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 대한그룹-03 -->
8월의 불볕 무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한창 여름휴가로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가는 분위기였지만, 동하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동하는 만물상점에서 돌아온 직후 사진관에 들려 남궁혜가 찍은 필름을 맡겼다.
그 당시에는 한번 필름을 맡기면 기본이 하루에서 이틀은 기다려야 했다. 동하는 내일까지는 꼭 현상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시계를 보니 강혜련 여사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었다.
동하는 인벤토리에서 매직 카메라를 꺼냈다.
시간이 많으면 매직 카메라의 기능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지만, 지금은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하긴, 카메라의 기능을 알아보려면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이게 어디 보통 카메라인가?
과거의 추억을 간직한 곳을 찍어야 한다.
동하의 추억의 장소는 주로 서울에 있었다.
“그건 저녁에 자세히 알아보는 것으로 하고…….”
동하는 일단 매직 워치로 매직 카메라를 스캔했다.
이번에도 같은 아이템이다 보니 매직 카메라라는 이름 말고는 매직 워치에 별다른 관련 정보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템들 사이에 연동을 하려면 일단 매직 워치로 스캔에 성공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것으로 네 개의 아이템을 연동할 수 있는 준비는 끝난 셈이었다.
동하는 매직 카메라를 인벤토리에 넣고 미셜 화장품이 있는 곳으로 공간이동을 했다.
비서의 안내를 받고 사무실에 들어서자 강혜련 여사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사무실에는 유경의 모습도 보였다.
“어서 와요.”
동하가 자리에 앉자 비서가 차를 가져왔다.
탁자위에 계약서가 놓여 있었는데, 동하는 차를 마시면서 천천히 계약서를 읽었다. 계약에 관한 내용은 어제 저녁 식사 자리에서 했던 말들이 고스란히 옮겨져 있었다. 때문에 따로 고칠 만한 부분은 없었다.
“이상이 없으면 거기에 서명하고 도장을 찍으면 되요.”
“예, 사장님.”
동하가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도장을 찍는 순간부터 미셜과는 한 배를 탄 동지였다.
50억 원은 현금으로 받았다고 해도 나머지 50억 원은 주식으로 받지 않았던가?
미셜의 주가를 띄우지 못하면 50억 원 가치의 주식이 공중으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었다.
동하는 만물상점에서 사체를 녹인 다음 미리 준비한 병에 담아 놓았었다. 그리고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강혜련 여사에게 그 병을 건네주었다.
“이건가요?”
“예, 사장님.”
병은 모두 2개였다.
각각 하나에 한 달 치의 사용량이 들어 있었다.
원래는 한 달에 하나씩 줘야 하지만, 처음에는 임상실험이다 뭐다 해서 사용해야 할 곳이 많은 것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다음 달부터는 딱 한 달 치의 사용량만큼만 전해줄 생각이었다.
물론 계약서상에도 동하가 요구해서 그런 조항이 들어 있었다.
액체의 사용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기존의 미셜 화장품에 첨가해 주면 끝이었다.
“이것을 너무 많이 첨가하면 효능이 강해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적게 넣으면 효과가 약해지구요.”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임상실험을 하면서 최적의 비율을 찾을 생각에요.”
“그렇다면 안심이네요.”
화장품이 정식으로 출시가 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린다.
하지만, 이번 일에 미셜 화장품의 운명이 걸려 있었다. 강혜련 여사는 최대한 서둘러서 한 달 안에 신제품을 출시하려 했다.
“다시 한 번 우리와 계약해 줘서 고마워요.”
“아닙니다. 저야 말로 미셜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동하가 인사를 하고 사무실 밖으로 나오자 유경이 따라 나왔다.
“그나저나 유경 씨? 어디 몸이 안 좋아요? 아까부터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요.”
“아, 아니에요.”
원래 유경은 계약이 끝나면 동하와 점심도 같이 먹고 영화도 볼 생각에 어제 밤부터 가슴이 설레어서 잠까지 설쳤었다. 겨우 잠이 든 것이 새벽 무렵이었다. 그래도 이상하게 피곤하지 않았다. 이런 게 소풍을 가기 전날 초등학생들의 마음인 걸까?
한데, 오전에 동하에게 갑자기 급한 약속이 생겼다는 전화가 걸려와 맥이 다 빠졌다. 그때부터 새벽 늦게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났던 피곤이 확 몰려 왔다. 그녀가 회사에 왔을 때는 눈이 시뻘겋게 충혈 되어 있었다.
“미안해요, 유경 씨. 오늘 못 한 건 다음에 해요.”
“칫. 누굴 만나는데 나를 퇴짜 놓을 수 있는 거예요?”
유경은 심통이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동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까지 예쁘고 귀여웠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해 줄게요.”
☆ ☆ ☆
동하가 대한전자의 사옥으로 가고 있을 때 수정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요즘 수정은 M뱅크 때문에 정신없이 바빠서 이렇게 통화를 하는 건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동하 씨, 조만간에 M뱅크 사업이 언론에 발표될 거예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군요.”
-고마워요. 모두 동하 씨 덕분이에요.
“저야 돈을 받고 한 일인걸요. 그나저나 은행과 제휴 맺는 것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일단 네 곳의 은행과 제휴를 맺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시간이 충분했다면 더 많은 은행을 끌어 들였겠지만, 사실 4개 은행과 제휴를 맺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그 4개의 은행이 모두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은행들이었기 때문이다.
동하도 그 정도면 새경텔레콤이나 다른 통신사의 시장 진입을 견제하기에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은행이나 통신사에서 알면 발칵 뒤집어 지겠군요.”
-호호. 그래서 저희나 은행 쪽에서나 더 서두르고 있어요. 아무리 보안을 유지한다고 해도 반드시 비밀은 새어나가기 마련이거든요.
“미리 축하 드려야겠군요. 예감이 나쁘지 않아요. 이러다 올해 안으로 시장점유율이 20% 대로 올라가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부디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시장점유율 20%.
그건 다온텔레콤에겐 꿈의 숫자와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시장점유율을 10% 이상 넘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지금 분위기라면 왠지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발표 행사에 동하 씨도 올래요?”
“아니요, 전 됐습니다. 이번 기획도 수정 씨가 한 것으로 하세요.”
“그러고 보면 동하 씨는 참 이상한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 같으면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 어떻게 해서든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데.”
동하는 예전에 멤버십 카드 때부터 아이디어만 넘겨주고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마 M뱅크 사업까지 동하가 기획했단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동하는 각계각층으로부터 엄청나게 주목을 받을 터였다.
하지만, 동하는 그런 쪽에 딱히 관심이 없었다.
한번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 행동에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를 테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그럼, 다음에 봐요.”
“M뱅크 건이 마무리 되면 다른 아이디어 주기로 한 거 잊지 말아요.”
동하는 전화를 끊고 방향을 틀어 증권사로 향했다.
아직 M뱅크 발표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더 있어야 하지만, 지금 들어가는 게 주식거래위원회 쪽에 의심받지 않고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
“어디보자…….”
동하는 전광판을 쳐다보았다.
다온텔레콤의 주가는 동하가 주식을 빼던 날보다 조금 더 떨어진 상태였고, 최근엔 급등락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럴 때는 묘한 쾌감이 든다.
만약 주식을 매도하고 난 다음 주가가 오르면 상당히 짜증나는 일이다.
동하는 다온텔레콤에서 받은 50억 원에 대한전자에서 받은 50억 원의 돈까지 합해서 몽땅 밀어 넣었다.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시기상으로 M뱅크가 먼저 발표가 되고, 그 다음에 미셜 화장품에서 사체로 만든 신제품이 출시될 터.
동하는 먼저 다온텔레콤에 투자를 해 수익을 남긴 후 나중에 미셜 화장품으로 갈아탈 생각이었다.
모두 100억 원이었다.
동하는 어느새 주식계의 큰 손이 되어 있었다.
☆ ☆ ☆
대한전자 사옥은 중간 중간 외벽이 튀어나오는 독특한 구조에, 건물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포스가 묻어 나왔다.
1층 데스크에는 안내 직원이 있었다.
동하가 안내 직원에게 다가가 찾아온 용건을 말하자 그녀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동하를 사장실로 안내해 주었다.
“어서 오게.”
사장실에는 서용훈 사장만 있는 게 아니었다.
머리가 새하얀 70대 노인이 꼬장꼬장한 눈빛으로 동하를 쳐다보고 있었다. 동하는 한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인사드리게. 이분은 대한그룹의 회장님일세.”
서건우 회장은 대한그룹의 창업주이면서 재계의 제일 큰 어른이기도 했다.
‘설마 나를 만나러 온 건가?’
동하는 의외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지간한 사람은 긴장한 나머지 서건우 회장과 제대로 눈도 마주치기 어려워했지만, 동하는 담담한 표정으로 서건우 회장의 눈을 응시하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최동하라고 합니다.”
“헛헛! 만나서 반갑네.”
서건우 회장이 문득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어제 서용훈 사장에게 동하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였다.
처음에는 무척 의아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인 서용훈 사장은 칭찬에 무척 인색한 성격인데, 동하에 대해서만은 극찬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직접 만나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동하는 요즘 젊은 사람답지 않게 당당하면서도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그야말로 운명적인 만남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세 명의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서용훈 사장이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계약은 잘 하고 온 건가?”
“덕분에 잘 끝냈습니다.”
“그렇다니 다행이로군. 자리에 앉지.”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자 미리 말해 두었던 듯 미모의 비서가 탁자 위에 차를 내려놓고 밖으로 나갔다.
서건우 회장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서 사장에게 이야기는 들었네. 서 사장이 자네의 재주를 극찬하더군. 나 역시 어제 자네 이야기를 듣고 소름이 돋았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한데, 말이야. 자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불쑥 찾아왔네.”
“말씀하십시오.”
“어제 자네가 한 말을 모두 책임질 수 있겠나?”
“예?”
“자네의 말에 대한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뜻이네.”
“끙!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저는 단지 앞으로 대비하라는 차원에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헛헛! 차종호와 우린 결코 대비하는 것으로 끝낼 수 있는 사이가 아닐세.”
서건우 회장의 설명이 부족해 보였던지 옆에서 서용훈 사장이 거들고 나섰다.
“전쟁이 벌어지면 어느 한 쪽은 반드시 죽어야 싸움이 끝난다는 소리네.”
동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차종호가 야권의 유력 인사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한그룹이 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건 자네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릴세. 차종호는 결코 만만하게 대할 상대가 아닐세. 그자의 집안은 대대로 정치인 집안이면서도 일본의 우익세력들과 상당한 친분을 가지고 있네. 그래서인지 친일세력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지.”
“아!”
동하가 짧게 탄성을 터뜨렸다.
차종호가 대통령이 된 이후 대한민국은 친일 노선으로 정책이 변했다.
당시 국민들의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그런 여론은 사그라지고 말았다.
모든 것이 몬스터의 침공 때문이었다.
가장 먼저 미국에서 몬스터의 사체로 무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그 다음이 일본이었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중국과 유럽의 나라들이 자체적인 기술로 강화 무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대한민국은 그렇지 못했다. 미국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 보니 무기 개발에 소홀했던 것이다. 물론 기술력이 부족한 탓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일본에 의지하는 빈도가 높았는데, 당시 차종호는 그것을 자신의 치적으로 크게 홍보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중에는 일본의 의존도가 높다 보니 굴욕적인 사건도 몇 번 겪어야 했었다.
“그건 전혀 몰랐습니다.”
“대한그룹이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라 해도 돈으로 차종호를 찍어 누르는 건 쉽지 않다는 소리일세.”
자금력 쪽에서는 일본의 우익 세력들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일세. 자네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린 앞으로 차종호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지 않겠나? 차종호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하게 하려면 우린 반대 진영의 후보에게 올인 해야 할 테니 당연한 일이겠지.”
“으음.”
이제야 서용훈 사장이 서건우 회장에게 이번 사실을 알린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차종호는 대한민국의 정계는 물론이고 일본의 우익 세력과도 얽혀 있어서, 서용훈은 차종호를 상대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하고 있었다.
가급적이면 차종호와 척을 지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그의 생각이었다. 만에 하나 그렇게 하고도 대선 결과를 뒤집지 못해 차종호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다면 그때는 서용훈 사장이 죽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터였다.
자칫 그룹의 운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
“차라리 차종호에게 올인 하면 어떻겠습니까? 대한그룹에서 전폭적으로 후원을 하면 나중에 표적수사를 당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
“어째서 그런 겁니까?”
서용훈 사장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차종호가 강 사장의 학교 선배일세.”
“강 사장이라면……?”
“집사람 말일세.”
“아!”
“당시 집사람은 나와 약혼을 한 상태였네. 한데 차종호는 그걸 알면서도 집사람을 지독하게 따라 다녔지.”
30년도 더 넘은 일이었다.
당시에는 대한그룹이 지금처럼 규모가 거대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차종호 입장에서는 충분히 강혜련 여사를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혜련 여사는 단 한 번도 차종호를 거들떠보지 않았고,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서용훈 사장과 결혼식을 올렸다.
차종호는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긴 사람처럼 서용훈 사장에게 원한을 품었다.
그는 황당하게도 강혜련 여사가 자신과 결혼하지 못한 것은 모두 서용훈 사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질긴 악연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차종호는 그 이후 정계에 입문해서 재벌 개혁에 힘을 기울였다. 경영권 불법 승계를 막기 위해 여러 개의 법안도 작성했다. 그것이 국민들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아 차종호는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전국구 국회의원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용훈 사장과 서건우 회장은 차종호의 그런 일련의 행동들이 자신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집사람과 결혼을 한 이후 한동안 사석에서는 차종호의 얼굴을 보지 못했었네. 그러다 몇 년 전에 차종호가 불쑥 찾아와 우리에게 일본의 기업과 합작을 제안한 적이 있었네. 그때 그 기업이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기업이었지. 하지만, 국민정서라는 것이 있지 않나? 우리가 거절을 하니까 차갑게 한 마디 하고 가더군.”
-서 사장. 오늘 일을 언제고 반드시 후회하게 될 날이 올 것이오.
서용훈 사장은 그때 차종호의 눈빛이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수차례에 걸친 좋지 않은 인과가 아무 부러울 것 없는 이 거대기업의 회장과 사장에게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차종호의 차기 대통령 당선과 표적 수사.
서용훈 사장과 서건우 회장이 괜히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최악의 경우 차종호와 일전을 불사할 생각이었지만, 사실 그러기에는 너무 위험 부담이 커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사느냐 죽느냐.
대한그룹은 그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