도리안 대장이다. 찾았군. 그 소리를 들은 피터가 뒤를 돌아보고, 활짝 핀 손을 천천히 왼쪽으로 밀었다.

우리는 그 신호를 확인하고 왼쪽 벽으로 몸을 붙인 다음 이동하기 시작했다.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이제는, 말소리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피터가 대원 중 하나를 보고 손짓을 했다. 그 신호를 확인한 대원이 뭔가를 조심스럽게 바로 앞 사람에게로 건네주었다. 건네받은 사람이 다시 자기 앞의 사람에게 건네준다.

릴레이를 통해 피터의 손에 쥐어진 물건은 일종의 간이 잠망경 같은 녀석이었다. 피터가 잠망경의 끝을 벽 너머로 살짝 내밀고 눈을 가져갔다.

그 상태로, 피터가 손을 들어 올렸다. 손가락이 전부 펴져 있었고, 하나씩 접히기 시작한다. 이윽고, 마지막 손가락이 접혔다.

“가자!”

그와 동시에 튀어나온 우리는 손에 쥐고 있던 작살을 각자 할당된 표적에게 던졌다. 파공음을 내며 날아간 작살이 경계를 서고 있던 적의 몸을 꿰뚫는다.

이후, 대원 중 한 명이 입에 피리를 물고 신호를 날렸다. 지원군이 왔다는 걸 포로들에게 알리는 거다.

“조금만 기다려!”

말을 마친 나는 저 멀리 보이는 형상을 보고 잠깐 걸음을 멈췄다.

분위기가 장난 아닌 녀석이 하나 서 있었다. 온몸을 감싼 시커먼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녀석이었다. 꼴에 멋이라도 부리고 싶은 건지 시뻘건 망토도 둘렀다.

손에 쥐고 있는 물건은 2m가 넘어 보이는 대검이다. 저거 뭐라고 하더라, 츠바이핸더?

“눈물겨운 전우애로군.”

갑옷 안에서 쇠를 긁어내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우리의 전우애가 인상 깊었다면 그냥 돌아가는 건 어때?”

녀석이 들고 있던 대검으로 땅을 한 번 쿵, 찍었다. 그게 방아쇠라도 되는 것처럼 손에 들려있던 거대한 검에 푸른 화염이 휘감겨 넘실거린다.

그 꼴을 보고 있던 나는 약간의 탄식을 섞어 중얼거렸다.

“말로 대답해도 되잖아 새끼야. 목감기 걸려서 말을 많이 하면 안 되는 거냐?”

어디보자…… 나는 시선을 포로 쪽으로 던지며 외쳤다.

“미안, 조금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겠다!”

딱 봐도 칼 한 번 휘둘러서 목을 톡 따 버릴 수 있는 비주얼이 아니다. 녀석이 분위기를 잡고 있는 사이, 몇 명이 슬금슬금 묶여있는 대원들 쪽으로 향한다.

“허락하지 않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이 포로 쪽으로 접근하던 대원들을 향해 질주한다. 마찬가지로, 나도 온몸에 마력을 돌리며 포로를 풀어주려던 대원들 쪽으로 쏘아져 나갔다.

검과 검이 부딪치고, 검에 휩싸여 있던 푸른 화염이 불똥처럼 비산한다. 더럽게 뜨겁네.

나는 히죽 웃으며 목소리를 낮게 깔고 한마디 했다.

“허락하지 않는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녀석의 옆에서 분신이 튀어나와 녀석의 머리통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투구와 검이 부딪치며 데엥, 하는 소리를 냈다.

나는 눈썹을 꿈틀했다. 데엥? 까강도 아니고 데엥?

“뭐야, 이 맑고 고운 소리는.”

흡사, 종을 때려야 날 법한 소리다. 분신이 순식간에 서너 번 나타나서 녀석이 입고 있는 갑주를 때리고 사라진다.

어디를 때려도 하나같이 맑고 고운 소리. 즉, 저 깡통 안이 비어있다는 뜻이다.

“이거 사람이 아닌데.”

그 사이 녀석이 옆으로 확 튀어 나간다. 나를 피해서 뒤편의 포로를 풀어주는 대원들 머리통을 짜개주려고 하는 거다.

“어딜.”

분신이 나타나 녀석의 몸을 때리고 데데뎅, 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이 잠깐 주춤한다.

그 틈을 타 나는 녀석에게 다시 따라붙었다.

“무시하지마, 나랑 놀자.”

대답 대신 나를 향해 떨어지는 대검.

아니 근데 아까부터 자꾸 저 지랄이네. 말로 하라니까! 휘둘러진 검을 막아내자 다시 사방으로 퍼런 불꽃이 튀며, 주변의 온도가 확 올라간다.

“크으.”

느낌만 따지면 머리 위로 용암이 쏟아지는 것 같은 느낌인데. 이제 보니, 검을 맞대고 있던 것만으로 화상을 입은 손에 물집이 잡혀 있다.

나를 어떻게 처리하지 않으면 포로를 풀어주는 걸 방해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는지 녀석이 나를 향해 맹렬한 공격을 쏟아낸다.

검과 검이 마주치는 소리와 함께 주변의 공기가 터져나간다.

“마틴 레드우드. 이제야 기억났군. 네 녀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 말에 오호, 하는 소리를 냈다.

“댁 같은 깡통을 만난 기억은 없는데.”

내 말에 깡통이 대답했다.

“로티샤 호수에서 방해한 녀석이 네놈이라지.”

나는 그 말에 아하, 하는 소리를 냈다.

“그 테네스 공국 출신 여마법사는 잘 지내나? 내가 엿을 좀 먹였었는데. 새삼스럽게 미안해지네.”

뭔가 정보를 건질 수 있을까 싶어 슬쩍 떠봤지만, 녀석은 대답 대신 불타는 대검을 휘둘렀다.

“대답 한마디 정도는 괜찮잖아. 무례하긴.”

하다못해 잠깐 멈칫거리기만 했어도 로티샤 호수를 습격했던 마법사가 테네스 공국 출신이라는 점은 확정되는 거였는데. 그 뒤로도 공격과 방어가 이어졌다. 와, 이거 너무 뜨겁잖아. 물집이 터져 진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내가 시간을 끄는 동안 포로들이 풀려나기 시작한다. 나와 이 검은 깡통은 계속해서 위치를 바꿔가며 싸움을 이어간다. 녀석은 어떻게 해서든 나를 제치려 들고, 나는 그걸 막는다.

“젠장!”

뜨거워 죽을 것 같아. 손에 잡혔던 물집이 터져 진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좋은 신호는 아니다.

“고생했다.”

그리고, 마침내 피터가 내 쪽으로 합류했다. 그리고, 갑자기 내 몸 주변에 희미한 빛이 머무른다. 화상을 입어 화끈거리던 몸에 싸한 느낌이 달리고, 진물을 흘리던 물집이 서서히 사라진다.

“미안하다, 대장 때문에. 상처가 심각했어.”

아하, 피터가 발현점에 도달해 얻은 능력은 치료였군. 내가 이 불타는 깡통이랑 놀아주는 동안 뭘 하고 있었나 했더니. 일단 죽어가는 사람부터 살려야 하잖아.

“…….”

그리고 나를 향해 맹공을 퍼붓던 우리의 검은 깡통이 갑자기 동작을 멈췄다. 검에 휘감겨 이글거리던 푸른 불꽃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뭔데, 변신이라도 하는 거냐? 잔뜩 긴장한 채 지켜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녀석이 입을 열었다.

“안녕.”

안녕? 이 상황에? 내가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자, 깡통이 다시 입을 열었다.

“마틴 레드우드. 이걸로 두 번이군.”

“말투를 보니, 아까까지 나랑 놀아주던 깡통은 화장실에 소변이라도 보러 간 모양이지?”

내 말에 녀석이 작게 웃음을 흘린다.

“한 번 정도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두 번이나 방해를 하면, 화가 조금 나는데.”

“고의가 아니었다고 하면 그냥 넘어가 주나?”

나는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나서, 내가 서 있는 자리에 실체가 없는 분신 하나를 만들고 은신을 사용했다.

자연스럽게, 나는 내가 남긴 허상으로 나를 대체하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 즉시, 나는 조심스럽게 그 갑옷의 뒤로 돌아갔다.

“한 번은 넘어가도, 두 번이나 방해한 주제에 뻔뻔하군.”

깡통은 내 분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눈치채지 못했다. 그럼 할 일을 해야지. 사실, 아까부터 저 망토가 되게 신경에 거슬렸거든.

뭐하러 저런 걸 걸치고 있는 거야? 움직일 때 걸리적거리지 않나?

망토를 살짝 옆으로 치운 나는 갑옷의 등짝을 보고 히죽 웃었다. 그럼 그렇지. 호기심 해결.

다시 제자리에 돌아온 나는 허상을 지움과 동시에 은신을 풀었다.

“등 간지럽지 않아? 긁어줄게.”

나는 그런 소리를 하면서 검은 갑옷 뒤편에 분신을 만들었다. 분신이 검을 휘둘러 망토를 찢는 동시에 갑옷의 등 부분을 긁어낸다.

“뭘 한 거지?”

도대체, 알면서 물어보는 이유가 뭘까. 가운뎃손가락을 올리며 대답했다.

“내가 똑같은 수작질에 두 번 당해주는 성격은 아니라서.”

망토를 치우고 확인한 갑옷의 등에는 익숙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전에, 로티샤 호수에서 배를 통째로 날려버렸던 그 마법진과 정확히 일치하는 문양이다.

“내가 호수에서 한 번 당한 이후에 조사를 좀 했지.”

아직 내가 레온 백작의 성에 머무를 때 이미 조사를 마쳤다. 마법진을 사용해 발동하는 마법은 마법진이 손상되면 발동되지 않는다.

나는 녀석의 등을 긁어내서 마법진을 손상시켰다. 즉, 이번에는 폭발에서 안전하다.

“…….”

아무래도,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기분이 조금 상한 모양이다. 그 사이, 형태를 유지시켜주고 있던 마력이 다 된 모양이다.

건틀릿이 바닥에 툭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갑옷을 구성하는 온갖 부위들이 툭툭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한다. 역시, 갑옷 속에는 아무도 없었다.

무너지는 와중에, 갑옷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충고 하나 하지.”

“듣고 있어. 씨부려봐.”

“우리는 이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시겠지. 무너지는 갑옷을 살펴보던 나는 건틀릿을 집어 들어 녀석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 주었다.

“뭐야, 찾아오게?”

올 때 메로나 사 와라. 마침내, 갑옷은 완전히 무너져 내려 바닥을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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