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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허세 찌든 능력자.
연씨 가족의 일로 인해서 신민배는 한 동안 괴수 사냥을 할 수가 없었다. 아직 고등학생인 두 사람과 더불어 중학생에다 초등학생까지 있다 보니 그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직 이들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없다면 고아원으로 보내져야 할 형편이었다. 하지만 능력자라는 권한으로 인해 이들은 자신들 스스로 삶을 정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고, 그런 특권에 신민배가 나서 그들의 보호자가 되기로 했던 것이다.
법적인 보호자는 아니며 19살인 시현이 성인이 될 때까지 임시 보호자로 생활하게 되었던 것이다.
“휴…… 이제 모든 것이 끝난 건가?”
사회적인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문제였기 때문에 모르는 것 투성이었던 신민배는 2주 정도가 흘렀을 때에서야 겨우 모든 일을 끝낼 수가 있었다.
“그나저나…… 이제 팀을 새로 꾸려야 할 상황이 되는 건가?”
연씨 가족의 일로 인해서 고정팀은 사라진 상태였다. 또한 시현과 시란 역시도 고정팀으로 생활하기에는 그가 제약을 걸어 두었기 때문에 그것조차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길드를 들어가긴 또 그런데…….’
아직까지 그는 길드에 가입할 의사조차도 없었다. 다만 지금 상황은 끊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자리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길드를 가입하고 하지 않고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고 느끼고 있었다.
애초에 길드는 괴수 사냥에 있어서 모든 조건이 완비 된 곳으로 사무를 시작으로 모든 정보까지 갖춘 집단이었다.
이런 곳에서 능력자들이 하는 것은 오로지 괴수를 사냥하는 것 뿐. 그 외에 잡다한 것은 길드 내에서 처리를 해주는 부분이었으며, 법적인 문제까지도 길드에서 알아서 해결해 준다는 점이다.
‘음…… 뭐 마음에 안 들면 탈퇴하면 되는 문제니까 가입을 해볼까?’
지금까지는 홀로 살았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시현이 성인이 되기까지는 이제 반년도 남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고생을 하면 된다.
물론 그런 고생을 할 필요조차도 신민배에게는 없다. 단지 한 번의 인연을 통해 그 연을 쉽게 저버리지 않기 위함이었다.
팀원을 찾기 위해 그날을 시작으로 여러 명과의 사냥을 진행 해보았다.
E등급부터 시작으로 C등급까지 골고루 사냥을 진행하면서 인연을 쌓으려고 해보았으나, 그 어떠한 사람들에게도 쉽사리 마음을 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연씨 가족들 역시도 그랬지만, 지금 신민배가 보는 능력자들은 오로지 금전만을 목표로 할 뿐이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4등급 보조계가 나왔다는 사실이 미디어를 통해 방송되기 시작하고, 또한 이로 인해 B급 괴수까지 사냥했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보조계의 입지가 조금은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석연치 않아 하는 능력자들이 대다수였다.
그는 4등급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6등급이라는 보조계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단지 보조계라는 이유만으로 퇴짜 맞는 일도 빈번한 건 물론, 함께 사냥을 하면서도 눈치를 봐야만 할 정도였다.
현재 그는 5인 팀을 이루고 E~D등급까지의 괴수를 사냥하고 있었다.
“보조계가 편하긴 하죠?”
“네? 아… 네. 뭐…….”
휴식 시간 말을 건 것은 공격계의 한 여성이었다.
30대 후반으로 되어 보이는 그녀는 그저 평범한 얼굴과 체형을 지니고 있었다.
“나도 이럴 줄 알았으면 보조계나 되었으면 좋았을 걸. 어차피 5인 사냥에 5% 밖에 차이도 안나는데 말이야…….”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그 말은 주변에 있는 다른 능력자들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 그녀의 반대쪽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치유계의 남성이 한 명 있었다.
24살 정도로 그 역시도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신체 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6급이라는 낮은 치유계였지만, 치유 능력이 두 가지가 존재하는 인물이었다.
“그래도 저분 능력이 좋으신 것 같은데요. 5인 사냥으로 사냥 속도가 상당히 빠른 걸 보면요.”
그건 다른 능력자들 역시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괴수 사냥 속도가 다른 팀에 비해서 현저하게 빨랐던 것이다.
“뭐 능력이라고 해봐야 수치 얼마 차이난다고요…… 아마도 제가 무기를 바꿔서 그럴거예요.”
그녀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막대를 들어올렸다.
상당히 정교하게 꾸며진 무늬와 더불어 막대 자체가 엿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비싸 보이는데요?”
치유계 남성이 물었다.
“호호, 이것 때문에 대출까지 받았으니까요.”
“네? 대체 얼마나 하길래요?”
“5억 2천 만원요.”
그녀는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말했다. 그런 그녀의 말에 호응을 해주는 이들.
“오! 성능이 상당히 좋겠네요.”
“그 정도면 C급 괴수 사냥에도 충분히 참여 하실 수 있겠는데요?”
그 말에 그녀가 노려보며 말했다.
“지금 장난해요? 이거 B급 괴수의 사체로 만든 무기에요. C급? B급 레이드를 가도 모자랄판에. 흥!”
B급 괴수의 사체라는 소리에 그들 모두가 놀라워 했다.
“정말 대단하네요…… B급 괴수의 사체로 만든 무구라니…….”
“와…… 난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는데…….”
그들이 모르는 것이 하나가 있다면 지금 그녀가 가진 무기는 중고품이라는 것이다.
최소 B급 괴수로 만든 방어구가 4억이며 무구는 그 두 배인 8억 정도다. 그런데 5억 2천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였다.
그리고 문제는 지금 저 무구는 단순한 B급 괴수의 사체로만 만든 무구일 뿐, 마력석 성분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었다.
만약 저 무구에 B급 마력석 성분이 들어간 B급 사체로 만든 무구였다면 최소 20억 이상은 했을 것이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건 말건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 때문에 괴수가 더 빨리 죽었다는 것을 어필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무기 성능이 공격력의 3% 증폭효과를 내요. 그렇다보니 강한 건 어쩔 수 없죠.”
그녀의 말에 신민배는 마시고 있던 물을 뿜을 뻔했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던 짐꾼 양지호 역시도 헛기침을 크게 삼켰다.
“푸픕!”
“커흠…….”
두 사람의 이런 모습에 그녀가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 아뇨. 대, 대단한 것 같아서요.”
“저, 저도요. 그런 장비를 가진 분을 본 적이 없거든요.”
두 사람은 급히 서로 얼버무렸다.
신민배의 공격력 강화 버프 수치만 하더라도 10% 상승효과를 가진다. 그렇다보니 3%의 효과는 버프 효과에 묻혔을지도 모르는 일.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두 사람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무슨 5억 2천만원이나 하는 무기가 고작 3% 상승이라고? 아마 내 버프 수치를 알면 어떠한 얼굴이 될지 참 궁금하군.’
그렇게 자신이 장만한 무기를 자랑하며, 곁에 있던 다른 공격계 능력자를 핀잔하기 시작하는 그녀.
“그런데 공격계면 기본 적인 무기는 지니고 계셔야하는 것 아닌가요? 아무래도 사냥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바로 공격계인데 말이죠.”
“네? 아…… 저 그게 자금이 좀 부족해서요…….”
“그럼 대출이라도 받으세요. 요즘 장비 없으면 팀에도 끼워주지 않는 사실을 모르세요?”
그녀는 계속해서 공격계 능력자 한 사람만을 나무라고 있었다.
‘와…… 이 미친게 끝까지 자기 잘난 줄 아네. 대체 수치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있기는 한 건가? 아니면 보조계의 버프 수치를 아예 모르는 건가?’
지금 이런 현상은 단연 그녀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다른 능력자들 역시도 마찬가지로, 비싼 무구에는 이러한 반응을 보인다.
대다수의 보조계 능력자들은 기본 버프가 2~3%내외다. 그것은 상당히 비싼 장비와 동등하다고 할 수 있는 수치이지만, 보통 하급 보조계 능력자들이 1~2%의 수치를 넘지 못하다보니, 그들에게 주는 분배금 자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일로 인해서 보조계가 무시 받는 이유이며, 그런 그들에게 줄 돈으로 열심히 사냥하여 무구를 장만하고, 무구들을 제대로 장비한 능력자들끼리 팀을 맞춘다면 훨씬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대다수가 아는 사실이지만, 웬만한 능력자가 아닌 이상 비싼 장비를 장만하기도 힘들뿐더러, 어줍은 장비로는 보조계의 버프 수치를 넘기 힘들다.
그럼에도 사냥에 가장 필요가 없는 인물이 보조계이다보니 그들을 무시하는 처사는 자연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며, 보조계를 무시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으로 공격계 능력자들의 장비를 탓하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이 미친년…… 장비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알려줘야겠네!’
현재 공격계인 그녀를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회복의 가호’ 능력을 시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 모두 정신력이 회복됨을 느꼈다.
“어? 오늘은 평소보다…… 회복이 좀 빠르네? 기분 탓인가?”
“그러게요? 저도 벌써 다 회복이 된 것 같은데요?”
다른 이들 모두가 정신력을 회복하고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공격계 그녀만 아직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안 일어나세요?”
신민배가 그녀를 보며 물었다.
“그, 그게 다른 분들에 비해서 제가 많은 능력을 사용해서 그래요! 조금만 있으면 되요!”
그 말은 오히려 다른 이들이 제대로 사냥을 하지 않았다는 말투로 들릴 정도였다.
‘절대로 굽힐 줄 모르는 여자인가 보네.’
현재 신민배는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가 있었다. 각 종 강화 버프와 마찬가지로, 광역 버프의 경우 신민배가 지정하고 제외 할 수 있는 컨트롤이 가능 했던 것이다.
해서 100명이 모여 있다고 해도 그 중 한 명만을 택하여 버프를 주입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하여 ‘회복의 가호’는 광역 버프 능력이었지만, 그녀에게만 빼고 적용을 시켰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그들은 다시금 사냥을 시작했다.
펑~! 펑~!
공격계 두 사람이 능력을 사용하자, 거대한 화염 덩어리와 에너지 덩어리가 괴수에게 닿으며 폭발하고 있었다.
그들의 능력은 속성 공격으로, 각기 화염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여기서 에너지의 경우는 산소를 바탕으로 하는 압축탄 과도 같은 것으로 남자 공격계가 사용하고 있는 능력이었다.
‘공격력 극화!’
신민배는 즉각 남자 공격계 능력자에게 버프를 걸었다. 그리고 그 후.
쿠쾅! 콰콰쾅!
에너지 공격이 폭발 소음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이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능력자들이 놀라고 말았으며, 신민배 역시도 ‘놀란 척’을 해야만 했다.
“이, 이게 무슨?”
“갑자기 어떻게 이런 일이?”
공격계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 신민배가 끼어들었다.“어? 혹시 그? 광수님이 셨어요?”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신민배가 급히 김광수의 곁으로 다가서며 물었던 것이다. 이미 그의 이름은 사냥 시작 전 자신들의 소개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신민배가 연기를 시작했다.
“혹시나 했었습니다! 설마 같은 이름의 김광수님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에이…… 겸손도 지나치면 보기 싫은 법입니다. 에너지 계열 공격계는 몇 분 없는 것으로 알아요. 그리고 김광수란 이름 역시도 한 사람 뿐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능력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하시던데요?”
아직까지도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 김광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김광수씨 공격력이 엄청나다고 이미 널리 알라졌어요. 해서 가급적 많은 분들이 함께 사냥을 하고 싶어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서 김광수씨를 보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다른 분들의 공격력 두 배는 낼 수 있다고 하시던데? 지금 보니까 그 말이 거짓말은 아니군요!!”
괴수를 향해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김광수 자신도 느끼고 있었다. 지금 이 공격력은 그동안 자신이 사용하던 파괴력은 절대로 아니었던 것이다.
“저기…… 무슨 말을 어떻…… 윽!”
김광수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신민배가 그의 곁에 다가서 옆구리를 깊게 손가락으로 찔렀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로 그만 들을 수 있게 말했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솔직히 저 여자 싫잖아요? 그러니까 좀 쪽팔리게 만들어주자구요.”
“네? 그럼 설마 지금 이건?”
“네. 맞습니다. 제 능력이에요. 그러니 김광수씨 능력처럼 마음껏 자랑하시길…….”
말을 마치고 신민배는 그 자리를 벗어나 다른 한쪽에 양지호와 자리했다.
“왜 이런 행동을 하셨는지?”
“재밌잖아요. 그리고 저 여자 꼴도 보기 싫고…… 솔직히 능력이 안된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저 여자는 잘난 척을 해도 너무 심하게 하더라구요. 단지 그게 꼴보기 싫었을 뿐입니다.”
“그런가요? 이제 저 여자기가 팍 죽게 생겼네요. 저 비싼 무기를 구입하고도 제대로 된 무기조차 없는 저 공격계 능력자보다 파괴력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일테니…….”
양지호는 매우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능력자들과 대화 할 일은 거의 없었으며, 매일 자신을 찾아주는 신민배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퍼뜨리는 적은 없었다.
공격력 극화의 사용 시간은 고작 3분에 불과하다. 하물며 재사용 시간에 있어서 30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하는 단점이 존재했다. 물론 공격력 극화 능력 역시도 광역 버프 효과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신민배는 단 한 사람에게만 그 버프를 허용한 것이다.
“으랴으랴~!”
그 남성은 신이 난 듯한 말투와 더불어 행동까지 취하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의 상황을 상당히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펑~ 펑~!
쿠콰쾅! 쾅쾅!!
소리에서부터 이미 기가 죽기 시작하는 공격계 여성. 그는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후부터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 씨발. 최소한 그렇게 잘 나가는 놈이면 이런 팀에 왜 들어오는 건데? 그리고 진작에 말이라도 좀 해주면 안 돼?’
그녀는 자신만이 잘났다고 생각을 했지, 설마하니 이런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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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 입니다.
아무쪼록 한편... 두편 아껴서 폭연참으로 보답해드릴테니
다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