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19/28)

[일/번/패러디] 라크스 클라인 세뇌 계획 -19-

 [○ 월 3 일]

 오늘 의장님의 지시에 따라 이 프로젝트 팀을 발족하게 되었다. 목표는 예전부터 내가 연구하고 있던 세뇌 기술을 실제로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침내 나의 연구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기쁜 일이지 아닌가! 나의 연구 인생을 걸고 있는 힘껏 전력을 쏟을 것이다.

 [○ 월 8 일]

 프로젝트 팀의 준비가 다 되었음을 의장님에게 보고하러 가서 이번 계획의 내용과 목적을 설명했다. 정말 놀랍게도 세뇌의 대상이 그 라크스 클라인이라고 한다. 이것은 중대한 임무이며, 결코 실패가 허용되지 않았다. 연구팀 모두가 다시 마음을 다잡는 날이었다.

 [○ 월 15 일]

 의장님의 명을 받아 세뇌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기술을 정리하여 보고했다. 연구팀의 제안서를 보고 의장은 납득한 것 같았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칭 ‘라크스 클라인 세뇌 계획’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또한 본 계획의 실무자로 미아 캠벨이 소개되었다. 설마 라크스 클라인의 대역이 실무자를 맡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장님이 소개할 때 너무 놀랐다. 설명에 따르면 또 다른 한명으로 전방의 여군을 참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 월 18 일]

 미아 캠벨에게 의사 페니스의 시술을 처치했다. 이 시술은 본 계획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미아 캠벨 본인 스스로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처치하게 되었다. 그녀는 라크스 클라인의 대역을 맡고 있는 만큼, 꽤 담력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거기다가 세뇌 기술의 주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고 습득한 우수 인재이다. 소개받았을 때는 솔직히 실무자로서의 역량이 부족할까 불안감을 느꼈지만, 아무래도 그건 기우였나 보다.

 [○ 월 25 일]

 의장님한테 라크스 클라인 확보했다고 언질을 받았다. 따라서 본 계획의 구체적인 실행 날짜가 결정해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하게 되었다.

 [○ 월 26 일]

  

 라크스 클라인이 본 시설에 호송되어 온다. 또한 또 하나의 실무자로 루나마리아 호크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비밀리에 그녀의 동생인 메이린 호크가 본 시설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루나마리아 호크의 조교를 위해 끌려온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밤중에 취침 중인 루나마리아 호크한테 본 계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간단한 암시를 걸기로 했다.

 [○ 월 27 일]

 어젯밤에 실시한 루나마리아 호크의 암시, 이것은 세뇌에도 못 미치는 극히 초보적인 최면술이었기 때문에 효력이 강하지 않아서 본 계획을 거부를 한다면, 제대로 세뇌를 실시할 생각이었지만, 이후 미아 캠벨의 설득으로 그 걱정은 기우에 끝났다. 미아 캠벨에 대한 평가를 다시 재검토를 한 날이기도 했다. 그리고 또 의장의 지시에 따라 메이린 호크한테 본 계획에 스스로 지원한 것처럼 암시를 걸기 위해 세뇌를 실시했다. 이것은 CMC의 시험이기도 했다. 앞뒤의 기억과의 연관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정하는 게 힘들었지만 다행히 성공했다.

 [○ 월 28 일]

 루나마리아 호크의 의사 페니스의 시술을 처치했다. 동시에 메이린 호크를 통해 교육을 실시했다. 친자매 간의 조교 중에서도 메이린 호크에게 건 암시는 풀리지 않아 우리의 기술이 성공했다는 걸 입증된다.

 "맙, 맙소사... 어느새 나에게 이런 일을... 메이린은 나를 위해 스스로 지원한 게 아니었어..."

 여기까지의 일지를 읽은 루나 마리아는 동생이 조종당했다는 것에 아연실색했다.

 그리고 동시에 의장의 계획에 대해 분노와 불신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하면, 메이린에게 ‘조교’를 하면서 결코 끝까지 제거하지 않았던 바이저와 호흡 보조 장치 등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게 너무나 많았던 것이 떠올랐다.

 그러나 당시의 일을 새삼 후회도 어쩔 수 없었다.

 루나마리아는 다시 일지를 읽었다.

 [○ 월 29 일]

 오늘 드디어 라크스 클라인의 세뇌 계획이 실행된다. 내 오랜 연구 성과가 실현되게 된 것이다. 실무자가 아닌 나는 공정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준비는 완벽하지만, 만일의 사태가 있을 수도 있다. 나이 값도 못한 채 손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다. 오래간만에 팀 전원이 축배를 들었다.

 [○ 월 30 일]

 이날부터 실무자 두 명이 라크스 클라인의 본격적인 조교가 시작되었다. 거기에 관해서는 나는 비전문이기 때문에 주로 세뇌 후 정신 상태의 관찰이 주요 업무였다.

 [× 월 5 일]

 의장님이 보다 빨리 CMC 계획의 준비를 하라고 특명을 내렸다. 외부에 정보가 누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실무자 두 명에게조차 비밀로 하라는 것이다. 수년 동안 연구를 해 온 몸으로서는 기쁠 따름이었지만, 미완성의 이 기술을 사용하는 결정을 내리다니... 그토록 의장을 둘러싼 정세가 어려운 것일까. 심중을 헤아려본다.

 [× 월 7 일]

 의장님의 허가를 받아 염원이었던 CMC 계획의 실기 실험에 착수했다. 실험 대상은 비밀리에 사로잡은 포로들이었지만, 역시 개체간의 차이가 심해 실험 결과에 무분별하게 나왔다. 대상에 따라 변하지 않는 기술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당면 과제이다.

 [× 월 18 일]

 실기 시험을 거듭한 결과, 1개의 암시만 건다면 거의 확실하게 CMC가 성공하게 되었다. 또한 암신의 새로운 갱신도 상당한 정밀도를 자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암시의 수가 2개, 3개로 늘어날 땐, 성공률이 한없이 낮아졌다. 이것으로는 아직 실용 단계는 먼 것 같다.

 [× 월 27 일]

 미아 캠벨들에 의해 라크스 클라인의 조교가 대충 완료되어 오늘 첫 번째 "손님"을 접대했다. 우리는 모니터 너머로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 라크스 클라인이 완벽하게 창녀 같은 행동하는 모습을 보자, 다시 이 계획의 성공을 실감했다.

 [△ 월 20 일]

 미아 캠벨는 라크스 클라인한테 새로운 육체 개조를 실시하겠다는 공지를 보내왔따. 원래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주저했지만, 의장님이 허락했기 때문에 조치를 처리를 위한 준비를 착수했다.

 [△ 월 22 일]

 미아 캠벨의 지시에 따라 라크스 클라인의 육체 개조가 실시되어 진다. 다른 팀이 연구를 하고 있던 육체 개조 기술의 시험도 겸한 이번 조치이긴 하지만, 급격한 신체적 변화는 정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하물며 그 대상이 세뇌 조치를 받은 자라면 더욱 그렇다. 미아 캠벨의 기세에 밀어 붙어져 터무니없는 육체 개조를 실시하게 되어버렸지만, 이번 개조가 라크스 클라인의 정신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월 23 일]

 미아 캠벨들에 의한 육체 개조를 실시한 라크스 클라인의 새로운 조교가 시작된다. 걱정하고 있던 문제는 현재까지 성욕의 증가 이외에는 특히 악영향은 보이지 않아 안심이다.

 [□ 월 5 일]

 의장님이 라크스 클라인의 동료였던 마류 라미아스가 ‘고객’인척 위장해 침투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게다가 라크스 클라인에게 마류 라미아스의 세뇌 조치를 실시하라는 명령까지 받았다. 세뇌에 관한 지식이 없는 자에게 처리를 맡기는 건 불확실한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무모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전선과 같이 한정된 자원에서 세뇌를 실시할 수 있도록 예전부터 개발해 온 간이 세뇌 장치를 사용하라고 한다. 확실히 그 장치라면 대부분의 공정을 장치에서 자동으로 수행하니 실무자에게 부담은 적게 줄 것이다. 간이 장치는 아직 제대로 사용한 예도 적었기 때문에 그 시험도 겸해 세뇌에 대한 준비를 착수했다.

 [□ 월 7 일]

 포획한 마류 라미아스에게 라크스 클라인의 손에 의해 세뇌가 이루어진다. 결과는 완전히 실패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과제를 남긴 채로 끝났다. 역시 인간의 정신은 그렇게 수월하게 조종할 수 없는 것 같다. 이번 CMC 계획이 일단락되면 간이 세뇌장치의 개발에도 주력해야 될 것이다.

 [□ 월 12 일]

 오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던 CMC 계획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대상에 건 암시가 1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대상에 따라 개인차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없었다. 빨리 원인을 찾아야 한다.

 [□ 월 15 일]

 먼저 실패의 이유가 어느 정도 판명되었다. 이번 실험 대상으로 선택된 인물은 과거에 우리처럼 세뇌 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세뇌 관련 지식을 가지면 세뇌를 풀기 위해 심리적 저항이 생겨 버리는 것이 아닐까 추측되어진다. 이를 의장님에게 보고하자, 즉시 그 문제를 해결하라고 명한다.

 [□ 월 25 일]

 긴급하게 대응 조치를 강구한 결과, 앞서와 같은 대상도 특수 장치와 그에 걸맞은 시간을 투자하면 세뇌에 큰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즉시 의장님에게 보고했다.

 [□ 월 27 일]

 의장님은 라크스 클라인에게 CMC기술의 시험을 실시하도록 특명을 내렸다. 또 얼마 전 개발 한 특수 세뇌 기술을 미아 캠벨과 루나마리아 호크에게 실시하라고 했다. 물론 실험 대상으로서는 적임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이 계획에 성심성의껏 참여한 그녀들을 이렇게 쉽게 내칠 줄은 몰랐다.

 일지는 여기서 끝났다.

 루나 마리아는 그저 할말을 잃었다.

 얼굴에서 핏기 없이 창백해지는 한편, 심장 박동소리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신의 예상이 적중했다.

 오늘이 28일. 즉, 연구원들이 의장에게 지령을 받은 것은 바로 어제였다.

 지금까지 진행된 것을 생각한다면 자신들을 실험 대상으로 하라는 명령이 실행되는 것은 그렇게 머지않은 것 같았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대응책을 생각하려고 하자, 갑자기 큰 충격에 머릿속을 강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멍하니 서있는 루나마리아는 고함이 들릴 때까지 뒤쪽의 이상한 낌새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움직이지 마! 그대로 손을 올려 천천히 이쪽을 돌아서라!"

 뒤에서 갑자기 고함이 들리자, 루나 마리아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흠칫 몸을 떨었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손을 올려 천천히 올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연구실 입구에는 루나마리아도 몇 번 본 적이 있는 사라가 네 명의 중무장 군인과 함께 자신한테 총구를 들이대고 있었다. 또한 아까 루나 마리아가 기절시켰던 여성 연구원의 모습도 보인다.

 "이곳은 권한이 없이 출입금지입니다. 알고 있죠? 여기까지 잠입한 솜씨는 인정해 줄만하지만, 유감이네요. 여기에는 특수 보안으로 관리되어 있어, 출입하는 모든 인원은 모두 별실에서 모니터링 되고 있습니다."

 사라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병사들이 총을 겨눈 채 실험실에 들어온다.

 그리고 루나마리아의 손을 뒤로 구속하고 능숙하게 눈가리개와 재갈을 물렸다.

  

 "으읍, 읍으읍!"

 "데려가세요!"

 입은 봉한 루나마리아는 사라의 명령을 받은 병사들에 의해 실험실 외부로 끌려 나간다.

 "그런데 그녀는 도대체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

 사라는 실험실 안를 바라보며 파일이 열린 단말기를 살펴본다.

 "어머, 그걸 알아버린 거군요..."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남아 있던 여성 연구원으로 향한다.

 "마침 잘 됐네요. 계획을 앞당기도록 하죠. 연구원들을 긴급 소집하십시오. 그 다음은 의장님에게 보고를. 지금부터 일을 시작합시다."

 차가운 목소리로 사라는 여성 연구원에 이렇게 지시를 내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