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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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패러디] 라스크 클라인 세뇌 계획 -1-

사람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자프트군 특수연구소. 그리고 나아가 그 안의 최심부, 군의 장성급조차 허가 없이는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는 그 곳에 "Train room'이라는 명판이 걸린 방이 있었다. 무기질 같은 흰색과 은색이 어울러져 있는 벽면으로 구성된 방안은 상당하게 넓었지만, 방안은 수많은 실험기재와 대형 장비가 빽빽하게 놓여 있었다.

 방안은 조명이 어둡게 설정되어 있어 어두웠지만, 그곳에는 3명의 인영이 드리워져있었다. 그중 중앙 위치에 설치된 실험대 위에는 한 여자가 잠들어 있었고 그 양옆에는 2명의 여자가 그 잠들어 있는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3명 모두 다 아직 얼굴은 앳되어 '여성'이라기보다는 '소녀'라는 말해야 할 것 같지만, 그와 달리 3명의 소녀들의 몸에서 드러나는 라인은 그녀들을 여성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이상했다. 들어나는 몸의 윤곽을 보면 마치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알몸 같았다.

 그 때, 한 명이 손에 들고 있던 리모콘을 조작했다. 그리고 어두웠던 실내는 서서히 밟아졌다. 그리고 밝았진 조명에 드러난 두 명의 소녀의 모습은 확실히 알몸은 아니었다. 하지만 알몸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왜냐하면 두 명의 소녀가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몸을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차라리 바디페인팅이라고 할 수 있는 몸매를 그대로 들어나는 얇은 라텍스 타이즈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타이즈는 소녀의 몸에 완벽하게 딱 밀착되어 있는지, 목 아래 몸 전체를 덮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쇄골과 척추의 라인, 심지어 유륜의 팽창까지도 명확하게 드러나 보였다.

 마치 옷이라는 사명을 따윈 포기한 대용품 같았다. 하지만 그 대용품은 자신이 옷이라고 말하고 싶은지 각각 다른 색상을 띄며 소녀들을 감싸고 있었다.

 잠들어 있는 소녀의 우측에 서 짧은 머리의 소녀는 빨간색과 검은색으로고 구분된 어딘지 모르게 군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었다. 좌측에 서 있는 긴 머리의 소녀는 보라색과 흰색으로 구분되어 있어 마치 뭔가 콘서트 무대 의상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었다. 거기에다가 머리에 꽂아 있는 별 모양의 머리핀이 그런 느낌을 더 풍기게 해주었다.

 한편, 실험대에 잠들어 있는 소녀는 실오라기 하나조차도 입고 있지 않았다. 굳이 걸치고 있는 게 있다면, 두 손목, 발목에 끼워진 수갑 같은 거지만, 그것이 그 소녀가 원해서 착용되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여성은 그 형구에 의해 단상에 구속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은 양팔 다리가 좌우 쫙 퍼진 바로 '大'자 모양이다.

 그리고 그거 이외에는 가릴 것이 하나도 없는 알몸과 달리 소녀의 얼굴은 검은색 고무 재질의 전두 마스크에 의해 대부분이 가려져 있었다. 입 부분은 원 모양의 링플러그 재갈로 되어 있었고 지금은 착탈식 마개로 막혀 있었다. 뒷머리에는 원래 허리 아래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이는 긴 핑크색 머리가 마스크 틈에서 빠져 나와 있었다.

 목 아래 몸 전체가 고무 재질로 뒤덮인 두 소녀와 목 위만 마스크로 덮인 소녀. 그 모습은 그야말로 정말 대조적이었다.

 구속된 소녀는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인지, 의식이 없는 것인지 전혀 움직일 기미는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있던 가운데, 옆에 서 긴 머리 소녀가 뭔가를 결정한 듯 짧은 머리의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자, 이제 슬슬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3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고급가구에 둘러싸인 집무실. 그 집무실 창문 근처에 설치된 책상 의자에 한 남자가 앉아 이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길버트 듀랜달. 보기 드문 지도력과 강렬한 카리스마에 의해 젊은 나이에 자프트 플랜트 최고 평의회 의장이라는 자리에 올라 선 사람이었다.

 아무도 없는 방안, 듀랜달은 책상에 놓여져 있는 체스판에서 퀸을 집어 만지작거렸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지, 그의 표정은 무척 딱딱했다. 그 때 집무실 입구에 설치된 인터폰이 울리고 이어서 젊은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네르바 소속, 루나마리아 호크입니다."

 그 소리를 듣고 듀랜달은 들고 있던 말을 체스판으로 되돌리면서 표정을 정리하고 방문객을 맞이했다.

 듀랜달의 “들어오게"라는 소리에 따라 엘리트 파일럿임을 나타내는 빨간색 군복을 입은 짧은 머리의 소녀 병사가 방에 들어온다.

 "여, 루나마리아군. 잘 와주었네."

 긴장한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표정을 지은 소녀를 보면서 듀랜달은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무... 무슨 일로 소신을 불러 주셨는지... 도대체 어떤 용건이십니까?"

 듀랜달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직립부동의 자세 그대로, 얼어붙은 채 루나마리아는 물어 온다.

 "글쎄, 그렇게 딱딱하게 있을 필요는 없네. 우선은 이쪽에 앉게."

 루나마리아를 접객용 소파를 권유하면 자신도 그 맞은편 소파로 앉았다.

 "오늘, 이렇게 와달라고 한 것은 다름 아닌 실은 앞으로 있을 새로운 프로젝트에 자네를 참가시키려고 하네."

 "어떤... 프로젝트입니까?"

 "아, 이 프로젝트은 매우 중요한 것이네. 자프트, 아니 세계의 미래를 좌우한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네."

 "그, 그런 중요한 프로젝트에 저 같은..."

 몹시 놀란 루나마리아를 보면 듀랜달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귀군에게 자질이 있다고 한 사람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네. 나도 그 의견에 동의하고 있고."

 "저에게 자질이? 그것이 도대체..."

 "그것은 앞으로 있을 프로젝트에 관련된 내용이네.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설명을 듣고 난 후 그대가 제안을 거절할 경우 어느 정도의 제약을 받게 되는데 그래도 좋다면 듣겠는가?"

 루나마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쉬었다.

 "이야기에 앞서서, 먼저 귀군의 의사를 확인하고 싶네. 이제 어떻게 할 건가, 루나마리아. 나와 자프트를 위해 힘을 빌려주지 않겠는가? 물론 강요하지 않네.“

 듀랜달의 제안에 루나마리아는 망설임 없이 바로 답했다.

 "아뇨, 꼭 저에게 시켜주십시오! 저에게 무궁한 영광입니다."

 감개무량하다는 표정의 루나마리아를 보고, 듀랜달은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말해주니 안심했네.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지. 미아, 들어오도록."

 그러자 듀랜달의 명령을 기다렸다는 듯 기둥의 그늘이 가려져 있던 문이 열리고 한 명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뵙겠습니다, 루나마리아씨. 프로젝트에 참여하니, 매우 기쁘네요."

 "라크스님!?"

 다가오는 소녀의 정체를 알아차리자 루나마리아는 감짝 놀라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라크스님도 프로젝트에? 하지만 방금 미아라고...?"

 동요하는 루나마리아를 보면 듀랜달은 자조적인 미소를 띄우며 소파에서 일어나 라크스를 닮은 소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우선 귀군에게 소개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그녀의 이름은 미아 캠벨, 내가 만들어낸 라크스 클라인의 대리인이지.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 귀군을 추천한 사람이다."

 그리고 듀랜달은 루나마리아에게 지금까지의 경위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대충의 설명을 들은 루나마리아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라크스님이라고 생각했던 게 미아... 님.... 그럼 진짜 라크스님은...?"

 "자, 그것이 바로 본론이네. 실은 얼마전 그 진짜 라크스 클라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네. 현재 이곳에 이송 중이네. 아마 오늘 중에 도착하겠지. 그래서 루나마리아, 당신은 이 미아와 함께 라크스 양의 "접대"를 해주었으면 하네. "

 "우후훗. 물론 그냥 "접대"가 아니예요."

 미아가 순진한 미소로 말했다. 그리고 듀랜달의 이야기는 프로젝트의 본론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 실컷 우리의 계획을 방해를 해 온 그녀이지. 본래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지워버리고 싶지만, 여하튼 그녀는 라크스 클라인이라네. 그녀를 우리편으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어머, 의장님. 라크스 클라인의 역할은 제가 맡기로 하지 않았나요?"

 미아가 일부러 입을 삐죽 내밀었다.

 "하하하, 그렇고 말고. 물론 미아는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그 말을 들으니까 안심이네요."

 서로 짜 맞춘 듯한 대사를 나누는 두 사람이었다.

 "...그럼 의장님은 라크스님을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

 루나마리아는 무심코 질문을 던졌다.

 "그렇지, 앞으로 만인의 아이돌 같은 라크스 클라인은 필요 없네. 그것은 이 미아가 있으니까. 앞으로 그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무대가 아닌 뒷무대에서 마음껏 일하게 해줄 생각이네."

 "말하자면..."

 "여성인 귀군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고민이 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영웅호색’이라는 말이 있지. 각국의 정상급에게, 그 라크스 클라인을 접대함으로써 여러모로 매우 큰 메리트가 생긴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네."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네요. 그래도 라크스님이라면 그들을 매료시킬 수 있겠죠."

 "어떠한가, 루나마리아. 플랜트를 위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것이 플랜트 의장으로 나의 또 다른 얼굴이네. 경멸하지 않는가?"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나라를 이끌고 가는 데에 있어 이번 계획은 당연한 필요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해준다니 기쁘네. 그래야 귀군을 이 프로젝트에 추천한 보람이 있지."

 "그러나 의장님, 그 라크스님의 접대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일을 협력할 분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흠, 보통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맞지. 그만큼 심지가 강한 여성이네. 보통은 어떻게 설득해도 거절만 하겠지. 그렇다고 해서, 여러 약물 등으로 사용해서 정신을 붕괴시켜 인형처럼 순종하게 만들면 매력 따윈 없다고 봐야 되겠지. 우리는 그녀만의 매력이 사라지지 않고 품위를 지키면서 우리에게 순종하게 해야 하네. 자, 여기까지 이해했는가?"

 듀랜달의 질문에 루나 마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를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만만치가 않겠지. 사실 아직 세상에는 일절 공개되지 않는 사람의 정신을 변경시키는, 즉 마인드 컨트롤 기술을 극비리에 이곳에서 연구하고 있다네. 이번에 그것을 라크스에게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지. 그러나 이 기술도 아직 완벽하게 확립된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에 사용해도 좀처럼 생각했던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하물며 이번 상대는 그 라크스 클라인. 그만큼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솔직히 원하는 성과는 기대할 수 없을 거네. "

 "그럼 도대체...."

 "그래서 저희가 필요한 거예요."

 루나마리아의 말을 자르고 미아가 대답했다.

 "우리의 애정이 담긴 "접대"를 라크스님에게 봉사해드려  '접대'라는 걸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거예요. 그 애정이 듬뿍 담긴 '접대'가 라크스님의 닫혀있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거예요."

 미아의 말에 의하면, 우선 라크스에게 과도한 쾌락을 가하여 가볍게(?) 정신 붕괴를 일으킨다. 그렇게 정신을 붕괴시킨 후 그 정신의 틈 사이로 세뇌를 실시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었다.

 "어떤가, 루나마리아. 이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개요이네. 구체적인 방법은 나중에 미아가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네. 기대하고 있겠네."

 "예! 맡겨주십시오.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루나마리아는 몹시 흥분했다. 실제로 자신이 이런 중요한 임무를 맡아도 될까라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듀랜달에게 기대와 신뢰를 받고 있다는 고양감과 그 라크스 클라인을 지배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그러니까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그런 불안감을 날려 버렸다.

 루나마리아는 다시 미아 쪽으로 시선을 돌려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미아 님, 저도 힘껏 노력할테니 잘 부탁드립니다.."

 루나마리아의 열의에 미아는 미소를 띄웠다.

 "저야말로 잘 부탁할게요. 흠, 루나 마리아씨, 우리 둘이서 라크스님을 천국으로 인도해드려요."

 그렇게 말하고 미아는 손을 뻗었다. 루나마리아는 그 손을 강하게 움켜 잡았다.

 삐삐, 삐삐... 그 때 듀랜달의 집무책상에 설치되어 있는 단말기에서 알람이 울려 퍼졌다.

 "나다, 무슨 일인가?... 그래, 수고했네. 바로 그쪽으로 가겠다고 말해주게."

 통화를 마치면 듀랜달의 시선은 두 명으로 향했다.

 "마침 좋은 타이밍이군. 지금, 예정보다 빨리 라크스양이 도착한 것 같네. 서로의 소개를 하기 위해서도 대면이라도 하는 게 좋겠군."

 "우후후, 그렇기 하네요. 자 갑시다, 루나마리아씨."

 그리고 세 사람은 라크스가 수용되어 있는 구획을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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