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40화 (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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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갑작스런 B급 괴수의 출현.

그들의 손에서 뻗어나간 각종 원소 공격들이 블랙 터틀의 외갑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음 소리는 마치 미사일이 터지는 것 마냥 대단한 것이었다.

“대, 대단한데?”

“무슨 이런 능력이?”

“이런 말도 안되는!”

백호 길드 공격계 대부분은 지금 신민배의 버프 능력에 상당히 놀라고 있다. 아니, 대부분이 아니라 모두가 놀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미 공격력의 여파에 블랙 터틀이 크게 휘청 일 정도였다.

“큭큭큭, 이거 제대로 된 물건이 우리 길드로 들어왔구만!”

“이거 같이 괴수 잡을 맛 나는데?”

메인 탱커를 맡고 있는 남백호와 이장수는 크게 휘청이는 블랙 터틀을 보며 매우 신나하는 표정이었다.

“별거 아니라고 여겼던 보조계가 이정도의 능력을 발휘하다니?”

“이제부터 보조계들에게 함부로 못대하겠는걸?”

“내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군!”

백호 길드원 모두가 신이 난 듯 능력을 사용하며 말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리하지마. 우리나라 최초의 4등급이잖아. 그래서 이정도 하는거라고.”

“맞아. 그리고 다른 보조계 4등급과는 분명 다른 능력이겠지. 기대되는군. 다른 보조계 4등급들은 어떤 능력들을 가지고 있을지.”

“그런 너나 모르는 소리하지마. 애초에 최초의 4등급이야. 언제 다시 다른 4등급이 나올지 모르는 일이지.”

“암! 그렇고말고. 차라리 저 양반이 3등급 되길 바라는게 더 빠를지도?”

“3등급? 큭큭큭. 내가 등급이 오르지 않아도 좋으니까 그 말만은 기대해보도록하지!”

신이 난 듯 능력을 사용하는 공겨계들은 자신들끼리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모두 조용히 하시고 공격에 집중하세요! 이제부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임창종의 따끔한 지적에 길드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3분이 지난 시점. 계속해서 휘청이던 블랙 터틀에게서 변화가 일어났다.

그그극!

마치 나무를 긁는 듯한 소리가 강하게 들렸다.

“모두 피해!!”

미리 받았던 정보대로 블랙 터틀의 머리와 손, 발이 외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약간 타원형이 된 블랙 터틀이 그대로 허공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텅! 텅! 텅!

어그로가 빼앗긴 상황에서 블랙 터틀은 그대로 공겨계들을 향해서 통통 튀기 듯 가고 있었다.

지금 이런 상황은 남백호나 이장수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으며, 그들 역시도 급히 몸을 틀어 블랙 터틀의 공격으로부터 피해야만 했다.

“빌어먹을! 진짜 저런 상황이면 공격이고 나발이고 못하겠군!”

그나마 약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 터틀의 목과 손, 발 부분이 두꺼운 외갑 안으로 들어가버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상황은 목과 손, 발을 내밀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수준이었다.

쿠웅!

블랙 터틀이 한 번씩 바닥에 튀길 때 마다 땅이 움푹 들어갈 정도였다. 만약 사람이 깔린다면 그대로 납작해질 정도의 수준.

공격계들은 좌우로 뿔뿔이 흩어져서 블랙 터틀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미 이런 공격을 예측한 상황이었고, 또한 통통 튀기 듯 공격하는 블랙 터틀의 거리가 10미터 안팎이어서 그나마 대응할 시간도 갖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약 5분 정도의 시간 동안 블랙 터틀의 이런 공격 방식이 드디어 끝이 났다.

“지겨운 놈! 이제야 목을 빼는군!”

“누구 강력 본드 있냐? 저놈 목에 처 발라버리게!”

남백호와 이장수는 곧장 블랙 터틀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다들 자리 잡고! 다시 공격 감행!”

임창종의 큰 목소리에 뿔뿔이 흩어졌던 공격대들이 다시금 위치를 잡았다.

‘뭉쳐 있어서 좋을 건 없는데…… 그래도 버프를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블랙 터틀의 이러한 공격에 좀 더 편리한 사냥 방법은 공격계들이 좌, 우로 산개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민배의 버프는 주변의 능력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떨어진 거리에서는 버프가 전해지지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던 임창종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공격계들이 신민배의 근처에 자리 잡도록 만들고 있었다.

“공격계와 치유계 분들은 즉시 민배씨 주변으로 뭉치세요.”

그의 말에 따라 모두가 신민배 주변 곳곳에서 치유와 공격을 여전히 시도 하고 있었다. 또한 한쪽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모든 이들이 뭉친 상태였다.

“민배씨. 회복의 가호도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회복의 가호!”

또다시 약간 반짝이는 빛이 발한 순간, 그들 모두에게 회복의 기운이 들어갔다. 천천히 정신력과 생명력이 회복되는 가운데, 신민배는 정신이 아찔해짐을 느꼈다.

“어?”

비틀!

순간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그를 임창종이 부축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이들에게 능력을 시전해서 그런 가 봅니다. 죄송합니다. 민배씨의 정신력에 대한 생각을 제가 하지 못했네요.”

“아…… 괘, 괜찮습니다.”

지금 이 일은 임창종의 잘못이 아닌, 신민배의 부주의라고 볼 수 있었다.

누구보다도 능력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무래도 본인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본인의 정신력조차도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능력을 모두에게 사용해버려서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공격력 극화와 회복의 가호는 그가 지정한 인물들에 한해서 능력 배분이 가능했지만, 그런 점을 간과하고 주변 모두에게 시전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물론 정신력이 모자라 버프를 받지 못한 사람 또한 존재했다.

한쪽에 있던 이들이 급히 신민배를 안전한 장소까지 데리고 와서 휴식을 취하게 만들었다.

“죄, 죄송들합니다.”

신민배는 모두를 바라보며 사과를 전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어차피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져서 어쩔 수 없이 합도 맞춰보지 못한 상황에 괴수를 상대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저의 불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빨리 회복을 먼저 하시는 게 급선무입니다.”

임창종은 그의 곁으로 다가와 신민배를 조심스럽게 눕혔다. 지금 상황은 그가 빨리 회복을 하는 길 밖에 없었다.

그의 버프가 사라지게 된다면 남백호나 이장수에게 큰 위험이 따르게 될지도 모르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쿠앙! 콰앙!

신민배가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 블랙 터틀은 또 한 번의 타원형 공격을 감행했다.

“다들 조심하세요. 지금부터는 정보에 없는 상황이 진행 될지도 모릅니다!”

임창종이 크게 외쳤고, 공격계들은 뿔뿔히 자리에서 흩어졌다.

또다시 블랙 터틀의 공격이 전환되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다.

한 동안 사냥이 진전 되면서 블랙 터틀은 별다른 모션을 취하지 않았다.

“이게 끝이냐? 고작 이정도인거였어? 크하하!”

남백호가 블랙 터틀을 향해 방패를 휘두르며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바로 킹덤 길드가 처치하지 못한 B급 괴수를 백호 길드가 쓰러뜨렸다는 것.

아마도 긴급 상황인 만큼, 이 사실은 전국에 보도 될 것이 뻔했다.

‘드디어 넘는다! 우리 백호 길드가 킹덤 길드를 넘는다!!’

그는 확신했다. 그리고 슬쩍 신민배를 바라보았다. 헌데 그 순간 신민배의 표정이 크게 변화며 외쳤다.

“조심해요!!”

쩌적! 쩌적!

무엇인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 뭐지?”

그것은 블랙  터틀의 외피가 갈라지는 소리였다.

“설마…… 변태變態?”

그 모습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남백호의 표정이 급격히 일그러졌다

괴수가 변신을 하는 것. 그것은 단 한 번 학계에 보고가 된 적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미국의 필라델피아에 갑작스럽게 B급 괴수가  나타났다. 그 괴수가 처음 등장하고 미국은 즉각 능력자들을 동원했다.

필라델피아는 엄연히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괴수를 빠르게 퇴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해서 동원할 수 있는 능력자 2,000명을 빠르게 투입시켰다. 대한민국이라면 2,000명의 능력자를 모으기 위해서는 3시간 이상이 필요했지만, 미국은 단 30분 만에 규합을 할 수 있었다.

B급 괴수를 상대로 2,000명이라는 터무니없는 숫자가 개입되긴 했지만, 민간인의 안전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괴수는 네발 달린 짐승 형식의 괴수였다. 30미터의 거대한 크기는 토벌에 참여한 많은 공격계의 쉬운 타겟이 되었다.

하지만 빠른 이동 스피드로 인해서 어그로가 튈 때마다 능력자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000명이라는 능력자들이 모이니, 괴수 처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2시간 동안 많은 피해를 입은 괴수. 그리고 녀석이 쓰러질 것 같은 상황에 변화가 일어났다.

몸에 달린 네 개의 발들이 몸속으로 사라져 들어갔다. 그리고 몸 곳곳에 난 수북한 털들이 빠지기 시작했고, 길다란 꼬리에 비늘이 생성되어 갔다. 짐승의 모습에서 점차 파충류의 모습으로 탈바꿈 해가기 시작.

급기야 거대한 뱀을 형상화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세계 최초로 나타난 A급 괴수였다.

2,000명이라는 엄청난 능력자들은 A급 괴수를 상대로 80%에 달하는 피해를 입어야만 했고, 처리는커녕, 모두가 퇴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능력자들이 모두 빠져 나가고 군대가 동원 되었지만, 능력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군대는 무용지물. 급기야 핵사용 허가가 떨어졌고, 필라델피아는 그렇게 지도에서 사라졌다.

이날이 괴수 출현 이후, 미국으로써는 최악의 날로 기록되어지고 있다.

“모두! 도망가!!”

남백호가 엄청난 소리로 모두에게 외쳤다.

다른 이들은 지금의 상황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다.

괴수 처리에 동원 된 백호 길드 모두는 지금이 어떠한 상황인지도 인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 임창종은 남백호의 심각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전투 중지!! 당장 산개해요!!”

백호 길드원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그 자리를 탈출하기 시작했고, 큰 소리를 친 남백호와 그 곁에 있던 이장수 역시도 어그로를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등을 보이며 도망갔다.

쩌적! 쩍! 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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